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을 만드는 음악, 클래식
<문화햇살콘서트 2016> 11월 23일 성황리에 마쳐
㈜한세실업이 후원한 <문화햇살콘서트 2016>이 11월 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렸다.
㈜한세실업이 후원한 <문화햇살콘서트 2016>이 11월 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렸다. 이 콘서트는 예술의전당의 사회공헌 활동인 ‘문화햇살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예술 소외계층에 따스한 햇살처럼 공연감상 기회를 제공하고자 시작했다. 이번 공연의 제목은 ‘겨울, 음악의 온기를 나누다’로, 공연 당일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로 겨울로 넘어가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더해져 공연 내내 훈훈했다.
2016년 한 해 동안 진행한 ‘문화햇살콘서트’를 책임진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음악감독 김민)와 협연자로 첼리스트 김대준과 김수정, 피아니스트 엄용원, 바이올리니스트 유효정과 비올리스트 유리슬이 무대를 빛냈다. 특히 각 공연의 소개는 현재 <TV 예술무대> 진행자이기도 한 클래식 해설가 장일범이 나와 클래식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도 쉽게 다가가는 설명으로 공연을 이끌었다.
돈키호테와 대화하는 첼로
첫 곡은 게오르크 필립 텔레만의 <돈키호테 모음곡 G장조>로 시작했다. 서곡부터 돈키호테가 일어나는 모습, 풍차 공격,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사랑의 탄식 등 소설 『돈 키호테』에서 나타나는 캐릭터의 행동을 음악으로 표현한 곡이다.
“이 영웅은 엉뚱한 영웅입니다. 스페인 중세시대 라 만차의 사나이였죠. 기사담에 빠져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사 이야기를 읽다 자신이 기사라고 생각한 나머지 풍차에 돌진하는 엉뚱한 모험담을 그립니다. 산초 판사가 조롱을 당하면서 던져지는 장면은 바이올린이 표현했고요, 돈 키호테가 아름다운 여인을 보면서 한숨을 푸욱, 쉬는데 그 소리도 담았습니다. 자세히 들어보시면 중간에 한숨 소리가 들리실 겁니다.”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 후, 협주자인 첼리스트 김대준과 김수정이 나와 안토니오 비발디의 <두 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 g단조>가 시작되었다. 비발디는 <사계>로 제일 잘 알려져 있지만, 바로크 시대 바이올린의 명수로 당시 베네치아 관광객 가이드북에 성당에서 연주하는 비발디의 연주를 듣는 코스가 소개될 정도로 바이올린 연주의 명수기도 했다고 한다.
“<두 대를 위한 첼로 협주곡 g단조>는 그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도입부였습니다. 기존에는 한 악기가 전면에 나와서 주도적으로 연주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죠. 첫 번째 첼리스트가 이야기하듯 연주하면 두 번째 첼리스트가 바로 쫓아옵니다. 현란하고 긴박한 음악적 대위를 느낄 수 있죠.”
한 가지 특이한 점으로, 비발디의 곡은 보통 클래식 곡에 붙는 OP(Opus, 작품 번호)로 곡을 표기하기보다는 RV(리옹 번호)로 표기하는 경향이 있다. 프랑스 음악학자 피터 리옹이 작곡가로서의 비발디를 좋아해 1771년 비발디의 작품을 특별히 정리해 리옹 번호를 따르는 관습이 있다.
고전부터 근대까지
첼로 협주곡 연주자를 위한 무대가 치워지고 뒤이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2번 A장조>,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Eb 장조>를 연주했다. 피아노 협연자로는 열 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스타인웨이 국제 콩쿠르 1위, 독일 연방 콩쿠르를 입상한 피아니스트 엄용원, 바이올린과 비올라 협주자로는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이기도 한 바이올리니스트 유효정과 비올리스트 유리슬이 올랐다.
모차르트는 어릴 적부터 신동이었다는 일화가 잘 알려져 있다. 최초의 프리랜서로 잘츠부르크에서 궁정악대 소속으로 일하다 나중에 독립해 유럽 각지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신동으로만 모차르트를 기억하던 사람들은 다 커버린 모차르트의 작품에 냉담했고 모차르트는 많이 실망하고 헤매다 결국 비엔나에 와서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친다.
“지금의 정기연주회처럼, 모차르트가 활동할 때에도 정기적으로 열리는 연주회가 있었습니다. 지금 들으실 곡은 모차르트 본인이 직접 피아노를 치면서 지휘를 하기도 했죠. 피아노 협주곡으로 보수적이었던 관객의 입맛에 맞춰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음악입니다.”
엄용원과 코리아 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끝나고 뒤이어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무대에 올랐다.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는 협연곡이지만 솔로 파트가 돋보이기 보다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어우러지는 화음을 내는 곡이다. 교향곡과 협주곡의 중간쯤 된다는 설명과 함께 곡을 감상했다.
모차르트가 고전주의 시대를 대표한다면, 마지막 레퍼토리인 오토리노 레스피기는 근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곡가이다. <류트를 위한 고풍스러운 춤곡과 아리아 3번>이지만 류트로 연주하는 대신 오케스트라의 현악기로 류트의 음색을 재현했다.
“류트는 주로 음유시인들이 많이 쓰던 악기입니다. 음유시인들은 시를 읊고 노래를 해주며 다니는 로맨틱한 주인공이었죠. 그런 만큼 류트는 사랑의 악기로도 불립니다. 레스피기는 림스키 코르사코프 밑에서 작곡을 배워 러시아 음악의 영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오늘 공연은 현악기의 피치카토 주법으로 류트의 음색을 재현할 건데요, 어떻게 현악기로 류트 소리를 냈는지 포인트로 집중하시면서 들으시면 좋겠습니다.”
정규 편성으로는 레스피기의 곡이 마지막이었지만, 관객의 재차 앙코르로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는 흥겨운 크리스마스 곡과 찬송가를 들려 주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한세실업의 문화후원은 내년에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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