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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용 “미술 애호가에게 오래 기억되는 입문서가 되길”

『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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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의 흐름 속 잊히는 책이 아닌, 21세기를 살아가는 미술 애호가에게 오랜 기간 기억되는 미술 입문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1.01.26)


『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에는 많은 사람들이 미술과 가까워지고 삶 속에서 미술을 즐기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김찬용 도슨트의 마음이 담겨 있다. 믿고 보는 도슨트의 전문성, 오랜 기간 관람객들을 만나며 갈고닦은 감각과 재미 그리고 우리 모두가 각자의 취향을 찾고 미술 애호가가 될 수 있다는 유익성까지.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책이다. 배우 신세경은 전시장에서 김찬용 도슨트를 만났던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매번 오답처럼 느껴졌던 나의 감상평도 따듯하게 감싸주며 오롯이 나만의 방식으로 미술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던 목소리를 책에서 만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며 이 책을 추천한다.

대한민국 1호 전시해설가, 1세대 도슨트, 14년 동안 30만 관객과 호흡하신 전시장의 피리 부는 사나이 김찬용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가님을 따라붙는 수식어만 봐도 작가님의 경력과 이력을 알 수 있는데요. ‘도슨트’라는 직업에 어떻게 발을 들여놓았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2007년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휴학을 하고 대학 등록금을 모아야 할 상황에 처해졌었습니다. 아무래도 서양화를 전공하던 중이었기에 이왕이면 미술품 곁에서 하는 일을 경험해 보고 싶었고, 그렇게 전시장 지킴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죠. 그런데 막상 전시장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현대미술 작품들을 보며 이해할 수 없다고 무시하는 관람객들을 많이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이 온전히 감상당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무시당하는 모습을 보며, 약간의 오지랖으로 “작품 좀 안내해 드릴까요?”라는 질문을 관람객에게 던지기 시작했고, 전시장 지킴이로 고용됐음에도 애정 어리게 작품을 설명하는 제 모습을 본 전시 큐레이터님께서 전시 도슨트로 활동해볼 것을 제안해 주시며 이 일을 처음 시작해보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의 첫 책, 『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이 출간되었습니다. 도서 제목에 담긴 뜻이 궁금해요.

미술 현장에서 일하며 많은 분들이 현대미술을 어렵게 느끼거나 부담스러워하시는 경우를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고전도 분명 매력이 있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 시대의 예술을 응시하고 느껴볼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누군가 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분들이 애호가로서 근현대미술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이번 <아트 내비게이션>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전공자나 전문가를 위한 방대한 정보나 전문 용어보단 시작하는 애호가를 위한 가볍고 편한 미술 이야기들로 근현대 미술의 형성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찾아갈 수 있을 길잡이 개념의 책을 목표로 구성된 책이 이번 도서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담 갖지 말고, 내비게이션 안내를 따라오면 익숙해질 수 있으리란 바람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도서는 인상파부터 현대미술까지 전반을 살피며, 독자들이 나만의 미술 취향을 찾도록 안내하고 있어요. 많은 화가와 작품을 도서에 실어주신 덕분에, 미알못(미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인 저도 그 여정이 깨나 쉽게 느껴지는데요! 도서를 집필하면서 작가님이 꼭 소개하고 싶었던 화가나 작품이 있었나요?

개인적으로는 쿠바 출신의 미국작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무제-완벽한 연인>이란 작품을 좋아합니다. 평범해 보이는 두 개의 시계 속에 녹아있는 예술 개념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 속에 예술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고, 또 우리는 예술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해 저의 예술적 시선을 개안시켜준 작품이어서 꼭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기존에 대중미술 서적에선 잘 다뤄지지 않았던 다양한 동시대 미술가들과 특히 꼭 소개해드리고 싶었던 우리나라의 니키 리 작가님의 작품도 선보일 수 있어 여러모로 애정이 많이 담긴 책입니다. 두 분 모두 작품에 담긴 매력이 넘치는 예술가인데요. 작품 속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책을 펼쳐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미소)

전시장뿐 아니라, 여러 SNS 채널에서도 ‘미술’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조금 더 쉽게 대중에게 알리려는 노력을 하고 계신데요, 특히 유튜브 채널 ‘아싸티븨’가 흥미로웠습니다. 도서에도 관련 영상을 QR코드로 삽입했고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영상과 책, 콘텐츠별 매력 포인트가 있을까요?

영상 매체는 핸드폰만 있으면 공간의 구애 없이 빠르게 정보를 습득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스스로 예술적 소양과 깊이를 쌓아갈 수 있다는 점에선 책 역시 매력적인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직접 대면 소통을 훨씬 좋아합니다. 아무리 미디어 시대가 발전하더라도 실제 작품을 보며 진행되는 인간(도슨트)과 인간(관람객)의 대면 소통에서 오는 경험을 아직 미디어 매체가 따라오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서로를 위해 배려하고 고민하며 주어진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예술을 감상하고 향유하는 것이 필요해졌고, 그 경험의 질을 올리고 온전히 예술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것이 예술과 감상자 사이에 존재하는 도슨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작품 감상에도 취향이 있듯, 예술을 접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자신에 잘 맞는 접근법을 선택하실 수 있도록 각 매체의 강점을 살려보기 위한 시도를 저 역시 이번 책을 포함한 온, 오프라인에 실험하며 경험해보고 있습니다. 

『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이 독자에게 어떤 책이 되었으면 하나요?

유행의 흐름 속 잊히는 책이 아닌, 21세기를 살아가는 미술 애호가에게 오랜 기간 기억되는 미술 입문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다양한 출판사로부터 ‘미술 읽어주는 남자’ 콘센트의 출간 제안을 받아왔지만, 저는 미술은 ‘읽는 것’이 아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번 책에선 미술을 읽어내는 방법보단 미술을 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하였습니다. 어느 정도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었을 때 부담감이 덜하면서도 좋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준비한 책인 만큼, 미술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이 되길 바랍니다.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시장에 방문하는 것도 어려워졌는데요, 이럴 때 미술을 즐길 수 있는 작가님만의 팁이 있나요?

시대가 변화하면서 다양한 감상 방식이 파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VR 갤러리도 점점 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전시장에도 김가람 작가님의 <코로나 블루>라는 작품처럼 작품 자체가 전시장을 살균하는 펜데믹 시대에 어울리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조용한 평일 오전 시간 때를 이용해 실제 전시장에 방문해 오히려 더 고요해진 환경에서 전시를 즐겨보시는 것도 추천드리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변화가 급변하는 만큼 조심스러운 상황에선 온라인 갤러리나 영상 매체를 통한 전시 감상도 이색적 경험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방편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첫 책을 출간하신 김찬용 작가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는 늘 도슨트는 미술관에서 목소리로만 존재하며 작가와 작품, 기획자와 감상자 사이에서 온전히 좋은 전달을 하는 조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 활동을 이어온 만큼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다 보니, 제 의지와 상관없이 다양한 수식어들이 따라붙곤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는 14년 전 처음이 일을 시작할 때의 마음 그대로 좀 더 많은 분들이 근현대미술을 즐기며 우리가 사는 시대의 예술을 감상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시대를 응시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도슨트’라는 행위가 가진 올바른 가치가 많은 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천하며 활동해나갈 계획입니다. 그 새로운 도전의 시작점에 위치한 <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이 또 다른 도전을 위한 좋은 동력이 되길 기대합니다.


 


*김찬용

우리나라 1세대 전시해설가이자, 열렬한 미술 애호가. 14년간 80여개 전시에서 수십만 관객을 미술의 길로 안내하며 ‘전시장의 피리부는 사나이’로 불려왔다. 런던 테이트모던, 파리 퐁피두센터,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등 국내외 대표적인 미술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다. 자원봉사로 여겨지며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도슨트를 직업화하기 위해 14년간 전업 도슨트로 활동하며 ‘전시해설가’라는 명칭을 만들기도 했다. 전시뿐 아니라 유튜브 강연, 방송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미술계의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그는 사실 뒤에서 오래 연구하고 준비하는 노력파다. 또한 스타 도슨트로 빛나는 순간보다는 작품 뒤에서 대중들을 안내하고 납득시키는 순간을 더 사랑하는 도슨트다. 누구나 미술 애호가가 되어 일상에서 미술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오래된 마음과 공부를 담아 『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을 집필하였다. 



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
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
김찬용 저
arte(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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