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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취업, 글로벌 노마드로 사는 인생

『꼭 한국에서만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 저자 레이첼 백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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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나를 이해시키려고 너무 애쓰지 않으면 좋겠어요. 내가 원하고 내가 옳다고 생각한 판단을 주변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2017.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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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열면 ‘용기 내세요’와 같은 힘을 주는 말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답장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인생, 참 불공평하죠?’”

 

열심히 해도 넘기 어려운 벽이 있다는 걸 우리는 현실에서 경험한다. 금수저, 흙수저 같은 것만 해도 억울할 지경인데, 어쩌다가 타고난 능력의 레벨 자체가 다른 사람이라도 마주하게 되면 우리는 절망 비슷한 것을 느낀다. 이런 경험은 명문대를 나왔든 외국 유학을 다녀왔든 금수저를 물고 나온 사람이든,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평등한 것이다.


그런데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걸 일찌감치 깨닫고서, 거북이 전략으로 엉금엉금 자기 인생을 개척해 ‘해외 취업의 여신’이라고까지 불리는 사람이 있다.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2년제 지방대학에서 러시아어 전공, 다시 4년제 지방대학에 편입하여 영어 전공’이 그의 출발점이었다. 똑똑한 사람들은 절대로 흉내 내지 못하는, 평범하기 때문에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인생이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 『꼭 한국에서만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의 저자 레이첼 백을 만났다.


‘해외 취업의 여신’이라 불린다고요. 어떻게 그 별명을 얻게 되었나요?

 

언니와 대화 중에 “해외 취업을 한 번도 아닌 여러 번 했으니 이 정도 되면 ‘취업의 신’이 아니야?”라고 농담으로 얘기했는데 언니가 진지하게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넌 취업의 신이 아니고 ‘해외 취업이 여신’이지!” 언니의 그 말을 블로그에 올렸더니 블로그 이웃들 반응이 좋은 거예요. 이렇게 해서 자칭 타칭 ‘해외 취업의 여신’이 되었습니다. (웃음)


페이스북 팔로워 수가 5천 명쯤 되네요. 댓글로 소통도 활발히 하고 계시고. 해외 취업 관련해서 강연과 컨설팅도 활발히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우성인 지금, 이 책을 통해 어떤 얘기를 들려주려 하셨나요?

 

인생을 살아가며 선택해야 할 것이 하나만 있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해야 할 일도 하나, 살아야 할 곳도 한 곳 그리고 선택해야 할 것도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지요. 취업도 마찬가지로 ‘이것 아니면 안 돼’가 아니고, 조금 더 넓게 그리고 조금 더 길게 보고 준비하고 도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

 

느리게 가더라도 가야 할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그것이 더 흥미진진한 삶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남들과 다르게 가더라도, 평범하게 가더라도 괜찮은 삶이 있다는 것도 보여주려고 했어요. 늘 최고만을 목표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의 선택’은 있다는 것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책은 좌충우돌, 맨땅헤딩을 반복했던 제 20대와 30대를 되돌아보며 ‘먼저 해본 언니 혹은 누나’가 들려주는 얘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런 과정 속에 취업 얘기가 나오는 거죠. 해외 취업에 직접 도움이 되는 정보는 Rachel’s Secret Tip으로 정리해 각 챕터 마지막에 담았습니다.


책을 보면 명문대 친구 이야기가 나옵니다. 명문대에 갔지만 적응을 못한 친구에게 그렇게 싫었으면 편입이라도 하지 그랬느냐고 하자, 친구는 “그런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어.”라고 답하죠.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다른 걸 못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인터넷에는 온갖 정보들이 넘쳐나는데 말이지요.

 

맞아요. 일단 자기라는 우물 속에 들어가면 바깥은 보기 어려워요.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20대 때는 정보가 너무 없어서 문제였는데 요즘은 정보가 너무 많은 것이 도리어 문제랄까. 그 많은 정보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관심’입니다. 무엇엔가 관심을 쏟고, 하고 싶어 하고, 알고 싶어 하고, 열정을 들이면 그것들이 눈에 잘 띄고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말이죠. 똑같은 책을 보아도, 똑같은 곳을 여행해도, 똑같은 사람을 만나고, 똑같은 기사를 보아도 사람마다 다 다르게 받아들이고 다르게 경험하는 것도 관심의 차이에서 오는 거 아닐까요.

 

그 친구 얘기를 다시 꺼내면, 그 친구는 그런 것을 몰랐던 게 아니고 그런 것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것이 보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랫동안 입시 공부를 하고 지쳐 있었기 때문에 더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관심도 없었던 거죠. 그에 비해 저는 공부가 부족했던 사람이라 새로운 말을 배우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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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나 사건을 앞에 두고 늘 긍정적으로 대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닮고 싶었고요. ‘멘탈갑’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건강하고 유연한 모습이었는데, 원래부터 그런 성격인가요, 아니면 노력을 통해 조금씩 바뀐 건가요? 어떻게 하면 그런 힘을 가질 수 있죠?

 

사실, 그런 말들은 블로그를 통해 듣기 시작했어요. 제 글을 읽는 분들이 제게서 ‘긍정 에너지’를 느낀다고 해서 처음에는 놀랐습니다. 그냥 제 생각을 끄적거린 건데 그런 반응을 얻게 된 것이죠. 그런 면은 타고난 것 같아요.

 

그런데 긍정적인 성격이라기보다는 고민을 덜 하는 타입이라는 표현이 제게 더 맞는 것 같아요. 이것저것 비교하고 따지며 될까 안 될까를 고민하는 대신 저는 일단 직접 해보는 편이거든요. 꼭 잘될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믿음이 확고해서 그렇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더 나을지, 내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먼저 경험해보자’라고 쉽게 판단하고 저지르는 거죠. 그리고 결과를 잘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호주, 미국, 캐나다에서 회사 생활을 해보셨잖아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텐데요, 각 나라별로 꼭 준비하거나 조심해야 하는 포인트가 있을까요?

 

이 질문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렇게 큰 차이를 거의 못 느꼈거든요. 제가 글로벌 시티즌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하하) 나라로 따지기보다는 회사와 함께 일하는 동료의 차이로 비교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아요. 호주, 미국, 캐나다는 모두 서구식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회사의 차이로 예를 들어 보자면 회식이 있는 곳과 없는 곳, 야근이 있는 곳과 없는 곳, 업무시간 유동성이 있는 곳과 없는 곳 등등 회사마다 조금씩 다 달랐어요. 호주, 미국, 캐나다에서 쓰는 영어 표현 차이가 있지만 그런 것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요. 호주 발음이 많이 생소해서 처음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결국엔 익숙해졌고요.


온 가족이 말렸는데도 또 회사를 그만두셨다지요. 그것도 공기업, 소위 철밥통 직장을. 그런 결정을 이해 못할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왜 그러셨나요?

 

글로벌 노마드로 사는 인생이 참 흥미롭습니다. 여행을 하듯 새로운 곳에서 일상을 즐기고, 그곳에서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게 제 꿈이거든요. 그 꿈이 지금도 변함없기 때문에 자꾸 안정된 삶을 박차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하나의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서 일을 해보고 싶어요. 작가로, 강연자로, 해외 취업 컨설턴트로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일의 영역을 더 넓혀나가는 걸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 밖에도 일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더 해보고 싶습니다. 제게도 좋고 사람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있을까, 그것을 통해 서로의 삶에서 좋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는 없을까를 궁리하고 있지요. 요즘 구상하는 것은 운동 퍼스널 트레이너예요. 40대 아줌마가 몸짱 퍼스널 트레이너가 된다면 많은 여성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테니까요. 열심히 운동하면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으니 서로에게 좋은 거죠.


마지막으로, 꿈을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들과 처음 사회를 접하고 힘들어하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한 말씀 건넨다면.

 

마음을 부드럽게 그러면서도 단단히 먹기를 바랍니다. 한 번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이루면 좋겠지만 그렇게 다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괜찮아’ 하고 부드럽게 자신을 다독이세요. 그런 다음 ‘더 해보자’ ‘재미있겠다’ ‘할 수 있다’ 하고 단단한 마음을 먹는 겁니다. 저만 해도 호주에서 몇 번 취업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다음 ‘나는 안 되는구나’라고 마음을 접었다면, 미국에서의 취업도 캐나다에서의 취업도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남에게 나를 이해시키려고 너무 애쓰지 않으면 좋겠어요. 내가 원하고 내가 옳다고 생각한 판단을 주변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제 오빠와 아빠도 그랬던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경험에 비추어 보아 스스로의 판단에 자신이 있다면 흔들리지 말고 그 길을 가라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꼭 한국에서만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레이첼 백 저 | 원더박스
꿈 하나 들고 겁 없이 도전하여 글로벌 커리어 우먼의 삶을 이뤄낸 ‘해외 취업의 여신’ 레이첼의 느리지만 당당한 해외 취업 도전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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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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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늘 꿈꾸던 나의 모습이 있었다. 하나는 해외에서 사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현지 회사에 취업을 해서 하루 종일 영어로 모든 업무를 보는 것이었다.”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2년제 지방대학에서 러시아어 전공, 다시 4년제 지방대학에 편입하여 영어 전공. 스펙이랄 것을 갖추지도 못했고, 머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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