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필기만 달라져도 공부가 쉬워진다
『상위 1%로 가는 초등 노트 습관』 박경수 저자 인터뷰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가 확산하면서 학습결손, 학습격차 심화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노트 정리를 하면서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면 좋겠습니다. (2021.09.15)
초등 시기를 넘어 대입까지 가야 하는 학습 장기전에서,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은 스스로 공부하고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힘이다. 노트 정리는 가장 손쉽게 아이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기르는 방법이 되어준다. 『상위 1%로 가는 초등 노트 습관』은 우리 아이가 실제로 따라 할 수 있는 노트 정리의 기본 원리와 다양한 필기 방법을 소개한다. 처음으로 노트 정리를 시작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학부모에게 먼저 노트 필기의 필요성을 설명한 뒤에 아이와 함께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따라 노트 정리를 해볼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을 제공한다.
작가님 자기소개 및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고 작가, 강사,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박경수입니다. 초등학생 아이를 보면서 글쓰기, 요약정리, 노트 필기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어 『상위 1%로 가는 초등 노트 습관』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왜 노트 정리를 해야 하는지부터, 노트 정리의 기본 원칙과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단순히 노트 정리를 이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렇게 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기업과 기관에서 글쓰기와 보고서 작성 강의를 하시다가 『상위 1%로 가는 초등 노트 습관』을 출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성인들의 글쓰기와 보고서 강의를 할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한 장의 보고서라도 자기 생각으로 작성하느냐입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수많은 글을 쓰고 어떤 대상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음에도 정작 회사에 들어가서는 그렇게 배운 것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해보니, 대학교 때까지는 오직 성적만을 위해서 공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뭔가 배웠지만 왜 그것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모르는 것이죠. 특히 지금은 단순히 무엇을 알고 있는 것보다 자신의 관점으로 있는 지식을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어렸을 적부터 이런 것들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초등 노트 습관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노트 습관에 있는 기본 원리는 사실 성인들 대상으로 강의할 때도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아이나 성인이나 무언가를 정리하는 방법은 같기 때문이죠. 이런 원리를 안다면, 아이가 성인들보다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책에서 보면, 노트 정리 습관은 중학교 입학 전 들여야 한다고 하는데요. 중학교 입학 전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며, 아이에게 노트 정리 습관을 들이게 하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가면, 공부할 양이 많아집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갈 때도 마찬가지지만 그 수준이라 분량이 초등학교와 다릅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너무 많은 정보량으로 인해 공부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인터넷에 수많은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잘 정리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러므로 중학교 입학 전인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는 수많은 정보를 아이가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교과서 단원별 내용을 스스로 정리해보거나 교과서 중간중간 나오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정리라는 게 쉬워 보이지만 사실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질러진 집을 정리하는 게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죠.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사주신다고요? 그 이유는요?
그림책은 아이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책 중의 하나입니다. 글 밥이 많은 책은 아이들이 금방 흥미를 잃을 수 있지만, 그림책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주변에 아이들을 유혹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있어서 일단은 아이들이 손에 책을 쥘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영상보다 글자에 친숙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아이의 상상력도 기를 수 있게도 해줍니다. 글자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은 그림을 통해 알 수 있고 그림은 아이가 스스로 책 내용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똑같은 그림이라도 아이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죠.
아이가 선생님이 써주는 대로 받아쓰기는 잘하지만, 스스로 목차를 짜고 요약 정리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면 가정에서는 어떻게 교육을 할 수 있을까요?
아이가 받아쓰기를 잘한다고 해서 노트 정리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아이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인데요. 가정에서는 일단 아이가 평소에 스스로 머릿속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 스스로 장난감을 정리해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요약정리를 잘하는 아이는 장난감을 유사한 것들을 묶어 정리합니다.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한 바구니에 다 담아버리죠. 평소 어떤 대상들을 볼 때 이렇게 분류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트를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마트에는 수많은 제품이 분류되어 있는데, 어떻게 분류되어 있는지, 왜 분류되어 있는지를 설명해준다면 아이가 노트 정리할 때도 자연스레 이런 분류하는 습관이 요약정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노트 정리를 위해서 아직 익숙지 않은 아이에게 노트부터 펼치고 교과서 내용을 정리하라고 한다면, 아이가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노트 필기에서 부모가 더욱더 잘 살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선생님은 아이의 노트를 어떤 식으로 점검해주고 계시는가요?
아이의 노트 필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이 단순히 무언가를 썼다 그 자체보다 어떻게 썼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교과서에 있는 혹은 선생님이 정리해 놓은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옮겨 적는 행위는 공부뿐만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노트 정리를 하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던 아이가 쓴 내용이 어떻게 나왔는지를 물어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통해서 아이가 정말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서 무언가를 적었는지를 파악하죠. 한 문장을 쓰더라도 아이의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미래는 창의적 시대인데, 여기서 중요한 건 제 생각으로 이를 어떻게 정리해 표현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어떤 대상을 볼 때도 자연스레 연결되어 창의적 사고를 촉발하게 시킬 수 있죠.
마지막으로, 아이의 성적에는 신경을 쓰지만, 노트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부모님에게 새 학기를 맞아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눈앞의 아이의 성적도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미래 관점에서 본다면, 성적보다 아이가 무언가를 자기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대학 졸업 후에도 스스로 뭔가를 못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단순 학습의 시대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급변하는 창의적 시대에서는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가 확산하면서 학습결손, 학습격차 심화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노트 정리를 하면서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면 좋겠습니다.
*박경수 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과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과 삼성그룹 계열사인 오픈타이드 코리아 등에서 전략, 영업, 마케팅 등의 경영 컨설팅을 수행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서는 경영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사내 프로젝트 수행 및 프로젝트 코칭을 하며 전략수립 방법론, 전략적 문제해결 등을 교육했다. 지금은 직장을 벗어나 자유롭게 공부하며 비즈니스와 관련된 컨설팅, 강의, 코칭을 하고 있다. 현재 기업, 공공기관, 지자체 대상 경영컨설팅과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공공기관과 지자체를 대상으로 발전전략을 수립하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조직의 미래상을 그리고 있다. [파이낸셜 뉴스]에 혁신습관 관련 칼럼을 기고했다. 저서로 『언택트 비즈니스』, 『사물인터넷 전쟁』, 『테드로 세상을 읽다』,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 테드를 봅니다』, 『보고서의 신』, 『전략 수립의 신』, 『지금 당장 기획공부 시작하라』, 『기획은 퍼즐이다』, 『십대를 위한 미래사회 이야기』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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