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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은 그려나가는 거야, 오마이걸 미미

인형이 아닌 ‘나’로 존재하는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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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는 이미 자신의 퍼즐을 그려나가며, 오마이걸의 벅찬 순간에 자신을 맞추는 게 아니라 함께 그려나가고 있다.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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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마이걸 공식 SNS

 

 

아이돌 전문 저널리스트 박희아가 아이돌 한 명 한 명의 매력을 소개하는 <박희아의 비하인드 아이돌>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미미라는 이름은 국내에서 제작되었던 마론 인형의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처음 걸그룹 오마이걸의 미미가 데뷔했을 때에 그의 이름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을 정도로, 이 이름은 깡마르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여성을 대변하고 있었다. 역시나 마르고 사랑스러운 소녀들이라는 이미지로 비춰졌던 오마이걸의 데뷔곡 ‘CUPID’를 떠올리면, 미미의 이름은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걸그룹 멤버 한 명의 이름이자 미국의 바비에 대적하는 국내산 마론 인형의 이름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미는 자신의 이미지를 마론 인형 안에 가둘 수 있을 만큼 부드러운 이미지의 소녀가 아니다. 그는 학창 시절에 많은 여성들이 한 번쯤 가졌을 예쁘지만 수더분하고, 시원시원한 친구의 모습을 하고 무대에 섰다. ‘CUPID’에서 무대에 자유롭게 앉고 섰던 오마이걸 멤버들 사이에서도 테니스 스커트를 입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랩을 하는 그의 모습은 오마이걸을 좋아하게 된 팬들에게 마론 인형이 아닌 살아있는 건강한 소녀의 이미지를 선사했다. 예를 들어 명랑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멤버가 효정이라면, 귀엽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멤버가 아린이라면, 미미는 멤버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강해 보이기 때문에 또 한 번 눈이 가는 새로운 이미지의 소녀로 자리 잡았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윙크를 하고, 뮤직비디오에서 멋들어지게 운전을 하는 미미의 모습은 종종 오마이걸이라는 그룹에게 씌워진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는 여성들이 삶 속에서 봐왔고, 혹은 동경했던 활기를 무대에서 분출해왔다. 유아와 함께 터프하게까지 보이는 춤 실력을 내세우며 미미는 고운 손끝 하나하나가 돋보여야 했던 ‘CLOSER’나 ‘다섯 번째 계절’과 같은 곡의 퍼포먼스에서도 힘을 실은 정확한 동작 하나하나로 대중이 봐온 소위 ‘여린 소녀’들 같았던 오마이걸의 이미지 바깥에 자리했던 새로운 퍼즐 한 조각을 가져온다. 이것까지 맞춰지고 나면, 오마이걸이 보여주고자 했던 소녀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완성해줄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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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마이걸 공식 SNS

 

 

어쩌면 더 사랑스러워야 했을지도 모르지만, 더 귀여워야 했을지도 모르지만 미미는 절대 인형의 조건에 순응하지 않고 변함없이 살아서 무대에 서 있다. 그래서 오마이걸이 수없이 맞이하는 중인 영광스러운 1위의 순간에 신비한 푸르고, 보랏빛이 감도는 머리색을 하고 더욱 시원하게 웃을 수 있다. 나는 나로 존재하니까, 인형이 아니니까 얼마나 멋지냐고 묻는 것처럼. 자아를 찾아가는 뮤지컬 ‘차미’에서는 자신의 삶을 “퍼즐을 맞추는 거”라고 생각했던 주인공이 “퍼즐은 그리는 거야”라는 말에 용기를 얻는다. 미미는 이미 자신의 퍼즐을 그려나가며, 오마이걸의 벅찬 순간에 자신을 맞추는 게 아니라 함께 그려나가고 있다. 그런 그의 모습은 자기 안의 새로운 모습의 여자아이를 발견해내며 즐거워하고 싶은 여러 여성들에게 힘을 준다. 뮤지컬의 주인공처럼, 마론 인형이 아닌 나 자신이 주인공인 삶을 찾고 있는 여성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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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희아

전 웹진 IZE 취재팀장. 대중문화 및 대중음악 전문 저널리스트로, 각종 매거진, 네이버 VIBE, NOW 등에서 글을 쓰고 있다. KBS, TBS 등에서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예능에 관해 설명하는 일을 했고, 아이돌 전문 기자로서 <아이돌 메이커(IDOL MAKER)>(미디어샘, 2017), <아이돌의 작업실(IDOL'S STUDIO)>(위즈덤하우스, 2018), <내 얼굴을 만져도 괜찮은 너에게 - 방용국 포토 에세이>(위즈덤하우스, 2019), <우리의 무대는 계속될 거야>(우주북스, 2020) 등을 출간했다. 사람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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