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특집] 이상영, 서상민, 강영규 “청춘과 독립은 출판의 미래”
청춘문고 시리즈
특별히 참고한 사례는 생각나지 않는다. 당시 우리는 책이 가장 소중했던 시절의 형태를 되살리고자 1970년대 삼중당문고를 재해석한 이음문고 시리즈를 만들고 있었다. (2020. 03. 11)
왼쪽부터 이상영 디자인이음 이사, 강영규 스토리지북앤필름 대표, 서상민 디자인이음 편집장
이 앙증맞은 사이즈의 문고본을 기획하면서 참고한 사례가 있을까?
특별히 참고한 사례는 생각나지 않는다. 당시 우리는 책이 가장 소중했던 시절의 형태를 되살리고자 1970년대 삼중당문고를 재해석한 이음문고 시리즈를 만들고 있었다. 그것이 과거의 문학을 복원하는 작업이라면 미래의 출판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같이 만들고 싶었다. 여러 가지 의미로 독립 출판은 출판의 미래라고 생각했으니까.
기존 작가가 아닌 독립 작가, 독립 출판물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 시리즈를 공동 기획한 사람이 강영규 스토리지북앤필름 대표다. 스토리지를 통해 독립 출판을 접하게 됐는데, 새로운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창의적인 작품들에 끌렸고 시리즈로 만들었을 때 더 큰 에너지를 갖게 될 것 같았다.
‘청춘문고’는 누가, 어떻게 작명한 건가?
전체 구성은 남편인 서상민 편집장과 같이 했고 제목은 내가 지었다. 시리즈를 처음 시작할 때 작가 대부분이 20대에서 30대 초반이었고 이제 막 여물기 시작하는 초창기 작업들의 신선함이 새로웠다. 젊은 작가들의 열정과 예술을 이 시점에서 기록하자는 의미로 ‘청춘’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105X150라는 판형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이전부터 가볍게 휴대할 수 있는 형식에 애착이 있었다. 고전 시리즈 문고판인 ‘이음문고’도 내던 터라 같은 크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종이를 얇게 하고 편집만 잘 한다면 작은 책도 얼마든지 편하게 읽힐 거라 판단했다.
담백하면서도 해마다 콘셉트를 달리하는 커버가 눈에 들어온다. 첫 시즌은 클래식하고 미니멀한 형태에 형광 핑크를 사용했고, 띠지에 작가 얼굴 일러스트를 넣어 차별점을 뒀다. 두 번째 시즌에는 감성과 깊이가 돋보이는 작업들이라 채도가 낮고 감성적인 블루 톤을 사용했다. 세 번째 시즌은 (작가들도 어떤 색이 등장할지 궁금해했는데) 브라운을 콘셉트로 잡고 여기에 잘 어울리는 그래픽 작업을 넣은 커버를 덧씌웠다. 미니멀을 선호하는 트렌드에서, 개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뀔 거라 예측했던 결과다. 재인쇄하는 책은 모두 리커버 작업을 하는데, 책마다 그래픽이 어떻게 표현될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저자들은 아무래도 일반 독자들에겐 낯선 라인업이다.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하고 엄선하는데 ‘믿고 본다’는 후기를 종종 만난다. 문고 시리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단행본, 워크숍, ‘청춘 플리앤 토크’ 플리마켓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작가들과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함께 성장하고 열려 있다는 점도 청춘문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라인업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다면?
일단 독립 출판에서 상징적인 작가를 섭외한다. 같은 시리즈 안에 에세이, 시, 그림 에세이, 생기발랄하고 밝은 책과 어둡고 깊은 내용의 책 등 상반되는 스타일을 녹여서 다양성을 확보하려 한다. 독자의 지지를 받거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나가는 작업, 책 한 권 내고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작업을 하는 작가를 찾고 있다.
나는 당신을 편애합니다손현녕 저 | 디자인이음
아픔을 겪은 저자가 주변의 위로들로 일어서고 그 과정에서 기록한 글들이기에 더 감동을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는 책입니다. 긴 터널 속을 지나와보니 제 곁에는 저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하염없이 괜찮다 괜찮다 등을 쓸어주던 장소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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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녕 작가는 편애하는 공간에서 편애하는 사람들과 보낸 시간들, 그것에서 온 직접적인 사유들을 기록한다. 손현녕 작가의 글은 “괜찮아, 괜찮아”라며 무너짐 속에서 손을 건네듯이 한 줄기 빛처럼 밝은 희망이 되어준다. 아픔을 겪은 저자가 주변의 위로들로 일어서고 그 과정에서 기록한 글들이기에 더 감동을 주는 것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