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진보담론은 청년들의 몫이다
『청년현재사』 김창인ㆍ전병찬ㆍ안태언 저자 인터뷰
우리의 책이 “청년”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리고 있지는 않지만, 청년들 스스로 “청년”을 구성해 나가기 위한 가장 첫 단계의 고민들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9. 02. 15)
한국적인 의미의 ‘청년 문제’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최소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그동안 청년의 지위와 처지는 나아졌는가? 그렇다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오히려 ‘청년 문제’라는 말이 반복되는 동안 우리 사회의 ‘청년’에 대한 이해 수준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말 그대로, “아무도 청년을 모른다”. 그래서 20대 청년들이 나섰다. ‘아무도 몰랐던 청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0명의 인터뷰어가 100명의 청년을 심층 인터뷰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연 청년이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사회에서 청년 문제라고 불리는 일자리, 주거 및 부동산, 연애?결혼?출산?비혼 등에 대해 당사자인 청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리했다. 더 나아가 청년 문제에 대한 국가의 역할, 청년 스스로의 정치와 담론까지 고민했다. 그리고 이를 책으로 써냈다.
‘국가 부도의 날’을 유년기에 겪고, ‘단군 이래 최고 스펙’에도 끝없는 ‘실업’과 ‘구직난’에 시달리며, ‘군사 독재’를 경험한 바 없지만 ‘사축’이라 느끼면서, ‘세월호 참사’와 ‘촛불 항쟁’의 한복판에 있었고, ‘역시 부동산밖에 없다’는 말을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기성세대’에게 들으며, ‘이생망’과 ‘소확행’을 읊조린다고 ‘욕먹는’, 이 나라 2030 청년들의 실체와 포부, 주장과 생각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세 저자 분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창인 : 안녕하세요. 청년지식공동체 <청년담론>에서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청년담론>은 한국사회가 더 나은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선 세대교체 담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청년세대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진보담론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모아 함께 공부하고, 책도 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이상한 청년들의 고급진 상식>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병찬 : <청년담론>에서 활동하는 전병찬이라고 합니다. 주류 사회가 보지 못하는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청년 혹은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 등 서울의 사무직이 아닌 다른 삶의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청년담론>에서 『청년, ‘리버럴’과 싸우다』 를 함께 집필했고, 최근까지 <이상한 청년들의 고급진 상식>을 진행했고, 현재 <청년담론> 리딩클래스에서 맥주 입문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안태언 : 현재 대학생이고 <청년담론>에서 활동 중인 안태언입니다. 김창인 대표님과 함께 팟캐스트 <이상한 청년들의 고급진 상식>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학생 운동에 참여해 여러 일들을 겪었고, 학교 안에서 하는 공부뿐 아니라 현실에 뛰어들어 세상을 바꾸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청년담론>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청년담론>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여러 활동을 하면서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으려 노력 중입니다.
김창인 : 『청년현재사』 는 기존의 청년담론이 ‘청년들을 위한’ 내용이었다면, 이를 넘어 ‘한국사회 모두를 위한’ 내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미디어나 언론에서 말하는 청년이 아니라, 청년들이 직접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 심층인터뷰한 기록을 토대로 한국사회의 여러 병폐들을 꼬집고자 했습니다. 공시생, 대기업을 준비하는 취준생, 공장에서 일하는 청년노동자, 성소수자, 이주민, 탈조선 청년들까지 다양한 100명의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2016년 촛불 이후 한국사회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요원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진보담론은 청년세대의 몫이고, 이 방향성은 현실에서 발붙이고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 속에서 나와야 합니다. 『청년현재사』 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마주치는 평범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세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전병찬 : 김창인 저자와는 2018년에 출간된 『청년, ‘리버럴’과 싸우다』 를 함께 썼습니다. 한국사회가 촛불집회의 한계점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느꼈고, 미래에 사회가 더 나아가려면, 언젠가는 그 한계와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고민을 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 예전에 연합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김창인 저자가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함께 책을 집필하면서, 우리가 책으로 말하려는 내용을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컨텐츠로 제작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다른 사람들과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인 <청년담론>을 발족하게 되었습니다. 안태언 저자는 김창인 저자와 학교에서 활동을 하며 알게 된 사이로, <청년담론>의 두 번째 책인 『청년현재사』 의 인터뷰 사업을 계기로 <청년담론> 활동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전작 『청년, ‘리버럴’과 싸우다』 도 그렇고, 이번 책에서도 이른바 “민주화세대”와 현 집권 세력을 매섭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이 특히 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전병찬 : 지난 2017년 말, 6월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1987>이 크게 유행했습니다. 이 영화는 백상예술대상과 청룡영화제에서 큰 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700만 명을 넘는 관객 수를 기록하며 내용과 재미를 모두 잡은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저희에게 민주화세대가 바라보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힌트를 얻은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민주화가 왜 필요한지 이야기해주지 않습니다. 민주화를 위해 열심히 싸워온 사람들을 비추지도 않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준 것은 잘생긴 검사 한 명, 대학 선배 한 명뿐입니다. 민주주의의 목적성을 잃은 지금, 집권당과 민주화세력은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직까지도 영화 <1987>을 비롯한 386세대의 건국 신화에 빠져 이 사회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저지르고 있는 문제가 적지 않고, 이를 모두 거론하려면 엄청난 지면을 소비해야 할 정도지만, 그 문제들의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형식만 남은 민주화 그리고 시민과 노동자를 배제한 민주주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청년현재사』 를 통해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나요?
안태언 : 이제는 정책이나 미디어를 통해 규정되는 청년을 넘어서, 청년들이 직접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며 정치적 주체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사용된 ‘애국 청년’, ‘자유로운 청년’ 등의 단순한 수식어는 오늘날 한국 청년들이 처한 복잡한 현실을 담아내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청년이라는 정체성을 아예 포기하기에는 그것이 가지는 힘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우리의 책이 “청년”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리고 있지는 않지만, 청년들 스스로 “청년”을 구성해 나가기 위한 가장 첫 단계의 고민들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에는 더 많은 고민들이 필요하고,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고민에 동참하고 함께 새로운 시대의 ‘청년담론’을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하고 계신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김창인 : 최근 <청년담론>에서는 ‘이상한 대학교’라는 대안대학을 직접 설립하였습니다. 기성 제도권 대학이 사학재단이나 교수 중심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면, ‘이상한 대학교’는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대학입니다. 말로만 학생이 주인인 것이 아니라, 실제 학생들이 총장도 이사장도 맡고 직접 대학을 운영합니다. 커리큘럼도 기성 제도권에서 시도하지 못하는 실험적인 내용들로 꾸려지고, 교수들도 대학원생, 비정규직 강사 등 청년 연구자들이 맡습니다. 단순히 대학 밖에서 대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한 대학교’라는 실험이 기성 제도권 대학을 더 대학다운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움직임이 되고자 합니다. 이뿐 아니라, <청년담론>은 한국사회의 진보를 위한 청년들의 담론을 끊임없이 생산해나갈 계획입니다. 더 많은 책과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저희가 가진 생각들을 펼쳐나갈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책의 독자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창인 : 책을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청년현재사』 의 문제의식을 더 발전시켜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 내용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청년현재사김창인, 전병찬, 안태언 공저/청년담론 기획 | 시대의창
30년 전 청년들의 꿈은 어떤 의미로든 오늘날 이 나라의 모습을 결정했다. 지금 청년들의 목소리에 모두가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청년의 모습 속에는 우리 모두의 미래가 담겨 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김창인>,<전병찬>,<안태언> 공저13,320원(10% + 5%)
한국 청년 100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새로 쓴 ‘지금, 여기, 청년’의 진짜 목소리 한국적인 의미의 ‘청년 문제’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최소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그동안 청년의 지위와 처지는 나아졌는가? 그렇다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오히려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