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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의 추천사] 머릿속 상상의 도서관을 열람하고픈 작가들

작가의 추천사 (6) – 구병모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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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작가가 지닌 “머릿속 상상의 도서관”을 열람하고 싶다면, 그의 추천사가 뜻밖의 열쇠가 될 것이다. (2020.05.27)


<채널예스>가 매주 수요일 ‘작가의 추천사’를 연재합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추천한 책을 살펴보고, 추천사의 묘미를 전합니다.


구병모 작가는 예리한 인식을 바탕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소설을 다수 창작해왔다. 그의 추천사에도 일상을 파고든 환상, 현실의 제약을 넘어 미래를 상상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필름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다시 만나게 된 송곳 같은 투시의 기록들”(『나의 피투성이 연인』) “파괴된 기억을 복원하여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미래를 구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흰 도시 이야기』) 구병모 작가가 지닌 “머릿속 상상의 도서관”을 열람하고 싶다면, 그의 추천사가 뜻밖의 열쇠가 될 것이다. 


구병모 작가의 추천사

『내 인생은 열린 책』

루시아 벌린 저 / 공진호 역 | 웅진지식하우스 



“효율을 중시하는 보통의 사회에서는 으레 그들을 패배자 내지는 잉여로 간주할 것이다. 정직과 성실, 신용과 실용, 개척이나 진취 같은 긍정적인 단어와 인연이 없는 인간 군상을, 피로와 신산에 찌들고 상시 풍랑에 노출되어 난파당할 것만 같은 주변부의 삶을, 작가는 극적으로 전개하는 대신 다만 아이러니 속에 느긋한 위트를 담아 그린다. 무심히 툭 던지는 진술들은, 우리가 모두 이 세계의 이방인이며 영원한 이주자임을 확인하는 보헤미안의 문장으로 다가온다. 기품과 양식으로 무장하고 젠체하는 교양인들을 조소하듯이.”


『나의 피투성이 연인』 

정미경 저 | 민음사



“희박한 산소마저 꺼뜨리고 호흡을 불허하면서 독자를 코너로 몰아넣는 문장들은 이윽고 환멸을 흡수하고 감광하여 패배와 은닉의 순간을 인화지에 옮긴다. 필름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다시 만나게 된 송곳 같은 투시의 기록들이다.”


『발목 깊이의 바다』

최민우 저 | 은행나무



“최민우는 입장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그가 지닌 머릿속 상상의 도서관을 열람해보고 싶은 작가들 가운데 한 명이다. 사람이 잠을 자고 꿈을 꾸는 존재인 한, 기이한 현상과 환상적인 오브젝트 자체는 누구나 조형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보통의 사람들이 비현실의 범주에 모셔두고 잊은 지 오래인 신비를 현실로 불러낼 때 그것을 최적의 음계로 조율하고 거기에 이름과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이 작품에 나타난 ‘쐐기’와 ‘틈’이 그 조율의 결과를 보여준다.”


『흰 도시 이야기』

최정화 저 | 문학동네



“한 도시를 덮친 전염병으로 인해 기억이 변형되거나 증발하고 감각마저 왜곡될 때, 믿을 수 있는 것은 곁에 내밀어진 손의 온기와 악력이다. 이때 맞잡을 손이 없고 서로가 깍지를 낄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파괴된 기억을 복원하여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미래를 구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부재와 실재가 교차하는 혼란의 세계에서 진정성을 지켜내고자 하는 인물들의 이 장엄한 기록을 함께 나누고 싶다. 이제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를 이야기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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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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