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 예스24 MD가 5월에 고른 책
<월간 채널예스> 2020년 5월호
책을 읽다 시선이 한 곳에 머문다. 밑줄을 긋는다. 생각을 일으키는 문장이다. 밑줄의 주변을 오래 맴돌며 나만의 세계로 빠져들고 싶다. (2020. 05.07)
이렇게 왈칵 마음을 흔든다
『당신의 아름다움』
조용미 저 | 문학과지성사
문학은 때로 어떤 전망서나 실용서보다도 날카롭게 현실을 짚는다. ‘짚는다’보다는 ‘비춘다’ 또는 생각을 마음을 ‘환기한다’는 표현이 더 적당할 지도 모르겠다. 삶이 고통스럽다면 고통스러운 대로 향기롭다면 향기로운 대로 작가들은 오직 그만이 가진 펜을 단단히 고쳐 잡는 듯하다. 펜이 무뎌지게 방치하지 않으며, 혹여 무뎌졌다 싶으면 공들여 벼리는 일을 기어이 해내고 만다. 시인이 지나온 인고의 시간은 무수한 생채기를 남겼으나 끝내 아물어 시가 되었다. 이제 그 시는 나의 시간 어디쯤 꼭 맞춘 듯 닿아 왈칵 마음을 흔든다. 여느 문학이 그러하듯이. (박형욱 MD)
좋은 것에 계속 영향 받으려고
『아무튼, 메모』
정혜윤 저 | 위고
책을 읽다 시선이 한 곳에 머문다. 밑줄을 긋는다. 생각을 일으키는 문장이다. 밑줄의 주변을 오래 맴돌며 나만의 세계로 빠져들고 싶다. 그러나 출근을 해야 한다. 중요한 PT를 준비해야 한다. 밥을 해야 하고, 아이를 씻겨야 한다. 아이가 잠든 밤엔 모바일 쇼핑으로 생필품을 산다. 시간은 좀처럼 없다. 그래서 일단 메모 앱을 열고 문장만 기록해둔다. 아주 조그만 시간에도 가능하다. 그리고 다음의 조그만 시간에, 그 문장을 바라보며 생각을 이어간다. 때로는 약간의 생각을 글로 덧붙인다. 늘 같은 하루를 보내는 내가 이 시간을 통해 조금 다른 존재가 된다. 좋은 문장을 닮아간다. 『아무튼, 메모』 가 알려주듯, 메모는 “좋은 것에 계속 영향 받으려는” 삶의 태도다. (김성광 MD)
이제 지도를 볼 때가 되었다
『지리 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서지선 저 │ 이담Books
지리의 쓸모와 재미를 알려주는 입문서. 위도와 경도까지는 아는 데 그 이상은 잘 몰랐다면, 여행을 다녀오고도 유명 스폿 말고 해당 지역에 대해 할 말이 없었다면(부끄럽게도 나의 이야기다) 이제 이 책 한권으로 당당해질 수 있다. 지도를 읽는 기본적인 키워드부터 그 안에 녹아있는 기후, 역사, 문화까지 단계별로 친절하게 짚어주니 즐겁게 읽기만 해도 상식이 차곡차곡 쌓인다. 당장 떠날 수 없는 지금, 지도를 읽으며 예습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북커버 안쪽에는 컬러풀한 세계지도가 인쇄되어 있으니 꼭 펼쳐서 복습까지 해보자. (양찬 MD)
삶, 사람, 다정, 희망에 대한 질문
『힌트 없음』
안미옥 저 │ 현대문학
살수록 사람과 멀어지는 느낌이다. 분명 종은 인간인데, 사람이었다가 아니었다가를 반복하는 기분. 가끔은 내가 뱉은 말 때문에, 가끔은 누군가 나를 훼손시켜 사람과 멀어진다. “거울에 비친 얼굴이 내 얼굴”이며 “사람이 사람을 낫게 한다”는, 으레 믿던 사실이 흔들린다.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다 단단해져가는 과정이라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 현실 앞에서 나는 자꾸 하찮고 나약해지지만 이런 시집은 또 출간된다. 당연한 일에 자꾸 의문을 던지는 시.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며 어떻게든 계속 쓰는 시인. 어렵지 않아 잘 읽히고, 깊다. (이정연 MD)
오늘도 먹방을 보는 나에게
『먹을 때마다 나는 우울해진다』
애니타 존스턴 저/노진선 역 | 심플라이프
내 유튜브 구독 목록에는 ‘먹방 지향 자아’와 ‘운동 자아’가 공존한다. 다이어트 후에는 몸무게에 대한 강박도 왔다. 먹고 나면 이를 태우려 얼마나 운동해야하나 같은 계산을 늘 하고 지냈다. 느리게나마 빠졌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근육은 생겼지만 심리적인 이유에선지 조금 아팠다. 모든 게 진행중인 나를 돌아보며 책을 펼쳤다. 섭식에 대한 이야기지만, 실은 내면의 나다움을 발견하라는 메시지가 주인 심리 치유서의 성격이 강하다. 중간마다 들려주는 동화, 민담 등의 은유를 통해 그의 메시지는 보다 쉽게 읽힌다. 음식에 대한 갈망과 몸매에 대한 고민을 달고 사는 사람이라면 이 충돌의 근원은 무엇인지 탐독해볼 기회를 줄 것이다. (이나영 MD)
자연을 치료약 삼은 한 해의 경험
『야생의 위로』
에마 미첼 저/신소희 역 | 심심
자신을 돌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동식물을 연구하는 에마 미첼은 우울증을 앓고 있지만, 다행히도 자신의 우울을 보듬는 법을 잘 알고 있다. 숲의 야생 초목과 동물들을 만나고 수집하며 자연에 몰두하는 것이다. 물론 산책 외에도 몇 가지 방법을 쓴다. 차를 끓이거나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영화나 뜨개질도 있다. 하지만 그중 자연이 가장 강력한 치료약이라는 걸 경험뿐 아니라 과학으로도 증명하며 내게 권한다. 나는 나를 잘 위로하고 있을까? 마음이 어두울 때가 오면 그를 따라 나뭇가지에 핀 형광 연둣빛 조각들과 목덜미를 데워주는 햇살에게 위로 받아보려 한다. (김주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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