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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포지션의 유기적이고 정교한 만남, 코토바

코토바(cotoba) <세상은 곧 끝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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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래도 편히 흘려보내지 않고 꽉 동여맨 사운드 설계에서는 모종의 음악적 열망이 뿜어져 나온다. 합이 좋고 열정이 뜨겁다. 코토바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2021.07.14)


2018년 말경에 결성한 코토바는 현재 그 어떤 밴드보다 활발히 활동 중이다. 여느 인디 밴드는 다를까 싶지만 그룹은 성실하게 곡을 만들고 이를 지체하지 않고 홍보할 줄 안다. 또한 '인디신'에 관한 각종 포럼과 '인디 뮤지션'으로서의 처우 개선을 위해 열심히 목소리 내고 있다. 홍대 앞에서 누구보다 자립적으로 음악을 펼쳐내는 이들을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작년 2번째 EP 발매 이후 근 1년 만에 새로운 음반을 내놓았다. CD에서만 들을 수 있는 한 곡을 포함해 총 5개의 적은 수록곡이지만 개별 노래의 완성도는 묵직하다. 가장 눈여겨볼 요소는 촘촘한 그물을 짜듯 교차하는 악기의 합. 일례로 '찾고있는 것은'은 6분에 가까운 러닝 타임이 무색하게 매끈한 완숙도를 보여준다. 독특한 리듬감과 묘하게 섞이지 않는 악기들로 포문을 열더니 어느 순간 드럼이, 이후 일렉트릭 기타 멜로디가 중심을 완벽하게 잡아낸다.

이는 밴드의 대표곡이기도 한 'Melon'에서도 나타난다. 오랫동안 정식 음원으로 발매되지 않았던 이 곡은 <온스테이지>에 공개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정교하게 꽂히는 일렉트릭 기타 연주와 절규에 가까운 보컬의 외침이 시원한 쾌감을 준다. 노래를 주무르는 완급 조절 역시 곡의 매력을 상승케 한다. 이러한 각 포지션의 유기적인 만남을 그룹은 '매스 록(math rock)'이란 정체성으로 설명한다. 그만큼 복잡한 악기 라인들이 부딪히고 이를 결국의 하나의 '값'으로 뽑아낸다.

'살아남은'이 담고 있는 재즈에서 자주 들을 법한 변칙적인 드럼은 천천히 쌓여가다 이내 응축된 에너지를 터트리는 곡의 뼈대가 된다. 반면, 끝 곡 'Goodnight Lilith'는 기타를 중심으로 부드럽게 음반의 문을 닫는다. 한 편의 웅장한 서사를 풀어내듯 집중력 있게 곡을 쓰고 이를 흡입력 있게 마감한다. 어떤 노래도 편히 흘려보내지 않고 꽉 동여맨 사운드 설계에서는 모종의 음악적 열망이 뿜어져 나온다. 합이 좋고 열정이 뜨겁다. 코토바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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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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