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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하나로 그리는 오늘의 소소한 행복

『좋아서 그림』 저자 이은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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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그리고 쓰는 것은 짧아도 더 큰 정성과 마음을 전할 수 있어요. 가까운 주변 사람에게는 이메일이나 문자 대신 종종 쪽지를 건네면 어떨까요? 쪽지에 전할 메시지와 함께 조그마한 드로잉을 그려보세요. (2018. 0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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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취미로 그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더불어 성인 대상의 취미 화실이나 소규모 그림 클래스도 크게 늘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나도 취미로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특별한 도구 없이 펜 하나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는 드로잉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좋아서 그림』 은 가볍게 드로잉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이자 스케치북이다. 미대를 졸업하고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작가는 여전히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주변 사물을 주제로 한 드로잉을 좋아한다.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집’, ‘카페’, ‘공원’, ‘여행지’ 네 곳의 일상 공간과, ‘특별한 날’ 하면 떠오르는 소소한 사물, 인물, 그리고 간단한 풍경까지 총 80종의 드로잉이 담겼다. 디퓨저, 카페 앞 풍경, 공원 벤치,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 등 작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좋아할 만한 그림들이다.

 

UX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UX 디자인은 어떤 일인가요?

 

UX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사용자들이 어떤 제품이나 시스템을 쓰면서 나타나는 그들의 반응과 행동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모바일 화면 설계와 디자인을 하는데요. 사용자들이 화면 속 어디를 먼저 보는지, 그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 전체적인 앱을 설계해요. 예를 들어, 화면을 주로 어느 방향으로 넘기는지, 슬라이딩을 하는지, 줌인/줌아웃을 하는지 등의 구체적인 사용 행동을 확인해서 그에 맞게 앱을 설계합니다. 저는 그 설계를 토대로 디자인을 하고 레이아웃이나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인 UI를 주로 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컴퓨터 작업에 익숙하실 것 같은데요. 종이에 손으로 그리는 아날로그적인 드로잉 책을 출간하셨네요.


제 경우 모든 스케치나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손으로 그리는데요. 손으로 먼저 대략적인 스케치를 한 후에 컴퓨터로 작업을 시작합니다. UX디자인에서는 컴퓨터 작업이 대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컴퓨터 작업보다는 손으로 그리는 작업을 좋아하고 즐겨 합니다. 일을 하다가도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거나 답답할 때면 펜이나 붓을 잡고 보이는 대로 그리는 편이에요. 별생각 없이 그리다 보면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오히려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죠.

 

이런 작가님의 습관이 『좋아서 그림』  책으로 나오게 된 거군요. 한 가지 주제를 그리는 다른 드로잉 책과 달리 『좋아서 그림』 은 일상을 담은 다양한 주제를 그릴 수 있는 구성이더라고요.


제게 드로잉은 일종의 명상 행위에요. 그래서 특별히 뭘 그려야겠다고 고민해 본 적이 없어요. 펜만 쥐면 보이는 대로 그리기 시작해요. 펜과 종이만 있으면 되니까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그려요. 그러다 보니 제 일상을 주로 그리게 되더라고요. 늘 소지하는 물건, 자주 가는 카페, 자주 마시는 커피, 좋아하는 디저트, 늘 걷는 산책길... 여행지에서 특히 많이 그려요. 좋아할수록 오래 담아두고 싶잖아요. 그래서 쉽게 사진을 찍기보다는 그리는 편이에요. 명상으로 일상적인 걸 그리거나 반대로 정말 오래 간직하고 싶은 걸 그리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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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그림을 그렸다고 하셨는데요. 채색 그림보다 드로잉을 주로 그리시는 거죠?


저는 인내심이 별로 없는 스타일이라 빨리 슥슥 그릴 수 있는 드로잉이 좋더라고요. 채색을 하면 컬러에 대한 고민이 많아져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드로잉은 쉽고 빠르고 간편해요. 펜과 종이만 있으면 되니까 특별히 준비할 재료도 없고 뭘 챙겨서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어요. 늘 주변에 있는 도구들이라서요. 이런 드로잉의 특성이 제 성격이나 호흡에 잘 맞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시작하는 걸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그림은 뭔가 특별하게 느껴지나 봐요. 어딘가에서 제대로 배워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시작하기가 두려운 분들에게 드로잉을 권하고 싶어요. 사실 선을 그을 줄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드로잉이거든요. 낙서한다고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글씨가 아니라 선으로 하는 낙서.

 

새롭네요. 저 역시 작가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런 사람이거든요.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데 시작할 엄두가 안 나는, 왠지 그림은 재능이 있어야 하는 특별한 누군가의 영역이란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런데 작가님께서 인스타에 올린 드로잉 영상을 보니까 생각보다 쉬워 보이더라고요.(@suridoodle)


맞아요. 막상 해보면 쉬워요. 예전에 EBS에서 하던 밥아저씨의 <그림 그립시다> 프로그램을 좋아했어요. 밥아저씨의 “참 쉽죠?” 느낌을 내고 싶어서 작고 귀여운 소품을 그려서 올리고 있어요. 과정 영상을 보면 완성된 이미지보다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작은 소품의 경우는 그려 볼 용기가 생겼는데요.  『좋아서 그림』 에 소개된 카페나 주방처럼 전체적인 공간을 그리려고 하면 다시 막막해지네요. 공간을 그릴 때 유용한 팁이 따로 있을까요?


공간을 그릴 때는 그리는 순서가 중요해요. 공간은 원근감을 줘야 하니까 원근감을 위한 그리드를 먼저 그려주세요. 그리고 전체적인 큰 틀을 잡아요. 틀이 완성되면 벽과 바닥을 그리고 그 위에 식탁이나 문 같은 큰 요소부터 그려나가요. 식탁에 올라간 소품이나 벽의 패턴은 마지막으로 그립니다. 집을 짓는 것과 비슷하죠? 틀부터 잡고 바닥 다지고 벽 세우고 문 달고 가구 들이고 마지막으로 인테리어 소품들 놓는 것처럼요.

 

마지막으로 드로잉을 시작해 보려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주신다면요?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면서 펜이나 종이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는 느낌을 받아요. 하지만 손으로 그리고 쓰는 것은 짧아도 더 큰 정성과 마음을 전할 수 있어요. 가까운 주변 사람에게는 이메일이나 문자 대신 종종 쪽지를 건네면 어떨까요? 쪽지에 전할 메시지와 함께 조그마한 드로잉을 그려보세요. 그 사람이 커피를 좋아한다면 커피잔을, 축구를 좋아한다면 축구공을요. 일주일에 두세 번 그렇게 하다 보면 몇 달 후에는 커피 잔 대신 카페를 그리고 있을지도 모르죠.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시작하면 쉽게 포기하게 돼요. 아주 작은 것부터 의미를 부여해서 꾸준히 하다 보면 누구나 발전을 할 수 있어요.

 


 

 

좋아서 그림이은설 저 | 나무수
이제 펜 하나를 꺼내 드로잉을 시작해보자. 주변을 둘러보고 내가 좋아하는 소소한 사물들을 그리다 보면 힘들었던 오늘 하루도, 지루한 기다림도 소중하고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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