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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살면서도 제주앓이를 한다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는 일상예술가 최예지 『 제주를 그리다』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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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를 그리다』는 온전히 제 시선과 흐름에 따른 나의 제주 이야기입니다. 제가 지난 일 년 반 동안 보고 느낀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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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예술가 최예지는 제주를 두고 ‘머물면 비로소 보인다’고 말한다. 산문집 『의외로 간단한』을 썼고, 『계절에서 기다릴게』에 그림을 그린 그녀가 최근 제주를 그리다』를 펴냈다. 최예지 작가는 섬의 매력에 이끌려 제주의 동쪽 시골 마을에서 살기 시작했다. 취업과 미래에 대한 고민들로 답답한 마음이 들 때면 조금씩 그림을 그렸고, 제주에 와서는 조금 더 충실히 주변의 아름다움을 일상예술가의 시선으로 담기 시작했다. 실제로 미술을 배운 적은 없지만 그녀의 그림은 특유의 정감 가는 그림체와 따뜻한 색채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았다. 이 책은 제주에 관한 수많은 에세이와 여행 책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진짜 제주 이야기를 담았다.

 

제주에 살면서도 제주앓이를 한다는 저자 소개가 인상 깊습니다. 언제 제주에 내려가셨나요?


작년 1월 초에 이주했습니다. 두 달만 있을 예정이었는데, 머물다 보니 너무 좋아 여전히 못 올라가고 있습니다.

 

작가님께 제주는 어떤 의미인가요? 세상 많고 많은 곳 중 제주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프롤로그에 적었듯이 모든 게 위안인 섬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제주도에서도 시골이라 주변에 3층이상 건물을 찾아보기도 힘듭니다. 지척이 밭과 바다라 하늘이 많이 보입니다. 그렇다 보니 불어오는 바람도 온몸으로 맞이하고, 매일 보는 바다와 시시각각 달라지는 날씨로 인해 ‘흘러감’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많고 많은 곳 중 제주를 선택했던 건 아닙니다. 제주에서 두 달짜리 프로젝트 일이 들어왔고, 그 계기로 내려왔습니다.

 

그림을 공부한 적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연유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 미술학원에 다니다가 집안 형편으로 다니지 못하게 됐는데, 그때 상처를 많이 받아 다시 그림을 그리는 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스무 살 이후에 취미화실을 2-3달 정도 다녔는데 그림 그리는 게 다시 즐거워졌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사진과 똑같이 그려야 한다는 압박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 연습도 부지런히 하지 않고 잘 그린 사람들의 그림을 부러워하는 마음 등 복합적인 이유로 그리는 게 다시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작게 시작하자 점점 그리기가 즐거워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책을 보면, ‘제주’ 하면 떠오르는 명소보다는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작고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가 담겨 있습니다. 『제주를 그리다』는 어떤 책인지 소개해 주세요.

 

제주를 그리다』는 온전히 제 시선과 흐름에 따른 나의 제주 이야기입니다. 제가 지난 일 년 반 동안 보고 느낀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 일상. 시선. 순간. 찰나. 기록. 하루. 지금. 여기. 삶” 책을 키워드로 나열하면 이렇습니다. 시선의 끝에는 바라는 삶의 모습이 잔잔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나의 시선, 나의 제주, 그것이 곧 나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끝에는 독자의 시선이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여행 혹은 일상에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발견하길 바라며 이 책을 준비했습니다. 중요한 건, 일상이나 여행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는 것 자체가 크나큰 선물이니까요.

책에 실린 글과 그림들이 참 따뜻하고 아름다워요. 이번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글이나 그림을 고르신다면?


모두 진심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풀어냈기 때문에 따로 크게 애정하는 그림이 있진 않습니다. 그래도 고르자면, 마지막 부분에 실린 ‘하도리에서 종달리까지’ 와 ‘ 공천포 레고의 산책길’ 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온전히 그 길을 부지런히 걸으면서 기록한 동네 이야기기 때문에 더 크게 애정이 갑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분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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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보면 팔로워와 좋아요 수가 대단하십니다. SNS가 아닌 오프라인에서도 그 인기를 실감하시는지요? 작가님의 글과 그림, 사진이 이렇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딱히 실감하지 않습니다. 다만 점점 작업실이나 벨롱장에서 저를 보러 찾아와 주시는 분들을 많아지고 있어 감사합니다. 글쎄요. 저는 제 팔로우 수와 좋아요에 신경 쓰는 편이 아니라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글과 그림이 함께 있고, 글과 사진이 함께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제게 인스타그램은 순간순간의 감정을 기록하는 곳입니다. 그 감정에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 작가님의 활동이나 다음 책 소식이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계속 제주에 머무르실 건가요?

 

이번주 토요일부터 홍대에서 배럴 브랜드와 ‘그리는 바다’라는 주제로 전시를 합니다. 말 그대로 그리는 바다, 그리던 바다라는 주제로 각자가 생각하는 바다에 대해 여운을 남기게 하는 전시입니다.


책은 산문집 『의외로 간단한2』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간단한2』는 『의외로 간단한1』 이후 제주의 삶과 중간에 떠난 여행에 대해 자세히 풀어낸 책입니다. 12월까지 열심히 일하며 건강히 지내다 내년 겨울에 떠날 여행이 기대됩니다. 계속 제주에 머무르고 싶습니다만, 삶이란 게 어찌 또 흘러갈지 몰라, 하루하루 정성껏 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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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그리다최예지 저 | 버튼북스
제주에 관한 수많은 에세이와 여행 책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진짜 제주 이야기를 담았다. 여행자가 아닌 머무는 사람의 시선으로 본 제주의 모습을 마음 따뜻해지는 그림과 짧고 여운 깊은 글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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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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