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교양 만화 『35년』을 산 이유
[내가 산 책]
앞에서는 당시 세계사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었는지를 덧붙여 놓음으로써 당시 이 땅의 역사가 세계사에 어떤 맥락 속에서 펼쳐졌는지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며 보여줍니다. (2018. 01. 26)
35년
박시백 글그림 | 비아북
이 책은 1910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를 다룬 교양만화입니다. 이번에 3권이 먼저 출간되었고 모두 일곱 권으로 기획이 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의 박시백 화백 입니다. 『조선왕조실록』 이후에 5년여 정도 답사와 자료조사, 학습을 통해 시작된 작품이라고 하네요. 내용뿐만 아니라 밑그림 펜작업, 채색 등 모든 그림을 혼자 도마아서 한 결과물이라서 더욱 노작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을 워낙 흥미롭게 보았기 때문에 이번 책도 1권부터 기대감으로 펴들게 되었습니다. 책의 도입부는 일본이 조선을 강제로 병합할때 조선의 총독으로 부임했던 데라우치 마사다케가 어떤 기반과 맥락에 놓여 있는 인물인지를 설명하면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 권의 본편 앞뒤로도 흥미로운 내용들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앞에서는 당시 세계사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었는지를 덧붙여 놓음으로써 당시 이 땅의 역사가 세계사에 어떤 맥락 속에서 펼쳐졌는지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며 보여줍니다. 그리고 책의 뒤에는 연표와 인명사전이 담겨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내년에 완간된다고 하는데요. 2019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리의 과학
세스 S. 호로비츠 저/노태복 역 | 에이도스
<빨간책방> 방송은 소리로 전달되는 방송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기에 본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으로서 소리라는 것이 얼마나 위안을 주는지 경험할 때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청각은 다른 감각에 비해서 가장 권태를 덜 느끼면서 끈질기게 남아있는 감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에 나온 이 책은 소리에 대해서 전방위 적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책에는 지구가 처음 만들어진 후의 상황을 소리에 주목해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탄생 과정을 소리로 표현한 것은 처음이라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오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따르면 청각적으로 볼 때 개구리는 가장 둔한 동물에 속한다고 하고 박쥐는 가장 뛰어난 쪽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각과 미각이 극히 제한적인 동물은 있어도 청각이 없는 동물은 없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화와 생존 면에서 청각은 가장 보편적인 감각이라는 것이죠. 일단 청각은 시각보다 빠릅니다. 또한 촉각 같은 감각이 우리 몸에 국한된 감각인데 비해 청각은 훨씬 범위가 넓은 감각이기도 합니다. 이런 청각에 대한 설명 뿐 아니라 이 책에는 우리가 칠판 긁는 소리를 싫어하는 이유와 같은 흥미로운 사례들도 담겨 있어 재밌게 읽어볼 수 있는 책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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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