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퇴사 컨설턴트 "회사 밖을 상상하라"
『나 회사 너무 오래 다닌 것 같아』 손성곤 저자 인터뷰
항상 회사 밖으로도 눈을 두고,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계속 찾는 시도를 하면 좋겠습니다. 직장인으로 일하되 직장 안에 갇히는 사람이 되지 마세요. (2019.10.08)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어째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하려고 출근하는 것 같다는 생각. 하지만 모두 알듯이 회사는 그만두고 싶다고 바로 그만둘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 그럴 바에야 그만둘 생각은 그만하고 나를 위해 회사를 ‘야무지게’ 써먹어보는 건 어떨까? 국내 1호 퇴사 컨설턴트이자 직장생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손성곤 저자는 『나 회사 너무 오래 다닌 것 같아』 를 통해 회사 안에서 개인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변하지 않는 유일한 가치는 ‘당신은 회사보다 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17년 차 직장인 손성곤 저자가 전하는 꼰대와 선배 사이, 퇴직과 이직 사이에서 진화하는 방법을 들어보자.
저자님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고비’라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고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직장생활을 길게 놓고 볼 때 고비의 순간은 자신의 가치를 부정당할 때 오는 것 같아요. 내가 옳다고 믿어온 것, 믿음에 근거해서 지금껏 오랫동안 해 온 일이 한순간에 아무 가치가 없는 취급을 당할 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에요. 그것도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그냥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그렇게 되는 순간 말이죠. 그건 믿었던 사람의 배신이나 괴롭힘, 원치 않는 갑작스러운 조직 변경 같은 형태로 나타나요. 고비를 어떻게 극복했느냐고요? 삶에서 중요한 가치 중, 제 개인의 가치를 더 올곧게 세우고 그걸 따르며 일을 했죠.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저를 뒤덮고 있는 이불 중에서 회사가 차지하는 면적을 조금씩 줄이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오래 연습을 했더니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지고 고비가 적어지더라고요.
책 첫머리에서 ‘지금 이 회사를 다니는 이유’를 찾아보라고 하셨는데, 생각보다 찾기 어렵더라고요. 저자님이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회사생활을 연구하고 탐구하기 위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와는 많이 다르죠? 직장생활연구소장으로서 회사를 다양한 사례와 사람들의 행동 양식에 대해 관찰하고 연구하는 장소로 생각하는 거예요. 그래서 웬만한 일을 겪어도, 이상한 사람을 만나도 크게 당황하지 않아요.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임원 및 중간관리자의 입장은 어떤지 동료나 젊은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관찰해요.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할까?’도 관찰하고 고민하죠. 그런 관찰이 제가 글을 쓰는 데 좋은 자극제나 재료가 됩니다. 물론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죠. 결국 저의 2가지 이름인 직장생활연구소 소장과 월급쟁이 가장인 ‘손성곤 차장’을 위해 다니는 것 같아요.
책 속에서 소개하고 있는 ‘나답게 일하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나답게 일하는 방법은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서 나의 관심사 또는 회사 밖에서 하고 싶은 일과의 공통점을 찾는 겁니다. 작더라도 그 공통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어떻게 회사의 일이자 내 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보자고요. 일을 스스로 기획하는 거에요. 그리고 그 일을 자신이 모두 해본다는 생각으로 주체적으로 시작해봐요. 키워드는 ‘공통분모’, ‘기획’, ‘주체적’입니다. 이런 과정을 약 3~6개월짜리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일을 만들어 봅시다. 5년차 미만이라면 조금 어렵겠지만 10년차 정도 되었다면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겁니다.
업무도 업무지만 회사 내에서 쌓인 안 좋은 감정을 떨쳐내는 게 정말 어려운데요. 어떻게 하면 되도록 감정을 배제하고 업무에 임할 수 있을까요?
제 책의 한 꼭지에서도 직장인의 감정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요. 만약 어떤 이상한 사람이 못된 말을 하고 상처를 준다면 ‘아, 저 인간 때문에 상처를 받네, 내가 멀리해야겠다.’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고 멀리하세요. 만약 계속 얼굴을 봐야 한다면 직접 말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런 말을 할 때 상처를 받으니 그렇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이죠. 보통은 표현을 하지 않아요. 하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몰라요. 회사는 우는 아이에게만 젖을 물려주는 곳이에요. 행여나 그가 나쁜 행동을 반복한다면 ‘아, 저 사람은 말귀를 못 알아먹는 인간이구나’하고 그냥 무시해야 해요.
사실 이런 건 반복적으로 훈련해야 해요. 나쁜 감정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들러붙지 않게 흘러가도록요. 저도 회사에서 나쁜 감정에 휩싸이지 않도록 꾸준히 의식적으로 훈련하고 있어요. 만약 이상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하는 짓을 그대로 돌려주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그 행동을 그대로 하면 더 괴롭힐지도 몰라요. 그냥 체념이나 포기보다는 감정 훈련으로 생각하고 감정이 들어 붙지 않도록 계속 마음을 닦아내야 해요.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 봤을 때 최근 직장문화가 많이 바뀌었잖아요. 앞으로의 직장문화는 어떻게 바뀔까요? 그리고 그 변화에 맞춰 직장인들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요?
직장문화는 더 개인적이고 능력우선주의로 변할 것입니다. 앞으로는 기술과 환경의 변화가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올 것이기 때문이죠. 회사는 새로운 일이나 분야를 재빠르게 시도해 보고 안 되면 접고, 가능성이 있으면 바로 확장하는 식으로 일할 겁니다. 일의 속도가 더 빨라질 거예요. 그런 환경에서 일 잘한다는 평판을 받으려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그걸 사업화 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 더 필요해요. 그러다 보면 더 개인주의적인 직장생활이 펼쳐지게 될 겁니다. ‘우리가 남이냐?’ 하는 문화나 같이 ‘으쌰으쌰’ 하며 술 마시는 회식문화는 정말 10년 이내에 사라지겠죠.
‘나 회사 너무 오래 다닌 것 같’은 독자들 말고도 이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독자들에게 사회 선배로서 조언해준다면요?
솔직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분들과 저 사이에는 건너기 힘든 강물이 흐르고 있어요. 책 표지에 있는 문구처럼 저 스스로도 ‘꼰대’와 ‘선배’ 사이에 끼어있는 느낌이 많이 들거든요. 조언해보자면, 일을 대하는 ‘태도’와 사람과의 관계에서 놓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결국 태도로 시작하니까요.
그리고 회사 선배들을 굳이 롤모델로 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항상 회사 밖으로도 눈을 두고,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어딘지 파악하고,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계속 찾는 시도를 하면 좋겠습니다. 직장인으로 일하되 직장 안에 갇히는 사람이 되지 마세요.
퇴사를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딱 한 마디 해줄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이 질문은 많이 받아봤는데 어려운 질문이에요. 모두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죠. 한때 퇴사가 마치 트렌드 같았어요. 퇴사 후 여행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들 말이죠. 제가 말하고 싶은 건 퇴사는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는 겁니다. 마치 버스에서 환승을 위해 내리는 것 같은 그런 과정이에요. 퇴사를 한다고 해서 ‘뿅’ 하고 무언가 바로 이루어진다거나 변하지 않아요. 종착점이 절대 아니라는 거죠. 버스에서 한 번 내리고 나서 다음 버스를 탈 수도 있고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탈 수도 있어요. 커리어라는 긴 여행의 종착점을 한 번 찾아보세요. 그걸 찾았다면 과정 속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겠죠? 만약 아직 못 찾았다면 최소한 ‘동서남북’ 방향이라도 정해 보세요. 그래야만 길을 잃지 않을 거예요.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명확하다면 어떻게 가든 상관없어요. 무얼 타고 가느냐는 그다음 문제에요. 회사를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회사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방향과 목적지를 찾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손성곤
삼성그룹 공채로 제일모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패션 회사에도 장사꾼 신입사원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는 말로 입사에 성공했다. 신규브랜드에 배치받은 지 한 달 만에 사수의 퇴사로 맨땅에 헤딩을 하며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짧은 생각으로 회사를 옮기고 1년 반 동안 불면증과 급격한 체중 감소를 동반한 ‘이직 후 외상 증후군’에 시달렸다. 직장생활 10년 차가 되던 해 다른 사람들이 회사에서 나처럼 힘든 일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들었다. 국내 1호 퇴사 컨설턴트로서 직장에서 소중한 개인의 성장과 변화를 도우며 ‘퇴근 후 2시간’이라는 모임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17년 차 직장인인 그는 실무자와 관리자, 선배와 꼰대 사이의 중간계를 지배하며 여전히 직장생활을 탐험하고 있다.
나 회사 너무 오래 다닌 것 같아손성곤 저 | 카멜북스
회사 안에서 개인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변하지 않는 유일한 가치는 ‘당신은 회사보다 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관련태그: 손성곤 작가, 나 회사 너무 오래 다닌 것 같아, 회사 밖, 직장인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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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장기업의 평균 수명은 33세지만 직장인은 '최소 80살'까지는 살아야 한다. 즉, 회사생활은 점점 짧아지고 회사 밖 인생은 길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 회사에 인생을 바치는 시대는 이미 끝났고 직장생활의 형태는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 이에 대비해 우리는 회사라는 시스템 안에 속해 있는 직장인인 동시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