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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자 이은주, 심리학자 황상민 “도대체 공부란 무엇이냐”

『공부, 삽질하지 마라!』 스스로 자기 공부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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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소질과 개성을 키우는 걸 교육이라고 하잖아요. 재미있는 건 한국의 어떤 교사 양성 기관에서도 다른 사람의 소질과 개성을 파악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못해요. 그러면서 학생의 소질과 개성을 키운다고 하죠. 이것을 ‘사기’라고 해요.(웃음)

WPI는 ‘한국인의 성격 및 라이스프타일을 진단해주는 도구’로 심리학자 황상민 박사가 개발했다. ‘자기평가’와 ‘타인평가(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나의 생각)’를 통해 개인의 성격을 다방면으로 진단하고 “지금 어떤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총체적으로 알려”준다. 황상민 박사는 “대부분의 심리학에서 나온 성격 검사가 재료가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라면 WPI는 재료가 섞여서 어떤 요리로 나오는가를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WPI에서 분류하는 성격 유형은 ‘리얼리스트’, ‘로맨티스트’, ‘휴머니스트’, ‘아이디얼리스트’, ‘에이전트’ 의 다섯 가지 유형이다. 교육학자 이은주 박사는 WPI를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공부, 삽질하지 마라!』에서 저자들은 자녀의 성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맞는 공부법을 발견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인간은 평균을 내릴 수 없는 존재”다. 그 천차만별인 개인을 한 공간에서 하나의 목표로 교육시킨 것을 두고 황상민 박사는 ‘사기’라고까지 표현한다. 자기주도 학습, 창의성과 다양성 존중 등 지금까지 말만 무성했던 교육현장에서 벗어나 공부의 본질을 이해하고 새롭게 접근해야 할 때가 왔다. 저자들은 “아이가 진짜 잘살고 있는 것인지,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자해하는 마음으로 고통스럽게 공부하며 사는 것인지 알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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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성격에 초점을 맞춰야


공부의 핵심을 ‘나를 아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거기서부터가 공부의 시작이라고요. 그동안 들어온 공부법과 조금 다른 이야기예요.

 

이은주: 공부한다는 걸 흔히 지적인 활동으로만 생각하고 머리가 좋다, 나쁘다부터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러나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공부뿐만 아니라 일을 한다는 것,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등 모든 영역에서 사람의 성격이 굉장히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성격이라는 부분을 생각하지 않지만 인간은 굉장히 복잡한 존재예요. 정신적인 작용과 육체적 작용이 떼어낼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거든요. 성격에 따라 같은 일도 굉장히 다르게 받아들이죠.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공부할 때의 태도, 공부에 대한 인식, 공부 방법 등에서 성격에 따라 차이가 나요. 이제는 성격에 초점을 맞춰야 해요. 그렇지 않고서는 아이와 부모가 계속 싸우는 수밖에 없어요.

 

공부 때문에 갈등을 겪는 분들 너무 많죠.


이은주: 아이는 불안해서 공부를 안 하는 건데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한다고 얘기하면 더 상처가 될 수 있어요. 흔히 지능은 유전적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잖아요. 이때 재미있는 건, 부모님들이 나 닮아서 공부 못하는 꼴은 못 보신다는 거예요.(웃음) 나 닮아서 공부 못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더 짜증을 내는 악순환이 생기는데요. 공부도 성격적인 면이 아주 크게 작용하므로 아이의 성격을 이해하고 나면 일단 서로 여유가 생기게 돼요. 개인을 그 인간 자체로 이해하고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를 아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거예요.

 

이와 같은 접근은 시대정신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 같아요. 과거의 공부가 정답 찾기와 암기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개인의 창의성이나 능력이 더 중요한 요소잖아요. 개인에 집중하는 거죠.


이은주: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방학 동안 현직 교사 분들과 스터디 그룹을 하고 있어요. 저희가 제일 먼저 이야기한 게 도대체 공부란 무엇이냐는 거였어요. 많은 부모님들은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사고가 필요해요. 스스로 자기 공부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과거에는 전체나 평균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사실 인간은 평균을 내릴 수 없는 존재잖아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춰 개인에게서 끌어낼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를 보자는 거예요.

 

먼저 WPI 성격 진단 도구부터 알아야 할 텐데요. 여러 성격 진단 도구가 있죠. MBTI 등의 도구와 WPI는 어떻게 다른가요?


황상민: 대부분의 성격 검사는 사람의 심리 요인이 각각의 특성별로 얼마나 나타나는가를 점수로 보여줘요. 국어 몇 점, 수학 몇 점, 과학 몇 점, 이런 식의 점수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그런데 공부를 잘하는 게 뭘까 하면 국어, 수학, 과학이 몇 점이고, 평균이 얼마라고만 하기는 부족해요. 성격에 대한 것도 그 문제가 있죠. 심리학에서 성격의 기본 요인으로 개방성, 성실성, 정서안정성, 친화성 등을 이야기하는데요. 그것의 점수가 얼마, 라는 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성격 검사예요. 그러니까 점수는 아는데 정작 내 성격이 어떻다는 것인지 알기 쉽지 않아요. 어떤 부분에서 내 장점이 나타나는지, 공부할 때 무엇이 문제인지 같이 내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거나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대부분의 성격 검사로는 크게 도움이 안 돼요. 그에 비해 WPI는 각각의 심리적 특성이 섞였을 때를 봅니다.

 

섞였을 때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일까요?


황상민: 우리가 음식을 만들 때 재료와 재료를 이용해 만든 요리는 다른 차원으로 이해해야 하잖아요. 대부분의 심리학에서 나온 성격 검사가 재료가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라면 WPI는 재료가 섞여서 어떤 요리로 나오는가를 밝히는 것이죠. 버터, 밀가루, 우유 등으로 빵을 만드는데 만드는 사람에 따라, 숙성과 오븐 온도에 따라 다양한 빵이 나오잖아요. 사람의 성격은 그렇게 나온 각기 다른 빵과 같은 것이지 빵이 되는 재료를 이야기하는 게 아닌 것이죠. 내가 바게트인지 식빵인지 단팥빵인지를 아는 것이 진짜 중요한 거예요.

 

책에는 WPI를 공부에 활용하는 방법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요. 시간관리, 마음관리, 환경관리 등 종합적이고 다층적으로 다루고 있죠. 책을 쓰실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무엇인지 궁금해요.


황상민: 사람들은 공부의 비법을 찾아요. 마치 궁극의 비법이 있고, 그것을 알기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아요. 그게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성경을 베끼기만 하면 모두 예수님이 될 수 있다고 믿는 마음과 똑같은 상황이죠. 성경을 다 외운 목사도 천하의 나쁜 놈으로 살 수 있고, 성경의 시옷도 모르는 분도 얼마든지 훌륭한 삶을 살 수 있는 거거든요. 진짜 효과가 있는 공부법은 자신에게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아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 부분을 분명하게 알리려는 의도가 가장 크죠.

 

실제 사례와 함께 서술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WPI 유형 공부법을 적용했을 때 목격한 변화도 있었겠죠?

 

황상민: 어떤 것을 가장 극적인 변화라고 생각할까요? 보통은 성적 향상이겠죠. 그런데 반에서 20등을 하던 아이가 자기 공부법을 알고 나서 1등을 한다, 이것을 기대한다면 1등을 한 뒤에는 어떻게 되는가에 관한 질문은 안 던지거든요. 그렇지만 그것은 고통이 있는데 일시적으로 진통제 한 대 맞은 것에 불과해요. 그것이 아이의 삶에 있어 어쩌면 더 불행한 상황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걸 부모님이 생각하셔야 해요. 아이 스스로 왜 성적이 좋아졌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1등에서 5등으로, 10등으로 떨어질 일밖에 없거든요. 당장 아이가 한 학기에 성적이 몇 점 올라 몇 등이 오르길 기대하는 부모님이라면 이 책을 읽지 마셔야 해요. 그런 부모님 밑에서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도 없고요. 아이는 공부를 잘하게 될수록 부모에 대한 원망과 적개심이 더해질 확률이 높아요.


이은주: 책에 소개한 사례들이 아이가 갑자기 성적이 올랐다거나 하는 것보다 부모님이 아이를 이해하고 거기서 최선을 방법을 찾아나가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하게 되는 이야기들이잖아요. 그런 과정을 보면서 함께 하시면 좋지 않을까 해요.

 

그렇다면 어떤 부모님에게 책을 권하고 싶으세요?


황상민: 아이가 진짜 잘살고 있는 것인지,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자해하는 마음으로 고통스럽게 공부하며 사는 것인지 알고자 하는 부모님에게 권하겠죠. 공부가 아이에게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이가 행복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인지 알아야죠. 성적보다 그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어요. 자기 삶을 자기가 만들어간다고 느끼는 그런 공부가 무엇인지 알아야 해요. 자신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만들어간다는 마음으로 성장해야죠. 공부란 그것을 연습하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부모님한테는 이 책이 나름대로 공부의 비법이 될 수 있어요. 


이은주: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부모님이면 좋겠어요. 공부를 통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죠. 식물을 키울 때도 다독이며 키우잖아요. 무조건 빨리 자라고, 큰 열매가 맺도록 할 수 없어요. 나무가 병충해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고 튼실하게 자라서 많은 사람에게 그늘을 만들어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봐주셨으면 해요.

 

책에서 한 문장을 꼽는다면 ‘“어떻게 하면 개천에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나” 그 방법을 찾는 것’일 거란 생각을 했는데요. 방금 하신 말씀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네요.


황상민: 부모님도 좋지만 특히 학생들, 중고등학생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어요. 다들 공부 잘하고 싶죠. 그런데 어떻게 공부하는지 아는 학생은 참 드물어요. 대부분은 주워들은 방법을 따라하려고만 하는데요. 대개 그 방법은 ‘로맨티스트 유형’에 잘 맞는 방법이고, 심지어 그 유형의 학생들도 그 방법을 자기한테 사용하는 것을 괴로워해요. 때문에 공부법을 자기 성격과 함께 이야기하면 학생들의 얼굴이 확 밝아지거든요. 공부법의 어떤 부분이 자기와 맞고, 안 맞는지를 알게 되니까요. 더 이상 공부가 넘을 수 없는 벽 같은 생각이 안 드는 거죠. ‘자기주도 학습’을 많이 이야기하는데요. 정작 자기주도 학습이란 공부하는 자신에 대한 이해에서 나온다는 개념이 가장 기본이에요. 왜 공부가 재미없는지 조금이라고 고민하는 학생이라면 이 책을 읽어봐야 해요.

 

로맨티스트
상징 캐릭터: 고양이
기본 욕구: 감정, 감성 등 사적인 영역을 침해 당하지 않는 것
강점: 감성적, 세심함, 겸손, 자제심, 협조적, 강한 자기 확신, 완벽 추구
약점: 비사교성, 의존성, 감정 표현에 서투름, 민감하고 불안정한 감성, 사춘기 소녀 같은 두려움, 걱정이 많음(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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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가장 많은 유형, 로맨티스트


개인은 사회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사회마다 특히 많은 유형이 존재할 것 같거든요. 구분이 가능한가요?

 
황상민: 그럼요, 한국에 가장 많은 유형이 로맨티스트예요. 자라면서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게 ‘리얼리스트 유형’이고요. 그래서 많은 로맨티스트가 조금씩 그 성향을 버리고 리얼리스트로 변신해간다는 표현을 많이 써요. 한국 사람들이 상당히 감정적인데 생활하면서 많이 참고 때때로 그게 안 되니까 다양한 방식, 이상한 행동으로 분출해요. 그 때문이에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한(恨)과 억울함이 쌓이게 되는 상황인 거죠. 로맨티스트 성향이기 때문에 음주가무에 강하고(웃음) 노래방이 골목마다 있어요.

 

리얼리스트
상징 캐릭터: 강아지
기본 욕구: 안정된 현상 유지, 진실한 관계, 타인을 돕고 지원하기
강점: 원만한 인간 관계와 배려, 공감, 인내, 수용성, 안정, 준비 및 조직화
약점: 우유부단, 개방성 부족, 변화에 저항, 타인 의존성(40쪽)

 

다른 사회는 어떤가요?


황상민: 중국에 많은 유형은 ‘휴머니스트 유형’이에요. 어울리고, 북적북적하죠. 그게 리얼리스트 성향과 자연스럽게 결합이 되는 모습으로 나타나요. 미국 사회 전체적으로 보이는 건 ‘아이디얼리스트 유형’과 리얼리스트 유형이에요. 일본은 ‘에이전트 유형’과 리얼리스트가 아닐까 하고요. 이런 식으로 제 나름대로 이해를 하기 시작했어요.

 

휴머니스트
상징 캐릭터: 원숭이
기본 욕구: 재미있는 활동, 사회적 인정과 관심, 사소한 것으로부터의 자유
강점: 사교성, 친화력, 설득력, 유머, 낙천적, 감정 풍부, 개방적, 자유로운 관계
약점: 지나친 자유분방, 충동적, 디테일에 약함, 말이 많음, 일에 관심이 적음(46쪽)

 

이은주: 그것은 어떻게보면 그 사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억누르지 않고 북돋아 키우는 성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국 같은 경우는 어릴 때부터 너의 생각이 무엇인지 묻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생각을 가질 수 있게 교육시키잖아요. 아이디얼리스트처럼 튀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존중해주고요. 반면 한국 사회는 튀면 안 돼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까지 있으니 아이디얼리스트가 살아남기에는 참 척박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에이전트
상징 캐릭터: 꿀벌
기본 욕구: 질 높은 과제 완수, 자율적으로 일할 시간
강점: 일에 집중, 계획성, 분석적, 철저함, 정확함, 우수한 품질, 자율성
약점: 비판적이고 감정 표현이 무딤, 일을 해내는 데 시간이 걸림(52쪽)

 

앞서 시대정신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아이디얼리스트로의 성장을 방해하는 한국 사회는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시대와 조금 어긋나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황상민: 지금 우리 사회에서 다양성의 수용이라는 말은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실제 생활은 전혀 그렇지 않죠. 그것이 한국 사회에서 리얼리스트가 많은 대표적 특성이에요. 오죽했으면 ‘창조 경제’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가장 창조적이지 않은, 통념적인 틀에 가장 익숙한 사람들이겠어요. 한국 사회는 어쩌면 자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내세우지 실제로 그런 방식으로 살아가거나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아이디얼리스트
상징 캐릭터: 곰
기본 욕구: 자유로운 아이디어, 도전적인 과제, 새로운 결과 성취
강점: 상상력, 창의력, 주도적, 자유로움, 깊이(전문성)
약점: 타인에 대한 관심이 적음, 공동체 의식, 배려(49쪽)

 

그런 차원에서 사회에 대한 일종의 제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교육적인 면에 한정해서요.


이은주: 일단 개인의 특성을 존중해줘야죠. 하나의 기준, 하나의 틀에 맞추는 것을 너무 강조하잖아요. 학교에서 이상한 질문을 하면 선생님한테 미움을 받고, 다른 아이들에게 불편을 준다고 하고요. 하지만 엉뚱한 질문을 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배울 기회가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런 생각의 전환이 없기 때문에 다양성을 억누르게 되는 것 같아요. 교육이 왜 필요하고, 교육이 뭘 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을 좀 더 발현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어렸을 때부터 이루어져야 해요.

 

무엇보다 이런 교육이 공교육, 학교 현장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되네요.


황상민: 공교육 현장에서 이런 경험이 없었다는 건 우리는 교육을 받은 게 아니라 사실은 사육을 당했다는 표현이 맞는 거죠. 학생의 개별적 특성을 교사가 파악해야 한다는 건 모든 교사가 가장 먼저 듣는 이야기거든요. 개인의 소질과 개성을 키우는 걸 교육이라고 하잖아요. 재미있는 건 한국의 어떤 교사 양성 기관에서도 다른 사람의 소질과 개성을 파악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못해요. 그러면서 학생의 소질과 개성을 키운다고 하죠. 이것을 ‘사기’라고 해요.(웃음) 그래서 사교육이 나오는데 그것은 어쩌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부분이 있죠.

 

이은주: 선생님들을 만나보면 학생들을 이해를 못하세요. 그러다가 WPI를 배우면서 학생들의 문제적인 행동에 대한 이해가 생기는데요. 그것을 학생들과 이야기하면 학생은 자기에 대해 아무도 그렇게 얘기해주지 않았는데 선생님이 그 부분을 건드려주니까 그것만으로도 다시 문제 행동을 하지 않게 돼요. 뿐만 아니라 공부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죠. 담임선생님들이 면담을 하잖아요. 이때 할 얘기가 없대요. 그러다 WPI를 배우고 학생과 이야기하니까 할 얘기가 너무 많아진다는 거죠. 학생도 선생님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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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아는 것, 관계의 핵심


두 분은 어떤 유형인가요? 자녀와의 관계에서 그 유형의 특성이 어떻게 작용했는지도 궁금해요.


이은주: 황상민 박사는 아이디얼리스트예요. 저는 에이전트, 아이디얼리스트, 휴머니스트가 같이 있어요. 때문에 저는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밀어붙이고 다 해야 하는 면이 있어요. 휴머니스트 성향이 있어서 급한 것도 있고, 아이디얼리스트 성향이 있어서 생각이 정해지면 해내야 하는 것도 있고요.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해서, 힘들었을 거예요. 저는 공부를 하면서 아이들을 키웠기 때문에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했거든요. 시간이 안 지켜졌을 때면 아이한테 스트레스를 준 거죠. 셋째 아이가 로맨티스트예요. 꼼꼼하다보니 조금 느려요. 늦었다고 야단을 치면 애를 썼는데 엄마가 자기 마음도 몰라주니 서운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런 것 때문에 계속 속이 상한 거예요. 오래 가죠. WPI를 알고 난 뒤에는 아이의 그런 성향을 아니까 ‘네 사정 아는데 엄마가 마음이 급했어, 미안해’라고 얘기를 해줄 수 있게 돼요.

 

결국 공부뿐 아니라 관계 차원에서 자기와 상대의 성향을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황상민: 특히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 있어 그것이 가장 핵심인 것 같아요.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도 그렇죠. 전부 조직 안에서의 관계 문제잖아요. 회사 일이 힘들어서 그만 두는 사람은 없어도요. 관계가 힘들어서 그만 두는 사람은 많죠. 사실은 그럴 때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내가 어떤 특성 때문에 저 사람과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 그 다음부터는 그걸 문제로 잘 안 느끼게 돼요.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게 되죠. 워크샵을 해보면 그런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어요. 부부관계에 있어서도 그렇고요.

 

공부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라고 할 만한 조언이 있을까요?

 

이은주: 아이가 실수로 틀려온 문제를 부모님은 실력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실수거든요. 그걸 실력이라고 생각해서 그 공부만 끝도 없이 시키죠. 계속 하면 좋아질 거란 생각일 텐데요. 그 결과 아이는 공부는 재미없는 것이라는 인상을 갖게 돼요. 아이가 덜렁거리는 성격이거나 시험 볼 때 불안이 너무 높아서 실수를 한 경우일 수 있거든요.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 게 아니라 아이를 이해하고 모르는 문제 앞에서도 긴장감을 푸는 방법을 알려준다든지 검토하는 습관을 키워준다든지 하는 게 서로에게 더 좋아요. 틀린 문제를 반복시키기보다는 왜 틀렸는지 아이의 마음 상태를 먼저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제 경험담이에요.(웃음) 

 

부모라고 자녀에 대해 모든 걸 아는 건 아니에요. 그걸 아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이은주: 부모님의 틀에서만 다 아시는 거예요. 부모님을 위한 워크샵을 하는데요. 그때 고민을 써서 달라고 하면 완전히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아이가 학원에 간다고 하곤 안 갔어요. 부모님은 아이가 거짓말쟁이라고 하시거든요. 그런데 그 아이는 학원이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곳이라 무서워서 못 간 거예요. 부모님과 아이도 성향이 다르거든요. 그 차이를 모르기 때문이에요. 그것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죠.


 

 

공부, 삽질하지 마라!이은주,황상민 저 | 들녘
WPI 성격 유형에 따라 자녀가 다섯 가지 유형 중 어떤 성향을 가장 많이 드러내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부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여러분의 자녀는 학업은 물론 실생활 면에서도 큰 변화와 성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공부라는 과업에 당면한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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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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