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허구를 통해서만 표현할 수 있더라고요 (G. 김세희, 박상영 작가)
김하나의 측면돌파 (99회) 2019 젊은 작가 특집 공개방송 1부
이 소설을 쓰면서 픽션이라는 게 뭔지 조금 이해하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요. 허구를 통해서만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더라고요. (2019. 09. 05)
<특집 공개방송 인터뷰 - 김세희, 박상영 작가 편>
김하나 : 안녕하세요! <책읽아웃 - 김하나의 측면돌파> 김하나입니다.
오은 : 안녕하세요!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반갑습니다. 여름의 끝자락을 청취자 여러분들과 함께하게 되었네요.
김하나 : 그렇죠. 이번 여름에 특히 공개방송 기회가 많았어요. 6월에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있었고, 7월에는 <김하나의 측면돌파> 편에서 유시민 작가님을 바로 이 자리에서 만났었어요. 오늘은 그때와는 또 새로운 기분으로 오은 시인님과 함께하게 되었네요.
오은 : <책읽아웃>이 공개방송을 한다는 소문이 돌면 SNS가 떠들썩해지거든요. 김하나 작가님 타임라인도 마찬가지인가요?
김하나 : 제 타임라인도 떠들썩하죠.
오은 : 처음에는 공개방송 조금 부담스럽다고, 못할 것 같다고 하시던데 하실수록 생방송 체질이신 것 같고 무대 체질이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떠신가요? 이제 조금 적응이 되셨나요?
김하나 : 오늘도 긴장이 되고요. 뮤지션들 중에 스테이지에 올라가기 전까지 너무 내성적인 사람 같다가 스테이지에 올라가자마자 변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가 하면 녹음실에서 조용히 녹음하고 틀린 것 같으면 다시 녹음하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저는 늘 제가 후자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도 ‘하다 보면 는다’고, 공개방송을 몇 번 하다보니까 조금 느는 것 같기는 합니다.
오은 : 저도 녹음실형인데요. 녹음을 하고 틀리면 다시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또 틀려요. 그러니까 라이브랑 크게 다르지 않아서 생방송이 편한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게다가 ‘진행 천재’ 김하나 작가님도 옆에 계시니까 오늘 편하게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김하나 : 저도 지금 옆에 오은 시인님이 계시니까 마음이 한결 든든하고 좋습니다. 오늘 특별한 손님을 모셨다고 들었어요.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를 오은 시인님이 말씀해주시겠어요?
오은 : 예스24가 2004년부터 한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원하면서 ‘독자가 직접 뽑는 한국의 대표 작가’ 행사를 이어왔다고 합니다. 지난 2015년부터는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를 알리고 소개하자는 취지에서 ‘한국 소설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매년 쟁쟁한 후보가 나왔다고 하죠. 올해는 자그마치 25만 명이 넘는 분들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결과는 예스24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하나 : 저희가 예스24에서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25만 명이라는 게 진짜 굉장한 숫자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에 공개방송 신청란에는 무려 2,659건의 코멘트가 달렸다고 합니다. 그런 경쟁률을 뚫고 여러분들이 오늘 오시게 된 겁니다(웃음).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후보에 오른 젊은 작가들과 작품에 대해서 독자 여러분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왔는데요. 이제까지 김애란, 정유정, 조남주, 최은영 작가를 만나왔습니다. 올해는 더욱 특별하게 <책읽아웃>과 함께 요즘 가장 핫하다는 두 분의 작가를 모셨어요. 김세희 작가님, 그리고 박상영 작가님 나와 주세요!
김세희 : 안녕하세요. 저는 『항구의 사랑』 을 쓴 김세희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박상영 : 반갑습니다. 저는 『대도시의 사랑법』 이라는 소설을 쓴 박상영이라고 합니다.
오은 : 두 분 다 최근작만 이야기하셨어요. 최신작에 대한 홍보를 많이 하시겠다는 마음가짐이 있는 것 같습니다(웃음).
박상영 : 첫 책 같은 경우는 차마 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제목이 길어서(웃음), 홍보를 할 수가 없던 슬픈 사연이...
오은 : 제목이 너무 길면 본인도 가끔 헷갈리지 않나요?
박상영 : 헷갈리지는 않는데...
김하나 : 한 번 시험해볼까요? 제목이 뭔가요?
박상영 : 저는 작년에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라는 첫 번째 소설집을 내고...
김하나 : 정말 기네요.
박상영 : 네, 그리고 이번에 『대도시의 사랑법』 으로 돌아온 박상영이라고 합니다.
오은 : 김세희 작가님도 첫 책과 연결해서 소개해주세요.
김세희 : 올해 첫 번째 단편집 『가만한 나날』 을 내고 이어서 첫 번째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 을 낸 김세희라고 합니다.
오은 : 오늘 <책읽아웃> 공개방송은 ‘소설 쓰는 사람, 소설 읽는 마음’이라는 주제로 진행될 겁니다. 1부에서 소설을 쓰는 두 작가님께 육하원칙 중에서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서 물어볼 거고요. 2부에서는 어떻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소설을 읽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어떤 것을 함께 읽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이에요.
김하나 : 우리 모두가 구면이죠. 저는 김세희 작가님이 <오은의 옹기종기>에 출연하신 편을 들었었고, 박상영 작가님은 <김하나의 측면돌파>에 출연하셨고요. 두 분은 <책읽아웃>에 출연하셨을 때 어떠셨는지 소감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김세희 : 저희는 <책읽아웃>이 첫 번째 팟캐스트 녹음이었거든요. 오늘이 두 번째예요. 그러고 보니까 두 번 다 <책읽아웃>에 나왔는데, 첫 출연 때 긴장을 되게 많이 했죠. 그런데 말을 하다 보니까 편안해지고 괜찮아지더라고요. 나중에 들으면서 느낀 건, 글과 다르게 수정이 불가능하잖아요. 오랫동안 글을 쓰고 계속 퇴고해서 발표하는 걸 해왔는데 말은 고칠 수가 없어서 ‘이것도 나름대로 신경이 쓰이는 일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요. ‘말을 하면서 내가 편안해진다 싶을 때 조심해야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해서 갑자기 아무 말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김하나 : <책읽아웃>에 나오셨을 때 기억나는 아무 말, 주워 담고 싶었던 말 기억나세요?
김세희 : 아뇨, 말실수까지는 하지 않았는데요. 뒤로 가면서 약간 편안해지고 즐거워지니까 자꾸 말이 많아지는 걸 조금 느꼈어요.
박상영 : 김하나 작가님 처음 뵙는 순간부터 ‘오늘 방송은 됐다’라는 느낌이 들었는데요(웃음). 그때 제가 굉장히 심한 감기를 앓고 있었어요. 그런데 김하나 작가님이 너무 편안하게 해주셔서 정말 아무 말이나 하고, 마지막에는 거의 랩 수준으로 말을 빨리 했더라고요. 원래 대외적인 자리에서는 최대한 톤과 속도를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그걸 잊을 정도로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져들었다는...
김세희 : 저도 들으면서 약간 ‘점점 상영이가 풀리고 있다’라는 걸 느꼈어요(웃음).
박상영 : 봉인이 해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생각보다 굉장히 열광적으로 많이 들어주셨고, 제 책을 안 읽으셨던 분들도 방송을 듣고 책을 사보셨다는 분도 계시고, 실제로 방송이 나간 뒤에 인터넷 서점 점수도 조금 올랐어요. 그래서 출연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은 : 두 분의 공통점이 참 많더라고요. 두 분이 처음에 소설 쓰기 수업에서 만나셨다고 해요. 그리고 ‘제9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받으시기도 했고, 사이좋게 첫 번째 책은 단편소설집 두 번째 책은 장편소설과 연작소설집을 내셨어요. 게다가 두 번째 책의 제목에 다 ‘사랑’이 들어갑니다. 이 평행이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세희 : 저희가 처음 만난 게 2012년이더라고요. 저는 회사를 그만두고 처음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하고 소설 창작 수업을 찾아갔었고, 박상영 작가도 거의 처음 소설을 쓰는 단계였어요. 그때 만나서 같이 수업을 들은 다음에 다른 멤버들과 함께 스터디를 결성해서 꽤 오랫동안 같이 글 쓰면서 책 읽고 공부를 했고요. 문단에 나와서 보니까 서로 친분이 있는 작가 분들은 굉장히 많기는 한데, 저희처럼 처음 글을 쓸 때부터 친구로 지내면서 글을 봐주면서 계속해서 친한 사이로 지내온 경우는 많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제가 긴 시간 동안 박상영이라는 사람의 글을 아주 좋아하고 이 사람을 아주 좋아할 수 있어서 굉장히 행운이었다는 걸 요즘 많이 느끼고 있어요.
박상영 : 제가 ‘김세희 전작주의자’라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지금은 저희가 많이 체질개선을 해서 그럴듯한 상품으로 소설을 내놓고 있지만(웃음), 체질개선이 이루어지기 전에 저희는 정말 엉망진창이었거든요. 그때 저희가 일주일이나 보름마다 한 번씩 모이면서 단편소설을 한 달에 2~3편씩 썼어요. 거의 미친 듯이 썼어요.
김세희 : 그런데 그때 정말 재밌었어요.
박상영 : 맞아요, 정말 재밌었어요. 같이 책 읽고 소설 이야기하는 게 너무 좋아서 매번 그렇게 했거든요. 당시에는 되게 캄캄한 터널을 걷는 기분이었어요. 어차피 안 되는 애들끼리 모여서 이러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하고, 아무리 봐도 서로 나아지는지 잘 모르겠고(웃음).
김세희 : 저희가 처음 시작하는 단계여서 그렇기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합평 모임은 진흙탕싸움 같은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서로 잘 모르는 상태에서 너무 최선을 다해서 봐주고 조언하고...
김하나 : 두 분이 최선을 다해서 합평할 때, 서로에게 해줬던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박상영 : 일단 김세희 작가가 합평할 때 제 작품이 마음에 안 들면 처음에 나오는 말이 있어요. ‘상영아......’ 이거예요(웃음). 이걸로 시작하면 이미 제 작품은 망한 거예요. 지금도 제가 문장을 쓸 때 속도감 있게 쓰지만 예전에는 제가 쓰는 속도에 못 받쳐서 엄청 빨리 썼어요. 한 번은, 제가 단편으로 계속 최종심에서 떨어지니까 고민이 돼서 ‘장편을 써볼까 봐’ 했는데 김세희 작가가 ‘그런데 그 문장을 가지고 장편을 쓰는 건 조금 무리가 아닐까’라고 하면서(웃음)...
김세희 : 제가 평소에 직언을 거의 잘 안 하는데, 정말 애정이 있는 사람한테만 직언을 하는데요. 저는 박상영 작가와 제가 여전히 서로 직언을 해줄 수 있는 사이로 남아있다는 것이 기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상영 : 저는 그냥 구리면 ‘이 부분 너무 구리고 꼭 빼야 된다’ 그렇게 이야기해요.
오은 : 구리다는 말을 할 정도면 정말 가까운 사이군요.
김세희 : 저희의 두 번째 소설의 제목이 비슷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거는 의도한 건 아니었고요.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키워드를 넣은 책이 나와서 같이 많이 호명해주시고 이렇게 불러주셔서 뜻밖의 기쁜 일이 되었어요.
김하나 : 사랑 안에서도 또 다른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대도시의 사랑법』 에는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항구의 사랑』 에서는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단 말이죠. 사랑 중에서도 이런 사랑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어떤 계기가 있는 건가요?
김세희 : 『항구의 사랑』 은 오랫동안 썼던 작품이에요. 등단 전부터 쓰고 있었던 소설이고요. 발표된 첫 장편이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장편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아예 새로 쓰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어요. 저한테는 쓸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인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작가로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써야만 했던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요. 『항구의 사랑』 에는 제가 목포에서 보낸 여고생 시절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는데요. 우리가 스무 살 성인이 되어서 이성애 중심적인 사회에 들어오기 전에 분명히 우리는 다른 존재였던 것 같은데, 내가 그때 많이 보고 듣고 경험했던 그 세계는 분명 다른 세계였는데, 스무 살 이후에 이 세계로 넘어오면서 저는 오랫동안 그 세계를 뒤로 묻어두고 다시 돌아보지 않았었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떠오르고 ‘그 일들은 다 뭐였을까’라는 의문을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요. 글쓰기를 통해서 그때 우리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되살려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김하나 : 제가 궁금한 게 있어서 조금만 더 여쭤 봐도 되나요?
김세희 : 네.
김하나 : 스스로에게 실제 있었던 일들을 소설화한 것인데, 소설에 나오는 ‘민선 언니’ 캐릭터를 바꾸었더니 이야기가 풀려나가기 시작했다고 하셨잖아요. 그 차이는 어떤 거였어요?
김세희 : 최종적으로 ‘민선 선배’가 되었지만, 처음에 한 인물과의 관계를 되살리고 회상하고 싶어서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도무지 객관화가 되지 않더라고요. 그 부분을 계속 픽션화하는 과정이 이 소설을 고치는 과정이었고, 저는 이 소설을 쓰면서 픽션이라는 게 뭔지 조금 이해하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요. 허구를 통해서만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더라고요. 그때 내가 느낀 감정이나 있었던 일들을 그대로 옮기면 다른 사람에게 전달이 되지 않더라고요. 제가 객관화가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은데요. ‘내가 전달하고 싶은 걸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 허구의 설정, 인물이 필요한 거구나’, ‘픽션이라는 게 단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더 정확하게 뭔가를 전달하기 위한 거구나’라는 걸 『항구의 사랑』 을 쓰면서 조금 깨달을 수 있었어요.
박상영 : 저는 이번 소설이 첫 번째 소설집에 대한 일종의 응답이라고 생각하고 쓴 것 같아요. 작년에 김하나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만 해도 작가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이고 책을 내서 글이 읽히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인지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첫 번째 책에 일곱 편의 소설을 묶었을 때, 매 순간마다 굉장히 열심히 쓴 소설이지만, 그것을 제가 완벽히 장악해서 책의 형태로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거예요. 첫 번째 소설집에서 두 편이 퀴어 소설이고 다섯 편이 헤테로 섹슈얼의 연애와 사회 문제를 다룬 소설들이거든요. 아예 환상처럼 구성된 소설도 있고요. 평단이나 독자 분들이 특히 주목해주셨던 부분은 퀴어 소설이었고, 제가 들었던 좋았던 피드백 중에 하나는 퀴어 당사자 분들이 ‘내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 고마웠다’라는 거였어요. 그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서 작가로서 내가 가닿고 싶은 지점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많이 깨닫고 성찰하게 된 것 같아요. 어떤 의미에서는 한쪽 부분만 봐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두 번째 책을 쓸 때는 ‘보고 싶은 걸 보여줄게’라는 마음도 한 가지가 있었고요. 한편으로는, 퀴어 문학은 아주 오래 전부터 한국문학에도 있어왔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종류의 문학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거예요. 첫 번째 책을 내고 조금 타진을 해본 거죠. 그래서 한없이 현재형의, 2019년에 바로 내 옆집에서 살아있을 것 같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나 자신뿐만 아니라 읽는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어떤 정치적인 의미도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소설이 꼭 그런 의미를 가져야 된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고요. 그런 정치성이 필요한 소설들이 있는 것 같고, 제 두 번째 소설집이 그런 것들이 필요한 소설집이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발표순서와 이 모든 내용들을 세심하게 고려하면서 네 편의 소설들을 완성했고요. 이 순서도 저한테는 되게 중요했어요. 저는 『대도시의 사랑법』 이 비로소 작가가 되게 만들어준 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작가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기도 하고, 저에게 있어서 너무 중요했던 주제에 대한 저의 해석이자 세상이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저의 해답이기도 하고요.
오은 :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1부를 마무리할 시간이 됐습니다. 2부에서는 우리 모두 소설을 읽는 독자로서 어떻게 소설을 읽고 있는지, 무엇을 함께 읽고 싶은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오디오클립 바로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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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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