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019 그래미, 변화의 변곡점은?

이즘 그래미 결산 편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조금 더 날이 선, 개혁적인 메시지를 담은 자넬 모네, 카디 비 등의 수상 불발은 아쉽지만, 광막하게 퍼진 우려를 잠식시켰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럽다. (2019. 02. 15)

1.jpg


 

흑인 뮤지션들의 연이은 공연 보이콧과 본 시상식을 며칠 앞두고 번진 아리아나 그란데 퍼포먼스 무산 등 갖은 잡음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출발한 제61회 그래미는 나름대로 괄목할 만한 성과와 훗날 여러 번 회고될 지점을 만들어 내며 끝이 났다. 편향성에 대한 우려를 걷어내려는 듯 여성 뮤지션 알리샤 키스를 메인 MC로 내세웠으며, 시작부터 레이디 가가, 미셸 오바마, 제니퍼 로페즈 등이 함께 나와 '누가 세상을 지배하는가' 반문한 장면은 한쪽만 바라봐 왔던 그래미 시선이 조금 더 넓어졌음을 시사한다.

 

이 외에도 전보다 대폭 늘어난 여성 음악가의 무대와 무엇보다 대부분 예상하지 못한, 차일디시 감비노의 본상 2개 부문 수상은 그래미 변화의 변곡점을 찍는다. 조금 더 날이 선, 개혁적인 메시지를 담은 자넬 모네, 카디 비 등의 수상 불발은 아쉽지만, 광막하게 퍼진 우려를 잠식시켰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럽다. 유명세와 인지도를 겸비한 아티스트로서 당당하게 시상자로 참여한 방탄소년단의 등장과 더불어 여러모로 인상 깊은 순간들을 만들어낸 제61회 그래미. 새바람을 향해 안정적 첫 스타트를 끊은, 그래미 결산 편을 공개한다! (박수진)

 

● Best New Artist


 

2.jpg


 

Dua Lipa

대중적 인지도가 결정적이었다. '평생 한 번의 상' 신인상의 영예는 다른 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진 두아 리파에게 돌아갔다. 물론 그 인지도는 거저 얻은 게 아니다. 'Blow your mind (Mwah)'로 이름을 알리고 션 폴, 마틴 개릭스와의 협업 등으로 꾸준히 자신을 증명했다. 그런 그의 노력이 'New rules'의 대박을 낳고, 이번 신인상 수상까지 이어진 셈이다.

 

신인상뿐 아니라 실크 시티(마크 론슨과 디플로의 프로젝트 그룹)와 함께 부른 'Electricity'로 최우수 댄스 레코딩을 수상하기도 했다. 쟁쟁한 다른 후보들만큼 두아 리파도 영광의 자리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는 그래미의 공인이랄까. 조자 스미스가 개인적으로 아쉽긴 하지만, 두아 리파라면 어느 정도는 납득이 된다. 그러고 보니 이번 그래미도 여러모로 'New rule'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조해람)

 


 Song Of The Year


 

3.jpg


 

Childish Gambino 'This is America'

올해 그래미는 퍼포먼스 면에서나 후보 면에서나 유독 다양했다. 대중의 요구와 사회적 시선 그리고 원로들의 입맛을 모두 충족하려다 보니 그래미답지 않게 '재미있는' 축제가 탄생한 것이다. 흑인, 랩, 사회적 메시지. 그래미가 싫어하는 세 가지가 모두 들어간 차일디시 감비노(도널드 글로버)의 'This is America'는 선거인단 교체를 비롯한 그래미의 쇄신전략이 낳은 수혜자 중 하나다.

 

도널드 글로버는 힙합을 도외시하고 차별 정책을 펼치는 그래미에 반대해 (59, 60회 그래미를 참고하시라) 올해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흑인이 랩으로 미국 사회에 일갈하는 'This is America'는 올해의 노래 상을 받음으로써 주요 부문을 수상한 최초의 랩 송 타이틀을 얻었다. 그래미가 조금만 일찍 정신을 차렸더라면 후보에 오른 아티스트들이 공연 제의를 거절하거나 수상자가 불참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너무 늦었다. (정연경)

 


Record Of The Year


 

4.jpg

 

 

Childish Gambino 'This is America'

차일디시 감비노가 받긴 했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다. 가장 핵심적인 부문이라 할 수 있는 마지막 <올해의 앨범>에서 컨트리 가수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가 수상하기 전까지만 해도 상황은 괜찮았다. 그래미가 대중음악 트렌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데는 성공한 듯 보였으니까. 어쨌든 아무리 좋은 영화라 해도 결말이 주는 인상이 지배적인데, 그래미의 이러한 용두사미 배치가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알다가도 모를 선정 기준 때문에 삐딱한 시선이 생겨서일까. 이 곡의 독보적 화제성을 인정해 상을 준 것이지, 힙합 자체와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에 그래미가 완벽히 동의해 수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차일디시 감비노를 포함해 불참 선언을 하는 뮤지션이 하나둘씩 생기자, 이를 잠재울 비장의 카드로 'This is America'의 손을 들어준 건 아닐까? 미국 사회에 깊이 남아있는 인종차별과 범죄를 노래한 이 곡은 다른 의미로 지극히 미국적이기에 선정되었을 수도 있겠다. 후보의 다양화 및 예상을 뒤엎는 행보를 보여주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그래미 시상식. 보여주기식 변화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정효범)

 


 Album Of The Year

 

 

5.jpg



Kacey Musgraves <Golden Hour>


갑자기 분위기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 길고 긴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하는 결과가 또다시 컨트리 앨범으로 선정되자 일부 팬들의 격앙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미에 관심 있는 음악 팬들이라면 별로 놀라지 않았겠지만, 노미네이트 특집에서 언급했던 '젊은 컨트리 스타라는 슈퍼 패스'가 예상외로 유효했던 셈이다.

 

납득은 간다. 컨트리 사랑으로 비판받는 그래미지만 미국의 시상식에서 미국의 음악 컨트리를 보존하겠다는데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장르 이름을 떼고 봐도 <Golden Hour 는 과감하고 편안하며 잘 만들어진 수작이다. 다만 수상 과정이 묘하다. 세부 부문 수상 후 카디 비와 허는 본상을 구경하지 못했는데 케이시는 최고의 앨범을 거머쥐었다. 자넬 모네와 블랙 팬서의 투쟁보다 '안전한 저항'이 고평가 받을 것인지도 의문이다. 언제까지 미국 음악은 컨트리일 것인가. 당분간은 '갑분케'일 것 같다. (김도헌)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