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의존하는 방법을 알면 혼자의 삶도 행복해진다

『누군가에게 자꾸 의지하고 싶은 나에게』 이계정 저자 인터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잘 독립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정체성을 찾고 성장하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잘 의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2017.11. 17)

저자사진.jpg

 

사람들이 겪는 다양한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다. 우리는 친구나 동료, 애인, 부부, 부모와 자식 등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를 주고받기도 하고, 혼자 기대했다가 섭섭해지는 일 등을 반복하기도 한다.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은 단순히 한쪽만의 문제로 보기 어려운 면이 많다. 심리상담가로서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온 이계정 저자는 잘못된 의존에 대한 생각이 인간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자기 자신을 낯설게 만든다고 말한다. 따라서 지나친 의존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타인과 건강하게 의존하는 법을 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의존’과 ‘독립’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들어보자.


『누군가에게 자꾸 의지하고 싶은 나에게』 에서 인간관계에서의 ‘의존’과 ‘독립’을 주된 화두로 서술해주셨는데요, 제대로 된 의존과 독립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의존과 독립 모두 인간의 기본 욕구입니다. 또 넓게는 모든 생명체의 생존 기술이기도 하고요. 어머니의 뱃속에 안전하게 열 달을 자라고도 똑바로 서고 걷기까지, 언어를 배우고 소통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면에서 인간은 그 어떤 생명체보다 의존의 시기가 깁니다. 따라서 그만큼 중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의존은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한 도움닫기 기술이라면 독립은 수많은 의존을 통해 달성한 성장의 증거이자 또 다른 삶의 기술이 됩니다. 잘 독립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정체성을 찾고 성장하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잘 의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거나 잘 거절하지 못하고, 혼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쉽게 타인에게 휘둘려서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 번에 바뀌는 게 쉽진 않겠지만 이런 분들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을까요?

 

뭐든 일단 해봐야 합니다. 거절을 하는 것도, 스스로 결정을 내려 보는 것도 한 번 해봐야 두 번째 할 때는 좀 더 수월해집니다. 정작 용기를 내서 해봤는데 내가 원하는 결과가 아닐 수도 있겠죠. 그렇다고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내 맘대로 안 되는 것이 너무 많고 당연합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아픔을 느껴보는 것도 성장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그 어떤 가르침도 경험을 통해 얻는 깨달음을 뛰어넘지 못합니다. 그러니 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감수하게 된 좌절은 더 좋은 내일을 위한 학습의 기회입니다. 물론 ‘일단 해 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때는 하지 못하고 고민하며 보내는 시간들이 얼마나 나를 힘들게 하는지 생각해보세요. 더불어 타인에게 휘둘릴 때 ‘나만큼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란 생각으로 내 결정에 대해 자신감을 갖아야 합니다. 물론 내 결정에 대한 책임은 내 몫이겠지만, 타인의 결정을 따르는 것 역시 내 선택이니 그에 따른 책임도 내가 지는 게 맞겠죠? 그 어떤 선택도, 그 누구의 의견도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책에서 ‘나를 위한 선택이 곧 모두를 위한 선택일 때가 많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우리가 보통 ‘너를 위한 선택’이라고 말하는 것은 ‘너를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해야 정확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정확히 알아차리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내 맘도 모르는데 네 맘을 어떻게 더 잘 알 수 있을까요? 따라서 정확하게 소통하는 것이 서로를 위한 가장 빠른 길인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정확한 소통을 위해서는 각자 나의 의견을, 나의 선택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모든 걸 내 맘대로 하는 게 좋다는 게 아닙니다. 내 의견만 주장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에 지나지 않죠. 내 선택은 틀릴 수도, 거절당할 수도 있다는 전제 하에 좀 더 당당하고 솔직해지자는 것입니다.


또 우리는 때로 내가 조금 희생하더라도 상대방을 위한 행동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낍니다. 따라서 배려할 때에도 내가 갖는 이득을, 내가 느끼는 행복감에 주의를 두면 결국 그 역시 나를 위한 선택일 수 있는 것이죠. 즉, 개인이 각자의 의견을 잘 알고 존중하며 표현할 수 있을 때, 나아가 그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때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로 가는 것이 오히려 더 쉬울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나를 위한 선택이 곧 모두를 위한 선택일 때가 많다’고 표현했습니다.

 

많은 내담자를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 대해 많이 들으실 것 같은데요, 그 가운데 주로 어떠한 이야기가 많은지 궁금합니다.

 

각자의 삶이 모두 다르니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특정 시기에 겪는 비슷한 고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는 새로운 관계를 어떻게 맺고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함께 일하며 갈등을 겪게 되죠. 결혼적령기라고 불리는 20대 후반에서 30대까지는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한 갈등이 주제가 됩니다. 기존의 가족에서 분리되면서 겪는 부모님과의 갈등이 있을 수 있고 함께 살아갈 사람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나’에 대한 깊은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부모가 된 40대의 성인들은 자녀와의 관계, 부부관계에서의 갈등을 주로 토로합니다. 가족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지고 짐이 무거워질수록 그 밖의 관계에서 소원해지고 그로 인해 외로움을 겪기도 합니다. 결국 그 모든 인간관계 문제의 중심에는 ‘가족’이 있고 가족관계가 평안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나아가 다른 관계에서의 만족도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책일러스트.jpg

 

책에서 <웨이트리스>, <캐롤>, <보이후드>, <런 어웨이 브라이드> 등 여러 영화의 예를 통해 의존과 독립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극중 주인공들의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한 가지 꼽아서 말씀해주신다면요.

 

<웨이트리스>에서는 불행한 결혼생활 끝에 원치 않는 아이를 낳게 된 주인공의 마지막 선택이 무척 통쾌합니다. 힘들게 진통하며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도 전혀 공감적이지 않은 남편은 신기한 듯 비디오를 찍고 있고, 잠시 그녀가 마음을 두었던 산부인과 의사는 아내와 함께 있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죠. 드디어 아이를 출산한 제나는 당당히 병원을 나서며 남편에게는 이혼을 요구하고 의사에게는 작별을 고합니다. 그녀와 꼭 닮은 딸을 낳아 함께 파이가게를 운영하게 된 제나가 딸과 함께 파이를 들고 걸어가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자님이 생각하는 ‘건강한 의존’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건강한 의존이란, 누군가가 필요한 순간을 잘 알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담실에 찾아오신 분들에 대해, 일단 상담실에 문을 두드린 것 자체를 격려하고 지지합니다. 상담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의지하고자 할 때에는 내 마음을 잘 알아야 하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표현이 어렵다면 그 어려운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면 됩니다. 나아가 도움을 받았을 때에는 고마운 만큼 그로 인해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도 그에게 때로 의지처가 되어줄 수 있을 테니까요.

 

누군가에게 많이 기대하고 실망하고를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타인과 도움을 주고받거나 기대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냉소적인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요?

 

두 가지는 정반대인 것 같지만 비슷하기도 합니다. 언제나 지나친 것은 수상하기 마련이죠. 즉, 지나치게 냉소적인 것은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할 것을 알고 미리 나를 보호하기 위해 냉소적인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따라서 일단 내 마음에 솔직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실망과 좌절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은 완벽하지 않고 우리의 삶은 내 맘 같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좋은 사람과 만나 사랑할 수 있습니다. 희망은 작지만 그 파장은 우리 삶을 바꿔놓는다는 걸 기억하세요. 기대하고 실망해서 방황하면 누군가 잡아줄 수 있지만, 같은 마음인 채로 냉소적인 사람들은 더 고립될 수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관계들에 대해 마음을 열고 너그러워진다면 예기치 못한 행복감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 자꾸 의지하고 싶은 나에게이계정 저 | 팜파스
이 책은 의존성에 따른 다양한 양상과 지나친 의존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타인과 건강하게 의존하는 법을 다룬다. 이를 통해 더욱 행복하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방법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누군가에게 자꾸 의지하고 싶은 나에게

<이계정> 저11,700원(10% + 5%)

“기대가 크면 상처가 된다.” 기대하다 실망하고, 의지하려다 상처받는 나를 위한 심리처방전 사람은 누구나 서로 부대끼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상대에게 바라고 기대하는 게 너무 많아진다면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왜 상대는 나만큼 나를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섭섭한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