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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송민호인가’라는 질문
송민호 『XX』
소속사의 색깔을 이토록 강조하는 것이, 랩으로 힙합 팬들에게도 어필했던 송민호의 첫 솔로 앨범에 적절한 선택이었을지는 의문이다. (2019. 01. 16)
‘YG스러움’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겠다. 힙합 스웩에 적당히 장난스러운 통속 언어를 버무린 그것 말이다. <XX>의 주된 코드는 바로 그 ‘YG스러움’이다. 그야말로 작정하고 밀어붙인다. 타이틀곡 「아낙네」와 첫 곡 「시발점」, 넓게 보면 「위로 해줄래」까지 YG 특유의 그 냄새가 짙게 배어 있다. 좀 심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아낙네」는 그 절정이다. 「소양강 처녀「를 샘플링한 비트에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나 “못찾겠다 꾀꼬리”같은 말들이 쉴새없이 등장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코드를 욱여넣은 탓일까. 곡이 다소 번잡한 느낌이다. 「시발점」은 더 노골적이다. 둔탁한 비트 위로 괜찮은 랩을 보여주지만, 그렇게 참신하진 않은 언어유희가 계속 강조되니 조금 피곤하다. 유병재 특유의 ‘찌질함’이 뚝뚝 묻어나는 「소원이지」, 누가 봐도 노림수(?)가 명확한 「위로 해줄래」도 마찬가지다.
나름 승부처로 사용한 유머 센스가 아쉽게도 모두 조금씩은 낡아 있다. 그러나 그런 점을 걷어내면 썩 나쁘지 않은 앨범이기도 하다. 「아낙네」의 훅은 확실히 소구력이 강하다. 「위로 해줄래」는 넓은 공간감과 깔끔한 완급조절이 매력이고, ‘발암’이라는 유행어에 착안한 「암」도 묵직한 비트 위에 송민호 자신의 이야기를 멋지게 풀어낸다. 이미 어느 정도 랩 실력을 보장받은 만큼 퍼포먼스에 지루한 구석은 없다.
오히려 ‘YG스러움’이 묻지 않은 트랙들에서 더 진가를 발휘한다. 여성 보컬리스트 블루디(Blue.D)와 함께한 「흠」은 남녀 사이의 권태를 생생한 언어로 그려낸다. 퓨처 베이스 비트와 딱 붙어있는 대중적인 멜로디가 맛깔나다. 쿠기(Coogie)의 「스즈란」과 같은 샘플을 공유하는 강렬한 「로켓」에서는 수준급 랩을 유감없이 뽐낸다. YDG와 호흡을 맞춘 「불구경」도 시선이 날카로운 곡이다.
그러나 결국 최종적으로 남는 인상은, ‘송민호 앨범’이 아니라 ‘YG 앨범’이라는 이미지다. <XX>는 ‘왜 송민호인가’라는 질문에 깔끔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 채 끝난다. 소속사의 색깔을 이토록 강조하는 것이, 랩으로 힙합 팬들에게도 어필했던 송민호의 첫 솔로 앨범에 적절한 선택이었을지는 의문이다. 본인의 색깔과 강점을 온전히 펼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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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O FIRST SOLO ALBUM : XX 2014년 ‘될성부른 떡잎’이라 불리던 송민호는 2018년, 첫 솔로앨범에서 전곡을 프로듀싱하며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펼쳐냈다. MINO FIRST SOLO ALBUM : XX는 ‘XX’라는 앨범명처럼 “이미 정의되어 있는 단어에 앨범명을 끼워 맞추거나, 제한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