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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정 “국어 공부는 주전자 물 끓이기”
EBS 고교강의 국어영역 윤혜정 선생님 인터뷰
윤혜정 선생님은 덕수고 국어 교사이며, 수능 국어 개념 총정리 『개념의 나비효과』 교재 집필자로서 다수의 EBSi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9. 04. 23)
언제부터인가 파란 하늘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미세먼지만으로도 부족해서 초미세먼지의 공포까지, 우리는 황사와 스모그 때문에 회색으로 흐려진 하늘에 대책 없이 노출되어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 “언제부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 이 질문을 국어 과목 공부에 적용해 보면, 표현 하나 바꾸지 않고도 딱 맞아떨어진다. 늘 공부하지 않아도 기본은 할 수 있는 과목, 어쩌면 따로 공부하는 게 오히려 어색한 과목. 그런데 어느 순간에 바로 이 국어 과목의 성적이 수험생의 발목을 잡는다. 뒤늦게 급하게 대책을 마련해 보려 애써 보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당황스럽기만 하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특별한 공부 비책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변은 어이없게도 “국어 공부 따로 하지 마라”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반발할지도 모른다. 아니, 국어 공부가 쉽지 않다는 고민이 한참 깊은데, 그 공부를 따로 하지 말라니… 참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답변이 아닌가? 화내지 마시기 바란다. 마음 급한 수험생에게는 ‘따로 잘 할 수 있는’ 공부 방법을 말씀드릴 것이다. 다만, 국어 공부를 진정 잘할 수 있는 길-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평소에 꾸준하게, ‘공부 안 하듯이 공부하는’ 진짜 고수의 국어 공부법은 분명 있다는 말이다.
중학교까지는 그럭저럭 어려움이 없었건만, 막상 고등 국어를 만나면서 내신은 내신대로 수능은 수능대로 조금씩 버거움을 느끼는 대부분의 학생들. 늘 언제든 따라잡을 수 있다고 방심하다가, 모의고사 한 번에 깊이 모를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절망을 경험하는 수험생들. 기본 실력으로 해결이 가능한 과목이라고 믿었다가, 마침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상황을 걱정해야 하게 된 전국의 모든 ‘국어 고민자’들에게 오늘 이 대담이 어둠 속의 빛이 되기를 바라면서, EBSi의 국어 대표 강사 윤혜정(덕수고 교사) 선생님을 만나 본다.
『국어 공부 따로 하지 마라』 는 책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정말, 국어 공부 따로 안 해도 괜찮은 걸까요? 국어 공부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말 그대로 ‘따로 안 해도 된다’는 의미와, ‘필요하다면 따로 해야 한다’는 반어법적인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는 제목이라 생각합니다. 평소에 마치 숨 쉬듯이, 매일 밥을 먹듯이 자신도 모르게 꾸준한 국어 공부를 해 온 사람에게 국어 공부는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일 이 부분에서 뭔가 문제가 있거나 결손이 있었던 학생이라면 꼭 필요한 공부를 아주 효율적으로, 그러면서도 특별히 부담스러운 중압감만은 최소화하는 그런 공부가 필요하기에 만든 제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실 매일매일 국어 공부를 하면서 살아갑니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방송을 보고 듣는가 하면 신문이나 책을 읽기도 하고, 학급 회의를 하거나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는 일도 자주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국어 생활이고, 국어 공부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올바른 의사소통과 내용 이해, 자연스러운 어휘력의 축적과 문법적인 체계화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면 - 즉 일상이 곧 제대로 된 국어 공부의 장이었다면, 특별한 국어 공부가 필요 없게 됩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이런 기회를 온전히 활용하지 못한 채 자신의 국어 실력 기초를 불안하게 느끼게 되는 순간, 국어 공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마침내 공포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의 국어 공부는 호들갑스러운 ‘특급 처방’보다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차분하게 길을 모색하는 ‘특별하지 않은’ 국어 공부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개념의 나비효과-국어』 교재 및 인터넷 강의가 수험생들 사이에서 대단히 유명한 것으로 압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학생들이 실제 국어 공부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저자로서의 조언을 주신다면?
‘개념의 나비효과’라는 이름으로 교재를 집필하고, 강의를 시작한 것은 2011년이었어요. 제가 만나왔던 많은 아이들… 국어 공부를 한번 제대로 하고 싶지만, 도대체 어디를 출발점으로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교재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때 저의 목표와 결심은 “그래, 아이들 스스로 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길러 주자. 국어는 결국 스스로 사고하며 글을 읽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목인데, 아이들 눈앞에 놓인 지문들을 다 읽어 주며 이해시켜 주고, 문제를 매끈하게 설명해 주는 수업만으로는 진짜 국어 공부를 오히려 방해하는 일이니까.”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국정교과서였던 국어 교과서 상/하 두 권, 그리고 교육과정평가원의 기출 문제-언어 영역 시험지. 정말 이 재료들을 쪼개고 분류하고 말 그대로 탈탈 털어서, 고등학교 국어, 수능 국어에 필요한 교육과정 상의 주요 개념을 전부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교과서의 순서대로가 아닌, 국어 공부를 처음 해 보는 학생들일지라도 처음부터 순서만 밟아간다면 이해하기 쉬운 순서대로 ‘재정렬’하고 개념들을 ‘그룹화’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개념의 나비효과] 단 한 권만 공부했을 뿐인데, 국어 수업이 들리고, 기출 문제 속 지문과 선지들이 읽힌다는 경험을 하게 된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개념의 작은 힘이 국어 공부에 태풍처럼 커다란 긍정적 위력을 발휘하게 된 것이죠.
국어 공부가 막막한 학생들, 수능 국어를 어떻게 대비해야할지 모르는 수험생이라면 우선 『개념의 나비효과』 라는 교재와 강의를 통해 처음 보는 다양한 종류의 글을 읽는 방법을 공부하시면 좋습니다. 누군가 설명해 주는 시, 소설, 비문학 글의 이해가 아니라, 처음 보는 글이라도 스스로 읽어 내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개념의 나비효과는 그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누구든 하루에 한 강씩 딱 30일을 목표로 삼고, 국어를 스스로 공부하게 될 자신을 기대하며 공부한다면, 처음 보는 글을 혼자서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즐거움을 만나게 될 수 있습니다.
평소 독서를 많이 하지 않은 학생들이, 뒤늦게 국어 공부의 어려움을 느끼게 되면서 지난 일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런 학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신가요?
확실히 독서를 많이 한 학생들은 아무래도 국어를 잘하게 되는 편이에요. 다양한 글의 문맥과 세부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 특히 문학 작품을 감상해 내는 힘 등의 측면에서, 독서는 큰 도움이 되죠. 글보다는 영상 미디어가 더 익숙한 세대인 요즘 학생들은 대부분 어휘력이 아주 약한데, 꼭 책이 아니더라도, 신문이나 기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글 읽기 활동을 충실히 한 사람도 나름대로 생생한 국어 공부를 이미 오랫동안 한 것 아닐까요? 아무튼 이러한 모든 활동들이 국어의 기초체력으로 합성되어 몸속에 체화되어 있다면 국어를 잘할 수 있는 조건은 충족 완료입니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시절을 되돌릴 수 없다면? 후회하고 있는 지금이 되돌릴 수 있는 가장 빠른 시점인 걸 생각해야 합니다. 현재 공부하고 있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과거의 아쉬움으로 인한 약점들을 현명하게 메워 낼 수 있는 방법! 그걸 찾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선생님, 전 어렸을 때부터 진짜 책을 안 읽었어요. 저 이번 생에는 틀렸나요?’라는 대답에 ‘그럴 리가! 비록 지금까지 독서를 많이 하지 못했어도, 지금부터 국어 잘할 수 있어. 공부를 전략적으로 하면 돼.’라고 희망찬 답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물론 그 희망에 구체적 길을 열어 주는 것은 국어교사인 제가 노력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당장 코앞에 수능시험이 닥친 수험생이 아니라면 바로 지금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먼저 독서의 세상에 발을 들여 놓으세요. 우선은 재미있는 책으로… 중학생을 위한, 고교생을 위한 필독서가 아닌,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읽기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독서의 근육이 길러지면 국어 교과서 속 글들이, 수능 모의고사 시험지 속의 글들이 예전보다 훨씬 가볍게 느껴질 것입니다. 누구에게도 시간은 결코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국어 공부가 다른 과목과 다른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본 인터뷰 맨 앞에서 국어 공부를 ‘주전자 물 끓이기’로 비유해 주셨습니다만,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른 과목과는 구별되는 국어 과목만의 아주 독특한 특징이 있죠. 첫째, 공부의 시작점을 모르겠다. 둘째, 공부를 해도 티가 안 난다. 그래서 뭔가 시작을 하려고 해도 막막하고 공부를 시작하긴 했어도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이 들고, 눈에 보이는 성적 향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금방 포기하고 싶어지게 되는 과목이 국어 과목이에요.
수학은 수학 공식, 즉 개념부터 시작해야 하고, 영어는 어휘와 구문 공부가 기본이 되겠죠, 사회나 과학 같은 탐구 과목도 분명 개념 정리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시는? 소설은? 시도 소설도 아닌 비문학 글들은? 어디부터 시작해야 되죠? 어떤 시가 시의 시작인가요? 소설의 시작은요? 고전 문학부터? 읽지도 못하겠는데요. 이런 고민들이 계속 이어지는 겁니다.
막상 공부를 시작해도 국어는 다른 과목처럼 구체적인 범위가 없기 때문에 내가 뭘 얼마큼 알고 있는지 가늠이 잘 안 됩니다. 수학이라면 ‘이제 집합은 알겠다.’라거나 ‘이제 행렬은 다 정리했다.’는 식의 내 공부의 양과 성과를 가늠해 볼 수가 있는데, 국어는 그게 아닌 것이죠. 내가 시 열 개를 공부했더라도 열한 번째 시가 나오면 또 다시 좌절 모드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있으니까요.
국어 공부를 할 때 꼭 생각해야 할 것은,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하고 있는가?’하는 거예요. 정리된 것을 암기하고 기억하는 공부로는 범위조차 명확히 규정짓기 어려운 국어를 잘 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양한 글들의 ‘갈래별 특징’을 알고, 그러한 글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떤 방법을 통해 제시하는지’를 배우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 시가, 이 소설이, 이 글이 ‘어떤 화자’를 통해, ‘어떤 서술자와 인물들’을 통해, ‘어떤 화제와 근거들’을 통해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이해하는 연습을 하는 거죠. 스스로 그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은 읽기의 도구가 되는 개념을 알려 주고, 학생들은 그것들을 바탕으로 글을 읽으며 사고하는 시간과 노력을 쌓아가야 합니다.
‘물을 끓인다’는 비유와 비슷한 것으로, 국어 공부는 ‘계단 오르기’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산길의 오르막은 내내 비스듬하게 계속 올라가는 데 비해, 계단은 평지로 이어지다가 한 칸 쑥 올라가고 그런 다음에 다시 평지로 이어지다가 또 잠시 후에 쑥 올라갑니다. 공부를 해도 즉각 성적이 오르지 않는 특징, 그러다가는 어느 한 순간에 지금까지의 노력을 한꺼번에 보상해 주는 듯한 - 성적의 수직 향상을 반영하는 그래프 양상을 보이는 거죠. 많은 학생들이 국어 공부를 하면서,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제자리예요.’라는 하소연을 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국어 공부의 특성을 제대로만 알게 되면, 이럴 때 ‘불필요한 실망’ 혹은 그에 따른 ‘안타까운 자포자기’도 하지 않는 현명한 학생, 바람직한 수험생이 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특히 수험생들에게 최근 몇 년 간의 국어영역 시험은 소위 ‘불수능’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무엇이 가장 큰 어려움인지, 또 그에 대해서는 어떤 전략과 마음가짐으로 공부에 임하는 것이 필요한지… 특급 비법이라도 알려 주실 수 없을까요?
최근 수능 국어 영역 문제가 많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제가 교단에서 국어를 가르친 지난 16년 동안 여러 번의 변화 속에서도 수능 국어(언어) 시험을 공부하는 방법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죠. 수능 국어 공부의 비법, 역설적이게도 큰 변화의 앞에서 오히려 변하지 않고 기본을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최선의 공부법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불수능 국어영역에서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지점은 대략 3가지 정도로 요약이 됩니다.
1. 지문 자체가 읽기 까다로운 경우가 많으며, 과학/기술, 혹은 경제/법과 같은 전문적인 화제를 다룬 글에서 고난도의 문항이 출제되고 있다. ‘이 지문들, 이 킬러 문항을 놓치면 넌 끝이다.’ 라는 분위기.
2. 문법 영역에 지문이 제시되고 거기에 문법 문제가 세트로 구성된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까다로운 문항이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 ‘엄청난 변화이지 않느냐? 이런 변화 대비 못하면 넌 끝이다.’ 라는 분위기.
3. 원래 수능 국어에는 누구든 처음 보는 문학 작품이 출제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EBS 교재에 수록돼 있지 않은 문학 작품은 어떻게 할래? 그걸 다 정리 안 해두면 넌 끝이다.’ 라는 분위기.
이러한 수능 국어 영역의 변화들과 그 변화 앞에 처한 학생들의 두려움이 맞물리면서, 국어 공부가 필요 이상으로 더 어렵게 느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천기누설의 비법은 못되지만, ‘불수능’ 국어를 대비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시작해 볼까요?
첫째, 체감 난도가 높은 독서 영역을 공부할 때는 ‘이건 국어 시험이다.’라는 전제를 가지고 공부하세요. 생소하고 어려운 화제를 다루고 있지만, 과학 시험도, 경제 시험도 아닌 국어 시험입니다. 나의 배경 지식을 묻기 위함이 아닌, 출제자가 엄선하여 구성해 놓은 복잡한 정보들을 이 학생이 이해하고 있는지, 문장과 문장 사이의 숨은 뜻은 추론도 할 수 있는지, 출제자가 전달하고 싶었던 정보들을 좀 더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기 위한 국어 시험이라는 거죠. 이에 대비하는 구체적인 공부법으로는 기출 지문들을 다뤄보는 것입니다. 독서 공부가 어려운 학생들은 최근의 기출문제보다는 2011~2016학년도 문제부터 보는 것이 자신감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어느 정도 독서 지문의 내용 구성과 전개, 난도에 적응이 됐다면 비판적 사고 영역의 문제에도 도전해 봐야죠. 가령 <보기>가 있는 3점짜리 문제들에 집중하면서 공부한다든가, 2017~2019학년도 최근 기출 문제의 고난도 지문과 문항들을 토대로 반복적이고 분석적인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음은 문학 갈래. ‘전 문학 공부 정말 많이 했는데요? 그래도 안 돼요.’… 과연 그럴까요? 선생님이 해석해 주는 문학 수업을 열심히 들은 것, 문학 작품의 문장이나 어휘마다 깨알같이 분석해 놓은 친절 지수 100%인 교재를 열심히 정리하며 공부한 것들은 문학 공부에서 철저히 배제하세요. 스스로 감상하는 연습. 그것만이 진짜 공부가 되는 거예요. 그 진짜 문학 공부를 제대로 한 학생은 수능 시험장에서 아주 편해집니다. 수능 국어에서 요하는 문학 감상은 대단히 어려운 고난도의 주관적 감상이 아닙니다. 문학 작품은 독자의 주관에 따라서 얼마든지 감상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수능에서는 대부분 주어진 조건(<보기>) 내에서 감상의 적절성을 묻는 문제들이 나옵니다. 나 혼자 작품을 1부터 100까지 분석해야 하는 게 아니라, 분석해 놓은 선지들의 적설성만 판단할 수 있으면 된다는 거예요. 시험장에서 처음 보는 작품 이해의 부담은 수험생 혼자 지는 게 아니라 처음 보는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만들어 놓은 출제자와 함께 지는 거라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문법입니다. 문법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국어 문법의 기초가 부족하거나 아예 기본 개념을 정리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두말하지 말고, 수능에서 요구하는 교육과정 상의 문법 개념부터 정리하세요. 짧게는 3일, 길어봤자 일주일이면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기본 개념을 한 번 체계적이고 압축적으로 정리한 후 기출문법 문제를 살펴보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목표점과 길이 보입니다. 문법 문제는 매번 출제되는 요소가 번갈아가며 나옵니다. 따라서 빈출 개념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공부를 집중적으로 해 보면 이유 있는 확실한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국어 공부법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알고 싶습니다. 국어 고득점을 노리는 수험생, 지금보다 더 나은 성적을 향해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일선 교사로서 또 EBSi 유명 강사로서 ‘국어 공부 잘하는 습관 베스트 5’를 꼽아 주신다면?
1. 학교 국어 시간에 충실해라!
다년간의 분석 결과, 평가원의 수능 시험이 다루는 개념은 국어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개념, 즉 학교 국어 시간에 배우는 교과서 개념과 일치합니다. 또한 학교 국어 선생님은 내신 국어 시험 출제자입니다. 출제자의 직강에 집중하지 않고, 나 혼자 따로 공부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어리석은 공부 방법입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충실하십시오.
2. 내신 국어 공부… 학습 목표와 학습 활동을 반드시 챙겨라!
교과서에 실려 있는 지문은 국어 공부의 도구입니다. 교과서에 실려 있는 글들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하고 학습활동 문제를 통해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하세요.
3. 남들이 어려워하는 영역… 피하지 말고 정면 승부해라!
국어의 고수는 압니다. 고전 문학과 문법 영역이 오히려 성적 올리기에 좋다는 것, 그리고 이 영역들이 나의 국어 경쟁력이 돼 줄 수 있다는 것. 어려운 갈래라고 피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정면 돌파의 결심을 다지세요.
4. 국어도 언어 과목… 늘 어휘력 향상에 힘써라!
지금 바로 휴대폰과 컴퓨터 즐겨찾기에 표준국어대사전 페이지를 추가하세요. 국어 교사인 저도 하루에 국어사전을 최소 열 번 이상 열어봅니다. 문맥을 통해 어휘의 의미를 추론해 보고, 사전의 예문을 통해 어휘의 쓰임을 파악하는 연습은 비문학 글뿐만 아니라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5. 학교 국어 수업을 보완할 수 있는 국어 공부가 필요하다면 개념부터 제대로 정리해라!
시험을 대비한 국어의 기초 체력을 위한 ‘국어 독해의 원리’ 시리즈. 국어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왕초보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에게는 ‘국공따’라는 재치 넘치고 친근한 교재.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고3 학생들에게는 ‘4주 특강 고난도ㆍ신유형’이라는 교재를 추천해 드려요. 자신에게 맞는 교재를 잘 활용한다면 국어 실력 업그레이드에 분명 도움을 줄 겁니다.
어느덧 마지막 질문입니다. 선생님 강의를 듣다 보면, 지금은 비록 국어 교사이시지만 학창 시절에 남들보다 국어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다는 얘기를 가끔 하십니다. 혹시 공연한 겸손의 말씀은 아닌지,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해서 최고의 국어 교사가 되실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공개해 주실 수는 없으신지요?
저 국어 잘했어요(웃음) 좋아했으니까요. 남들보다 국어를 잘하지 못했던 건 아니고, 수능 성적표에서 국어 성적이 다른 과목들보다 낮았다는 얘기였습니다. 제가 지금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 소위 ‘양치기’ 방법으로 수능 국어를 공부했거든요. 제가 학생의 입장에서 잘못된 수능 국어 공부를 해 봤기 때문에, 어려움 앞에서 좌절하는 학생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해서 9등급을 2등급으로, 7등급을 최상위 1%로 만들어내는 학생들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너도 할 수 있어. 내가 도와줄게!’라고요.
최고의 국어 교사라는 표현은 당치 않습니다. 저는 수많은 국어 교사들 중 한 명으로, 그저 EBS라는 기회를 통해 보다 많은 아이들 앞에 서 있을 뿐입니다. 대학 입시라는 엄연한 현실 속에서 조금이라도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아이들이 해야 할 수많은 일들 중 ‘국어’라는 작은 짐을 함께 들어 줌으로써 좀 더 행복하게 걸어갈 수 있게 돕기를 오늘도 바라봅니다.
EBS 국공따 1권 표현 방법 알기 (2019년용)편집부 | 한국교육방송공사
독해 능력 신장을 위해 지문을 기반으로 한 개념 학습으로 국어 개념 요소를 실제 작품의 사례와 함께 학습 할 수 있다. 읽기 자료와 전략을 학습자의 수준 및 트렌드를 반영, 제시하고 각 단원 미션을 따라가며 실력 쌓기 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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