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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낭만적으로 돌아다니고 싶다면

『제주 낭만여행』 김미경 저자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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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7일, 서울 신촌에서 가진 『제주 낭만여행』 김미경 작가와의 만남. 제주의 낭만을 품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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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하자면 제주는 이제 한국이 아니다. 그냥 제주다. ‘제주 이민’이라는 소리도 낯설지 않다. 팍팍한 도시의 삶은 이런 말도 한 번씩 내뱉는다. “제주로 가서 살까?” 누군가는 제주에 간 삶을 그린 책이나 다큐를 보면서 혹은 <맨도롱 또똣>과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제주에 대한 환상을 키운다. 또 다른 누군가는 제주에 여행을 가서 꼭 들러야 할 곳을 찾는다. 제주는 그렇게 낭만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27일, 서울 신촌에서 가진 『제주 낭만여행』 김미경 작가와의 만남도 그런 제주의 낭만을 품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사진과 함께 떠나는 아름다운 산책’이라는 부제처럼 제주를 고향으로 둔 김미경 저자의 인도로 독자들은 제주의 풍광에 잠시 빠져들었다. 

 

 

제주, 낭만의 여행지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제주의 숲은 ‘비자림’이다. 자신의 사진 작품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비자림은 제주 동쪽 중산간 지대에 있는 숲으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비자나무 숲이 있다. 제주 사람들은 자연적으로 생겨난 천연림이라고 믿고 있는 비자림은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숲을 제대로 느끼려면 꼭 가봐야 하는 곳이다.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숲 하나가 있다. 그곳은 내 작품의 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어머니 같은 포근함이 담겨 있는 숲, 비자림이다.(중략) 나에게는 여전히 애틋한 그리움의 장소이자 사진 한 장만으로도 행복감이 밀려드는 곳이다.”(48쪽) 

 

저자 설명에 의하면, 지금 제주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오리지널 제주 음식이 아닌 경우가 많다. 동문시장에 가면 오리지널 제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재밌는 것도 많이 볼 수 있다. 오리지널 제주 음식의 장점은 신선도로서 동문시장에서는 신선한 먹거리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제주 여행의 막바지에 동문시장에 가는 것을 추천했다. 이곳은 제주 사투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몽환적인 신비로움이 어려 있는 신들의 정원’이라고 이름 붙인 ‘사려니 숲길’은 제주시에서 서귀포시까지 걸쳐 있어서 일단 길다. 또 아름다운 곳이다. 사려니 숲은 까마귀가 엄청 많아서 새벽에 혼자 가면 무섭다. 새벽에 가려면 친구들과 함께 가라는 것이 저자가 전하는 팁.

 

“이 숲이 신비로운 것이 여름에 안개가 끼는데, 꿈속을 걷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를 보면 옷장을 열면 눈 속으로 들어가는 풍경이 나오는데, 겨울에 가면 그런 동화 속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제주도 숲은 ‘강추’다. 바다도 좋지만 숲은 다른 느낌을 갖고 있다. 나는 숲 사진 작업은 대부분 새벽에 한다. 가을도 단풍이 깃들어 무척 아름답다.”

 

교래자연휴양림은 ‘태고적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는 숲속 탐험’이 가능한 곳이다. 다른 숲은 삼림욕을 위해 새로 심은 나무들이 많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제주의 일반적인 숲과 다르다는 것이 특징. 곶자왈 숲이 그대로 있으며 상대적으로 다른 숲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서 좋다. 저자는 오름까지 올라가볼 것을 권했다. 가을이 무척 예쁜 숲이며 방목하는 소들도 볼 수 있다. 제주의 자생 식물도 많이 볼 수 있다.

 

성산일출봉도 빠질 수 없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성산포는 저자의 고향이란다. 그는 고향이 제주도인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제주라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덕분이다. 성산일출봉은 영화<외인구단> 촬영을 한 곳이기도 하다. 성산 숲에는 ‘아들바위’라 불리는 바위가 있다. 돌을 던져서 구멍에 넣고 기도를 하면 아들을 낳는다며 신혼부부들이 돌을 많이 던진다고 한다.

 

“성산포 근처에 우도가 보인다. 제주 사람들은 이곳을 ‘소섬’이라고 부른다. 우리집에선 옛날에 염소를 키웠는데, 나는 염소치기 소녀였다. 학교 가기 전 염소를 풀어놓고 집에 돌아오면서 염소를 집에 데리고 왔다. 그런데 어느 날 염소가 사라졌는데, 알고 보니 아버지가 드셨더라(웃음).”

 

노을이 지면 걸어야 하는 황금빛해변이 ‘화순금모래해변’이다. 사람들이 아주 많이 찾진 않아서 고즈넉하게 거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저녁노을이 있을 때 산책을 하면 무척 낭만적이고 모래가 무척 고와서 신발을 벗고 걸어 다니라고 것이 저자는 전하는 팁.

 

슬프고도 아름다운 제주의 새벽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송악산이다. 이 산에는 굴이 많다. 일제강점기 일본군들이 군사 기지의 목적으로 굴을 많이 팠다. 이곳이 슬퍼진 것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 곳이어서다. 그렇게 슬픈 역사가 있지만 이곳에서 바라본 풍광은 무척 아름답다. 저자는 송악산에서 바라본 해변과 한라산의 풍경은 국내외 어느 풍광보다 멋있다고 강조했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송악산의 바람은 강하게 분다. 그래도 이 바람은 기분 좋은 바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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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간 여행자가 되다

 

저자는 시간 여행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는 제주의 곳곳도 소개했다. 우선 월령마을은 선인장 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저자도 책을 쓰기 전까지 이곳을 몰랐다. 마을 곳곳에 선인장이 있는데, 선인장 열매로 주스도 만든다고 한다. 월령마을을 걸어서 둘러보면 제주의 마을을 잘 느낄 수 있다. 오래된 마을에서만 가질 수 있는 그런 것. 삼성혈은 탐라 천년의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시내에 있음에도 숲이 우거져 있다. 제주의 전설을 품고 있는 곳으로 제주, 하면 떠오르는 고씨, 양씨, 구씨 세 개의 성이 태어난 곳이라 삼성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전설도 내려온다.

 

“4.3평화공원은 잊을 수 없는 그날의 제주를 기억하는 곳이다. 어린 시절에 4.3항쟁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아팠다. 이때 희생당했는데 아직도 못 찾은 분들이 많다. 제주도 여행을 다 하고 시간을 쪼개서 이곳을 꼭 둘러보면 좋겠다.” 

 

제주의 특별한 해안인 섭지코지도 빼놓을 수 없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일생 동안 꼭 한 번은 만나야 하는 일출’이 있는 곳이다. 저자는 <맨도롱 또똣>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제주에 가면 사랑에 빠질 테니 싱글이라면 혼자 제주에 가라는 우스개도 건넸다. 섭지코지는 예전에 전부 보리밭이었으나 언젠가부터 보리밭이 없어졌다. 저자가 사진을 배워 제주에서 처음 찍은 사진이 누드 사진이었다. 그 사진을 찍으면서 보리(자연)과 사람이 만나니 하나가 된 것처럼 느꼈다. 제주의 흙은 대부분 까만색이나 섭지코지에서는 붉은 흙을 볼 수 있다.

 

“섭지코지는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고 많은 사랑이야기의 단골이다. 제주는 아직 볼 것이 많다. 많은 것을 봤다고 하지만 가면 또 새롭다. 제주는 천천히 둘러봐야 한다.” 

 

고독한 여행을 떠난 당신을 기다리는 풍경이 있는 곳, 용두암이다. 이른바 제주에서 ‘사진빨’이 가장 잘 받는 곳으로 저자에 의하면 용두암을 특별히 느낄 수 있는 날이 있다. 태풍 오기 전날. 저자는 그날이 아니라도 비오는 날은 용두암을 한 번 가보라고 권했다. 비오지 않는 날과 확연히 다른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용두암 해안길 산책도 또 다른 제주를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쉬리 언덕은 영화 <쉬리>덕분에 널리 알려진 곳으로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한라산 관음사 등산로의 숨은 보물, 탐라계곡은 한라산 중턱에 있다. 한라산 등산코스가 많은데 여름에 매우 멋있고 겨울에는 위험하다. 산악인이 아니면 겨울에는 권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

 

“탐라계곡은 한라산의 벽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아는 언니가 내 꼬임에 빠져 한라산 등반을 했는데 올라갈 때는 나를 죽이고 싶었다고 하더라(웃음). 내려와서는 무척 좋아서 박카스 한 병을 선물로 주더라. 탐라계곡은 한라산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여름에는 야영도 할 수도 있다. 삼양 검은모래 해변에서는 검은 모래와 붉은 석양의 바다를 볼 수 있다. 취재를 하면서 제주 집에 가지 않고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었다. 젊은 사람들과 맥주도 한 잔하는 재미가 있더라. 이곳은 시내에 있는 해변인데 새까만 모래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아지트로 한적하다. 내 소원이 한량인데 잠시 한량의 느낌을 맛볼 수 있는 바닷가다. 가끔은 여행 마무리를 편하게 한량처럼 해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

 

 

또 다른 제주를 만나다

 

저자는 또 다른 제주를 만날 수 있는 장소도 소개했다. 우선 하도해수욕장. 예전에는 해수욕장이 아닌 철새도래지였으나 길을 내고 방파제를 만들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바다가 예쁘며 조개를 찾을 수 있고 새들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가파도는 보리 물결이 넘실거리는 곳으로 청보리로 유명하다. 빛을 받으면 매우 아름답다.

 

추자도는 제주에서도 갈 수 있고 완도에서도 갈 수 있다. 상추자도, 하추자도가 있는데 남해 보길도와 섬들이 보인다. 저자는 사진 작업을 하면 좋은 풍경을 건질 수 있는데, 제주가 갖고 있는 것과 뭍이 갖고 있는 것을 함께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걸어 다닌다면 여름이 좋다.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내가 그 공간에 갔을 때 충분히 잘 느끼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다. 휴대폰으로도 충분히 잘 찍을 수 있다. 우선 장비 공부를 하고, 공간을 느껴라. 풍경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시간을 투자한 만큼 잘 찍을 수 있다.

 

1. 무엇을 찍을 것인가?
- 내가 이곳에서 왜 카메라와 셔터를 누르고 있는지 생각하기
- 당신의 그 광경에서 느끼는 것을 강조해줄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기 위해서 그 장면을 찬찬히 살펴보기

 

2. 회화적인 요소
- 사진에 활용할 수 있는 회화적인 요소들을 찾아보기

 

3. 디테일과 패턴을 찾아라
- 디테일은 전체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다

 

4. 빛을 살피도록 하자
- 단 30분만 기다려도 하루 중 극적인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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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낭만 여행김미경 글,사진 | 알에이치코리아(RHK)
아무리 많은 변화가 있더라도 제주의 청정 자연만큼은 제 모습을 지키고 있다. 청명하게 맑고 푸른 바다, 초록의 신비한 숲 곶자왈 그리고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오름들. 세계 어느 곳보다 아름답고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다. 김미경 저자는 2년 동안 느린 여행을 하며 그런 제주의 참모습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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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제주 낭만 여행

<김미경> 글,사진13,500원(10% + 5%)

사진과 함께 떠나는 아름다운 산책 빠르게 변하는 제주의 풍경. 좁다란 골목길은 4차선 도로로 변했고, 자유롭게 뛰놀던 들판에는 펜션과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섰다. 유명 관광지에는 새로운 편의시설이 생기고 조용하던 마을에도 트렌디한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언제나 고즈넉한 풍경으로 멈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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