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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우 “비행기로 배운 엔지니어의 자세”

『비행기를 만든 사람들』 유지우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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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를 통해, 구체적인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엔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2019. 0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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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엔지니어가 왜 비행기에 관한 책을 쓰고 있냐.” 유지우 저자가 책을 준비할 때 많이 들었던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 책은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비행기를 만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차량 기술에 대한 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자동차 엔지니어로 일하는 저자는 공학의 관점에서 보면 비행기와 자동차는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자동차를 잘 알다 보니 항공기술의 발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비행기 엔지니어에 대한 글도 쓰게 됐다고. “혁신은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고 조금씩 이루어 가는 것이며, 또한 여러 사람이 이루어 가는 것임”을 말하고 싶었다는 유지우 저자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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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만든 사람들』  은 선생님의 첫 번째 책입니다.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귀중한 시간을 내주신 독자분들께 먼저 감사 말씀 드립니다. 처음 낸 책이라 이런 인터뷰를 포함하여 모든 것이 낯설지만, 관심 있는 주제로 서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무척 기쁩니다.

 

본업이 굉장히 독특하시네요. 그동안 출판계에는 다양한 직종의 종사자들이 본인 분야와 관련한 책을 출간하여 공감을 얻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자동차 엔지니어이시면서 비행기 엔지니어에 관한 책을 쓰셨습니다. ‘비행기’에 대한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자동차와 비행기는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겁니다. 사실 공학 또는 엔지니어 관점에서 보면 이 둘은 아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책에도 나와 있지만, BMW 같이 지금 독일의 유명한 자동차 회사들은 처음에 항공기 엔진을 제작했던 회사였지요. 또 제가 회사에서 맡고 있는 소음 진동 분야는 항공기의 소음 진동과도 아주 관계가 깊을 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도 많은 경우 동일합니다. 주위에 항공공학을 전공한 동료도 무척 많고, 업무를 진행할 때 늘 항공기 관련 논문들도 참고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두 분야는 한번도 별개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자율 주행이나 드론 같은 새로운 기술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은 더욱 그렇죠! 그래서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날 사람을 가득 태운 비행기가 이륙할 때 경이를 느꼈고 문득 ‘아, 어떻게 이런 기계를 사람이 만들 수 있었을까’ 생각했죠. 항공기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자료를 찾고 정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으로 연결되었던 거지요.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비행기’ 하면 ‘라이트 형제’만 떠올랐는데요. 비행기 발전에 기여한 엔지니어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저 역시 어렴풋하게만 알고는 있었는데, 원고를 쓰면서 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외국의 사례가 소개될 때는 아무래도 흥미 위주로 소개되다 보니, 처음 비행기를 만든 사람으로서의 라이트 형제 외에 다른 이들은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잘못 알려진 경우도 있는데, 예를 들면 독일 공학자 융커스의 경우는 전쟁 다큐멘터리의 영향으로 좋지 않은 이미지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정반대의 삶을 살았습니다. 라이트 형제가 물론 제일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책에 소개되었듯 이후의 항공기술 발전은 라이트 형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책에서 몇 사람이나마 더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본문 중 라이트 형제의 특허 분쟁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라이트 형제가 자기 꾀에 자기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들이 기술자로서의 포용력을 갖고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항공 분야는 더 큰 발전을 이루었을까요?


역사를 가정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런데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 발명 이후에 취한 행동은 사실 기술개발의 역사에서 지금도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위대한 발명을 하면 그게 최고라는 생각은 엔지니어 개인이나 회사나 모두 빠지기 쉬운 유혹입니다. 기술개발은 단 1초도 멈춰 서 있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계속 개발하거나, 쉬지 않고 빨리 받아들이고 융합해야 합니다. 그 유명한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처음 만들었지만, 필름 카메라가 영원할 것이란 잘못된 판단으로 1등 자리에서 영원히 밀려났습니다. 하지만 보잉의 경우는 목재회사에서 재빠르게 비행기 회사로 변신해서 성공했죠. 만약에 라이트 형제가 좀 더 포용력을 가지고 많은 동료 엔지니어들을 적이 아닌 동지로 끌어들여 새로운 항공기술로 나아갔다면 형제의 이름이 더 빛났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헬리콥터의 아버지 ‘이고르 시코르스키’라는 엔지니어가 다른 엔지니어들보다 유난히 애정이 갑니다. 자신의 꿈을 펼치는 데 40년이란 세월을 참다니요.


정말 그렇죠. 소개된 많은 사람들의 이력이 존경스럽긴 하지만 시코르스키는 특히 그렇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끈기가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않는 자세인데요, 그러려면 세상을 낙관적으로 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시코르스키는 조국에서 쫓겨났고, 가난해서 돈을 빌리러 다니기도 했지만, 모두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습니다. 계속 관심을 갖고 연구하면서 자기 실력을 꾸준히 쌓아갔습니다. 마침내 준비되었을 때,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의 인생은 엔지니어로서뿐만 아니라 인간 개인으로서도 본받을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엔지니어 12명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모든 얘기가 ‘꿈’으로 귀결되는 느낌입니다. ‘비행기’와 ‘꿈’은 어떤 관계인가요?


답변하기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그 관계를 ‘비행기란 곧 포기하지 않는 구체적인 꿈’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12명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는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에게 막연한 꿈이 아닌 ‘비행기’ 같은 구체적인 꿈을 가지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면 그 꿈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겁니다. 꿈은 청소년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죠? 이 책에 소개된 체펠린, 융커스는 심지어 나이 50세가 되어서 처음 비행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늦은 시기라 해도 꿈을 가지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책의 말미에도 언급했지만, 기술이 더 복잡해지면서 미래에는 엔지니어가 더욱더 귀한 시대가 될 겁니다. 따라서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 청소년들에게는 격려와 함께, 이 책이 작은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학은 또 하나의 언어입니다. 공학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세상,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같은 동료 엔지니어들에게는 우리의 일이 세상에 큰 의미가 있고, 잘하고 있다고 어깨를 토닥거리는 의미로 이 책이 위로되었으면 합니다. 이런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지우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University of Southampton)에 속해 있는 소음진동 전문대학원(ISVR)에서 2005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료들과 함께 소음이 적은 차체 플로어를 개발하여 싼타페 차량에 적용하는 등, 1995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이후 현재까지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차량 진동소음 기술과 관련하여 약 3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에 발표했다.

 

 


 

 

비행기를 만든 사람들유지우 저 | 지성사
하늘을 날고 싶다는 인간의 꿈은 이처럼 모험심으로 가득한 과학 기술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항공의 역사는 우리가 알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의 기록이며, 혁신을 위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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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비행기를 만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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