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안 하는 집, ‘제이맘’의 비밀 레시피
『제이맘의 홈쿡』 김미정 저자
어느 날 모임에서 짜장면을 맛보고는 엄마밥을 몇 일간 거부했어요. 그래서 결심했죠. 가끔도 하지말자. 그 결과 저는 비록 힘들어졌지만 딸아이의 아토피도 씻은 듯 나았고 지금까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으며, 엄마표 짜장면을 더 좋아한답니다.
입맛 까다롭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딸아이와 동네에서 소문난 애주가 남편의 매일 식단을 책임지고 있는 제이맘의 소문난 레시피. 요리 초보들이 궁금해 하던 진짜 기본 밑반찬과 국ㆍ찌개, 스페셜한 요리까지 가득 담겨있는 『제이맘의 홈쿡』이 출간됐다. 이 책에는 요리 초보들이 궁금해 하는 진짜 기본 밑반찬과 국?찌개 레시피가 가득 담겨있다. 당장 내일 아침 밥상, 오늘 저녁 밥상 걱정에 머리가 아픈 주부들의 마음을 헤아려 매 끼니마다 만들면 좋은 반찬을 소개한다.
저자 김미정(제이맘)은 초등학교 동창인 남편과 친구처럼 연인처럼 알콩달콩 살고 있는, 토끼 같은 딸아이까지 둔 평범한 한 가정의 엄마. 혼자만 보려 SNS에 조심스레 올렸던 요리 사진이 큰 사랑을 받아 책을 출간하게 됐다. (제이맘의 인스타그램 @JMOM_TABLE)
최근 출간된 『제이맘의 홈쿡』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신데요. 수많은 요리책 중에서 이 책이 특별히 사랑 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는 것은, 제 책이 특별하지 않기 때문인것 같아요. 저도 새댁 시절 요리책을 보며 글로 요리를 배우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땐 왜 그리 없는 재료도, 없는 양념도 많던지요. 뭐 하나라도 빠지면 안될 것 같고. 그러다 보니 바로 포기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책을 덮게 되었던 것 같아요. 책을 내고 무엇보다도 기뻤던 것은 제 책을 받아보신 분들 모두 그날 바로 냉장고 열어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어 좋다고 말씀하신 거였어요. 특별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일상적인 요리를 더 맛있고 특별하게 만드는 팁이 숨어 있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책꽂이에서 먼지 쌓여가는 책이 아닌, 부엌 한 켠에 두고 물기 묻혀가며 낡아가는 책이기를 바랬는데 제 바람처럼 많은 분들이 곁에 두고 보아주셔서 너무 행복해요.
수학을 전공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요리와 많이 동떨어져 보이는데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뭐였나요?
스무살 때의 저는 참 갈등이 많았던 것 같아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많이 주저했어요. 학교 다닐 때부터 수학을 잘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아무 의심과 고민 없이 수학과에 진학했지만 정말 하고 싶은 건 요리나 식품영양학 쪽이었거든요. 그래서 잠시 휴학을 하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그땐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스무살에도 용기 내지 못했던 일을 마흔살이 되어 도전한 것을 보면 투철한 아줌마 정신이 한몫 한 게 아닐까 싶어요. 결혼하고 그땐 너무 당연히 부엌에 들어갔고,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비로소 남들보다 더 연구하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아이를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했기 때문에 먹는 것은 남들과 다르게 하고 싶었어요. 매끼마다 다른 이유식을 만들어 주는 것.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엄마 노릇이 그것뿐이었던 것 같아요.
‘외식 안 하는 집’이라는 타이틀이 눈길을 끌어요. 외식을 자제하고 싶지만 일하는 엄마로서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제이맘 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처음엔 외식도, 배달도 종종 했었어요. 결혼 후 지금까지 쭉 일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사실 퇴근 후 힘들고 가끔 밥하기 싫을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평소에 조미료 없는 식단에 길들여진 남편과 아이가 가끔 자극적인 외식 음식을 먹으면 몇일 굶은 사람처럼 신나게 먹어요. 그리고 한동안은 제 밥이 밍밍하다고 투덜대죠. 저는 우리 딸이 처음 짜장면 먹던 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두 돌까지 소금간 없이 음식 본연의 맛으로만 간을 살려 먹였는데.. 어느 날 모임에서 짜장면을 맛보고는 엄마밥을 몇 일간 거부했어요. 그래서 결심했죠. 가끔도 하지말자. 그 결과 저는 비록 힘들어졌지만 딸아이의 아토피도 씻은 듯 나았고 지금까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으며, 엄마표 짜장면을 더 좋아한답니다.
『제이맘의 홈쿡』에서 중간중간 삽입된 제이맘님의 에세이가 인상적이에요. 그 중에서도 혼밥에 관한 이야기.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가족들 밥상은 정성껏 차리시지만 정작 자신은 가족들이 남긴 음식을 먹거나 대충 한끼 때우는 게 다반사였잖아요. 그러면서 딸에게는 ‘너는 꼭 제대로 된 예쁜 밥 먹어라’ 하시고요. 어머님께서 이 내용을 보시고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실제 반응은 어떠셨나요?
사실 에세이를 쓰면서 부담이 많이 됐었어요. 이렇게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요. 그래서 그냥 제가 느끼는 얘기들을 친구에게 말하듯 썼는데. 다들 제 글에 감동 받으셨다고 하셔서 제가 더 놀랐어요. 사실 요리책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엄마껜 말씀 안 드렸어요. 또 힘든 일 하는구나 염려 하실까봐요. 그래서 책이 나온 후 짠~ 하고 보여 드렸는데. 엄마가 보시고는 울먹거리시며 “고생 많았겠네”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는 그 요리책을 매일매일 몇 번이고 반복해 보시는걸 보니 책 만들며 힘들었던 모든 기억이 잊혀진 것 같아요.
제이맘 님 가족은 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어서 입맛이 더욱 까다로울 것 같아요. 제이맘 가족모두가 ‘엄지 척!’하는 요리가 궁금해요.
사실 우리 가족은 칭찬에 굉장히 인색해요. 가끔 친구들이 놀러 와 저희 집에서 식사할 일이 있으면 다른 꼬마 손님들은 “우리 엄마도 이모처럼 해줬으면 좋겠어요”, “이거 집에 가져가고 싶다” 등등 각종 칭찬을 해줘요. 그런데 우리 딸은 묵묵히 이게 별거냐는 듯 시크하게 먹죠. 남편도 마찬가지예요. “맛있네” 한마디가 끝이거든요. 어쩌면 그 뜨뜨한 반응이 저의 요리 의욕을 더 자극했을지도 몰라요. 제가 하는 요리 중 우리 가족이 베스트로 치는 요리는 남편에겐 국물요리, 아이에겐 고기요리에요. 그래서 여러가지 육수나 양념들을 고민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특히 푸짐한 건더기가 들어간 감자탕은 이런 둘의 욕구를 모두 채울 수 있어서 우리 집 일등 요리지요.
아무리 요리의 달인이라고 할지라도 매일 같이 특별한 요리를 차리기는 어렵잖아요. 제이맘 님네 가족의 오늘 저녁 상차림 메뉴는 뭐였나요?
오늘은 시래기를 넣은 된장국에 간고등어를 구워 먹었어요. 사실 주부에겐 이렇게 밥과 국과 반찬을 차려내는 게 제일 힘들지만 생색이 안 나는 메뉴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먹는 게 한국 사람에겐 최고잖아요. 그래서 가스레인지 풀가동하여 지지고 볶고 했죠. 오늘은 세 식구 밥그릇이 설거지한 듯 비워져서 기분이 참 좋았어요.
요리하는 제이맘으로 도전하고 싶은 과제나 계획을 들려주세요.
이번에 책을 내면서 요리에 처음 도전하는 분들께서 자신의 첫 요리 성공담과 함께 여러 가지 질문과 요구를 보내주셨어요. ‘이 요리도 궁금해요’, ‘저 요리도 알고 싶어요.’ 하고요. 저도 이번 책에 못 담아 아쉬운 요리들이 너무나 많았고요. 기회가 된다면 지금의 부족한 것들을 채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만들면 어떨까 막연히 그려보고 있어요. 이렇게 제 책과 함께 하는 분들이 점점 요리 고수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고 싶어요.
제이맘의 홈쿡김미정 저 | 싸이프레스
입맛 까다롭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딸아이와 동네에서 소문난 애주가 남편의 매일 식단을 책임지고 있는 제이맘의 소문난 레시피! 전날 만들어 두고 다음날 먹으면 좋은 밑반찬부터 바로 만들어 먹기 좋은 반찬, 얼큰한 국 & 찌개, 한 그릇 일품식, 가족이 모두 모인 주말 저녁에 딱 어울리는 전골 & 탕 및 제이맘표 스페셜 요리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레시피가 잔뜩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