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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에 대한 감사의 응답, 투피엠의 MUST
투피엠(2PM) <MUST>
절제된 섹시함이 매력인 30대 남자 아이돌 그룹의 포지션을 개척하며 그룹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컴백은 유의미하다. (2021.10.25)
추억의 그룹을 재소환했던 역주행에 대한 응답이다. '10점 만점에 10점', 'Again & again', 'Heartbeat'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하며 2000년대 후반 아이돌 열풍을 주도했던 투피엠은 멤버들의 군 입대와 개인 활동으로 조금씩 대중에게서 멀어졌다. 하지만 2015년에 발매한 '우리집'이 유튜브를 기반으로 뒤늦은 인기를 얻으며 다시금 화제의 중심에 섰다. 5년의 공백기를 가졌지만 성공적인 예열 작업을 마친 이들은 컴백의 필연성을 강조하듯 <MUST>라는 강렬한 타이틀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복귀를 선언한다.
역주행으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우리집'의 흥행 코드를 답습하며 복귀전을 치른다. 타이틀곡 '해야 해'는 매혹적인 피아노 연주와 펑키(Funky)한 기타 리듬, 반복적인 후렴구를 채운 여유로운 보컬로 멤버들의 농익은 섹시함을 부각하며 '우리집'에서의 은근한 유혹의 손길을 다시 한번 건넨다. 소프트한 팝 장르의 수록곡 '집 앞 카페'도 달콤한 가사와 함께 동일한 맥락을 따른다. 콘셉트와 사운드, 퍼포먼스까지 역주행의 성공을 의식한 결과물이지만 현재의 투피엠이 가진 성숙한 매력을 무난한 만듦새로 표현한다.
강렬하고 세련된 곡보다는 투피엠의 기존 색깔이 묻어난 곡들을 주로 수록하며 과거의 향수를 자극한다. 박진감 있는 멜로디에 서정성이 더해진 '보고싶어, 보러갈게', 격정적인 건반 사운드에 애절한 보컬이 깃든 '괜찮아 안 괜찮아'는 'Without u' 같은 투피엠의 애절한 댄스곡들을 떠오르게 한다. 청량한 하우스 풍의 '샴페인', 감미로운 알앤비 곡 'Moon & back' 등 새로운 시도의 흔적도 엿보이지만 과거의 분위기를 담아낸 곡들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크다.
절제된 섹시함이 매력인 30대 남자 아이돌 그룹의 포지션을 개척하며 그룹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컴백은 유의미하다. 하지만 과거에 머물러 있는 이들의 음악적 고집은 복귀에 대한 반가움 이상의 의미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타이틀곡 '해야 해' 역시 '우리집'이 가져온 화제성의 유효 기간을 한 발짝 연장하는데 그친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으로 내실을 다졌지만 도약과 성장의 발자취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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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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