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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소스 ‘마요네즈’의 국적은?

장 프랑수아 르벨의 『뛰어난 맛과 요리솜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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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관습과 당시 생활문화가 반영된 흔적인 만큼 그릇에 담긴 요리의 맛과 먹는 행위도 중요하지만 요리가 탄생된 스토리의 묘미가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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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네즈 한병은 반드시 눈에 띄게 마련


음식은 인간의 관습과 밀접한 영역으로 시대를 초월한 문화의 핵심이다. 특히나 요리는 무의식 중에 일상 생활을 반영한 산물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건대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아주 친숙하게 접하는 음식일수록 그 유래와 섭취 배경 등이 살짝 궁금해진다.

 

근래 방송마다 소위 먹방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평상시 요리에 생판 관심도 보이지 않던 남자들이 주말이면 방송에서 특정 셰프가 만든 레시피에 도전해보겠다며 부엌에서 어정어정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아무리 인기 요리사들의 레시피라 해도 음식에 들어간 재료와 기법을 하나하나 분석해 보면 음식 맛을 내는 기본 비결은 감칠맛을 발휘하는 몇몇 조미료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초간단 레시피로 황홀 맛을 뽐내는 요리일수록 식재료가 아주 싱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간장, 설탕 혹은 마요네즈 같은 기본소스의 공이 거진이다.

 

소스 얘기가 나왔으니 요즘 웰빙 건강 먹거리로 샐러드가 다이어트용 한끼 식사로 많이 이용한다지만 사실 드레싱이 빠진 샐러드는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샐러드 종류가 아주 다양한 듯 보여도 결국은 같이 첨가되는 드레싱 맛의 차이일 뿐. 드레싱도 얼핏 종류가 많은 것 같아도 기본적으로 마요네즈와 토마토케찹 두가지 소스의 배합에서 고만고만 맛의 차이를 낼 뿐이다. 샐러드와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드레싱 사우전아일랜드도 기본 맛은 마요네즈다.

 

실제로 집집마다 냉장고를 열어봐도 마요네즈 한병은 반드시 눈에 띄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리 흔한 마요네즈의 국적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 어감 때문인지 거의 다 일본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프랑스다. 마요네즈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샐러드용 소스의 하나. 달걀노른자, 샐러드유, 식초, 소금, 설탕 따위를 섞어 만든 것’ 그리고 표기는 mayonnaise 프랑스어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프랑스어로 마요네즈 뜻을 찾아보면 특별한 의미는 없고 마용(Mahon)이라는 항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식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소스의 대부분은 18세기 프랑스 음식문화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는 미식이 예술로써 특히 귀족 문화의 한 장르로 크게 유행했다.

 

 

요리가 탄생된 스토리의 묘미


귀족들은 요리에 자신의 이름이나 고향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센스 있는 트렌드로 즐겼다고 한다. 장 프랑수아 르벨이 쓴 요리책 『뛰어난 맛과 요리솜씨의 역사』에서는 마요네즈의 유래뿐만 아니라 당시 귀족들의 요리 취향과 미식의 유행을 짚어볼 수가 있다. 이 책에 따르면 마요네즈는 프랑스와 영국의 7년 전쟁의 역사에서 탄생된 소스이다.

 

1756년 6월 28일 지중해 연안 메노르카섬(현재의 Menorca)의 수도인 마용(Mahon) 항구를 함락한 리슐리 공작이 만든 고안물로 마요네즈는 그가 마옹 항구의 함락을 기념하여 만든 소스라고 한다. 계란 노른자와 우유 버터 등의 식재료를 한데 섞어서 만든 것을 원주민들과 나누어 먹은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후 프랑스어로 ‘∼風의’ 의미를 갖는 접미어 ‘aise’ 를 붙여 ‘마오네즈(마옹 풍의)’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져 먹기 시작한 마요네즈는 이후 세계 요리사에 기본 소스로 정착하게 되었다.

 

저자인 장 프랑스아 루벨은 요리책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해 오랫동안 많은 양의 요리책들을 수집하다가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요리책에는 공통되는 결점이 있는데 먼저 요리의 역사나 해석을 말한 부분이 대개는 원재료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은 채 거의 서로가 서로를 그래도 베끼는 차원에 그쳤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요리방법에 대한 안내서가 쓰여진 당시의 독자들에게는 당연히 알고 있는 정보이어도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특정 요리가 사람들의 삶 속에 보편화되어 고유명사처럼 쓰여도 막상 섭취 배경이나 원래 식재료에 대한 분석이나 문화 배경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음식은 관습과 당시 생활문화가 반영된 흔적인 만큼 그릇에 담긴 요리의 맛과 먹는 행위도 중요하지만 요리가 탄생된 스토리의 묘미가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이다. 그리고 요리마다 담고 있는 이야기나 명칭에는 요리 맛 이상으로 유행이 있기 때문에 요리의 새로움은 곧 실속보다 그 표현으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최근 외식산업이 창조산업의 일환으로 대기업들조차도 외식시장에 뛰어들어 메뉴 개발에 열을 올리는 환경에서 한번쯤 참고해 볼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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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연수(의학전문기자 출신 1호 푸드테라피스트)

의학전문기자 출신 제1호 푸드테라피스트 / 푸드테라피협회장

뛰어난 맛과 요리솜씨의 역사

장 프랑수아 르벨 저/한선혜,조남선 공역20,7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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