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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구원할 댕댕이

게스트하우스 운영자 한민경 인생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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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키우고 싶은가? 주변을 둘러보라. 당신의 인생을 망칠…아니 구원할 댕댕이들은 가까이에 있다. (2018. 0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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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이와 호삼이라는 개와 함께 살고 있다. 호이는 5살 먹은 비글이고, 호삼이는 3살이 된 믹스견이다.

 

개를 집에 데려와 함께 사는 방법은 다양한데

 

1. 펫샵에서 내가 원하는 견종을 고른다.
2. 지인의 집에서 가정분양을 받는다
3. 동물 보호 단체를 통해 유기견을 데려온다.
4. 개를 줍는다. (응?)

 

등이 있다. 최근에는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캠페인 문구를 통해 다행히 1번의 방법은 사라지고 있는 편이다. 호이와 호삼이는 2번과 4번의 케이스인데 호이는 가정분양, 호삼이는 개줍을 했다.

 

 

캡션_호삼이.jpg 

                         호삼이

 

 

호이와 호삼이 그리고 내가 사는 곳은 제주도다. 서울에서 제주도로 이주해 온지 1년이 채 안됐을 때 개와 함께 살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지인에게서 가정 분양을 받았다. 10마리의 비글 꼬물이 중에 가장 예쁜 녀석으로 고르고 골라 육지로부터 데려온 녀석이 호이였다. “이제 제주도에서 행복한 삶을 살자!” 희망찬 미래만을 기대했는데 호이는 알고 보니 “무는 개” 였다.

 

 

캡션_호이.jpg 

                           호이

 

 

예쁘다고 머리를 쓰다듬으면 물고, 뼈다귀를 찾는 것 같아 찾아주면 물고, 호이 영역에 들어가면 물고, 호이 혼자 두고 나가려고 하면 물었다. 개가 주인을 문다니…… 다른 개나 다른 사람을 무는 건 봤어도 주인을 무는 개는 주변에서 못 봤는데 내가 고르고 고른 개가 날 무는 개였다.

 

하지만 우리에겐 학습능력이 있다. 호이가 언제 무는지 면밀하게 관찰… 아니 몸으로 당하며 체득했고, 몸의 이상 있어 그런 건지, 타고난 성격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병원과 훈련소를 다닌 덕에 지금은 평화유지가 가능해졌다. 글로 쓰니 참 쉽지만 그 과정은 피로했고, 괴로웠고, 마음의 상처도 컸다.

 

그런 시간을 보내는 중에 호삼이가 우리 집에 왔다. 호삼이는 비가 내리는 날 비를 맞고 동네를 떠돌고 있는걸 “어머! 너 누구니?” 하고선 함께 지내는 친구가 덥석 집으로 들고 들어왔다. 그렇다. 4번의 예를 든 개줍 케이스다.

 

“엄마 젖도 안 뗀 것 같은 작은 강아지라 주변에 새끼를 낳은 집이 있을 테니 오늘 밤만 재우고, 내일 엄마를 찾아주자” 했던 게 친구와 내가 엄마가 되어 3년째 같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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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와 다르게 계획되지 않은 상황에 우리집으로 온 호삼이, 진돗개와 리트리버가 섞인 듯한 외모로 얼만큼 클지 예측이 되지 않는 믹스견인 호삼이는 내가 호이에게 바랐던 모든 소양을 갖추고 있었다. 주인을 향한 충성심, 5분을 떨어져 있다 만나도 반겨주는 애교, 개의 정석이 있다면 그건 바로 호삼이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리는 앞에 말했듯 제주에 산다. 나는 무는 개 호이와 개줍이 호삼이와 함께 매일 아침 저녁으로 제주의 자연 속을 산책한다.

 

개나 고양이에겐 인연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나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지만 내가 선택해 같이 살게 된 호이의 남다름과 내가 선택하지 않았지만 우리와 살게 된 호삼이를 통해 인생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지만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를 키우고 싶은가? 주변을 둘러보라. 당신의 인생을 망칠…아니 구원할 댕댕이들은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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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한민경

제주도에서 슬로우트립이라는 작은 게스트하우스를 하며 오전 7시 45분엔 호이 호삼이와 함께 오조리를 산책하는 “오조리런닝클럽”의 클럽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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