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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자영 “본캐는 생물 선생님, 부캐는 추리 소설가”

『레전드 과학 탐험대』 윤자영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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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교사라는 직업이 소설을 쓰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해요. 제 소설을 보면 학교 배경과 과학 수업 내용이 많이 나와요. 현실에서 경험하는 일을 소설에 많이 등장시키거든요. (2021.06.28)


윤자영은 ‘추리 소설 쓰는 생물 선생님’으로 불린다. 말 그대로 현재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생명과학을 가르치고 있고, 2015년 추리소설가로 데뷔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하고, 2019년 한국추리문학상 신예상을 수상한 색다른 이력이 말해주듯, 그의 ‘이중생활’은 꽤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교사와 작가라는 직업을 병행하는 삶, 범죄와 추리를 주요 소재로 하는 성인 대상 소설을 쓰다가, 『레전드 과학 탐험대』 같은 청소년 대상 소설까지 영역을 넓히게 된 이야기 들을 들어본다.



‘추리소설 쓰는 생물 선생님’이신데요, 어릴 적 꿈은 교사셨나요, 작가셨나요?

제 꿈은 교사였습니다. 저 어렸을 적에 <호랑이 선생님>이란 드라마가 있었어요. 이름처럼 무섭긴 하지만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는 멋진 선생님이 주인공이셨죠. 저도 그때부터 저런 멋진 선생님이 되어야지 하는 꿈을 꾼 것 같습니다. 중학교에 올라와 과학 과목에 흥미를 가지게 되고, 고등학교 때 생물 과목을 좋아하게 되어 과학교육과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이렇게 생물 선생님이 되었네요. 

사실 작가가 된 것은 조금 이상한 이유에서입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걸 배워서 어디에 써먹어요?” 특히 수학, 과학 선생님이 이 질문을 많이 받죠. 그래서 저는 학교에서 배운 과학 지식을 이용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봐라, 배워서 소설에 쓴다.”

교사라는 ‘본캐’와 소설가라는 ‘부캐’를 성공적으로 병행하는 비결은 뭘까요? 두 가지가 혼동되는 일도 간혹 있나요?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동적이라면, 소설을 쓰는 일은 정적입니다. 비슷한 일이라면 혼동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전혀 다른 일이라서 병행에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교사라는 직업이 소설을 쓰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해요. 제 소설을 보면 학교 배경과 과학 수업 내용이 많이 나와요. 현실에서 경험하는 일을 소설에 많이 등장시키거든요. 예를 들어 생명과학 수업 때 ‘유전’ 단원의 ‘귓속 털 과다증’이라는 유전 형질을 가르치던 중이었어요. 귓속 털 과다증은 귓구멍에 털이 많이 나는 형질로 이 유전자는 Y염색체에 있기 때문에 남성에게만 나타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업을 듣던 한 학생이 말했어요.

“여자에게 나타나면 재밌겠다.”

갑자기 머릿속에서 추리소설 트릭이 생각났어요. 귓속 털이 난 것을 보고 여장 남자인 것을 간파하는 내용이었죠!

주로 살인 사건을 다루는 성인 대상 추리소설을 쓰시다가 요즘은 청소년 대상 학습소설도 활발히 쓰고 계신데요. 쓰실 때 차이점이나 어려운 점은 없는지 궁금해요.

우리나라 추리소설은 영미 소설, 일본 소설과 비교 대상이 되죠. 다양한 탐정 캐릭터와 기막힌 트릭의 소설이 많고 팬층도 두텁습니다. 일단 해당 국가에서 검증된 소설이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들어오니까 더더욱 그렇죠. 그에 따라 해당 분야 독자들의 눈높이도 많이 높아졌어요. 이런 소설들과 차별화된 캐릭터 및 트릭을 창조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반면 청소년 대상 학습소설은 제 경우에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학 지식과 교육과정을 알고 있는 것이 강점이 되어 조금은 수월하게 느껴지고요.

이번에 출간한 청소년 학습소설 『레전드 과학 탐험대』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지금까지 제가 쓴 청소년 소설은 주로 ‘학교에서 배운 과학 지식’을 적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었어요. 역학적 에너지 보존 법칙을 이용하여 멧돼지를 사냥하고, 달의 모양을 보면서 범인의 거짓말을 간파하죠. 

『레전드 과학 탐험대』는 주인공 학생들이 시간여행을 떠나 과거의 과학자들을 만나는 내용입니다. 역사에 남은 이 과학자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무한의 노력을 통해 연구 성과를 얻었죠. 소설에는 이들이 위대한 발견 직전 마지막 고비를 넘는 바로 그때, 주인공들이 도착해 연구 완성을 돕는다는 설정을 추가했어요. 관련 과학 지식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청소년 주인공이 ‘레전드’들을 도와 활약하는 이야기에서 재미와 대리만족을 얻도록 했죠.



소설에는 루이 파스퇴르, 찰스 다윈, 제인 구달, 윌리엄 하비, 그레고어 멘델, 김점동, 이렇게 여섯 명의 생물학자 또는 의학자가 등장하는데요. 저마다 실제 특성을 잡아서 극대화한 캐릭터가 인상적이었어요. 작가님은 개인적으로 어느 인물에게 가장 정이 가시나요? 그 이유는 뭔가요?

이번 소설을 쓰기 위해 다른 어느 때보다 많은 참고문헌을 읽은 것 같아요. 그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입니다. 다윈은 1831년 비글호를 타고 거의 5년 동안 전 세계를 다녔어요. 그리고 빠짐없이 항해 중의 일을 상세하게 기록했어요. 기나긴 항해로 인한 멀미는 기본이었고 폭풍을 만나거나 독충에 물리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리와 생물에 대해 연구하고 기록했죠. 그 기록을 읽다 보면 저도 어느새 비글호를 타고 함께 여행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만큼 다윈의 캐릭터에 정이 갑니다. 여러분도 『레전드 과학 탐험대』를 통해 비글호 여행에 참여해 보세요.

인천에 있는 고등학교 담임을 맡고 계신 걸로 아는데, 학생들하고 날마다 재미있게 지내는 비결이 있다면? 청소년 소설을 꾸준히 쓰는 것도 그중 하나일 것 같아요.

학교는 즐거운 곳이 되어야 하지만, 입시 때문에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매일 무거운 가방을 메고 정규 수업을 마치자마자 학원으로 가는 학생들이 안쓰럽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즐겁게 지낼 수 있을까 고민해요. 

지난 6월 9일은 우리 반 학생들과 만난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어요. 이날을 학생들과 기념하기 위해 저의 특기를 살려 추리 문제를 만들었죠. 

HINT 1 - 今日は何の日ですか。(오늘은 무슨 날입니까?)

HINT 2 - •f(X)=X-3 •URRUD (ROORA의 데뷔곡 100일째 만남)

HINT 3 - •Fm •rhkgkrcor 37 (과학책 37쪽은 주기율표, Fm은 100번)

학생들에게 문제를 내고, 우리 반 학생 이름이 모두 들어간 캔 음료를 제작해 나눠 주었답니다. 학생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때, 저도 행복해요. 이것이 가장 큰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저서나 활동이 궁금해요.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과학 과목이 어렵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이런 어려운 과학을 쉽게 접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청소년 과학 소설을 계속 쓰려고 해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소양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소설이 되겠죠.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소설집도 내고 싶어요. 학교에서 ‘나는 작가다’라는 자율동아리를 운영하며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과 함께 글쓰기를 하고 있거든요. 학생들도 충분히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재미있는 글을 쓴답니다. 언젠가 세상에 선보이는 날이 왔으면 좋습니다.



*윤자영

고등학교에서 생명과학을 가르치는 교사이자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했다.

2015년 단편소설 「습작소설」로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고, 2019년 한국추리문학상 신예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교통사고 전문 삼비 탐정』, 『교동회관 밀실 살인 사건』, 『십자도 시나리오』, 『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 『파멸일기』 등을 썼다. 주로 성인 대상의 소설을 쓰다가 처음으로 도전한 청소년 과학 추리소설 『수상한 졸업여행』은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과학도서, 2020년 책씨앗 ‘청소년 문학’ 부문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 외 과학 지식을 녹여낸 청소년 소설로 『수상한 유튜버 과학 탐정』, 『조선 과학 탐정 홍대용』, 『탈출! 노틸러스호』 등이 있다. 학생들과 글쓰기 활동으로 함께 쓴 과학 추리 단편집 『해피엔드는 없다』를 펴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mystery_yoon



레전드 과학 탐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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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자영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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