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식 “55세기에도 인간의 삶은 지금과 비슷하지 않을까”
제4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리의 별』 강태식 소설가
작품의 배경을 55세기 정도로 멀게 잡은 건 오랜 시간이 지나 다른 행성을 자유롭게 오가며 살게 된 때에도 인간의 삶은 지금과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얘기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도 누군가는 결혼하고 누군가는 연애 때문에 힘들어하고 사랑하고 오해하고 돌아서고……(2018. 06. 21)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은 『리의 별』 이다. 이 작품은 서기 55세기를 배경으로 지구와 한 행성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행성 이름은 플랜 A. 원래는 유원지로 개발된 곳이나,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곳. 그곳에 리라는 사람이 홀로 쓸쓸하게 관람차를 타며, 지구인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그 전화를 받은 지구인들이 리와 더불어 소설을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이 작품을 쓴 강태식 소설가는 2012년 『굿바이 동물원』 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회사에서 잘리고, 마늘 까기ㆍ인형 눈 붙이기 등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동물원에서 고릴라 탈을 쓰고 동물 연기를 해야 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그 뒤로 발표한 『두 얼굴의 사나이』 에서는 쫓고 쫓기는 두 남자의 추격전을 통해 인간 내면의 폭력성을 다뤘다.
이렇게 본다면 『리의 별』 은 강태식 소설가의 전작과는 다소 다른 색의 소설이다. 적어도 배경에서는 그렇다. 전작이 현실에 기반했다면, 『리의 별』 은 시공간적 배경이 지금 여기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전작을 좋아한 강태식 소설가의 독자라면 안타까울 수도 있겠지만, 안심하길. 『굿바이 동물원』 에서 보여줬던 풍자와 유머는 여전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도 여럿 등장한다. 문장은 보다 강렬해졌다. 덤으로 배우자인 서유미 소설가를 향한 사랑도 변함이 없었다.
『리의 별』에 한국인이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이유
요즘 어떻게 지내셨나요.
책이 나온 뒤라 한가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예전에 썼던 장편소설을 천천히 퇴고하고 있어요. 새로운 소설도 구상 중입니다.
『리의 별』 로 제4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그때 기분이 어땠나요.
그때가 2월 말이었는데, 하늘이 맑았고 도서관 주위에 눈이 지저분하게 쌓여 있었고, 실버 체어를 끌고 가는 노인들이 보였습니다. 얼떨떨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비교적 차분했어요. 저보다도 소식을 전해들은 서유미 작가가 정신이 없었어요. 그 날 라디오 방송을 위해 일산에 갔는데, 통화를 하는 동안에도 울더니 전화를 끊은 뒤에도 이리저리 걸으며 한참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당선 소식을 들은 다음 날 저는 만화책을 읽었어요. 소설이 잘 되면 만화책 가게에서 1주일을 보내고 싶었거든요. 『진격의 거인』 을 한 이틀 정도 봤는데, 1주일까지는 못 있겠더라고요. 예전에는 만화책이 참 재밌었는데 이제는 소설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장강명 작가의 『당선 합격 계급』 이라는 르포 에세이가 나왔는데요. 혹시 읽어보셨나요. 한겨레문학상과 황산벌청년문학상, 이렇게 두 번이나 당선되셨는데요.
아직 책을 읽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제목이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무래도 당선 이후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한겨레 문학상 시상식 때도, 이번 황산벌 문학상도 박범신 선생님이 축사를 해주셨는데 이런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들은 누가 당선돼서 상을 타면 빈집에 소 들어가는 줄 알고 부러워하는데 몇 년동안 빚진 거 갚고 나면 남는 게 없다."
힘들게 장편소설을 써서 당선된 뒤에도 어느 수준으로 올라가기 전까지는 수입이 거의 없어 막막한 것 같아요. 내가 오랫동안 꿈꾸던 일이 직업이 되었다는 성취감과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쓸 수 있다는 해방감은 주어졌지만, 돈을 벌며 일할 때보다 삶의 질은 더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웃음) 문학상 당선도 당장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상 받고 난 뒤에 나올 다음 소설을 생각하면 막막할 때가 많지요. 그런 면에서 당선으로 계급이 올라가는 거라면 그 계급은 유지되는 것인가, 한시적인가 고민하게 됩니다.
『리의 별』 이 SF 소설입니다.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이 지금 여기와 거리가 있고, 인물 중에서 한국인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데요. 이렇게 설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시면서 시대가 언제인지 많이 헷갈려하신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작품의 배경을 55세기 정도로 멀게 잡은 건 오랜 시간이 지나 다른 행성을 자유롭게 오가며 살게 된 때에도 인간의 삶은 지금과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얘기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도 누군가는 결혼하고 누군가는 연애 때문에 힘들어하고 사랑하고 오해하고 돌아서고…… 인간이 살아있고 인류가 이어지는 한 사랑도 삶도 죽음도 형식이 바뀔 뿐이지 내용이나 감정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세계 어디서든 인간의 감정, 인간이 감당해야 할 것들은 변치 않고 닮아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죠. 이 작품에 나오는 리는 성만 보면 한국인일 것 같지만, 스페인 교도관이고 외국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이름이에요. 그를 리라고 명명하면서 한국인으로 그리지 않은 건 그 인물과 저 사이의 거리감을 두기 위해서였고 이곳만의 얘기로 국한시키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주인공 리를 유원지에 홀로 남겨둔 설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렇게 설정한 데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비 오는 날의 유원지나 놀이공원 같은 풍경을 좋아합니다. 비 오는 날에는 사람들이 그런 곳에 거의 오지 않지요. 제 머릿속에는 놀이기구가 정지해있고 넓은 공간이 텅 비어 쓸쓸하고 모든 것이 축축하게 젖어있는 풍경에 대한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어요. 만약에 거기 어딘가의 놀이기구가 움직이고 한 사람이 타고 있다면 어떨까, 그게 작은 유원지나 놀이 공원이 아니라 유흥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행성이라면? 상상과 함께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는데 혼자 남은 사람에 대해 쓰려니 소설이 나아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지구의 사람들과 통화하면서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서사로 바꿨어요.
강태식 소설에 영향을 준 두 가지, 독서와 아이
선생님 전작은 현실적인 이야기였습니다. 『굿바이 동물원』 이 자본주의에서의 노동, 『두 얼굴의 사나이』 는 인간 내면에 잠재한 폭력을 다뤘죠. 이번은 SF 요소가 가미된 작품인데요. 변화를 시도한 계기는?
두 가지 정도의 계기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SF에 관심이 많았고 클라크, 레이 브래드버리를 좋아해서 많이 읽다보니 써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제 장점이자 단점인데 저는 좋은 소설을 읽으면 그 책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평소에도, 수업할 때도 좋은 글을 읽고 장점을 익혀야 그것을 넘어서는 글을 쓸 수 있다고 얘기하고요.
두 번째는 아기 때문인데요. 예전에는 사회의 시스템이나 외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어요. 누군가 어떤 일 때문에 권고사직 당하고, 누구의 것을 횡령하고 빼앗기고 버려지고, 이런 움직임을 유심히 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태어난 뒤에는 어떤 인간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 담겨진 인간 자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백화점에 가거나 예술의 전당의 음악 분수에 가서 다른 사람들을 둘러봤다면 요즘은 그냥 아기 뒷모습, 그것 하나만 바라봐요. 구조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아이를 낳으면서 인간에 집중하게 됐어요.
‘일주일간의 휴가’가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빠는 아들을 그리워하고, 아들은 아빠의 존재를 모른 체 살아가는 이런 줄거리인데요. 소설에서 아버지는 왜 이런 모습일까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고 부성에 관한 저의 생각이 담겨있어요. 영화의 주인공인 귀도가 죽기 전까지 아들에게 웃어주는데 예전에는 그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아이가 태어난 뒤에 그 영화를 다시 보진 않았지만 머릿속에서, 아 저게 인간이구나, 아버지라는 거구나, 깨달았어요. 어쩌면 소설이 다루는 것은 세 가지 뿐인지도 몰라요. 인간, 인생, 세계. 결국 인간에 관한 것인데 인간의 고귀함, 아름다움이 바로 다른 대상을 위해서 희생한다는 부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이기적이면서도 인간이 인간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 아닌가 해서 '일주일간의 휴가' 부분을 썼어요. 이 소설의 주제가 되는 단락이기도 하고요.
‘행성 심사대’는 『굿바이 동물원』 과 비슷한 결이었습니다. 이처럼 사회적인 걸 비틀 때와, '일주일간의 휴가'처럼 개인적인 걸 쓸 때 중 언제가 더 즐거운지.
둘 다 즐겁습니다. 사유하는 방식이나 쓰는 맛이 달라 어느 쪽이 더 즐겁고 어느 쪽이 더 잘 맞는다고 하기 어려워요. 제 안에 있는 두 개의 길인 것 같습니다. 행성 심사대의 내용이 화려하고 자극적이라면, 일주일간의 휴가는 천천히 우러나오는 맛이 있는데요. 조금씩 '일주일간의 휴가' 쪽의 사유와 표현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소설에서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깊이있게 파고 들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이 낳고 나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시스템에 관해 더 생각하게 되지 않나요. 행성 심사대에서는 화폐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본주의를 비튼 느낌이었습니다.
아이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자본주의의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막연하게 키우고 가르치려면 돈이 많이 들 것이다, 걱정했던 것 같은데 막상 아이와 함께 지내니 아이는 사랑의 대상이고, 사랑해줄 수 있을 때까지 사랑해주고 하기 싫다는 것에 대해서는 강요하지 말자는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아직 입학 전이라 그럴 지도 모르겠고요. 아들은 사랑해줄 수 있을 때까지 사랑해주고, 나가고 싶을 때 보내줘야죠. 멀리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허무주의자가 아니지만 허무하다고 쓰는 이유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 「신세기 에반게리온」, 「기동전함 나데시코」, 「무책임함장 테일러」처럼 이런 배경의 작품이 많았는데요. 『리의 별』 에 영향을 준 작품이 있나요.
예로 들어주신 애니메이션은 저도 다 보았고 지금도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해서 은연 중에 그런 세계에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소설에서는 「은하영웅전설」에 등장하는 양웬리의 이름을 가져다 썼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라서 애정을 담아 썼습니다. 참고로 『리의 별』 을 쓸 때는 카우보이 비밥을 두 번 정도 더 보았고요.
인생이란 그런 거라우. 좋은 시절도 있지만 좋은 시절은 얼마 못 가지. 결국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똥 덩어리가 되는 데, 밥을 먹고 똥을 싸고 숨을 쉰다고 다 제대로 사는 건 아니잖수. (56쪽)
허무주의라고 할까요? 전작도 그렇고 이번 소설에서도 세상이 시시하고, 인생 별 거 없다는 뉘앙스의 문장이 자주 등장합니다. 선생님의 허무주의에 관해 물어보고 싶었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허무주의자가 아닌데요. (웃음) 소설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아름답다기보단 시시하고 어쩌면 엿같은 곳이고, 그런 세상에서 인간이 관계를 맺고 함께살아가는 동안 피어나고 쌓이는 정 같은 게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저의 사유는 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데, 그런 것을 이야기로 풀어가다보니 아름다움이나 따듯함은 아주 작고 인생의 허무함은 크게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전작이나 이번 작품에서 유머에 대한 애착을 느꼈습니다. ‘행성 심사대’같이 통째로 웃긴 장도 있었고요. 유머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은?
대중적인 유머 감각은 없는 편입니다. 소설 수업을 할 때도 처음에는 차분하던 분들이 수업 횟수가 쌓여가는 동안 웃기 시작하거든요. 일상 속에서도 수업을 하거나 소설을 쓸 때도 유머를 많이 구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간에게 유머만큼 훌륭한 무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에서도 진지하고 깊게 사유하는 부분과 유머가 어우러질 때 폭이 넓어진다고 여겨서 멋지게 사용해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얼굴의 사나이』 에는 그런 요소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 소설은 블랙 코미디에서 벗어나 문체를 바꿔보는 실험에 집중했던 시기에 썼습니다. 『굿바이 동물원』 과 많이 다르고 『리의 별』 과도 다른 지점에 놓인 징검다리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죠. 『두 얼굴의 사나이』 의 서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헐크나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야기와 동일합니다. 그 뻔하고 오래 반복되어온 서사를 저만의 방식과 문장으로 써보고 싶다는 욕심에서 시작했습니다. 어떤 서사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이기도 했고요. 그러다보니 『굿바이 동물원』 에는 비유가 거의 등장하지 않았고 『두 얼굴의 사나이』 는 비유에는 많은 공을 들이면서 유머는 구사하지 않았네요. 미흡했지만 이것을 넣고 저것을 빼면서 실험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쓰고 싶은 작품
서유미 소설가의 최근 '파경 3부작'에 관해 물어보고 싶었어요. 남편으로서 어떻게 보셨나요.
저도 최근에 출간된 책들이 파경 3부작으로 불린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 상황에 대해 우리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도시 속에서 계속 사는 사람은 도시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매일 지하철을 타는 사람에게서 지하철에 관한 새로운 시선이 나오기 어렵다, 파경 3부작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의 관계가 삶을 위협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고 자유롭게 파국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웃음) 일상이라면 책 한 권 분량의 소설을 연달아 세 편씩 쓰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일상이 아니니 거리감을 유지하며 쓴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앞으로 5부작이든 10부작이든 쭉 써도 좋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으세요?
지금 퇴고하는 글은 제일 처음 썼던 장편소설입니다. 『가드를 올려라』라는 제목으로 한겨레 웹진에 연재했었는데요. 출간을 앞두고 다시 읽어보니 너무 못 써서 퇴고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다음에 쓰게 될 소설은 『리의 별』 과 비슷한 방향으로 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사유와 유머를 좀 더 담을 수 있는 스토리를 찾고 있는데 SF는 이야기를 무한히 확장해나갈 수 있는 매력적인 장르라 그 안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성경 이야기를 SF로 풀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러브 크래프트나 조지 오웰처럼 써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를 좋아해서 농구를 소재로 한 소설을 써 보고 싶기도 합니다. 물론 아직은 아이가 잠든 뒤에 하는 밤의 농구가 더 즐겁지만요.
선생님과 서유미 작가님의 작품, 객관적으로 뭐가 더 괜찮다고 평가하시나요.
자본주의 사회의 관점에서는 제가 상금을 두 배 더 받았지만(웃음) 쓰는 건 서유미 작가가 더 잘 쓴다고 생각합니다. 12년차의 중견 작가가 되었고, 차분하게 깊어지는 게 느껴집니다. 그녀가 먼저 등단할 때도 그렇게 말했지만 저는 언제까지나 서유미 작가의 남편으로 남고 싶습니다. 처음에 그렇게 시작했고, 죽을 때까지 서유미의 남편, 그걸로 족합니다.
마지막 질문이 ‘어떤 작가로 남고 싶은지?’였는데 '서유미의 남편'으로 정리하면 될까요.
그것도 좋고요. 작가로서 저는 경계 문학 작가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다양한 장르적 특징을 가진 소설들을 쓰고 싶고 그 안에서 인간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작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스티븐 킹같은 작가가 되고 싶은데 쉽진 않겠지만 애써보겠습니다.
리의 별강태식 저 | 은행나무
무인행성의 궤도를 십오 년째 돌고 있는 리와 지구에서 삶의 쓸쓸함을 견디는 다섯 남녀의 소통과 위안, 사랑과 죽음의 문제가 시공을 넘나들며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된다.
관련태그: 리와 별, 강태식 소설가, 인간의 삶, 황산벌청년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