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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부산에서 밝힌 만화 인생

『허영만의 3천만원』 출간 기념 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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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닥치니까 해야 할 공부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그러다가 2015년 갑자기 다시 생각나 이번에는 전문가를 모시고 실시간으로 투자 상황을 보여줘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죠. (2018. 0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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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3천만원』 출간을 기념한 북토크가 3월 9일 예스24 부산 F1963점에서 열렸다. 비를 기다리는 어두운 날씨였지만 객석은 만원이었다. ‘오랜 팬이었다’고 밝히는 독자, ‘남편이 주식으로 까먹은 돈을 회수하고 싶다’는 사람, ‘주식이 뭐길래 많은 사람들이 푹빠지고 고생하는지’ 알고 싶다는 사람들 등 여러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오랜 팬들이 모인 만큼, 허영만은 『허영만의 3천만원』 이야기뿐만 아니라 전작에 관한 이야기,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질의응답과 저자 사인회까지 독자들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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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공부해서 그려 낸 『꼴』

 

“부산에서 독자를 만나는 것은 처음인 듯싶다”며 말문을 뗀 허영만은 많은 사람이 와준 것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객석이 넓어서 어디에다 시선을 둬야 할지 모르겠다”는 농담도 잊지 않았다.


“이번에 주식만화를 그린다고 해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만화를 참 많이 그렸어요. 고스톱을 주제로 한 『타짜』를 그려 온 국민을 노름판으로 끌어들인다는 얘기도 들었고, 음식 만화인 『식객』을 그려 사람들이 집에서 밥을 먹지 않고 밖으로 나가게 만들었습니다.  권투만화, 돈 버는 만화, 관상 만화도 그렸습니다.”


이야기는 『꼴』 을 그리던 시기부터 시작했다. 언젠가 출판사에서 관상 만화를 그려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고 허영만은 자녀들에게 관상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고 한다.

 


“아내가 ‘관상은 미신이야. 그리지 마’라는 거예요. 아내는 교회를 다니거든요. 옆에 있던 아들도 ‘아버지! 이제 그런 만화까지 그리지 않아도 되잖아요’ 합니다. 그래서 하겠다는 말은 못 하고 박영석과 함께 히말라야를 갔어요. 해발 7,000m 베이스캠프에서 뒤척거리고 있는 게 과연 생긴 대로 운명이 결정된다는 게 맞는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허영만은 박영석 대장에게 위성 전화를 빌려달라고 해서 바로 출판사에 전화해 관상 만화를 그리겠다고 했다. 관상은 전혀 몰랐기에 일단 서울로 돌아가 출판사가 섭외한 관상 전문가 신기원을 만났다.


“만나는 첫날 저보다 너덧 살 많은 신 선생님(신기원)이 한글 한 자 없는 『마의상법』 을 펴 놓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얼마나 공부해야 만화를 그릴 수 있나 물어봤더니 빨라도 3년은 걸릴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지요. ‘아니 내가 3년씩이나 공부해서 이걸 그려야 한단 말이야?’”


우물쭈물하는 걸 본 신기원은 오금을 박듯 ‘공부를 하든 안하든 3년은 흘러간다’고 말했다. 그 말에 바로 하겠다고 하고 『꼴』 이 나오기까지는 정말로 3년이 걸렸다.


“책이 나오자 관상하는 사람들이 속이 다 시원하다고 그러더군요. 말로만 해주던 형상을 그림으로 그려주니 명확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땐 참 뿌듯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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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공부는 이어진다

 

이어 허영만은 주식 만화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로 넘어갔다. 주식을 만화로 그려야겠다는 생각은 최근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밝혔다.


“잡지에 연재하던 때에 주식만화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15년은 넘은 듯합니다. 곧 주식문화를 하겠다고 예고하고선 한 달 남기고 포기했었어요. 막상 닥치니까 해야 할 공부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그러다가 2015년 갑자기 다시 생각나서 이번에는 전문가를 모시고 실시간으로 투자 상황을 보여줘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죠.”


작품을 통해서도 밝힌 바 있지만, 실제로 시작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전문가는 실시간으로 거래 내용을 보여주면 시장 교란 방지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아내는 거실을 돌면서 ‘주식은 안 되는데’를 읊조렸다.


“그렇게 잊고 있었는데 2016년에 삼성증권에서 연간 수익률 대회를 개최하고 발표한다는 소식을 봤어요. 바로 그걸 그려서 보여주면 되겠다 싶었죠. 법률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서 투자 후 2주 후에 발표하는 걸로 하고 전문가 5명을 골고루 선정했습니다.”


『허영만의 3천만원』 은 스토리가 없다. 투자한 상황에 따라 메신저 창에서 대화한 형식이 그대로 보인다. 단타를 위주로 하는 자문단은 여러 번 거래가 일어나지만, 가치투자나 로봇 어드바이저 등은 종목을 사 두고 묵히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만화를 꾸려나가는데 힘들다는 말도 덧붙였다.


“2월 말에 전문가 2분께 양해를 구하고 4분으로 재정비를 했어요. 원래 5구좌로 하던 걸 4구좌로 줄일 수 없어서 한 구좌는 제가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아내의 우려대로 발을 담그게 되었어요. 뭘 투자해야 할지 머리가 하얗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가장 잘 아는 분야의 종목을 선정하라고 하더군요. 『식객』 을 그렸으니 요식업을 잘 알겠지 싶어 하시는데 잘 몰라요. 아웃도어는 많이 알지만 회사는 잘 모르고요. 현재 한 종목 사두고 공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허영만은 기자 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주식은 불로소득이 아니냐’라고 질문했던 것을 기억하며 주식도 공부하고 노력하는 바에 따라서 수익률이 달라진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500% 수익을 내는 분은 장이 끝나는 오후 3시 30분이 넘으면 바로 쓰러진다고 합니다. 다른 분들도 내일을 위해 종목 분석 등을 하느라 밤이 늦어야 잠이 들어요. 장이 없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외식이나 술 한잔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걸 보고 들으니까 더 심란합니다. 공부가 필요해요.”


관객은 허영만이 풀어내는 살아온 이야기, 작품이 탄생하게 된 에피소드 등을 진지하게 경청했다. 질문시간에서는 <날아라 슈퍼보드>의 사오정이 입에서 나방을 뿜어 댄 사연과 귀가 잘 안 들리게 된 까닭을 말하기도 했다. 관객의 요청으로 단골로 다니는 백반집을 소개하기도 했다. 작품을 추억 삼아 여행을 떠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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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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