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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뽑아보는 주관적 베스트 소설

2015년 주관적 베스트와 2016년 기대작 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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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시점은 벌써 1월을 반절쯤 날린 상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나 혼자 꼽아보는 2015년의 베스트 작품들과 2016년 기대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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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2015년이라고 썼다가 2016년이라고 썼다가 자꾸만 헷갈린다. 기어코 오고야 말았다. 2016년 1월이. 분명히 작년에만 해도 이걸 해야지, 저걸 해야지 계획을 쭉 써보곤 했다. 2016년 올해는 아무리 생각해도 무얼 해봐야겠다, 라는 의욕적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왜일까, 라는 고민조차 들지 않았다. 2015년이 끝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으로 계속 회사를 왔다 갔다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신 없었던 2015년에도 많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들을 보았고, 경험했다. 그리고 2016년에도 그러고 싶을 뿐.


이 글을 쓰는 시점은 벌써 1월을 반절쯤 날린 상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나 혼자 2015년의 베스트 작품들과 2016년 기대되는 작품들을 꼽아보련다. 덧. 참고로 시집은 뽑지 못했다. 2015년 좋은 시집도 있었지만, 그것이 내 주관적 베스트는 아니었다.
 


2015년 주관적 베스트 소설


『마사지사』


2015년에 나는 생각보다 많은 해외소설을 읽었다. 한국소설은 늘 챙겨 읽어도, 해외소설까지 꼼꼼히 챙겨보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2015년은 한국소설보다 해외소설을 더 많이 읽었으니 나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해였다고나 할까. 그 중에서도 모 일간지 기자분과의 미팅에서 극찬’당했던’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마사지사』이다. 사실 이미 이 소설이 나온 지 꽤 지난 후였고, 나도 여러 매체를 통해서 이미 이 작품의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다.(내 업무가 그렇다. 기사를 읽으면 마치 책을 다 읽은 기분에 휩싸인다.) 출간일자가 꽤 지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만난 사람이 나에게 침을 튀겨가며 칭찬을 하는 소설은 대체 어떤 작품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마사지사』. 내가 생각하는 소설만이 할 수 있는 미덕의 요소를 곳곳에 가득 가지고 있었다. 소설이 아니고서야 인간의 고약하고도 어쩔 수 없는 마음들을 어찌 다룰 수 있을까. 마사지센터에 주거하는 여러 맹인들, 혹은 비맹인들 모두에게 골고루 시선을 낮추는 자세까지. 다른 극예술이라든가 영화에서 이 다중의 시선들은 자칫 집중을 방해한다거나 관객이 작품 밖에서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게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소설이 잘할 수 있는 ‘시선들의 표현력’을 뚜렷하게 『마사지사』가 보여주고 있었다.

 

 

2016년 주관적 기대되는 소설


김경욱 작가의 신작소설


대학시절 처음 읽은 김경욱의 단편소설은 「나가사키여 안녕」(『장국영이 죽었다고?』에 수록된 작품)이었다. 읽으면서 이 단편소설이 지나치게 짧다고 느껴졌었다. 얼마 안 지나 2007년이 되고, 『천년의 왕국』이란 장편이 나왔다. 이 작가는 참 하고 싶은 말이, 그리고 서사력이 탄탄한 작가구나 싶었다. 더불어 이번 제40회 이상문학상을 받은 김경욱 작가가 올 3월경에 새로운 작품으로 소설을 낸다고 하니 기대가 될 수 밖에!

 

 

2015년 주관적 베스트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


초여름에 본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내가 사랑하는 요소를 모조리 갖춘 영화였다. 3명 남짓한 텅 빈 영화 상영관에서 눈 한번 깜빡인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오래된 어느 도시(일본 고조), 배우의 연기, 영화를 다루는 방식, 카메라의 시선, 그리고 감독의 의도까지. 김새벽의 몸짓도 좋았고, 이와세 료의 맑은 눈도 좋았다. 단순한 사랑 영화로 오해할 법한 영화이지만, 이 영화는 사실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감독의 창작의 고민과,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인간에게 가질 수 있는 깊은 애정. 초여름의 나는 그렇게 시간을 흘러 보내고 있었다. 내가 가져야 할 애정의 깊이, 방향, 그리고 가치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로 가득 차 이 영화를 봤기 때문인지 더더욱 잊혀지지가 않는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 우연과 필연의 사이에서 도출되는 결과물. 내 인생도 다를 바 없다, 라는 강렬한 생각을 준 영화였다.

 

 

2016년 주관적 기대되는 영화


<캐롤>


더 이상의 ‘주관’이 필요할까. 감독은 토드 헤인즈고, 주연으로는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가 나온다. 이미 2016년 골든 글로브 최다 노미네이트였고, 무엇보다 2015년 뉴욕 비평가협회상을 휩쓸었다. 토드 헤인즈라니! <벨벳 골드마인>, <아임 낫 데어>를 감명 깊게 봤다면 꼭 챙겨봐야 할 올해의 영화.

 

 

2015년 주관적 베스트 전시


제일 뽑기 힘들었던 미술전시. 2015년은 기획전보다는 그 미술관에 있는 설치미술을 많이 체험했다. 우연치 않게 한국 뮤지엄산의 제임스 터렐관과 일본 나오시마에 있는 제임스 터렐을 1주일 간격으로 보게 되었다. 두 경험 모두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일본에 갈 여력이 없는 이들에게 뮤지엄산을 추천해주고 싶을 정도. 사실 두 곳은 무척 닮았고, 일반인에게는 별다른 차이점을 못 느낄 정도다. 그만큼 제임스 터렐 전시를 내 눈으로 처음 봤던 뮤지엄산도 좋았고, 나오시마에서 체험했던 나이트 프로그램이라든지 집 프로젝트 중 하나에 속하는 터렐 살펴보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설치된 미술 작품 속에서 빛을 체험하게 하고, 경이감에 차오르게 하는 터렐의 작품은 그 누가 보더라도 매력적이다. 답답한 슬라이드에서만 보다가 직접 체험하게 된 내 입장에선 더더욱 잊을 수 없을 2015년 최고의 작품들이었다.

 

 

2016년 주관적 기대되는 전시


내가 유일하게 챙겨보는(물리적으로 가까워서 일수도 있으나) 전시는 바로 서울시립미술관이 자랑하는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이다. 2010년부터 매년 챙겨봤으니, 2016년 미디어시티서울은 나에게 있어 4번째 전시다. 격년의 가을마다 ‘아, 이쯤 서울시립미술관에 가야지.’라고 다짐하게 되는 전시기도 하고,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작가들을 대거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얼마나 많은 작가들이 또 다른 시각의 세계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미디어아트가 주이다 보니 아무래도 영상 작품들이 많다. 그래서 하루 만에 다 볼 수 없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지만, 같은 미술관에 출근하듯 2~3일 내내 살펴보는 체험도 살면서 한번쯤 해볼 만 하다.

 

2015년은 바쁘다는 핑계로 많은 작품들을 놓쳤고, 혹은 술을 많이 마시느라 포기했다. 2016년은 보다 많은 사람들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를 강렬하게 원한다. 타인의 세계를 마주하고 살펴보고, 공감할 수 있는 일. 문학, 미술, 영화 등 예술이 내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니까.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 예술도 좋지만, 시대성을 놓치지 않는 날카로운 단도를 지닌 작품들도 꼼꼼히 챙겨보겠노라 스스로 다짐한다. 이 글을 보는 모든 이들에게도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2016년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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