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연 “다시 돌아온 소감? 독자에게 사과하고 싶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넌지시 인사를 드리고 싶다. 다시 한번 책을 읽어주신다면, 앞으로 더 열심히 쓰겠다고. (2020.11.13)
원태연 시인이 새 시집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SNS에 전해지자, 그를 아는 독자들은 순식간에 1990년대를 소환했다. “그 시절의 나, 그 시절의 사랑이 떠오른다”거나, “매일 시집을 품에 끼고 다니며 읽었다”는 풋풋한 추억들. 2002년 펴낸 『안녕』을 마지막으로 독자들을 떠난 그는 영화감독으로, 작사가로, 드라마 작가로 지평을 넓혔지만 대중은 여전히 원태연을 애틋한 사랑 시의 시인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18년 만에 시집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로 독자들을 찾아와 “미안하다”고 말하는 원태연 시인을 만났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말 보고 싶었어 그래서 다 너로 보였어”라고 쓰는 시처럼, 무엇 하나 돌려 말하지 않는 표면 그대로의 사람이었다.
오랜만에 시집으로 돌아왔다. 소감이 어떤가.
18년 만에 낸 책인 줄도 몰랐다. 성공해서 멋지게 돌아오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독자들에게 미안하다. 돌아온 탕아다. (웃음)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너무 공사다망해서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직장 생활을 10여 년 하다가 잘렸다. 그 사이에 제작하던 드라마는 까였다. 만신창이가 되어서 한동안 힘들었지. ‘신이 나에게 왜 이러나?’ 싶었다. 나는 해보고 싶은 일을 다 해보고 산 편인데, 첫 번째 꿈이었던 드라마 작가는 30년을 매달려도 이루어지지 않더라. 마지막 미련이라도 거두려고, 이번에는 모든 걸 다 쏟아부었다. 그런데 어그러지니까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이제 그쪽으로는 볼일도 안 볼 거다. (웃음)
시인보다 더 앞선 꿈이 드라마 작가였나.
시인은 나에게 꿈이 아니었다. 시 쓰는 건 습관 같은 거였지.
아이러니하게도 꿈을 포기하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지 않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일단 내가 더 이상 드라마를 안 했으면 좋겠다. 나에게는 그 부분에 재능이 없다는 걸 완전히 인정했다. 회사도 나오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그동안 잡초가 너무 안락한 곳에서 살았다. 처음에는 좋았는데, 자꾸 야생성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어 불안했다. 내가 과대포장되어있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출간 소식이 전해지니 “옛날 생각난다”며 반가워하는 독자들이 많았다. 만감이 교차할 것 같다.
독자들에게는 진짜 미안하다. 그분들 덕분에 내가 있다는 걸 몰랐다. 내가 잘나서 잘 된 줄 알았지. 살면서 우울증에 걸릴 줄 몰랐는데, 마지막 끈이었던 드라마 제작마저 취소되고 나니 침대에서 나오기가 싫었다. 넌지시 인사를 드리고 싶다. 다시 한번 책을 읽어주신다면, 앞으로 더 열심히 쓰겠다고.
지금은 어떤가. 마음이 괜찮아졌나?
HAPPY한 상태다. (웃음) 7~8개월을 아무것도 안 하며 흘려보냈는데, 책 덕분에 무언가를 하게 되니 좋더라.
시집 출간은 어떻게 진행된 건가.
드라마 제작이 취소되기 2주 전쯤, 출판사 대표님께 연락이 왔다. 같이 필사 시집을 내고 싶다고. 당시에는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는데, 이후 드라마 제작이 불발됐다. 한동안 방황을 하다가 3개월쯤 뒤에 내가 먼저 출판사 사장님께 전화를 드려서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어떤 마음으로 출간하겠다는 결심을 했나.
말로 표현이 안 된다. 그런데 하기로 한 다음부터는 재밌었다. 기존에 썼던 시 70편에 새로운 시 30편을 더해서 총 100편의 시로 책을 내기로 했는데, 그동안 써 둔 시가 하나도 없다고 하니 출판사에서는 거짓말인 줄 알더라. 정말 20년 동안 한 편도 안 썼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쓰려고 하니 공포가 찾아왔다. 작사하고, 시나리오 쓰는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 문체가 바뀐 데다가, 시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영감을 순간에 포착해서 써야 하는데 내가 나를 못 믿겠더라. 겨우겨우 다섯 편의 시를 써서 조심스럽게 보냈더니 출판사 대표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리 걱정하실 필요 없겠는데요.” 그게 정말 힘이 됐다. 처음 보낸 다섯 편 쓰는 데 두 달이 걸렸는데, 그 말 한마디 덕분에 한 달 안에 나머지 25편을 마저 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무척 의미 있는 책이겠다.
예전에는 누구를 만나면 명함처럼 내 책을 선물로 줬다. 이번 책은 한 권도 안 줄 생각이다. 다 사서 보라고 할 거다. (웃음)
과거에 쓴 시 70편을 다시 돌아보는 작업은 어땠나?
‘어떻게 이렇게 썼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자신감 있게 쓴 시는 다르더라. 7살짜리 어린아이들도 “잘한다 잘한다” 라고 칭찬해야 계속 잘하지, 못 한다고 하면 기가 팍 죽는다. 옛날에 쓴 시들을 보면서 지금의 나는 기가 죽어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슬펐지.
2002년 펴낸 『안녕』이 마지막 시집이었다. 당시 “책 내려고 시 쓰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는 시를 쓰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 결심을 뒤엎고 새로 시를 쓴 경험이 어땠나?
그 당시엔 내가 고갈됐는데, 글발은 남아 있어서 계속 시를 쓰고 있었다. 『안녕』은 오로지 글발로 쓴 거다. 그게 싫어서 시 쓰기를 관뒀는데, 지금은 반대다. 나는 차고 넘치는데 글발이 없어졌다. 감정은 차고 넘치고, 경험도 충분히 많지만 이걸 풀어낼 능력이 없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공포가 찾아온 거다. 영화와 드라마가 잘 안 된 건 “전문 영역이 아니었다”는 명분이 있다. 그런데 시집을 제대로 못 만들면 어쩌나. 이건 진짜 창피한 일이거든. 두려웠다.
책에 실을 70편의 시는 어떤 기준으로 추렸나?
온전히 출판사의 뜻에 맡겼다. 첫 시집을 냈을 때는 출판사가 영세해서 편집자가 없었기 때문에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다 만들었다. 그게 몸에 배서 시집을 낼 때마다 편집에 관여를 많이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출판사가 하자는 대로 다 했다. 편집자가 워낙 꼼꼼해서 나보다 훨씬 더 낫기도 했고. (웃음) 점 하나까지 어디에 찍을지 고민하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완성된 책을 보고 어땠나?
좋았다. 무엇보다 출판사 대표님의 카리스마가 대단해서 믿고 맡길 수 있었다. (웃음) 보통 책 제목은 작가의 의견이 대부분 반영되는데, 이번에는 제목까지도 출판사 의견에 따랐다. ‘내가 이렇게도 책을 내는구나’ 싶었지. 담당 편집자의 센스도 좋아서 책이 잘 나온 것 같다. 나 같은 사람은 경주마 같아서 내 마음대로 하거나, 누가 시키는 대로 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이번 시집을 만들면서 깨달음이 많았던 것 같다. (웃음)
아내가 나보고 그만 좀 깨달으라고 한다. (웃음) 이번 작업은 진심으로 재밌었다. 옛날엔 뭘 안다고 그렇게 시를 썼는지 모르겠다. 깨닫지도 못했는데.
각 파트의 맨 마지막 장에는 직접 시를 필사해서 넣었다.
필사하는 게 새로 쓰는 것보다 어려웠다. 글씨를 워낙 갈겨쓰는 편이라, 나도 내 글씨를 잘 못 알아본다. 처음에 필사한 것을 출판사에 보냈더니 이건 안 된다고 했다. 계속 다시 쓰다가 마음처럼 안 되니 나중에는 막 성질이 났다. (웃음) 4편의 시를 필사하는데 A4용지 한 묶음을 반 이상 썼다.
새로 쓴 30편의 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시는 무엇인가?
‘그림자의 하루’다. 그거 쓰다가 울었다. 꼭 나 같아서… 지난 10년 동안 내가 그러고 살았던 거다. 신경질 나도 “감사합니다”하면서. 그렇게 안 살던 사람이 컨펌 받는 거에 익숙해지다 보니 힘들었던 것 같다. 익숙해지는 줄도 몰랐는데, 나중에는 혼자 결정을 못하겠더라.
그림자의 하루
오늘 뭐 했어?
나, 난 뭐
엄마한테 전화 안 한 거 빼고
어제랑 똑같았지 뭐
오늘은 진짜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거든.
그럼에도 계속 회사를 다녔던 이유가 있나.
월급 주고, 그럴듯해 보이니까.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은 항상 했다. 그래서 회사 잘리고 3초간 기뻤다. 지금은 후회하지만. (웃음)
시를 쓸 땐 스치는 영감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스치는 순간은 언제 오나.
‘생각이 나는 것’과 ‘생각을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온종일 쓰고자 하는 내용만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스치는 거다.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나. 그 찰나에 소원을 빌었다는 건 평소에도 그 생각만 했다는 증거다. 이걸 염원이라고 한다. 시 쓰는 것도 비슷하다. 아이디어는 떠올리는 게 아니다. 그러면 말라죽는다. 첫 책 내고 난 뒤, 잠깐 카피라이터로 일한 적이 있는데 카피 하나 쓰고 그만뒀다. 계속 생각을 해서 써야 하니까. 장사꾼처럼 이야기하면 타산이 안 맞고, 예술가처럼 이야기하면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면 그걸로 끝나야 하는데 또 계속 고치지 않나. 못하겠더라. 차라리 돈을 안 쓰고 말지. (웃음)
주로 사랑에 대한 시를 많이 썼는데, 개인적인 취향인가?
멜로는 잘 안 본다. 영화도 킬러 영화나 아귀가 착착 맞는 스릴러를 좋아한다. 멜로는 <첨밀밀>만 좋아한다. 그건 30번도 더 봤다.
그럼에도 사랑 시, 감성적인 시를 잘 쓸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대답하기에 굉장히 부끄러운 질문이다. (웃음)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원 작가는 안에 소녀가 있는데, 그걸 숨기려고 이렇게 상남자처럼 구는구나.”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작품 속에 쑥 들어갔다 나오는 순간이 있다. 들어갈 땐 좋은데, 나오면 ‘이걸 보내도 돼?’라는 생각이 들면서 얼굴이 빨개진다. 예를 들면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쓸 때도 ‘내가 미쳤구나’ 싶었다. 마치 여고생이 된 듯 “제발 이러지 말아요. 끝이라는 얘기~”라고 노래하지 않나. 내 작품을 볼 때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걸 인정한다. (웃음)
이런 질문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뭐든지 물어봐도 된다.
직접 쓴 것 중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절대 못 보겠다’ 싶은 시가 있나. (웃음)
노코멘트하겠다. 그 시들에게 미안해서 안 된다. 모두 다 사랑해야지. ‘손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이런 거 진짜 오그라든다. (웃음)
그런 시와 노래들이 수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캐치하는 감각은 어떻게 얻나.
하늘에 감사해야지. 옛날에는 시건방져서 내가 잘한 줄 알았는데 진짜 하늘에 감사해야 한다.
인터뷰 내내 “옛날에는 시건방졌었다”는 말을 많이 했다. 대체 어땠기에?
이거 말하면 재수 없을 것 같은데, 하… 담배 한 대만 피고 와도 되나? (웃음) 1998년도에 펴낸 『사용설명서』라는 시집의 인사말에서 시건방짐의 끝을 볼 수 있다. “나는 오른손으로 시를 쓴다.” (좌중 웃음)
그때의 자신을 돌아보면 어떤가.
아휴, 죽여버리고 싶지. (웃음)
20대 초반, 시집을 내고 싶어서 무작정 출판사를 찾아갔던 걸로 안다. 당시 시에 꽂혔던 이유가 무엇인가.
신춘문예에 시를 계속 냈는데, 한 번도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출판사를 찾아갔다. 나는 재미가 없으면 뭘 못 하는 사람인데, 그땐 시 쓰는 게 제일 재밌었다. 옛날 TV 프로그램 중에 <호기심 천국>이라는 방송이 있었다. 거기서 대형 공 안에 사람이 들어가서 공을 굴려 한강을 건너는 실험을 한 적이 있는데, 시를 쓰는 게 꼭 그런 기분이었다. 진공상태인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그땐 나와 세상뿐이었다. 얼마나 좋았냐면 노트를 머리맡에 두고 자다가 눈 뜨면 시를 썼다. 그게 계속될 줄 알았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시집을 내기 위해 또다시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고 다닐 것 같나.
계약을 똑바로 하겠지. (웃음) 당시에 내 별명이 출판 재벌이었다. 돈은 더럽게 못 벌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 독자의 이야기가 있나.
나는 팬들과 소통을 잘하는 작가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에 한 독자와 나눈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다.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고 연락하는 독자가 있는데, 이번 책 출간을 앞두고 통화를 했다. 기존 시 70편에 신작 시 30편을 묶어서 한 권의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옛날 같으면 비겁해서 이런 방식으로 책을 내는 건 절대 안 했을 거라며 걱정스러운 속내를 비쳤다. 그러자 그분이 “기존 시 100편에 인사말만 새로 써도 좋아하는 게 팬인데, 30편을 새로 썼으니 얼마나 고맙냐”는 말을 들려줬다. 덕분에 용기가 났고, 독자들에게 더 미안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한 출판사 대표님께 선물 받은 노트북으로 이 책에 실린 시를 썼다. 그 출판사에서 조만간 에세이집이 나올 것 같다. 가제는 ‘하드코어 반성문, 다음 주부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지었다. (웃음) 나는 진짜 게으르다. 해야 할 일을 미룰 수 있는 순간까지 미루는 스타일이다.
시도 계속 쓸 예정인가.
이번 책 잘 되면, 한참 있다가… 아니다. 진짜 열심히 쓸 거다. (웃음)
앞서 “하늘에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스스로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나.
‘럭키 가이’지. 특히 우리 부모님 아들로 태어난 게 행운의 시작이다. 내가 공부를 못해도, 엉뚱한 짓을 해도 아무 말씀 안 하셨다.
오랜 시간 원태연을 기억하고, 기다려 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혹시 이 책에 실린 30편의 시가 과거에 알았던 원태연의 시와 비슷했다면, 다시 한번 여러분에게 돌아가고 싶다. 허허벌판에 팬티만 입고 선 기분이 들 때 ‘독자들이 나를 기다려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못돼 먹은 남자다.
나쁜 남자? (웃음)
나쁜 남자는 너무 멋있지 않나. 그냥 못돼 먹은 거다. 정말 죄송하고, 기다려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내가 글은 말랑말랑하게 쓸 수 있는데 말은 투박하게 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기다려 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가사로 썼다. 가수 류동현이 부른 <One Day(어느 날)>이라는 노래다. 이번 시집을 내는 인사말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원태연 원태연의 인터넷 닉네임은 ‘원시인’이다. 그의 성 ‘원’에 시인을 부친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석시시대 ‘원시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전자든 후자든 원태연을 잘 설명하고 있다. 내는 시집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시인이기도 하고 또 그의 시는 날것 그대로의 생명력을 지닌 채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표현으로, 그리고 언젠가 내가 겪은 일인 양 다가오기 때문이다. 마치 실연을 하고 난 뒤 모든 사랑 노래의 가사가 구구절절이 내 마음을 파고들 듯이 말이다. 지은 책으로 『사용설명서』, 『손 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사랑해요 당신이 나를 생각하지 않는 시간에도』, 『원태연 알레르기』, 『안녕』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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