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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공감을 주는 그림의 힘

그림을 보는 것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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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은 자꾸 보고 싶고, 맛있는 음식은 늘 그리운 것처럼 좋은 그림은 계속 생각난다. 좋은 그림은 우리에게 영감을 끌어다 준다. 나만의 의지와 나만의 감성대로 그림을 보는 것은 나를 더 능동적으로 살게 해주었다. 시시때때로 뒤통수치는 일들로 괴로운 우리의 인생에 힘들 때마다 그림에 기대고, 명화라고 생각하는 작품 두서너 점쯤은 비상약처럼 지니고 살자.

살아가다 보면 이유 없이 슬픈 날이 있다. 서른쯤 되고 나니 슬픔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헛헛해서다. 큰 사건이 생긴 것도 아닌데 괜히 슬퍼지는 것은 외로워서다. 그런 날에는 흘러내리는 그림을 본다. 강물이 흘러내리든가, 물감이 흘러내리든가, 눈물이 흘러내리든가, 상처가 흘러내리든가, 무엇이든 흘려보내야 하는 날, 흘려보내고 또 흘려보내서 남은 것이 없어야 개운해진다.
 

바젤 강변의비.jpg
바젤 강변의 비Naberezhnaya Rei v Bazele v Dozhd’
알렉산드르 브누아 | 1896 | 종이에 과슈


내 의지대로 바꿀 수 없는 섭리처럼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다 고비를 맞이한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소나기처럼 말이다. 누군가는 갑자기 생길 고비에 대비하여 철저하게 준비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그림 속 사람들이 세찬 비를 만난 것과 같이 당황한다. 인생의 난관이라는 것은 소나기처럼 늘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이다.


산다는 건 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인생이란 놈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절대로 우리가 알게 앞통수를 치는 법이 없다고,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뒤통수 맞는 거라고, 그러니 억울해 말라고, 어머니는 또 말씀하셨다. 그러니 별일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육십 인생을 산 어머니 말씀이고, 아직 너무도 어린 우리는 모든 게 다 별일이다. 젠장!
-노희경, <그들만의 세상>중에서


그렇다. 인생은 앞통수가 아니라 늘 뒤통수 맞는 일인 것처럼 오늘도 누군가는 갑자기 찾아온 난관에 혼란스러울 것이고, 또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 묵묵히 비를 맞듯이 고비를 맞고 있을 것이다. 이 그림을 보면서 생각했다.


‘비는 한 사람의 머리 위로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나만 힘들다 억울해하지 말자.’


모두가 다 같이 비를 맞는다. 나에게 우산이 없는 날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우산이 없는 날도 있다. 그러니 ‘나만 힘든 것이 아니려니……’ 하고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출근길.jpg
출근길 Pered rabotoi
이고르 알렉산드로비치 포포브 | 1966


나에게 그림을 보는 것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행위이다. 열린 마음으로 그림을 본다면 우리는 그 안에 화가가 남긴, 혹은 화가 자신도 미처 의식하지 못했으나 후세 사람들이 발견하는 또 다른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아무리 위대한 그림이라고 해도 보는 사람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낙서보다 의미가 없다. 또 평범한 그림도 열린 마음으로 대하면 배울점을 찾아내게 된다.


좋은 사람은 자꾸 보고 싶고, 맛있는 음식은 늘 그리운 것처럼 좋은 그림은 계속 생각난다. 좋은 그림은 우리에게 영감을 끌어다 준다. 나만의 의지와 나만의 감성대로 그림을 보는 것은 나를 더 능동적으로 살게 해주었다. 시시때때로 뒤통수치는 일들로 괴로운 우리의 인생에 힘들 때마다 그림에 기대고, 명화라고 생각하는 작품 두서너 점쯤은 비상약처럼 지니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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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소영(빅쏘)

수많은 구독자에게 명화와 글을 배달하는 아트메신저. 지은 책으로 《출근길 명화 한 점》《엄마로 태어나는 시간》《그림은 위로다》가 있고, 메트로 신문에 미술 칼럼을 쓰고 있다. 자유롭게 출근하며 아낀 에너지를 모아 네이버 포스트에 ‘빅쏘’라는 필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미술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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