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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해 보이는 시, 그러나 깊다
『처음 가는 마을』 박지홍 편집자
시가 쉽다는 것이다. 어려운 단어, 복잡한 대목이 거의 없다. 그래서 시를 조금은 만만하게(!) 대할 수 있게 해준다. 근데 묘한 게, 천천히 읽어보면 참 시가 깊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특히 노년의 사랑을 다룬 후반부 10여 편의 시는 아주 좋다. (2019. 02. 18)
몇 달 전, 출장 길이었다. 행사를 함께 진행한 스태프들에게 책을 한 권씩 선물하고 싶었다. 북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그곳에서 다섯 명이 각자 책을 골랐다. 4권이 봄날의책 출판사가 만든 책이었다. 출판사 이름만으로 신뢰를 얻는 책들이 있다. ‘이 곳에서 만들었으니 분명 좋은 책일 거야.’ 봄날의책 출판사가 그 중 한 곳이다. 박지홍 편집자(대표)가 오랫동안 궁금했다. 말과 글, 행동에서 풍기는 연륜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했다. 봄날의책 세계시인선으로 출간된 이바라기 노리코의 『처음 가는 마을』 을 앞에 두고 긴 대화를 나눴다.
문학성 넘치는 글, 단정하고 깔끔한 디자인
<월간 채널예스>의 인기 코너 ‘북관리사무소’에 초대된 소감이 궁금하다.
“무척 영광이다!” 이렇게 다들 얘기하는 거 아닌가. (웃음) 실은 낯을 가리는 편이어서 인터뷰 요청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닌 원칙’을 갖고 있다. 다행히도 서면 인터뷰라고 해서 응했다. 서점 관계자가 뭔가 해보자는데 감히 거절할 간 큰 편집자가 아니다.
하하. 간이 크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봄날의책 출판사의 7년의 역사와 당신의 이력이 무지 궁금하다.
출판 경력은 30년에 이르는, 아주 오래 묵은 편집자다. 간이 크지 못해, 창업을 미루고 미루다 아주 늦게 출판사를 차렸다. 솔직히 좀 부끄럽고 그렇다. 젊은 패기에 시작해야 맞는데, 용감하지 못해서... 마지막 직장은 휴머니스트의 자회사 ‘아카이브’였다. 3년쯤 일했다. 아마 지금은 ‘아카이브’가 아니라 휴머니스트로 검색해야 내가 낸 책들이 나오지 싶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김진숙의 싸움을 다룬 책 『사람을 보라』, 르포작가 희정의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 4대강에 반대하는 작가들의 시, 산문, 사진 모음, 이렇게 3종 세트, 그밖에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 『반反)자본 발전사전』 , 『자본주의,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미국처럼 미쳐가는 세계』 , 『먹고 마시고 숨쉬는 것들의 반란』 , 『학살, 그 이후』 등등. (제목들이 딱 맞는지는 굳이 확인해보지 않았다)
어쨌든 모두 힘센 책들이었다. 그런 책들이 좋았고, 그렇게라도 살아 있다는 실감을 하고 싶었나보다. 진정성이라는 표현은 너무 과하고, 그냥 책으로라도 뜨겁고 싶었고, 피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내는 책들과 온도가 너무 달라서, 나는 아는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게 생각한다. 누구는 정체를 밝히라고도 한다. 근데 나도 어느 것이 내 얼굴인지 모르겠다. 아, 미술전문출판사 열화당에서 5년 5개월 일했다. 나머지 시간은 외주 프리랜서, 출판사 기획자 등 출판 관련 일을 쭉 했다. 행인지 불행인지, 출판일 말고는 단 하루도 다른 일을 해본 적이 없다.
배제되고 소외된 언어권의 작품들에 주목해 책을 펴낸다. 특별한 계가가 있었을까?
음, (대면 인터뷰라면) 이런 질문에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뜸을 들인 뒤, 조금은 비장한 표정으로 “힘세고 강한 나라, 언어권의 문학에 불편함을 느낀다. 돈 많고 잘사는 나라가 문학 수준도 높다는 법은 없지 않느냐. 그래서 의식적으로 안 그런 나라, 언어권의 문학에 주목했다”라고 해야 폼이 날 듯한데, 그건 진실의 10%에 불과하다.
아까 마지막 출판사에서 힘센 책들(이라고 쓰고 사회과학이라고 읽는다)을 주로 내왔다고 했는데, 참 주목도 받고 했는데 독자가 너무 적었다. 그리고 책의 수명도 너무 짧았다. 모회사에서 이런저런 지원을 꾸준히 했는데도 말이다(그때 내가 낸 책만으로 종합일간지 전면 광고도 몇 번 해봤다). 가장 잘하는 주제는 맞는데, 얼굴 익혀온 저자들은 다들 이 바닥 사람인데, 그렇게 하다가는 굶기 딱 십상이었다. (지금도 그분들이 참 자랑스럽고, 난 참 창피하다)
그래서 다른 분야에 기웃거리게 된 셈인가?
그렇다. 그동안 잘 본 책에 소개된 문학 작품에 눈이 갔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는 중국작가 한샤오궁의 『열렬한 책읽기』에서, 막스 피카르트의 『인간과 말』 은 바슐라르 책의 각주에서 발견했다. 두 책 모두 소설가 배수아의 번역이다. 배수아 번역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포르투갈 작가 안투네스의 소설 『대심문관의 비망록』 , 브라질 작가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소설집 『달걀과 닭』 (근간)까지 내기에 이르렀다. 아, 포르투갈 문학 감수자 김용재 선생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내가 (우연이든 필연이든) 누구를 만났나가 그렇게 문학으로, 조금은 아웃사이더 세계문학으로 나를 이끌어주었다. 아아, 시인 쉼보르스카의 번역가 최성은 선생도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폴란드 시와 산문도 여럿 나올 듯하다. 근데, 뭐니뭐니해도 『불안의 서』 가 무척 많은 독자들을 만났고, 그에 고무되었다. 이렇게 두껍고 비싸고 어려운 책을 애호하는(!) 독자가 이렇게나 많다니. 이렇게 가도 되지 싶었다.
봄날의책은 작가들이 좋아하는 출판사로 유명하다. 왜일까? 단순히 문학을 다루기 때문이 아닌 것 같다. 자화자찬해도 좋다!
음음, 너무 과장된 평가 같다. 한국에 작가들이 최소한 수만 명은 된다고 알고 있다. 그들이 모두 봄날의책의 독자라면 작은 빌딩 한 채쯤 이미 마련했겠지. (농담이다)
아마 봄날의책을 좋아하는 작가들이 얼마간 있다면, 다른 문학출판사들과는 조금 다른 문학 책을 내기 때문이 아닐까. 연간 내는 종수가 많지 않다보니, 한권 한권에 좀더 품을 들이는 것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명을 밝혀도 된다면) 신해욱 시인의 산문집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초기에 낸 산문선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 에 시인의 글 몇 편이 실렸다. 글이 너무 좋아서, 기회가 되면 당신의 책을 내고 싶다고 메일을 드렸다. 얼마 뒤, 봄날의책에서 산문집을 내고 싶다는 고마운 제안을 해주셨다. 너무 좋았다. 출판사를 차린 지 몇 해쯤 지났을까. 좋아하는 작가의 글들이 보였다.
팬심으로 한번 봽고 싶다는 연락을 대뜸 드렸다. 그 작가의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은 무슨, 그냥 그이들이 궁금했다. 다행히, 거절당해본 적은 없다. (돌아보니, 몇 명 안 된다.) 다들 봄날의책의 책들이 마음에 들어서라고, 기꺼이 나와주셨다. 행운이 따라서 김현, 성동혁 시인의 책을 내기로 했다. 아마, (자화자찬하라니) 문학성 넘치는 글과 단정하고 깔끔한 디자인 등이 호감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물론, 확인해보지는 않았다. 아니라고 하면 참 민망하지 않나!)
어려운 단어, 복잡한 대목이 거의 없다
최근 세계시인선 『처음 가는 마을』 이 출간됐다. 이 시집은 어떤 과정으로 출간하게 됐나?
두 사람을 들고 싶다. 우선, 이바라기 노리코 시인. 『단 하나의 눈송이』 를 내면서 여러 차례 메일을 주고 받았다. (일본어로냐고?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당연히 한국어다. 그분이 한국어를 잘 하셔서 가능했다. 오해 마시라.) 일본 현대 시인 중 한국 독자들께 소개했으면 싶은 시인들을 여쭤보았다. 그 맨 앞에 이바라기 시인이 있었다. 다음은 김소연 시인. 봄날의책의 비공식 기획위원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한국 독자들께 소개했으면 싶은 작가들을 여쭤보았다. 울라브 하우게, 이바라기 노리코, 세사르 바예호, 페르난두 페소아를 바로 꼽으셨다. (페소아와 바예호 시집도 내고 싶었는데, 선수를 놓쳤다. 아깝다.) 그렇게 울라브 하우게 시집이 나왔고, 이번에 이바라기 노리코 시집이 나왔다. 김소연 시인께 따뜻한 밥 한 끼 꼭 대접하고 싶다.
시 번역은 쉽지 않을 듯한데, 번역가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이었나?
사실, 어느 언어권이든, 전문 번역가들도 어려워하고 주저하는 장르가 시 같다. 번역가들에게 시 번역을 제안하면 열에 아홉은 고사하더라. 그건 번역가 층이 꽤 두터운 영어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가는 마을』 은 번역한 정수윤 선생은 미야자와 겐지의 시집을 포함하여 그동안 몇 권의 시집을 번역한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시 번역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그건 큰 장점이다. 그리고 당신이 소설을 쓰는 작가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시 번역, 넓게는 문학 번역에서 자기 목소리를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시집의 맨 앞과 맨 뒤에 놓을 시(‘전설’과 ‘세월’)를 처음부터 결정했다고 한다. 그만큼 시들의 흐름이랄까 리듬에 몸을 맡기더라. 과정도 좋았고, 결과에 대해서도 만족한다.
이번 시 번역에 안희연 시인이 도움을 준 과정도 궁금하다.
시 번역은 쉽지 않다. 시 전문 번역가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산문 번역과는 다른 리듬이랄까 질서가 있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그래서 번역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해당 외국 시인을 좋아하는 한국 시인을 수소문했다. 김현 시인의 도움으로 안희연 시인과 연이 닿았고 흔쾌히 승낙해주었다. 시인에게도 즐겁고 도전적인 작업이었던 듯하다. 한국 시인이 해당 언어를 잘 아는가 모르는가와는 좀 다른 문제 같다. 번역된 한국어 시어들에 어떻게 반응하고 감응하는가가 중요하지 싶다. 안 시인이 원고를 여러 차례 정독하고서 편하고 솔직하게(!) 의견을 밝혀주어서 좋았다. 물론 도움이 되었고. 번역가와 안희연 시인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두 차례 긴 회의를 했다. 무척 즐거웠다. 준비하는 모든 시집에 이렇게 한국 시인과의 협업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많이 해보고 싶다.
표지가 굉장히 심플하고 예술적이다. 북디자이너에게 무엇을 강조했나?
무엇보다, 그동안의 문학출판사들의 시집 표지와 많이 다르기를 바랐다. ‘시리즈’라는 이름 아래, 너무 시들이, 시집들이 틀에 갇히는 것이 싫었다. (물론, 그것을 ‘전통’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색깔로 구별하는 것,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 등 가장 자유로워야 할 시집이 가장 표준화되고 있지 않나 싶었다. 그래서 각각의 시집이 최대한 개성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디자이너는 그 시집의 가장 대표적인 시를 활자를 통해 구현하고자 했다. 시로 시집을 표현하고 싶어한 것이다. 표제작 ‘처음 가는 마을’은 5연, 45행의 꽤 긴 시다. 그래서 표1에서 표4에 걸쳐 시 전문을 실었다. 물론, 독자들이 표지의 그 시를 눈으로 좇아 읽어도 좋고, 그저 이미지로 보아도 괜찮다는 생각이었다.
편집자가 보았을 때, 이 시집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시가 쉽다는 것이다. 어려운 단어, 복잡한 대목이 거의 없다. 그래서 시를 조금은 만만하게(!) 대할 수 있게 해준다. 근데 묘한 게, 천천히 읽어보면 참 시가 깊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특히 노년의 사랑을 다룬 후반부 10여 편의 시는 아주 좋다. (내가 나이 들어서 좋아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툭툭 던지는 것 같은데, 툭툭 읽어낼 수가 없다. 정수윤 번역가도, 안희연 시인도, 나도, 마지막에 실린 시 ‘세월’에서 한마음으로 뭉클했다. 이러기 쉽지 않은데….
가장 좋았던 시의 제목은 무엇인가? 이유는? 시집의 제목은 마음에 드는가?
지금 제목이 가장 좋았다. 그것과 함께 ‘이웃 나라 언어의 숲’이 후보에 올랐는데, 너무 분명히 시집을 표현해서 (독자들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고 보았다. 시로만 보면 ‘6월’과 ‘세월’도 좋은데, 제목으론 좀 약하다(무난하다!) 싶었다. 이 제목에 만족한다.
이 시집을 좋아할 거라고 확신하는 독자층이 있을까?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내가 점쟁이도 아니고…. 그저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 『단 하나의 눈송이』 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좋아하겠다 싶었다. 솔직히 그 독자들이 읽어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한국 시인으로 치면 김종삼, 이시영, 김사인, 안미옥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좋아하지 않을까, 막연히 짐작해 보았다. 역시 답하기 어렵다.
보통 번역할 책을 어떻게 찾나?
좋아하는 작가, 신뢰하는 지인들의 추천에 많이 의존한다. 서평을 담은 책들, 책 일기에서 흥미롭게 다룬 책들을 눈여겨본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번역서의 주석, 참고문헌 등을 꼼꼼히 챙겨 보는 편이다. 번역가들이 기획자가 되어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좋아한다. 그런 번역가들의 손을 잡고 싶고, 그런 번역가들의 손을 이끌고 함께 걷고 싶다. 『천천히, 스미는』 , 『슬픈 인간』 등이 그렇게 해서 나왔다. 다른 책들에 비해 시간도 배로 들고, 노력도 배로 들지만, 성취감은 그 몇 배라고 감히 자부할 수 있다. 그런 기획물이 한두 권 만들어지면, 이후 작업은 훨씬 쉬워진다. “이대로 해주세요”, 하면 된다. 장담한다.
봄날의책의 효자 책은 무엇인가?
짐작하듯이, 맨 앞에 『불안의 서』 가 있다. 솔직히 배수아 번역가나 나나 초판만 나가도 성공이다고 보았다. 너무 무겁고 어렵고 비쌌다. 근데 우리가 틀렸다. 한국 독자들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보았던 것이다. 지금도 꾸준히 새로운 독자들을 만나는 책이다. 두셋쯤 추가한다면 『천천히, 스미는』 , 『슬픈 인간』 , 『아픈 몸을 살다』 이다.
얼마나 나갔나?
(웃음) 묻지 마시라. 그런 건 묻는 게 아니다.
편집자이자 대표로 일하면서, 가장 고될 때는 언제인가?
예전 같으면, 혼자 판단하고 결정해야 해서, 두렵다. 그래서 외롭다라고 했지 싶은데, 요즘은 몸이 전 같지 않아서 그게 가장 힘들다. 오래 집중을 못한다. 교정, 교열을 볼 때 너무 관대해진다(놓치는 게 많다). 원고를 들여다봐도 두 번, 세 번을 읽어야 겨우 머리에 들어온다. 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진짜다. 또 하나, 한참 젊은 저자들의 책을 보면 잘 모르겠다. 그이들의 정서나 감정선, 결 등을 따라가기 힘들다. 그래도 안 볼 수 없는 노릇이어서 그것도 힘들다. 물론, 즐겁기도 한다.
시 또는 문학을 읽는다는 건, 우리 일상에 어떤 도움을 줄까?
글쎄다, 그런 질문에 점점 부정적인 대답을 하게 된다. (문학책을 만드는 나야) 독자들이 문학을 읽으면 좋겠지만(그래야 내가 먹고 산다), 안 읽는다고 무슨 난리가 나는 건 아니지 않나. 그저 가끔의, 잠시의 위안 또는 휴식, 혹은 멍 때림의 세계로 이끄는 정도. 적고 보니, 너무 무성의한 대답 같아 미안하다.
꼭 함께 작업하고 싶은 국내 작가가 있다면 누구인가?
(그 작가에게 눈곱만큼도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 첫째는 황정은 산문집이다.
올해 나올 신작을 살짝 귀띔해준다면?
음, 너무 많다(작년에 비해!). 캐럴 앤 더피, 뮤리엘 루카이저, 앤 섹스턴의 시집이 나온다.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이다. 또 봄날의책에서 나온 한국 산문선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 의 후속편―최근 5년간 노동과 생활과 투쟁을 담은 좋은 한국 산문들의 재수록(및 새로운 청탁글), 그리고 『천천히, 스미는』 의 후속편―전작이 저작권이 없는 산문 모음이었다면, 이번 책은 100% 저작권이 있는 산문 모음이다. 처음 소개되는 작가, 글들이 아주 여럿이다. 근데, 전작에 비해 시간, 비용 등이 최소한 서너 배(아마 그 이상)는 더 들 듯하다. 『천천히, 스미는』 의 편역자 강경이 선생이 이번에도 글을 고르고 배열하고 번역하는 전 과정을 맡아주셨다. 꽤 많이 진척되었다. 곧 나온다.
처음 가는 마을이바라기 노리코 저/정수윤 역 | 봄날의책
이바라기는 마흔아홉에 남편을 암으로 잃고 큰 상실감에 빠졌다. 삼십 년 넘는 긴 세월, 그녀는 남편의 빈자리를 아프게 더듬으며 더는 지상에 없는 사람을 그리는 시를 썼다.
관련태그: 처음 가는 마을, 박지홍 편집자, 시,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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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등저/<강경이>,<박지홍> 편/<강경이> 역10,000원(0% + 5%)
“좋은 에세이를 읽을 때 우리는 모든 능력이 활발하게 깨어 즐거움의 햇볕을 쬐는 느낌이 든다. 또 좋은 에세이는 첫 문장부터 우리를 사로잡아 삶을 더 강렬해진 형태의 무아지경으로 빠뜨린다.” ― 버지니아 울프 영미 작가들이 펼치는 산문의 향연 현재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시절,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