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토론과 면접, 백전백승하는 법!
『난생처음 토론수업』 이주승 저자 인터뷰
‘토의’는 문제 해결 또는 합의를 위해 다른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일종의 나눔의 과정이에요. (2021.03.11)
이제 토론은 초, 중, 고등학교 수업, 기업 면접에서 다룰 정도로 보편화되었고, 학교뿐만 아니라 기업, 공공기관, 대학 등지에서 먼저 토론 강의를 요청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토론의 필요성을 절감하더라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또 어떤 방법으로 학습해야 할지 대부분 잘 알지 못한다. 이 책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토론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주승 저자의 실전 토론대회 및 교육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안녕하세요. 작가님의 소개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토론을 디자인하는 사람, 이주승입니다. 길을 걷다 ‘토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누군가 제 이름을 부를 때처럼 귀를 쫑긋하게 되는 직업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기도 해요. (웃음) 대학 시절 처음 접한 토론이 업이 되어 현재 ‘디베이트포올’이라는 토론 전문 교육기업에서 토론을 설계하고, 기획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토론 교육을 하고 대회를 진행하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공무원, 기업 임직원 등 다양한 분을 만나는데요. 이 중 많은 사람이 제게 묻는 것이 있어요. 토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토론을 잘하고 싶은데,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이에요. ‘토론’은 무겁고 어려울 것 같다는 말씀과 함께요. 이때는 시간을 더 내서라도 토론에 익숙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곤 해요. 그러고 나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책을 권해드려요.
그런데 막상 책을 권해드리려고 하면 ‘토론’이라는 주제로 나온 기존 책들이 경쟁 토론 혹은 토론 교수법에만 한정되어 있더라고요. 토론을 잘하기 위해서는 문제 정의, 논리 구조화, 발표, 논증과 반증 등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한데도 말이죠. 다른 분야 실용서를 일일이 추천하기에는 책마다 토론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적어 다른 일로 바쁘신 분들에게 비효율적이라고 보았고요. 그래서 학업과 실무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담은 토론 종합 입문서를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토론 선수로, 심사위원으로, 코치로 활동하며 얻은 지식과 경험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면 많은 사람의 ‘토론력’을 끌어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토론을 한다’ 고 생각을 하면 먼저 ‘진중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토론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네, 맞아요! 안타깝게도 많은 분이 ‘토론’은 ‘진중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니면 ‘토론’은 ‘말싸움’이라고 생각하시거나요.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문화와도 관련이 있고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토론의 모습의 영향도 있다고 봐요.
토론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2가지 상황으로 구분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대화 등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일반 토론에서는 ‘경청’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토론 장면을 떠올리면 대부분 누군가가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모습이 그려질 텐데요. 주장하기도 토론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며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토론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전달해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기 힘들잖아요. 동시에 경청하기는 토론에서 전략적 이점을 가져다줘요. 말을 많이 하는 상대방은 자신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고 여기고 실수로 나에게 유리한 정보를 주거나 논리적 오류를 범하거든요.
찬성과 반대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경쟁 토론’에서는 무엇보다 ‘논제 분석’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논제란 토론의 주제로 상황에 따라 의제, 안건, 주제로 나타내기도 해요. 이러한 논제나 안건은 토론에서 증명해야 할 것들, 쟁점과 방향성을 결정하는데요. 토론하기 전에는 스스로 혹은 구성원과 협의를 통해 논제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주요 쟁점은 무엇인지, 우리 측이 택할 수 있는 처지는 무엇인지에 대해 전체적으로 논제를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토론 준비할 때 계획 없이 무작정 자료조사를 하는 것 같아요. 논제를 확인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는 일처럼 말이죠.
물론 이런 과정도 필요하지만, 논제 분석에서 명심할 점은 논제 뒤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에요. 즉, 모든 논제는 누군가가 의도를 갖고 만들어요. 그 사람은 어떤 정책을 도입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한 토론을 원할 수도 있고,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을 원할 수도 있겠죠. 이를 파악하면 토론에서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나의 입장을 가장 잘 지지하는 방향으로 토론을 전개해 나갈 수 있어요.
토론과 토의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토론과 토의의 차이점에 관해 설명해주신다면요?
‘토의’는 문제 해결 또는 합의를 위해 다른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일종의 나눔의 과정이에요. 학교 조별 활동이나 조직 내 회의가 이에 해당하죠. 이에 반해 ‘토론’은 문제 해결이나 목표 달성을 위해 다른 생각을 바꾸려고 하는 설득의 과정이고요.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뚜렷한 사람들이 하나의 주제를 두고 왜 옳은지 그른지를 설득하는 것으로 <100분 토론>이나 토론 대회를 떠올려보면 좋아요. 여러 차이점이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차이점은 그 목적에 있어요. 토론은 주어진 논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이나 해답을 갖고 타인을 설득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토의의 목적은 집단적 사고와 의사결정 과정으로 협의를 통해 답을 구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이 둘 간의 차이점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어요. ‘토론과 토의는 서로 상충하는 개념이라거나 둘 중 하나가 더 좋다 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에요. 안건이나 상황에 따라 토의가 필요할 때도, 토론이 필요할 때도 있어요. 의견 공유나 합의가 주목적이라면 토의 방식을, 우리 입장을 납득시켜야 하는 상황에서는 토론 방식을 사용하는 것처럼요. 이처럼 현실에서 우리는 의견을 나누는 ‘토의 모드’와 상대방을 설득하는 ‘토론 모드’를 오가요. 이 점을 기억하고 이 모드 전환을 적절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이전 교육과정에 비해서 지금은 초, 중, 고에서도 토론 수업이 참 많은데요. 그 시간을 어려워하는 학생분들에게 작가님의 팁이 필요합니다!
먼저 앞서 말씀드린 논제 분석에 대한 내용을 학교 수업에도 적용하기를 추천해요. 학교에서 토론 수업할 때 주제가 있을 텐데요. 바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 것부터 시작하기보다는 토론 주제의 유형이 무엇인지, 찬반 쟁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주제를 제시한 선생님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서 논리 틀을 만들어보세요.
다른 팁은 구조적인 말하기를 습관화하는 것이에요. 청소년 대상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학생이 두서없이 말하는 것을 봐요. 말의 구조 없이 이 얘기도 하고 저 얘기도 하니, 말하는 사람도 논리를 정리하지 못하고 결국 듣는 사람도 무슨 얘기인지 갈피를 잡지 못해요. 이럴 때는 다음 두 가지만 바로 잡아줘도 토론 수업에서 선생님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하나는 의견을 제시할 때 본론부터 말하지 말고, 각 의견 앞에 첫째, 둘째, 셋째 이런 식으로 의견 앞에 숫자를 붙여주는 것이에요. 다른 하나는 의견을 제시했으면 꼭 그 의견을 뒷받침하는 나의 설명과 예시를 넣어주는 것이에요. 이때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왜냐하면”과 “예를 들어”를 붙여주는 것이 좋아요.
취업이 어려운 이때 면접도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요. 제한 시간 내에 말하는 면접에선 상대방에게 어떻게 말을 전달하는 게 좋을까요?
면접에선 다음 세 가지 구조를 숙지하고 면접 질문 유형에 맞춰 사용하면 신속하게 내 말을 정리할 수 있어요.
정보를 요구하는 질문 유형에는 일반 정보 → 흥미 유도 → 결론 순으로, 특정 문제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문제점 → 해결책 → 증거 순으로, 포부나 계획에 관해 묻는 말에는 배경 설명 → 여러 사례 → 추후 계획 순으로 답변하는 것을 추천해요. 이 구조를 머릿속에 입력시켜놓고 면접 질문을 받는 동시에 질문 유형을 파악하세요. 그러고 나서 그에 맞는 구조에 따라 생각을 정리하여 말하면 더욱 설득력 있게 답변할 수 있을 거예요. 아울러 예상되는 면접 질문의 유형을 위 구조에 따라 분류하고 각 순서대로 작성해 보면 좋아요. 이때 유의할 점은 ‘작성’한다고 해서 글을 쓰듯 쓰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것처럼 써야 더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또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최대 3개 이내로 제한하여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추천해요. 주변에서 말할 게 없어서 실수하는 사례보다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실수하는 사례를 많이 봤어요. 제한 시간 내에 말해야 하는 면접의 특성상 한 번에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다 보면 생각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중간에 말이 꼬이는 경우가 많아요. 이것보다는 적은 정보를 전달하더라도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의도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면 복잡한 생각도 단순화할 수 있답니다.
막상 텍스트를 보면 이해가 가는 데 이걸 설명하려고 하면 말이 버벅거리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땐 어떤 순서로 말을 머릿속에서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설명할 때 말을 버벅거리는 이유는 말을 정리하는 것 이전에 그 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를 포함한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이럴 때는 우선 텍스트를 보면서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요. 머리로는 이해했다는 ‘감’이 오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거든요. 예를 들면, 시험을 앞두고 시험 범위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험을 보면 틀리는 것처럼요.
이 과정을 통해 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확신이 들면 다음으로 텍스트를 설명하려는 의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설명하는 목적이 단순 정보 전달을 위한 것인지, 설득을 위한 것인지처럼요. 그다음에 메시지 지도 등을 활용하여 알고 있는 내용을 머릿속에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주는 것을 추천해요.
『난생처음 토론수업』을 읽으며 토론을 더는 어려워하지 않고 스킬이 한 단계 이상 향상될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어느덧 토론은 사회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라이프스킬’이 되었어요. 그렇기에 토론이 두려워서, 어려워서 토론을 피하며 살아가기에는 그 대가가 너무 큰 것 같아요. 토론에 익숙해지고 배우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에 비교해서 말이죠. 토론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기본적인 방법론만 숙지하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한다면 토론 실력을 빨리 키울 수 있어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내성적이고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데서 성취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인 저도 토론을 했으니까요. 책을 쓰면서 토론을 처음 시작했을 때 자신감이 없었던, 토론이 너무 어렵다고 좌절했었던 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독자분을 상상하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써나갔어요. 독자분들이 책을 읽으실 때 그 마음이 조금이라도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이주승 토론 전문 기업 디베이트포올의 대표이자 토론 전문가이다. 대학 시절 토론 선수로 활동하며, 오세아니아·아시아 대학생 토론대회(Australs) ESL 준결승 진출, 동아시아 인비테이셔널(East Asia Invitational) 준결승 진출, 국제토론교육협회 중국 오픈(IDEA-CDO) 준우승 등 여러 국제 대회에서 경험을 쌓았다. 동시에 동북아시아 대학생 토론대회(NEAO) 심사위원장, 한국 청소년 영어토론대회(KYDC) 공동심사위원장, 오산시 전국학생 토론대회 부심사위원장 등 국내외 토론대회를 운영하며 심사위원을 교육했다. 국내에 맞는 토론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청소년, 대학생, 교원,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토론교육과 강의를 꾸준히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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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이주승> 저13,500원(10% + 5%)
“토론 한번 해보겠습니다!” 토론이 처음인 사람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토론 고수가 되기까지! 이제 토론은 초ㆍ중ㆍ고등학교 수업, 기업 면접에서 다룰 정도로 보편화되었고, 학교뿐만 아니라 기업, 공공기관, 대학 등지에서 먼저 토론 강의를 요청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토론의 필요성을 절감하더라도 어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