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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후보, 응구기 와 티옹오를 만나다

현대 아프리카 문학의 거장 세계문학사의 새로운 전환점을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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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은 식민주의와 식민주의에의 저항, 결국 인간의 자유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주제들이 한국 독자들의 가슴속에 울림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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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Anderson

 

2016년 노벨문학상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이맘때 이름이 오르내리는 후보자 가운데 응구기 와 티옹오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이름이기도 하다. 응구기 와 티옹오는 1938년 케냐 중부고원 지역 리무루의 카미리수에서 태어났다. 케냐 최대 민족 집단인 기쿠유 출신이며, 우간다의 마케레레 대학과 영국의 리즈 대학에서 공부했다. 케냐 일간지 <네이선> 기자로 일하다 1970년 나이로비대학교 문학과에서 강의했다.


1963년 케냐가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로 응구기 와 티옹오는 토착어 문맹퇴치운동과 연극 운동에 몰두한다. 1977년 발표한 『피의 꽃잎들』이 독재 정권을 향한 강력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1년간 투옥되기도 한다.


석방 이후 1963년 케냐 독립일을 나흘 앞둔 시점에 이야기가 시작되는 『한 톨의 밀알』, 키쿠유족 사회에서 전개된 무장독립투쟁 마우마우 운동을 다룬 『울지 마, 아이야』 등 케냐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여럿 발표한다. 아프리카 문학의 거장으로 우뚝 선 응구기 와 티옹오는 최근 제6회 박경리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노벨문학상과 별개로, 그의 작품 세계는 이미 세계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서면으로 그를 만나 작품 소개와 노벨문학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는 기분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작가님은 탈식민주의 문학 논의에서뿐 아니라 세계문학 전반에 대한 논의에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늘날 아프리카 문제를 이해하는 데 가장 폭넓게 논의되고 중요하게 다뤄지는 작가”라는 평가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늘날 널리 논의되는 아프리카 작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내 작품이 그 가운데 있어 기쁠 따름입니다. 나는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 국가가 되는 시기에 성년이 된 작가들의 세대에 속해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국가의 문학적 목소리가 되었죠.

 

첫 장편소설 『울지 마, 아이야(Weep Not, Child)』와 초기 대표작 『한 톨의 밀알(A Grain of Wheat)』은 제국주의에 착취당한 케냐인들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소설들을 통해서 작가님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1964년에 출간된 『울지 마, 아이야』와 1967년에 출간된 『한 톨의 밀알』에서, 나는 식민주의와 반식민주의적 저항이 케냐 민중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보고자 했습니다. 케냐는 약 60년간 영국 백인 정착민들의 식민지였습니다. 아프리카 민중은 식민 정권이 훔쳐 간 자신들의 땅에서 강제로 노동해야 했지요. 케냐인들은 맞서 일어나 투쟁했습니다. (영국인들에 의해 ‘마우마우’란 별칭을 갖게 된) ‘토지 및 자유 수호단’은 해방 독립 투쟁 세력이었습니다. 케냐는 1963년에 독립을 되찾았습니다. 저 시기에 쓰인 내 소설들은 그 투쟁의 문학적 기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유를 향한 투쟁은 상처뿐만 아니라 더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과 빛 또한 남겼지요.

 

『울지 마, 아이야』에는 작가의 성장기에 직접 목격하고 경험한 마우마우 투쟁과 관련된 소재들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자전적 모습이 많이 투영되어 있는데요.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까?

 

나는 1938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날 태어났습니다. 이 전쟁은 1945년에 끝났습니다만 1952년에 ‘토지 및 자유 수호단’(마우마우)의 독립 전쟁이 시작됐죠. 나는 1947년에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으니, 보시다시피 유년 시절의 배경은 전쟁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전쟁은 『울지 마, 아이야』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는 경험에서 끌어온 것이긴 하지만 자서전적이지는 않습니다. 『울지 마, 아이야』에서 나는 생존의 정신과 낙관주의를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아무리 긴 밤이더라도 새벽의 빛으로 끝나게 마련이니까요.

 

『울지 마, 아이야』와 달리 다양한 등장인물의 각기 다른 목소리를 조화시켜나가는 글쓰기를 시도한 『한 톨의 밀알』은 찰스 E. 은놀림과 여러 비평가들에게 “위대한 소설”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이 작가님의 작품 세계에서 갖는 의의는 무엇입니까?


첫 두 소설 『울지 마, 아이야』와 『샛강(The River Between)』(1965)은 주요 등장인물 한 사람이 이끌어나가며, 사건들은 하나의 선적인 시퀀스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 톨의 밀알』의 플롯은 다양한 인물들이 이끌어나가며, 사건들은 하나의 선적인 시퀀스에 포개지지 않고 다양한 시공간의 시점으로 제시됩니다. 『한 톨의 밀알』은 나의 내러티브 양식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온 소설입니다.

 

『피의 꽃잎들(Petals of Blood)』은 식민주의자들과 결탁한 신식민주의자들의 문제를 파헤쳐 작가를 투옥되게 한 문제작이고, 『십자가 위의 악마(Caitaani M?tharabain?/Devil on the Cross)』는 옥중에서 기쿠유어로 쓴 첫 장편소설입니다. 이들 작품들에 대해 소개해주시겠습니까?

 

『피의 꽃잎들』은 영어로 쓴 마지막 소설입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집필을 시작했고, 1971년 케냐에서 주요 부분을 썼으며 1975년 러시아(당시 소련)가 내려다보이는 코카서스 산맥 체홉의 집에서 탈고했지요. 1977년 7월에 출간됐고, 5개월 뒤 ‘최대 안전 감옥’에 수감됐습니다. 재판도 없이 투옥되었고, 그 기간 동안 기쿠유어로 『십자가 위의 악마』를 화장실 휴지에다 썼습니다. 글을 쓸 수 있는 유일한 물품이었지요. 『십자가 위의 악마』는 한국 작가 김지하의 『오적』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김지하와 마찬가지로 글로 인해 수감되었기에 나는 그에게 유대감을 느꼈습니다.

 

마찬가지로 식민지 경험을 한 한국에서 작가님의 책 등장인물들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한국에서의 출간 의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울지 마, 아이야』는 케냐 아프리카인, 즉 동아프리카인이 영어로 쓴 첫 소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로 쓴 현대 케냐 문학의 초석적 텍스트라고 할 수 있지요. 『십자가 위의 악마』는 기쿠유어, 즉 케냐의 아프리카어로 쓴 첫 현대 소설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기쿠유 소설의 초석적 텍스트라고 할 수 있고요. 대한민국은 과거 일본의 식민지였습니다. 일본 제국주의는 한국인들에게 일본어를 강요했지요. 일본 이름 또한 강요했습니다. 우리 케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 책은 식민주의와 식민주의에의 저항, 결국 인간의 자유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주제들이 한국 독자들의 가슴속에 울림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는 자서전을 발표하셨지요.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소설이 있으신가요? 어떤 주제를 다루시는지요?


총 세 권의 자서전 『전시의 꿈(Dreams in a Time of war)』, 『통역사의 집에서(In the House of the Interpreter)』, 『꿈의 작가의 탄생(Birth of a Dreamweaver)』을 썼습니다. 최근에 세 번째 자서전 『꿈의 작가의 탄생』이 출간됐고요. 서사시 『퍼펙트나인(Kenda m?iy?ru/the Perfect Nine)』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직 새로운 소설 작업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만 곧 집필에 착수하기를 희망합니다.

 

최근 몇 년간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계속 거론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많은 분들이 내 작품을 그런 영예를 맞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주신다는 사실에 무척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국 독자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위대한 작가 박경리의 이름을 딴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어 기쁩니다. 특히 시인 김지하는 그분의 사위이기도 하니, 나에게는 이 상의 수상이 이중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 독자들께서 내 소설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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