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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뭐길래] 내가 책에 반응할 때 - 이서희 편

당신이 지금 읽는 책이 궁금해요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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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주로 주목합니다. 그리고 책 제목을 봅니다. 매혹적인 순간의 낚아챔이 있거나 마음의 어떤 정경을 자극하는 제목에 반응합니다. (2018.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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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책이 뭐길래’를 매주 연재합니다. 책을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드립니다. 심각하지 않은 독서를 지향합니다. 즐기는 독서를 지향합니다. 자신의 책 취향을 가볍게 밝힐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갑니다.

 

스스로 하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살짝 근황도 알려주세요.

 

어릴 적부터 내내 삶을 사는 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살고 느끼고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합니다. 그렇게 글을 씁니다. 글이 아니더라도 삶을 더 풍부하게 하고 기억하고 표현하는 작업이라면 영역에는 제한을 두고 싶지 않습니다. 2013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관능적인 삶』『유혹의 학교』  , 그리고 『이혼일기』  를 썼습니다. 요새는 내년 봄쯤에 낼 책 원고 작업 중입니다.

 

내년 봄이 기다려지는군요. 요즘은 어떤 책을 읽고 있나요?

 

아니 에르노의  사진의 용도』  를 어제 끝냈습니다. 심장이 깊고 묵직히 뛰는 기분을 간만에 느꼈어요. 통증에 가까운, 그러나 쾌감을 동반한 두근거림이었습니다. 동시에 마음이 저 먼 곳으로 빨려 들어가듯 먹먹해졌고요.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같은 작가의  『단순한 열정』  은 제게 지루하고 공감하기 힘들었던 작품이었는데, 아마도 이제 다시 읽게 되면 달리 읽힐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사진의 용도』  는 아니 에르노가 유방암을 살아내는 과정에서 한 연인을 만나 그와 나눈 사랑의 흔적을 함께 사진으로 남기고 두 연인이 따로 그 사진에 관한 글을 써서 모은 책인데, 사랑이 탄생하고 스러져가는 과정이 지난 삶의 기억과 어우러져 쓸쓸하고도 찬란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두 사람이 글을 쓰는 동안, 상대의 글을 읽지 않고 완성된 이후에야 함께 묶은 것이라고 하는데, 아니 에르노의 담담하고도 적나라한 글에 깊이 반응하게 됐습니다. 놀랍도록 용감하고 아름답습니다. 전사와 같은 결연함과 우아함이 있습니다. 
 
『사진의 용도』  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이죠?

 

친한 친구의 권유 덕분에 시작했는데, 펼치자마자 단숨에 빠져 들었습니다. 취향이 비슷한 이를 친구로 두는 것은 함께 갈 식당이나 여행지 선택에서부터 책, 영화 등을 고르고 나눌 때에도 커다란 기쁨이자 도움이 됩니다.

 

저자, 출판사, 책 제목, 표지 디자인 등 책을 선택할 때,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자에 주로 주목합니다. 그리고 책 제목을 봅니다. 매혹적인 순간의 낚아챔이 있거나 마음의 어떤 정경을 자극하는 제목에 반응합니다. 

 

책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금방 답하시나요? 거절하시나요?

 

그때그때 생각나는 책을, 상대에 맞게 말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책 추천을 잘 하지 않습니다. 책 읽기는 조금 은밀할 때 더 아늑하고 매혹적이라고 느끼는 편입니다. 취향이 너무 공개적으로 드러날 때 느끼는 불편함과 부담스러움도 있고요. 
 
혹시, 작가님의 자녀가 성인이 되어 이 책은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 있나요?

 

제 책을 꼽아야 해서 우스워질 것 같기는 한데요,  유혹의 학교』  를 꼭 읽어줬으면 합니다. 제 두 딸이 삶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데 있어 그 책이 힘이 되어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채널예스> 새 코너 ‘책이 뭐길래’! 흥행할까요? 혹시, 이 사람이 읽는 책이 궁금한 사람이 있나요?

 

<채널예스>를 만드는 모 기자님의 감각과 추진력에 깊고 강한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흥행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글쎄요, 요새 제 관심을 부쩍 끄는 잘 생긴 스시 셰프님이 계신데, 그 분은 과연 무슨 책을 읽을까 궁금한데요?

 

 


 

 

유혹의 학교이서희 저 | 한겨레출판
상대의 매력은 물론 자신을 발견하고 탐험하는 수업이며, 우리는 삶과 함께 단련된 감각으로 소통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가는 과정이다. 생명이 번식하고 문명이 꽃피워가는 이 세상은 그 자체로 유혹의 학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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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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