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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서 문필가로 돌아온 자유주의자 ‘유시민’
책은 그 사람을 대변한다
프티부르주아 계층의 대구·경북 출신 지식 엘리트로서 젊은 나이에 이름을 알리고 출세하지만 결국 정치에 실패한 후 문필업으로 돌아온 자유주의자, 유시민을 만났다.
소설가 박성천이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를 통해 만난 문화예술인 7인에 대한 인터뷰 후기를 매주 화요일, 연재합니다.
스스로를 이렇게 규정한 이가 있다.
다소 긴 수사지만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고 나면 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살다 보면 한번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기자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더더욱 그렇다. 인터뷰를 하고 싶지만 기회가 없어 만나지 못했던 사람 말이다. 기자에게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그랬다. 시사 토론에서 빛나던 세밀한 논리와 지적인 분석, 무모하다 싶을 만큼 소신에 대한 집착 등, 외곬처럼 보이지만 그럼에도 그는 나름의 유연함이 있었다. 현재 그는 정치일선에서 은퇴하고 문필가(그는 그렇게 부르기를 원했다)로 활동 중이다.
사실 그에게는 정치인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원래의 그는 대중과 소통하는 인문 교양 작가 이미지가 더 어울린다. 20대 중반 이후 글 쓰는 일로 밥벌이를 해왔으며, 발간된 책들이 상위권에 진입할 만큼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그는 스스로를 ‘지식 소매상’ 또는 ‘문필가’라고 말한다.
정치인보다 자기 세계 천착하는 학자의 이미지
“논리적 사고에 기반한 소통의 방법과 상황에 맞는 글쓰기 전략 등을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는 자리에요. 청소년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 강의할 예정입니다. 물론 정치를 떠났다고 공헌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의미가 있는 행사는 아니고요.”
얼마 전 청소년을 위한 논술특강을 위해 광주에 내려온 그를 만나 논술특강을 하게 된 연유를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정치의 영역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 본 그는 ‘날카로운 곡선’의 이미지가 묻어났다. 매우 명민하지만 그럼에도 소탈하고 유머가 넘쳤다. ‘글은 그 사람을 대변한다’는 말이 그에게도 적용되는가 보았다. 그가 펴낸 몇 권의 책을 읽었던 기자는 문체나 지적인 감수성, 삶에 대한 인식 등이 정치보다는 문필가나 교양작가가 더 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마도 기자의 예감대로라면 그는 앞으로도 꽤 괜찮은 책을 써내고 많은 이들과 지적인 교양을 매개로 폭넓은 소통을 할 것 같다.
“어릴 적 밥상머리에서 아버지로부터 역사적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순신, 제갈공명, 나폴레옹 같은 이들의 삶은 매우 놀랍고도 흥미로웠어요. 아마 그 때문에 저의 내면에는 걸출한 인물을 좋아하는 성향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은 자신이 처한 시대의 난관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향해 묵묵히 걸어갔으니까요.”
인터뷰가 끝나고 미리 준비한 문화매거진 『예향』을 선물했더니, 그는 매우 반가워했다. 뿐만 아니라 예향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80년대 중반 이후 오월 행사를 위해 광주를 찾을 때, 지인들로부터 예향 출간 소식을 비롯해 콘텐츠에 대해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문필가’가 분명해 보였다. 앞으로도 예향 남도를 사랑하고 문화예술매거진 『예향』을 사랑하는 ‘문화인’ ‘문필가’ 유시민을 기대한다면 기자만의 ‘욕심’일까.
“상처받지 않는 삶은 없다. 상처받지 않고 살아야 행복한 것도 아니다. 누구나 다치면서 살아간다.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세상의 그 어떤 날카로운 모서리에 부딪쳐도 치명상을 입지 않을 내면의 힘, 상처받아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정신적 정서적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그 힘과 능력은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 사는 방법을 스스로 찾으려는 의지에서 나온다. 그렇게 자신의 인격적 존엄과 인생의 품격을 지켜나가려고 분투하는 사람만이 타인의 위로를 받아 상처를 치유할 수 있으며 타인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중에서)
유시민 문필가는, 16, 17대 국회의원, 4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으며 2009년 국민참여당을 창당해 대표를 맡았다. 학생운동을 하던 1980년대 그는 서울대 총학생회 복학생협의회 간부로 활동하다 재판을 받아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는데, 이에 대해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일로 세상에 그의 이름이 알려졌다. 아내와 함께 독일로 유학을 떠난 뒤 다시 돌아와 2002년부터 정치에 참여했다.
노무현 대총령 서거 후 노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를 정리했으며, 2013년 정계를 은퇴했다. 평생 운동과 글쓰기 사이에서, 정치와 글쓰기 사이에서 살던 그는 정계 은퇴 후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 『기억하는 자의 광주』,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 『대한민국 개조론』, 『후불제 민주주의』, 『청춘의 독서』, 『국가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등이 있다.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박성천 저 | 미다스북스(리틀미다스)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23명에게 책이 작가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고, 또 그로 인해 어떤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표 소설가, 시인, 지성인과 문화예술인인 공지영, 조정래, 은희경, 최재천, 김병종, 유시민 등 자신만의 색깔로 책을 짓는 작가들의 내밀한 고백을 한데 모았다. 이들은 왜 책을 쓰게 되었고, 책은 어떻게 그들의 삶을 변화시켰는지 이 인터뷰집에 모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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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태그: 유시민,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
소설가이자 광주일보 기자인 저자는 다양한 영역에 걸친 글쓰기를 통해 사람과 세상, 문화에 대한 지평을 넓혀가는 인문학자다. 문학 기자와 『예향』 기자로 활동하면서 문학 관련 기사뿐 아니라 우리 시대 화제가 되는 인물 인터뷰, 다양한 문화 담론, 인문학적 주제, 학술 전반에 대해 깊이 있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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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대표 작가들의 내밀한 고백과 성찰!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23명에게 책이 작가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고, 또 그로 인해 어떤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표 소설가, 시인, 지성인과 문화예술인인 공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