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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섭 “『장애의 역사』 사적인 욕심으로 번역한 책”

『장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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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역사』는 인간의 경계는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념이 아니라 근육과 뼈와 살로 답하는 느낌이에요. 실제 있었던, 구체적인 삶을 가진 존재들의 이야기니까요. ‘장애’나 ‘능력 있는 몸’이라는 개념이 역사 속에서 언제, 어떤 형태로든 몸을 재교정하고, 침범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2020.12.01)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 사회에 청인이 있다면 장애를 가진 이는 누가 될까? 의존적이고 손상된 사람은 장애인, 독립적이고 결함이 없는 사람은 비장애인이라는 고정된 인식이 있지만, 장애의 기준은 사회에 따라 변화했다. 킴 닐슨의 『장애의 역사』는 그 변화의 과정을 미국 역사를 기준으로 정리한 책이다. 1492년 이전 북아메리카의 토착민들이 있던 시절부터 1968년 이후의 미국 사회의 모습을 통해 장애와 시민, 정상성의 정의를 돌아보는 한편 ‘의존’, ‘독립’과 같은 현재의 통념에 질문을 던진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우리 몸이 세계라면』을 쓰고 사회적 약자의 건강과 몸을 연구해 온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 『장애의 역사』 역자로 만난 그는 “연구자로서의 사적인 욕망 때문에 이 책을 번역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성소수자를 연구한 그가 인간의 경계를 생각하며 ‘장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일 터. 김승섭 교수를 만나 『장애의 역사』를 번역한 이유, 번역하며 보낸 시간에 대해 물었다.    



사심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생각보다 인터뷰를 많이 안 하셨더라고요. 

원래 인터뷰하는 사람이 아니기도 하고요. 요즘 몸을 움츠리고 힘을 모으고 있어요. 강연도 잘 안 하려고 하고요. 

소수자를 이야기하면서 유명 인사가 되는 게 부담스럽다고도 하셨던데 이런 이유도 있나요?

그럼요. 저는 공부하는 사람이에요. 주제가 소수자와 관련 있는 것뿐이고요. 직업인으로서 열심히 하는 건데 그 이상으로 무언가가 오는 걸 경계해야죠. 

첫 번역서예요. 이 책을 번역한 이유가 있다고요. 

‘이 책을 번역하면 내가 더 나은 학자가 될까’라는 연구자로서의 사적인 욕심에서 시작했어요. 책이나 칼럼을 쓸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저는 이타적인 이유가 아니라 사심을 따라 움직여요. 이를테면 한국사에 이런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물론 이 두 가지를 완벽히 구분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사적인 욕망이 없으면 하지 않죠. 

어떤 욕망인가요?  

사회 역학자로 공부하면서 인간의 경계를 생각하게 됐어요. 이른바 ‘능력 있는 몸’, ‘대우받는 몸’, ‘시민의 경계’에 대한 질문인데요.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폭침 이후에 군대로 돌아간 후에 ‘너랑 같이 배를 타기 꺼림칙하다’, ‘너는 패잔병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해요. 이 중에 상당수가 전업 군인을 희망하는 분들이었는데 사건 이후 군인으로서 능력 있는 몸으로부터 배제되고, 오염된 사람이 된 거죠. 특히 군대는 능력 있는 몸이라는 게 중요한 곳이잖아요. 한 마디로 ‘Disabled’ 되는 과정을 겪게 되는 거예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도 마찬가지고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도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을 제일 힘들게 한 것도 ‘네가 무능해서 잘린 거야’, ‘네가 우리만큼 충분히 능력 있는 몸이 아니어서 잘린 거야’와 같은 말이에요. 이런 사회적 맥락을 모아 보면 ‘한국 사회에서 인간의 경계란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역사는 실제 있었던 일이잖아요. 사람들이 쌓아 온 실패와 성공의 시간으로 그 질문에 부딪혀 보는 게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했어요. 

『장애의 역사』가 강력한 무기로서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 건가요? 

인간의 경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깊고 물질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장애’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장애의 역사’로 이걸 이야기한다는 건 이념이 아니라 근육과 뼈와 살로 하는 느낌이에요. 구체적인 삶을 가진 존재들의 이야기니까요. 그런 맥락에서 『장애의 역사』는 오래 기다렸던 책이에요.

번역하고 나서 사적인 욕망은 많이 충족되셨나요?

네. 잘한 것 같아요. 20년 후 즈음에 연구자로서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본다면 이 책을 번역하기 잘했다고 생각할 것 같고요. 만약 내가 꾸준히 공부한다면 이 책은 좋은 씨앗이 되어 줄 거라고 믿어요. 그 씨앗을 어떻게 키워나가는가는 저의 몫일 거고요. 사실 번역하면서 많이 힘들었거든요. (웃음) 그런데 그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다른 의견에 납득될 때 희열을 느껴요

저자인 킴 닐슨 교수와 만났다고요. 

직접 본 건 아니고요. 화상으로 여러 번 소통했어요. 번역을 끝낸 후에 열댓 개의 애매한 부분을 싹 모아서 킴 닐슨 교수와 화상회의를 했죠. 그 과정에서 원작에 있던 오류 몇 개도 잡아내고요. 저만큼 책을 꼼꼼하게 읽은 사람이 없을 거 아니에요. (웃음) 킴 닐슨 교수가 나중에 너한테 정말 많이 배운다고 메일을 주셨어요.

노들장애인야학의 김도현 선생과의 만남은 어땠나요?

대학생 때 장애 운동을 하다가 몇 번 연행된 적 있긴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은 장애 운동과 전혀 상관없이 살았어요. 그런데 저 같은 사람이 감히 이 책을 번역한 거잖아요. 그래서 김도현 선생님께 내가 이 책을 번역해도 되는 사람이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했어요. 노들야학에서 강연하게 해달라고요.  

반응은요?

다행히 허락해 주셨고, 강연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용어를 확인받기도 했는데요. Deafness와 blind를 ‘농’, ‘맹’으로 번역해도 되는지, ‘천치’ 같은 당대에 쓰인 비하 용어를 그대로 쓰는 게 옳은 것 같은데 괜찮은지 물어봤어요. 혹시나 의도치 않게 책에 필요한 것 이상으로 비하하는 용어들을 쓸까 봐요. 

철저한 검토 끝에 나온 표현들이네요. 

영문학자 윤조원 교수님의 도움도 컸어요. 실력 차이라는 게 이렇게 클 수 있구나 싶었는데요. 뛰어난 화가가 열심히 하는 초보 화가 옆에 와서 붓칠 한 번 해주면 그림이 달라지는 것처럼, 엄청난 도움이었어요. 윤조원 교수님은 제가 놀라는 걸 보면서 더 놀라시더라고요. 언어의 세계에서 내공이라는 건 정말 무서운 것 같아요. (웃음) 

기억에 남는 표현이 있다면요?

가장 놀라웠던 건데요. ‘Distracted’를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를 놓고서 1년 넘게 신음했거든요. 정신이상에 해당하는 단어인데 정신이상은 너무 근대적 용어인 거예요. 당신에 썼을 용어 같지 않잖아요. 그래서 여기저기 물어봤는데 해결이 안 됐어요. 나중에 윤조원 교수님께 보여드렸더니 ‘실성’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한 인간이 꾸준히 공부했을 때 가게 되는 경지를 보는 것 같았고요. 중간에 나오는 시 번역도 도와주셨는데 정말 감탄의 연속이었죠. 

번역이 힘들었다고 하셨지만, 협업하는 과정에서 즐거움도 많이 느끼신 것 같아요. 

그런 장면을 좋아해요. 나와 생각이 다른데 상대방의 말이 합리적으로 맞는 장면이요. 다른 사람의 말이 옳고, 내가 그걸 납득할 때 오는 희열이 있어요. 

마지막까지 고민한 문장이나 표현이 있나요?

책의 맨 앞에 나오는 시 ‘장애라는 나라’요. 정말 아름다운 시라 잘 번역하고 싶었어요. 마지막까지 고민한 것 같아요. 이 책은 이 시로 시작하고 끝나요. 그러니까 킴 닐슨에게는 ‘장애라는 나라’가 필살기였던 거죠. 킴 닐슨이 이 시를 마음에 품고 이 책을 쓴 거니까 역자인 나도 그 사람 몸에 들어가 있어야 하잖아요. 끝까지 고민했고 어려웠죠.  



그들의 모순, 한계, 좌절을 인정하기

더 나은 번역을 위해서 책에 나오는 장소를 방문하셨다고요.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나요?

앤 설리번과 헬렌 켈러가 다녔던 ‘퍼킨스 맹인학교’요. 장애 언론 <비마이너>에 ‘『장애의 역사』와 함께하는 미국 탐방기’를 연재하고 있는데요. 성공할지 모르지만, 장애인이라는 이름으로 박제된 사람들의 다층적인 모습을 쓰려고 하거든요. 고아로 자란 앤 설리번은 헬렌 켈러에게 감정적으로 의존하는 사람이었어요. 우리가 아는 ‘미라클 워커’ 이미지와는 다른 면이죠. 그런가 하면 헬렌 켈러는 장애인 인권운동가이면서 우생학을 지지한 사람이었고요. 

장애인 인권운동가이면서 우생학 지지자라니, 모순적이네요.

이 모순이 중요해요. 그게 인간 사회의 본질인 것 같아요. 세계 최초 농인 고등교육기관인 갈로뎁 대학교도 방문했는데요. 갈로뎁 대학은 수어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곳이에요. 그런데 교내 서점 한 편에는 인공 와우 이식술에 관한 책이 있어요. 이상하죠? 그러면 안 될 것 같잖아요. 구어주의와 계속 싸워왔고, 수어에 자부심이 있는 농인 대학에서요. 그런데 사람한테는 항상 이런 모순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헬렌 켈러도 마찬가지고요.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존재로서의 헬렌 켈러가 아니라 그 시대를 몸으로 겪으면서 그 시간을 살았던 사람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 모순, 욕망, 좌절 이런 것들을 들여다보고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그들의 존엄을 찾는 투쟁을 함께 할 수 있는 기본이니까요.

제목이 달랐다면 더 많은 독자에게 읽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요. 제목에 대한 다른 생각은 없었나요? 

양보하고 싶지 않았어요. 거기서까지 물러서고 싶지 않더라고요. 책은 기본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니까 마케팅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긴 해요. 그런데 이 제목과 이런 내용으로 세상에 나올 때는 이 책에 부딪히는 모든 싸움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싸움에서 쉽게 물러서고 싶지 않았어요. 

이 싸움에서 2쇄를 찍었으니 소정의 성과를 거두셨네요. (웃음)

아직 아니죠. 2쇄를 찍었을 뿐, 아직 다 팔린 건 아니니까요. 제가 2쇄까지의 모든 인세를 <비마이너>에 기부하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일단 2쇄가 팔려야 기부를 할 텐데 큰일이에요. 기부하겠다고 해놓고 못 하면 안 되잖아요. (웃음) 

역사 속에서 ‘장애’라는 개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주는 책이에요. 비장애인에게도 필요하지만, 장애 당사자나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과거에는 흑인은 무조건 장애인이어야 했고 여성은 장애인일 수가 없었어요. 장애의 정의 자체가 노동 능력의 부재였는데 백인 중산층 여성의 경우는 노동을 처음부터 할 수 없었죠. 노동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능력이 부재할 기회 자체가 없었던 거예요. 이런 장면들은 실제로 장애나 능력 있는 몸이라는 개념이 역사의 다양한 시공간 속에서 언제, 어떤 형태로든 사람의 몸을 재교정하고, 침범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최근 들어 장애나 질병 서사에 관한 책이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이런 논의가 활발해지는 시점이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보세요?

맞아요. 확장되고 있는 것 같아요. ‘매드 프라이드’ 같은 행사도 나오잖아요.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이나 『어쩌면 이상한 몸』같이 자신의 몸으로 오랫동안 느꼈던 사회적 긴장과 고민을 아슬아슬한 경계의 끝까지 공부해 밀어붙이는 놀라운 책들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요. 

『장애의 역사』를 번역하면서 얻은 경험을 강조했는데 그 경험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요?

그러면 망하는 거예요. (웃음) 제가 20대 초반에 대학에서 학술 토론하면 책에서 본 문장을 외우거나 뛰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요약해서 말하곤 했거든요. 논쟁에서 이기고 싶어서요. 그렇게 하면 제가 이긴 줄 알았던 거죠. 그런데 그건 제 것이 아니더라고요. 그게 부질없다는 걸 알고 난 뒤로는 책을 읽고 나서 모든 명제를 기억하지 않으려고 애써요. 대신 책과 열심히 대화하고 헤어지면 몸 안에 어떤 에너지의 형태로 남게 하고요. 그렇게 했을 때 명제나 문장이 아니라 경험과 에너지 형태로 남는데요. 그 경험을 신뢰하고 있어요. 열심히 읽었으니까 내가 문장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내 몸 어딘가에 들어가 있을 거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언어로 나오겠지 하고요.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사람들한테 흉내 내지 않는 문장을 쓰는 것 같아요. 

아, 섣불리 명제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는군요. 

왜냐하면 인간의 사고가 그렇게 흐르는 것 같지 않아요. 제가 공부하는 방식이 그렇기도 하고요. 지난 1년 6개월간 이 책을 번역하면서 열심히 생각하고 부딪혔으니까 제 몸 어딘가에 들어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긴장을 유지하면서 계속 공부한다면 비록 초라하더라도 내 언어로 무언가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거라고 믿고 버티고 있어요. 서문 마지막에 ‘이 대화에 당신을 초대한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쓴 거예요. ‘무언가를 배웠다’가 아니라 ‘이 책과 함께 열심히 경험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훌륭한 사람 취급 안 했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번역하면서 떠올린 사람이 있다면요?

어쩌자고 역사학자도, 장애 학자도 아닌 내가 이 책을 번역할 생각을 했는지 싶은데요. 20대 초반에 여러 차례 만났고, 혹은 멀리 있지만 그 자리를 꾸준히 지켜온 장애 인권 운동가들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분들이 계속 세상과 부딪히고 상처받고 주면서 시간이 지금까지 흐르지 않았다면 과연 내가 이 책을 번역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을까 싶어요. 아니었을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정 부분 그분들에게 의탁하고 있어요. 

사회 역학이라는 쉽지 않은 공부를 계속하게 하는 교수님의 동력은 뭔가요?

자주 듣는데요. 항상 답을 잘 못 하겠어요. 좋아서 하는 거예요. 좋다는 게 복합적이고, 여러 층위가 있는 말이라 어렵지만, 그 이상의 말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좋아서 한다 또는 좋으니까 한다고 말해요. 그리고 그 이상의 말은 가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또 어떻게 보면 제 입장에서는 매번 어떤 선택을 했을 뿐인데 밖에서 보면 일관되게 원래 그런 사람처럼 보이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결국은 그 작은 선택들이 모여서 한 사람을 이루는 것 아닌가요? 

결과론적인 이야기죠. 흔쾌히 선택한 게 아니라, ‘아니 왜’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걸 수도 있는데, 밖에서 보는 사람들은 그걸 모르잖아요. 성숙하게 하나하나 이뤄낸 사람처럼 보니까 당황스럽기도 하죠. 진심으로 저를 훌륭한 사람 취급 안 했으면 좋겠어요. 절실히 바라는 건데요. 훌륭한 사람 취급하는 건 저한테도 도움 안 되고, 한국 사회에도 도움이 안 돼요. 피차 망하는 길이죠. 저를 그냥 직업윤리를 성실히 지키는 학자 정도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위기의식을 가지고 경계해도 ‘아차’하면 자신에게 취하는 게 사람이잖아요. 그럴 때는 없나요?

자주 취하죠. 그래서 안 그러려고 발악하는 거예요.  흔히 말하는 존경할만한 사람이 속칭 전혀 그렇지 못한 존재, 사회의 지탄을 받는 존재가 되는 건 사람이 변해서가 아니에요.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했기 때문이죠. 누구나 언제든 그럴 수 있어요. 강연이나 방송을 하지 않고, 칼럼이나 기고를 사양하는 것도 그래서예요. 저라는 사람의 깜냥이 어느 정도인지 아니까, 세상에 폐가 안 되려고 부단히 애쓰는 거고요. 




*김승섭

보건과학대학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강사로 일했으며, 2013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와 동 대학원 보건과학과에서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고려대학교 최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2018년에는 최우수 연구상인 석탑연구상을 수상했다.
천안소년교도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일한 이후, 재소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구금시설 건강권 실태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회역학자로서, 차별경험과 고용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비정규직 노동자나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2014년 ‘인턴?레지던트 근무환경 연구’, 2015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 국가인권위원회의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6년 ‘한국 성인 동성애자?양성애자 건강 연구’, 세월호 특조위의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 2017년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2018년 ‘천안함 생존자 건강 연구’, ‘백화점?면세점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근무환경 및 건강 연구’를 책임연구원으로 진행했다. 현재 한국 성소수자의 건강을 연구하는 ‘레인보우커넥션 프로젝트’의 책임연구원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소송, 동성결혼 소송,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소송, 군형법 위헌 소송에서 법정 증언을 하거나 전문가 소견서를 제출하며 참여한 바 있다. 



장애의 역사
장애의 역사
킴 닐슨 저 | 김승섭 역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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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진영

'이야기하면 견딜 수 있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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