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이 유세를 할때 유명가수의 히트곡을 트는 이유
왜 우리는 음악을 즐기고 좋아하는지 파고드는 책
이렇듯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음악을 왜 좋아하고 어떻게 좋아하는지에 대해 미처 몰랐던 부분을 알아가는 재미가 전편에 가득 합니다.
음악의 재발견
김형찬 저 | 스코어
이 책은 두 장의 앨범을 낸 뮤지션이면서 저널리스트이기도한 김형찬씨의 책입니다. 제목이 음악의 재발견인 이유는 아마도 이 책의 지향점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측이 됩니다. 음악이 이미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인식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음악을 즐기고 좋아하는지 파고드는 책인 것이죠. 이를 위해서 이 책은 뇌과학, 심리학, 미학, 철학, 문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의 설명과 연구성과, 실험결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정치인들이 유세를 할때 유명가수의 히트곡을 트는 이유를 다루는 챕터에서 영국의 심리학자 리디아 로지소론 교수등이 참여한 실험결과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험 참가자에게 대략 15초 정도의 슬프거나 기쁜 음악을 들려주면서 스크린으로는 무표정한 사람들의 얼굴 사진을 짧게 보여줬다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슬픈음악을 들으며 사진을 본 사람들은 사진 속 사람들의 표정을 슬픈 표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았고, 반대로 기쁜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기쁜 표정으로 판단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정치인들이 유세장에서 기쁜 음악을 틀면 그것을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해당 정치인의 이미지를 무의식적으로 기쁘고 밝게 받아들이게 한다는 것이죠.
이 책은 이렇듯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음악을 왜 좋아하고 어떻게 좋아하는지에 대해 미처 몰랐던 부분을 알아가는 재미가 전편에 가득 합니다.
파크애비뉴의 영장류
웬즈데이 마틴 저/신선해 역 | 사회평론
미국의 작가이면서 사회연구가인 웬즈데이 마틴의 책입니다. 아마도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 있다면 그것은 인류학적 수다라는 말일 것입니다. 저자는 뉴욕 맨하튼의 가장 부유한 지역인 어퍼이스트사이드 쪽으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거기서 두 아이를 키우게 되는데 그곳에서 한번도 목도하지 못했던 종족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상류층 여성들이었는데요. 완벽함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과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고학력 전업주부들을 저자는 희귀종족이라고 지칭한 것이죠. 저자는 그와 동시에 직접 이들의 세계에 뛰어들어 6년동안 절반은 학문적인 관찰자로서 또 절반은 그들의 실제 일부로서 고군분투한 자신의 체험을 담게 됩니다.
책 속의 담긴 글들을 보면 기본적으로 생생한 일상의 언어로 적어서 흥미로울 분 아니라 저자 자체가 인류학 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각 챕터의 앞에 그것을 인류학적 언어로 요약을 해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글을 읽는내내 이미지가 저절로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아닌게 아니라 이 책도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하죠. 과연 영화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한국인의 발견
최정운 저 | 미지북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최정운 교수의 저서 입니다. 이 책에는 "한국 현대사를 움직인 힘의 정체를 찾아서." 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힘은 맥락을 보면 사상, 시대정신 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이 책은 한국 현대사를 통해서 형성되어왔고 또 그 형성의 결과로 한국현대사를 빚어내기도 한 한국인들의 정신적인 뿌리를 찾는 책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방법론을 채택한 것이 문학의 프리즘이라는 것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현대소설에 담긴 픽션이라는 것이 현실을 가장 잘 마주하고 있는 온전한 형태의 사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사상의 변화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역사적, 정치적 사건의 전후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소설들을 또렷한 역사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구체적인 서술방식의 예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4.19직전 좌절감이 팽배하면서도 부글부글 끓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혁명 전야' 라는 챕터에서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부분에 따르면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보면 섬찟하게 담겨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선 이범선의 『오발탄』을 설명하는데요. 작품의 주인공은 총체적인 위기 속에서 모든 지적인 판단력이 붕괴된 채 결국 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자해라는 것이죠. 저자는 이 주인공의 행동이 당시 분노가 극에 달해 무언가 일을 저질러야 했던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다음 달에 나온 손창섭의 『포말의 의지』에 나온 역전 풍경을 묘사한 구절을 묘사하면서 군중의 힘이란 계시의 영상을 작가가 떠올렸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네 달후에 발표된 장용학의 『현대의 야』를 거론하며 설명을 이어갑니다.
이런 식으로 문학으로 비추어 본 우리의 모습들을 설명함과 동시에 저자는 전후의 풍경이나 50년대의 풍경 까지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Closing Poem
203회 - 첫줄 by 심보선 / 204회 - 침엽수림 by 길상호
BGMs
오프닝 : Carcass (by NarcissCreativeLab)
내가 산 책 : 아침 공원에서 (by 심동현)
책, 임자를 만나다 : 우리가 함께라면 (by 좋은친구)
에디터스 통신 BGM : 나의 목소리 너의 메아리 (by 스프링 필드)
로고송 : 요조(YOZOH) / 캐스커(융진)
소리나는 책 : 일곱 번째 여름 (by 스프링 필드)
세리가 만난 사람 : 벚꽃의 거리 (by 심태한)
클로징 BGM : first kiss in the rain (by 스프링 필드)
이달의 Book Trailer
세상이 조용하다고 생각한 소녀가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원래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한 소녀는 나중에야 자신만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싶었던 소녀는 자신 대신 소리를 들어줄 귀가 큰 토끼 ‘베니’를 그리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이 만들어낸 토끼 ‘베니’와 함께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소녀에 대한 희망과 그림에 대한 것이다.
그녀가 잘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뿐이었다. 조금씩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유명해지기도 한 그녀는 자신 대신 많은 일을 해주는 토끼 ‘베니’에게 감사해하며 유쾌하게 살아간다. 그렇지만 몇 년 전, 그녀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전적 병인 이 병은 점점 시야가 좁아지는 병으로 결국에는 아예 보이지 않게 되며 아직까지 치료법도 없다고 한다. 세상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맺어가던 그녀는 이제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는 것에 슬퍼하지만 그 안에서 다시 희망을 찾는다.
언제나 유쾌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는 매일매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빛이 완전히 사라져도 그녀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그녀는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관련태그: 음악의 재발견, 파크에비뉴의 영장류, 한국인의 발견, 그래도 괜찮은 하루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14,220원(10% + 5%)
12,420원(10% + 5%)
12,600원(10% + 5%)
22,500원(10%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