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예술가 52명의 마음속 이야기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박희아 작가 인터뷰
끊임없이 새로움에 도전하는 예술가들과의 담백한 대화, 인터뷰 전문 기자 박희아의 깊고 따뜻한 문장으로 마주하다. (2021.06.04)
『직업으로서의 예술가』는 10여 년 가까이 신문과 잡지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인터뷰 세계를 구축해온 박희아 기자가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의 예술가들이 어떤 내적·외적인 변화를 맞닥뜨렸는지, 그 변화에 적응하거나 혹은 맞서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 과정에서 이전과는 다르게 하게 된 생각은 무엇인지 등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뷰집이다.
작가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희아 기자입니다. 웹진 <IZE>에서 취재팀장을 맡았고, 그전에는 종합 일간지와 연예 매체에 근무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관해 생각할 시간을 오래 가질 수 있었고, 제가 생각하고, 제가 느끼는 방식대로 많은 아이돌과 배우들을 만나며 지금 이 짧은 인터뷰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인터뷰이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그리 많을 것 같지 않아 걱정입니다. (웃음)
10여 년 가까이 인터뷰를 전문으로 해오신 ‘인터뷰 전문 기자’, 그동안 내신 여러 권의 책 역시 대부분이 인터뷰집이라고 들었어요. 이렇게 인터뷰만 고집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지금 제 옆에 그동안 냈던 인터뷰집들과 이번에 출간된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고백과 자각』,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열정과 통찰』 편이 함께 쭉 놓여 있습니다. 사실은 오랫동안 사회부 기자로 사는 것이 꿈이었고, 그러다 보니 스스로가 사람 사는 일에 관심이 많은 성향이라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나 자신을 파악하고 난 뒤에는 행동으로 바로 옮겼습니다. 제가 가진 성향과 그 성향에 맞는 취재 방향을 잡다 보니 그게 ‘인터뷰’라는 키워드로 연결되었습니다. 물론 매체에 소속된 기자일 때도 인터뷰는 여러 번 할 수 있었는데요. 그보다는 좀 더 깊게 그 사람에 대해서 얘기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이런 방식으로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셨을 것 같아요. 인터뷰 전문가로서 작가님만이 느끼는 인터뷰의 매력이 분명 있을 것 같은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그 매력을 말씀해주신다면요?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다른 매체 기자분들에 비하면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만난 기자입니다. 여러 명을 만나는 대신에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인물들과 길고 깊은 대화를 나눈 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그들과 제가 만난 이유를 좀 더 명쾌하게 상대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납득시킬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직업으로서의 예술가』를 작업할 때, 매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배우 양지원 씨를 꼭 인터뷰하고 싶었는데요. 매우 스펙터클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뮤지컬 무대를 떠올리면 종교인의 시각을 적용할 때 ‘어떻게 이 작품을 선택했지?’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저는 기독교인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궁금했어요. 그리고 이런 대화는 적게, 하지만 깊게 만날 때라야 가능한 것입니다. 아마 양지원 씨의 파트를 읽어보시면 굉장히 색다른 부분들이 있을 거예요. 종교적인 기준 외에도 배우들이 자신만의 윤리적 기준을 놓고 작품 앞에서, 역할 앞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에 대해 많은 분들에게 여쭸습니다. 책을 읽어보시면 아주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번 책에서는 무려 예술가 52분과 이야기를 나누셨어요. 이분들과의 대화를 각각 ‘고백, 자각, 열정, 통찰’ 4가지 키워드로 나누셨는데,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실 4가지의 키워드를 딱 잘라 설명하는 것은 저에게도 참 어렵습니다. 저는 직관을 굉장히 중시하는 사람이라, 예술가들이 대화하면서 풍기는 느낌에 따라 4개의 파트를 나눴는데요.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제 입장에서 그들이 속마음을 풀어놓는 과정이 흥미로웠으면 ‘고백’, 그들 스스로가 깨친 자기 자신의 모습이 저에게 와닿았으면 ‘자각’, 대화 중에 무엇보다도 뜨거움이 가득했다면 ‘열정’, 예술이라는 키워드 안에서 시대의 모습이 부각됐다면 ‘통찰’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52분의 예술가분들 모두에게 이 4가지의 면이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이 4가지의 키워드가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에 독자분들이 느낄 쾌감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인터뷰이 모두 ‘예술’이라는 범주 내에 있지만, 각자가 다른 결의 예술 활동을 직업으로 삼는 분들이던데, 이렇게 다양하고 또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글로써 풀어내시면서 가장 눈에 띄고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사실 원고량이 워낙 많다 보니 간혹 앞에 나눈 이야기들을 잊고 나중에 교정을 보는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었어?” 하고 놀란 적이 꽤 있었는데요. 어느 힘든 순간에 맞닥뜨려서 원고를 다시 읽고, 52분의 인터뷰에서 굉장히 큰 힘을 얻었습니다. 저자도 이런 느낌을 받았는데, 새로 이 원고를 접하실 분들은 얼마나 즐거우실까, 혹은 든든하실까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에 무척 짜릿했습니다.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물론, 특히 작가님의 세심한 질문과 인터뷰 말미에 쓰인 작가님만의 생각이 유독 눈에 띄었어요. 덕분에 그동안 잘 몰랐던 예술가들의 사적인 모습이 참 흥미로웠는데, 마음을 들여다보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들으려고 해야 들립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그 순간만큼은 아주 소중하게, 또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정말로 그분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들립니다. 그러다 상대와 나의 파장이 맞는 순간에 터져 나오는 이야기들이 있으면, 그게 글이 됩니다.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대중이 잘 알고 있는 분들은 보다 새롭고 깊은 시각으로 보실 수 있게,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특별한 울타리 안에 계신 분들은 첫 소개부터 시작해서 조금이나마 낯설지 않게 느끼시도록 인터뷰를 구성했습니다. 잘 모르는 분야의 예술가가 풀어놓은 이야기라도 ‘한번 들어볼까?’라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펼쳐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분명히 독자분들과 닮은 얼굴이 거기 있을 겁니다.
*박희아(기자) 웹진 「IZE」에서 취재팀장을 맡았고,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프리랜서 기자로 인정받기 위해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순응하며 아등바등 살아가는 중이다. 아이돌 전문 기자, 대중음악 전문 저널리스트에서 대중문화 전문 저널리스트로 외연을 넓히기까지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읽으려 노력했고, 덕분에 KBS, YTN, TBS, tvN, jtbc 등에 가끔 얼굴을 비추거나 목소리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한국의 아이돌, 케이팝 산업과 관련해 『아이돌 메이커』(2017, 미디어샘), 『아이돌의 작업실』(2018, 위즈덤하우스), 『우리의 무대는 계속될 거야』(2020, 우주북스)까지 세 권의 인터뷰집을 만들었으며, 보이그룹 B.A.P의 리더 방용국과 『내 얼굴을 만져도 괜찮은 너에게: 방용국 포토 에세이』(2019, 위즈덤하우스)를 작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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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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