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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화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

『필력』 이남훈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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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우리 인생의 중요 지점에서 한 사람의 인성과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능력을 키우도록 돕는 지침서들이 제대로 된 조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이 집필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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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글쓰기 능력이 성공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이 77.7%에 달했다. 그러나 정작 많은 사람이 글쓰기를 어려워한다. 일단 ‘글’이라고 하면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마음에 부담감이 생기고, 첫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할지 난감해서 머리를 쥐어뜯는다.‘일단 한번 써보고 고치자’는 생각에 글을 시작하지만 나중에 보면 뒤죽박죽, 중구난방. 이즈음이 되면 거의 자포자기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필력』은 기존의 글쓰기 방법론에 대한 반론으로 시작해 글의 화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소개된다. 메시지, 차별화, 문체, 포지셔닝, 팩트와 해석, 글쓰기 습관까지 폭넓게 다룬다. 독서법에 대한 언급도 있다. 철학, 비평, 기호학 등이 등장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교양 수준이며, 글쓰기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더불어 단어장 사용, 일상에서의 기사쓰기 등 구체적인 방법론도 함께 실었다. 마지막에는 출판사와 편집자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남훈 저자는 저널리스트 출신의 경제경영, 자기계발 전문작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주요 언론사에서 비즈니스 전문 객원기자로 활동했다. 무료 일간지 <포커스>에 ‘한비자에게 배우는 지략’과 <동아일보>에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를 연재했다.

 

글쓰기 책이 1,900여 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력』을 출간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궁금합니다.

 

우선 기존의 글쓰기 책 중 일부가 실제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다소 편향된 조언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7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써야 했던 저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건 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조언이 있었던 것이죠. 또 편향된 것은 아니더라도 그 지침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어떻게 현실에 적용해야 할지 잘 모를 것 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인생에서 글이 가진 위력은 생각보다 대단합니다. 대학에 가야 하는 10대는 논술을 준비해야 하고, 취업해야 하는 20대는 자기소개서를 써야 합니다. 회사원이 되어서는 기획서와 보고서, 협의 요청 메일을 하루에도 수십 번 써야 합니다. 글은 우리 인생의 중요 지점에서 한 사람의 인성과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능력을 키우도록 돕는 지침서들이 제대로 된 조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이 집필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글쓰기가 중요한 시대라고 합니다만, 이미 잘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글쓰기가 밥 먹여 주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은 사람 이외의 사람에게도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을 쓰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이 글쓰기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수학자가 아님에도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와 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실용성 측면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의미죠. 수학이 추론과 검증, 일반화의 능력을 위해 필요한 것처럼 글쓰기는 지적 성장과 인간관계의 밀도를 결정하고 사회적 성공의 조건인 입학, 취업, 승진과 궤를 같이하며 나를 세상에 알릴 수 있는 ‘내공 중의 내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과정은 우리가 삶을 좀 더 업그레이드하는 과정과 닮았습니다. 글쓰기는 ‘독서-생각-해석-기획-집필’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데, 결과로서 드러나는 글은 이 과정을 숨기고 있는 빙산의 조각일 뿐이죠.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과정이 한 사람의 생각을 확장하고 정신적 가치를 높여주는 중요한 훈련이라는 사실입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힘은 집요한 사고력과 올바른 판단력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서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사고가 강화되고, 집필 경험은 자신의 신념을 다지고 타인에 대한 설득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책의 구성이 크게 보면 잘못된 글쓰기 습관을 바로잡고 올바른 글쓰기 방법을 배우는 형태로 되어 있는데요. 꼭 버려야 할 글쓰기 습관과 반드시 갖춰야 할 필력을 각각 세 가지만 꼽아보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잘 쓴 글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봅니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으면 글에 필요 이상의 힘이 들어가게 되고 문장을 구성할 때도 과도한 치장이 들어가게 됩니다. 두 번째는 ‘계속 쓰다 보면 늘겠지’라는 오해입니다. 살다 보면 노력이 배신할 때도 있습니다. 계속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쓰는 방법’을 알고서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일단 쓰고 나중에 고치자’는 생각입니다. 글은 하나의 정교한 건축물입니다. 건물을 짓다가 중간에 무너뜨리고 다시 지을 수 없듯이, 부분적인 변화는 있을 수 있어도 구성 자체를 전부 바꿀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일단 글을 쓰기 전에 충분히 내용과 구성, 주제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합니다.


꼭 갖춰야 할 3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메시지의 차별화’ 문제입니다. 남이 했던 이야기를 내가 또 하는 것은 ‘동어반복’에 불과합니다. 자신이 쓰고자 하는 분야, 내용에 대해서 남들이 하지 않은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결론을 내리고 시작하라’ 입니다. 글의 서두와 본문은 결국 결론을 내리기 위해 존재합니다. 따라서 특정 사안에 대한 자신 나름의 결론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쓰는 것은 목표지점도 없이 이리저리 널뛰기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세 번째는 ‘외로움과 친구가 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현대인들은 외로울 시간도 없고, 또 외로운 시간도 만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요하게 사물과 사건을 관찰하고 통찰하는 관찰의 시간이 없으면 제대로 된 자신만의 메시지와 결론을 담은 글을 쓰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SNS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와 개인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글을 쓰는 공간도 늘고 횟수와 양도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작가님께서는 이런 문화가 ‘단문의 집착’과 ‘무작정 많이 쓰기’ 신화를 양산해 왔다는 지적을 하면서 ‘쓰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글을 아주 단순하게 정의해보자면 ‘생각을 백지 위에 옮기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과 글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머릿속에 있으면 그냥 ‘생각’이고 그것이 종이 위에 옮겨지면 ‘글’입니다. 물론 그 형식과 존재의 방식이 다르기는 하지만, 결국 글이란 생각의 표현입니다. 생각의 시간이 없으면 글을 쓸 거리도 없습니다. 이건 아주 단순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주변에서도 글쓰기는 전혀 교육받지 않았지만, 생각이 많은 친구는 조금만 지도해줘도 금세 글쓰기에 익숙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을 잘 쓰는 재능’이란, 곧 ‘생각을 잘하는 재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부 ‘출판사와 편집자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출판을 위한 글쓰기에서 저자와 편집자의 관계와 역할이 궁금합니다. 보통 글은 온전히 작가의 몫이라고 생각되는데 출판의 생리는 다른 점이 있는지요?

 

배를 운항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선장과 항해사입니다. 작가가 선장이라면 편집자는 항해사입니다. 항해사인 편집자들은 시대의 트렌드를 살피고, 독자의 욕구를 꿰뚫어 보면서 작가가 글의 개념을 바로 잡고 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원천 콘텐츠는 작가에게서 나온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것을 포장해서 세상에 드러내는 사람은 편집자들입니다. 만약 본인이 어느 정도의 글 실력이 되지만 출간이 잘 안 된다든지, 혹은 글쓰기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이러한 항해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작가들이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고, 돌파구를 마련해주기도 합니다. 책이라는 결과물은 작가와 편집자가 협업해야만 탄생 가능한 결과물입니다.
  
『필력』을 읽다 보면 작가님이 고독과 싸우고 즐기는 모습들이 곳곳에 드러나는데, 어쩐지 술을 좋아하실 것 같은 인상이 강하게 풍깁니다. 실제로 술을 즐기시는지, 어떤 술자리를 좋아하는지 궁금합니다.

 

제일 좋아하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바로 ‘십년한창(十年寒窓)’입니다. ‘사람이 찾아오지 않아 십년 동안이나 차가운(쓸쓸한) 창문’이라는 뜻입니다. 한번 책을 집필할 때면 일주일이나 보름 동안 전혀 외부와의 접촉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일단 시간도 빼앗길뿐더러 온전히 집중했던 생각들이 흩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했을 때의 단점은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글을 쓰고 난 뒤에는 혼자서 술을 마시곤 합니다. 그런데 술은 출판사의 기획문화와도 관련이 매우 깊습니다. 편집자들과 술을 먹으면 책의 컨셉이 명징해지면서 글이 술술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이 뇌의 긴장을 풀게 해서 창의적인 회의를 돕고 한 가지 사안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고려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독자가 어떤 관점에서 글을 보게 될지 미리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쓴 대부분의 책이 술자리 기획회의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2부 ‘이제껏 몰랐던 글쓰기 훈련법’의 ‘홍길동 가족의 저녁 식사 사건’이 재미있습니다. 일상에서 기사화할 수 있는 순간은 어떻게 쓰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일상을 기사화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취재한다는 개념으로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상황도 묘사해보고, 논평을 하면 됩니다. 전반적인 흐름을 염두에 두면서 사건 자체를 묘사하면 되는 것입니다. 홍길동 씨의 저녁 식사 사건은 사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았고, 집에 가보니 아이들은 불만이 있어서 식당에 가지 않은 것’이라는 단순한 상황입니다. 책을 보지 않은 독자를 위해서 간략히 앞부분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2일 밤 7시경, 홍길동 씨(54)는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지만, 매우 황당한 일을 당했다. 가족들이 사전에 아무런 연락도 없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 당시 홍 씨는 A 음식점에 도착해 가족들을 약 15분간 기다렸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어 아내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라는 전화기의 멘트뿐이었다고. 이에 당황한 홍 씨는 서둘러 아들과 딸에게도 전화를 걸었지만 마찬가지의 상황이 펼쳐졌다. (중략) 홍 씨는 아내에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를 물었지만, 아내는 매우 신경질적으로 “나도 모른다. 당신 아들에게 물어보면 될 것이다”라고 대답할 뿐이었다고. 홍 씨는 다시 아들에게 다가가 오늘의 일에 관해서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아들 홍진호 씨(19)는 이렇게 대답했다.


“애초에 어머니는 나와 누나가 가고 싶어 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겠다고 엄연히 약속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출발 1시간 전에 돌연 오늘은 회를 먹고 싶다며 일방적으로 음식점을 변경했다. 이에 누나와 내가 항의를 했지만, 엄마는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은 채 계속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했고 이에 누나와 나는 저녁 식사 자리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주변 일을 마치 하나의 큰 사건인 것처럼 생각하고 묘사해 나가다 보면 누구나 객관적인 사실 기술에 대한 감을 기를 수도 있고, 기자의 글쓰기 패턴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있었던 소소한 이벤트, 연인과의 대화와 물음 등 모든 것이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은 혼자 해보기에 매우 재미있는 방법이기도 하거니와 함께 돌려보면 즐거운 대화의 소재도 될 수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문장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필력이남훈 저 | 지음미디어
이 책 『필력』은 기존의 글쓰기 방법론에 대한 반론으로 시작한다. 아마도 일반적인 글쓰기 책이나 강연에서 소개하는 것과는 다른 내용이 많을 것이다. 이어서 글의 화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소개된다. 메시지, 차별화, 문체, 포지셔닝, 팩트와 해석, 글쓰기 습관까지 폭넓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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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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