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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성 “아내 차유람, 좋은 일 하니까 보내주신 사람 같아”

독자가 작가를 섬기면 안 된다 『생각하는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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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무척 편안해보였다. 결혼을 앞둔 새신랑이었으니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순간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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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삶을 변화시킨다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의 삶은 변하지 않는 사람들. 말과 글로 그럴싸하게 사회를 이야기하면서 그와 닮은 부분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살아내고 있는 치열한 삶, 피로한 생활을 알지 못하면서 그들을 섣불리 위로하는 사람들. 많이 있다. 많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달콤한 글에 현혹되고 그들만의 인문학에 현혹된다. 조금이라도 삶이 나아질까 기대를 안고 애처롭게 매달려본다.


글의 무게감을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이 먼저 변화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들이 행여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았을 때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매순간 자신을 벼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이 자신의 행동과 다른 부분을 가리키고 있지는 않은지 긴장하고, 꾸준히 각오를 새로이 할 것이다. 그래서 글보다 삶이 더 높은 곳에 다다랐을 때 그들을 우리는 ‘어른’이라고 부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꿈꾸는 다락방』으로 자기계발서의 대표 저자로 이름을 알린 이지성. 작가는 이후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통해 인문 고전 읽기의 중요함을 말했고, 최근작 『생각하는 인문학』에서는 인문학이 어떻게 생각을 고양시키고 삶을 변화시키는지, 생각하는 힘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짚어냈다.

 

위대한 작가들과 위대한 사상가들과 위대한 예술가들과 위대한 건축가들의 공통점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수시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라. 그리고 당신의 내면을 만나라. (중략) 그때 비로소 당신은 내면에 하늘과 대지, 산과 숲, 바다와 강을 담을 수 있다. 위대함의 시작, 당신이 위대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위대함은 자신의 내면에 충실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91쪽)

 

작가는 무척 편안해보였다. 결혼을 앞둔 새신랑이었으니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순간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제 글은 계속 제 삶을 따라 가는 것”이라고 한 작가의 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작가는 자신을 지지하는 독자들, 자신의 책을 읽고 삶이 바뀐 독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당연한 일이다. 글과 다른 삶은 거짓말이 아닌가. 때문에 작가는 말뿐이 아닌 삶, 실천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저소득층 공부방 아이들에게 인문학 교육 봉사활동을 하고, 해외 빈민촌에 학교를 건립한다. 무엇보다 이런 활동들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영혼의 즐거움’이라고 표현한 작가는 평생 이 일들을 잘 해나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작가에게서 삶에 대한 강한 애정과 믿음을 보았다고 하면 혼자만의 착각일까.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긴다.

 

 

인문학에는 ‘사랑’이 빠져선 안 돼


‘생각하는 힘’에 대한 근거로 철학, 역사, 경제와 컴퓨터 산업의 발전사까지 다양한 사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방대한 영역을 다루면서 독자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나요?


제대로 된 생각을 하면 좋겠다, 그 생각의 방향이 따뜻해지면 좋겠다는 정도였어요. 대답이 너무 짧은가요.(웃음)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도 그렇고, 이 책 역시 ‘사랑’을 많이 강조하셨거든요. 방금 말씀하신 ‘따뜻함’과 맥이 닿아있을 것 같아요. 작가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대표적으로 진시황은 정말 인문학을 사랑한 사람이에요. 한비자, 법가 사상을 기반으로 중국을 통일했죠. 진시황은 한비자와 한 번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해요. 그것을 위해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인문학에 깊이 빠진 사람이었어요. 문제는 이 사람의 인문학이 자신의 두뇌를 단련하는 정도에 그쳤던 거예요. 쉽게 말해 오늘날 월스트리트 사람들이겠죠. 그 사람들도 아이비리그 출신들이고, 인문학을 열심히 한 사람들이잖아요. 그 인문학에는 ‘사랑’이 빠져있었던 거예요. 사랑이라고 하면 저도 낯간지러운데요.(웃음) 남녀 간의 사랑을 뜻하는 게 아니고요. 인문학의 기본정신이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잖아요. 인류 역사 속에서 인문학을 한 사람들의 흐름이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의 사랑이에요.

 

그러나 요즘 사회에서 ‘인문학’은 달리 소비되고 있어요.


물론 요즘 한국 사회에서 인문학이라고 하면 그런 것보다는 개인의 행복 쪽으로 많이 흘러가고 있죠. 그것도 중요하지만 큰 흐름을 놓고 봤을 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저는 인문학, 역사를 공부하면서 이 개념을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사랑이란 것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긴 어렵더라도 말이죠. 진시황이 천하통일의 꿈을 이뤘지만 결국 14년 만에 나라도 망하고, 자식들도 다 죽었던 것이 역사적 사실이잖아요. 인문학에 사랑이 빠져 있으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문학 역시 도구잖아요. 칼일 수 있단 말이죠. 칼은 많은 사람을 배부르게 하는 요리의 도구도 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을 위협하고, 찌르는 용도가 될 수도 있어요. 조선시대를 봐도 탐관오리라고 하는 사람들 모두 인문학을 열심히 한 사람들이에요.(웃음) 어떻게 보면 인문학의 개념은 위험한 것일 수 있으니까 사랑이라는 개념을 좀 집어넣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꾸준히 ‘사회 안의 나’를 생각하시는 거군요.


요즘 유행하는 말 있잖아요. 사회 구조에 대한 이야기요. 그런 말들은 당연한 것인데 왜 그렇게 이슈가 되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요. 인문학이라는 것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사회 참여’,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일인 거죠. 자기계발도 당연히 그렇고요. 그런 책들의 저자 메시지는 모두 그곳을 향해 있어요. 상식이고 기본이죠. 그것이 대단한 것처럼 된 상황이 안타까워요. 그냥 조용히 하는 거니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사회 구조를 바꾸는 노력에 대해 그동안 책에서는 강하게 말한 적이 별로 없어요. 상식적인 부분인데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정치하시는 분들은 그걸 직업으로 하시는 분들인데 그분들이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된 거잖아요. 그분들이 사회참여에 대해 말과 글로 크게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으니까 저는 늘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나까지 말하고 글을 쓸 필요가 있을까 하고요. 진짜 사회참여란 무엇일까 생각했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어요. 그래서 5년 전부터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저소득층 공부방 아이들에게 인문학 교육을 하고 있고요. 해외 빈민촌에 학교를 짓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할 거고요, 더 잘하기 위해 ‘차이 에듀케이션’을 세워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말과 글보다는 실천이라는 말씀이 와 닿아요.


차이 에듀케이션을 처음 시작했던 것도 저와 인문 교사 활동을 처음부터 했던 자원봉사자 두 분과 함께였어요. 두 분 모두 재능기부로 하고 계시고요. 제가 저소득층 공부방과 같은 곳에 관심을 이렇게 갖는 이유가 있어요. 이런 말은 조심스럽지만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중 어린 시절 가정환경이 좋지 않거나 소외 되었던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해요. 봉사활동을 통해 우리가 그런 상황에 있는 아이들의 삶을 바꿔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회참여라고 생각했어요. 그것이야말로 미래를 바꾸고, 사회구조를 바꾸는 일이라고요.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사회참여인 거죠. 이것만큼은 말과 글보다 실천으로 하고 싶었어요.

 

특별히 실천을 강조하시는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실천을 해야 결국 대중도 감동을 받고, 함께 하더라고요. 사람들은 말과 글로만 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너무 많이 있어요. 그냥 꾸준히, 평생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실 거라고 믿어요. 그렇게 되면 사회가 결국 바뀌는 게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이 일을 해왔지만 거의 알리지 않았거든요. 행여 순수성을 의심 받을 수도 있을까봐서요. 이번에 『생각하는 인문학』을 출간하면서 이제는 알려야 할 때라고 생각했어요. 이지성이란 작가가 그동안 전해왔던 자기계발, 인문학 메시지가 말과 글만이 아니라 현실에서 어떻게 구체화되었는가를 이야기하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 일을 끌고 나가야 할 때라는 판단을 내렸던 거죠. 그 때문에 책에도 과감히 쓰고, 요즘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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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뛰고 재미있는 일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한 이후의 이러한 행보가 흥미롭습니다. 저소득층 공부방 봉사, 세계 빈민촌 학교 건립, 차이 에듀케이션 설립까지, 작가의 지향점이 궁금해요.


그냥 재미있는 걸 하자는 생각이에요. 유혹적인 제안도 많았지만 그런 것들은 거절해왔거든요. 차이 에듀케이션 운영도 힘들긴 하지만요. 가장 큰 기준이 그것 같아요. 대기업에서 돈을 많이 후원 받고, 많은 돈을 번다고 해도 재미가 없을 것 같더라고요. 저도 물론 돈을 좋아하지만요, 그러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고 생각해요. 지금 하는 일들은 사실 늘 위기이고, 이게 또 재미있단 말이에요, 하루하루가.(웃음) 또 독자 분들이 변화되어 오셔서 봉사하시는 걸 보면 가슴이 뛰고 재미있어요. 그래서 하는 거예요. 거창한 건 없어요. 많은 걸 해봤는데 이게 제일 재미있어서 하고 있어요. 영혼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겠죠. 때문에 주변에도 말하곤 해요. 재미없으면 떠나라고요.


소크라테스가 인문학이란 결국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아무리 제가 오래 산다고 해도 50년을 더 살긴 어렵겠죠. 지난 40년을 돌아봐도 금방 갔거든요. 그렇게 많은 고생을 하며 살아왔어도 진짜 하룻밤 같은데, 이후 40년 역시도 하룻밤 같겠죠. 그러니 치열하게 즐거움을 추구하면서 살자, 그래야 후회하지 않겠다, 그 생각이 가장 큰 것 같아요. 그 다음에 봉사에 대한 어떤 의무감, 작가로서의 사회적 책임 이런 게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것들은 다 부록이에요. 그것만 가지고 어떻게 살아요.(웃음) 저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라 다만 즐겁고, 함께 하시는 분들도 즐겁다고 하니까 이 일을 하는 거예요.

 

재미있으면서도 가치 있는 일, 혹은 가치 있는 일에 재미를 갖는 것,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논어』‘학이편’에도 그런 말이 있잖아요.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고 해서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라고요. 여기서 ‘배움’이 ‘修身齊家治國平天下(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배우는 거고, 그것을 실천하라는 건데요. 그것처럼 제가 즐겁고 주변 분들이 즐거워졌다면 시간이 지났을 때도 더 많은 분들이 즐거워질 수 있을 거예요. 한국 사회의 즐거움이란 게 술 마시는 것, 영화 보는 것, 말초적이고 소비적인 것들, 영혼을 병들게 하는 즐거움인데요. 보여주고 싶어요. 이런 것들이 진정한 인생의 즐거움일 수 있다는 것을 말이에요. 즐거움에 관한 새로운 문화가 구축이 되면 좋겠어요.

 

‘자기계발 같은 건 하지 말라느니 인문학은 경제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느니 하는 말은 제발 삼갔으면’(75쪽)이라고 해 강하게 의사표현을 하셨는데요. 그간 받아온 편견에 대해서도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해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예요. 일단 그건 누군가를 비난하는 거잖아요. 그런 나쁜 세력들이 있어요. 어떤 것이 이슈가 되면 다함께 선한 쪽으로 힘을 모아서 나아가야 하는데, 그 안에 자기 집단의 사익을 집어넣어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인문학은 무조건 이래야 한다며 비난하는 사람들은 그 안에 그 사람들의 사익이 숨어있다고 봐요. 사익이 없다면 함부로 비난할 수 없거든요. 사회구조 이야기할 때도 그렇잖아요. 진짜 진심으로 사회구조를 바꾸고, 사회참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거기서 이익을 취하는 무리들이 있다고 봐요. 그들이 너무 싫고, 그들의 말도 안 되는 거짓된 논리에 선량한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게 안타까운 거죠.


이런 얘기를 한 궁극적인 이유는 그런 논리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봤기 때문이에요. 정의를 앞세우지만 사실은 사익추구가 목적인 집단에 가서 오히려 수탈을 당하고, 철저하게 이용만 당하고, 버림받는 것을 많이 봤거든요. 말이 안 되는 거죠. 자기계발을 하면서 자기만 계발을 하고, 자기만 잘 먹고 잘 산다면 그게 무슨 자기계발이에요? 그건 거짓말이에요. 반대로 사회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 중 자기계발을 비난하는 분들이 일부 있는데요. 정말 좋은 사회는 자기를 철저하게 존중해주는 사회지, 자기를 없애야 하고 자기계발은 나쁘다고 하는 게 아니에요. 개인의 꿈을 짓밟고 무시하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싫어요.

 

그 역시 실천이 바탕이 되지 않은, 말과 글뿐인 삶에 대한 경계네요.


진짜 사회참여를 하시고 사회구조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분들은 또 그렇게 안 하시더라고요. 오히려 더 존중하시고요. 정말 인문학 열심히 하시고 사회참여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제게도 정말 지지 많이 해주시고, 어떻게 하면 같이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시기도 해요. 그런 분들 정말 많으시거든요. 그런 분들을 놓고 보니까 새로운 프리즘이 보이더라고요. 자기계발을 무조건 비난하는 사람들이 잘못되었구나 생각하게 됐고요.


저는 링컨의 이 말을 정말 좋아해요. “나는 당신들의 말과 글을 보지 않는다. 당신들의 삶을 본다.”는 말이에요. 삶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말과 글은 가장 정의롭지만 삶을 보니 거짓말이라고 한 링컨의 비판이 그 말에 나오거든요. 저도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말과 글뿐이라면 한 번 경계를 하게 되는 거죠. 
 


독자가 작가를 섬기면 안 돼


글로 현혹하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그래서 사람들도 그 글이 낀 색안경을 같이 끼게 되기도 하고요. 반복적으로 ‘인문학은 저자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이유도 그 때문이죠?


그럼요.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저자들은 독자를 섬기기 위해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독자가 작가를 섬기면 안 되거든요. 다른 작가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요. 저는 늘 독자를 섬기는 작가라고 생각하고, 글로 거창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대중적인 언어로 대중을 섬기는 방법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이에요. 때문에 이분들이 책을 읽은 후 제 삶까지 들여다봤을 때 실망하지 않으시도록 하려고 노력해요. 저는 그렇게 살아왔고, 평생 대중을 섬기는 작가로 살고 싶어요. 제 책을 읽고 감동 받으시는 분들이 저보다 더 소중한 분들이라고 생각하고요. 매일 각오를 다시 하고 있어요. 건방져지지 말아야겠다,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철저하게 섬기는 쪽으로 살자, 이것이 저의 큰 모토예요.

 

(전략)우리나라 10대들이 입시지옥으로 내몰리고, 20대들이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30대들이 출산을 기피하고, 40대들이 돌연사 하고, 50대들이 퇴직금을 날리고, 60대 이상의 노인 자살률이 OECD 최고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게 다 돈, 돈 때문이다. (75쪽)

 

이런 생각을 갖게 된 어떤 계기, 크게 도약한 순간이 있었던 건가요?


저는 그냥 좀 스타일이 달라요. 보통 우리나라에서 글 쓰시는 분들, 특히 비문학 쪽으로 글 쓰시는 분들은 대부분 자기 분야의 전문가예요. 쉽게 말해 우리 사회의 엘리트들이시죠. 상위 1% 분들이세요. 저는 정말 밑바닥에서 15년 간 무명작가 생활을 해왔고, 도시빈민 생활을 10년 넘게 했어요. 책을 통해 경제, 금융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요. 저는 부모님의 보증 빚 때문에 15년을 피눈물을 흘리면서 산 사람이기 때문에 정말 그분들과 삶의 차원이 완전히 달라요. 일반적으로 한국의 지식인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도 일반 서민들에 비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텐데 저는 15년을 빚 때문에 가슴 졸이며 너무나 비참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알거든요. 기본적으로 사람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이 없다는 게 어떤 것인지 말이에요. 가난이 어떻게 가정을 분열시키는지 곁에서 지켜봤어요. 인근 대형 교회에서 수도세와 전기세를 내주는 동네에서 10년을 살았으니까요. 거기서 서민들의 피눈물을 보면서 살았기 때문에 항상 경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경제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되니까요.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한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면 황당하죠. 빚 때문에 울어본 적 있는지, 10년씩 고통 받은 적 있는지, 가정이 뜯기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오히려 질문을 던지고 싶어요.


이게 제 삶이었기 때문에 제 글은 계속 그런 제 삶을 따라 가는 거예요. 그런 고통을 겪어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제 글이 굉장히 당황스러웠겠죠. 무슨 작가가 그렇게 돈 얘기를 하냐는 말이 나오는데, 저는 제 삶이에요. 그것이 제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것이 대중들과 공감을 일으켜서 많은 분들이 제 책을 많이 사랑해주시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글이 삶을 따라간다고 하신 부분은 교육 문제를 지적한 대목에서도 함께 읽혀요. 우리 인문학 교육의 단절을 근현대사에서 찾으며 역사적 진단을 하셨는데요.


이것도 제가 교사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아는 거예요. 학교가 아이들을 다 로봇으로 만들고 있더라고요. 그나마 스스로 생각을 하는 아이의 생각마저 파괴시키고, 질문도 못하게 만들어요. 그렇다고 교사나 교육청을 탓하고 싶진 않아요. 그들도 피해자예요. 정말 아이를 잘 가르치고 싶어 학교에 갔더니 그 학교가 역사적으로 잘못 설계된 구조로 인해 철저하게 인간성을 말살시키고, 부품으로 찍어내는 공장이었던 거죠. 지금도 학생들이 하루에 한명 씩 자살하잖아요. 그런 교육 구조인데 이걸 바꾸지 않고서는 희망이 없다는 거예요.


인문학 하시는 지식인들이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시민,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말씀들 하시지만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부품처럼 찍혀서 사회에 나오는 이상 사회는 절대 안 바뀌거든요. 교육은 최우선으로 바꾸어야 할 문제예요. 저는 현장에서 이 사회 구조를 봤던 거예요. 왜 이 사회가 불합리할까, 학교에서부터 철저하게 구조화 되어 나가는구나, 그렇다면 학교를 바꿔야 한다, 이것이 깨달음이었고 그런 얘기를 책에 하게 된 거죠.

 

개인이 생각하는 힘을 갖게 되면 이러한 역사적 절벽들이 극복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학교에서 부모님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선생님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친구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이런 교육을 받지 않잖아요. 그 친구들이 사회 나가서 어떻게 되나요. 세상과 단절이 되고, 인터넷만 하잖아요. 교육이 달라진다면 친구와 친해지느라 바쁘겠죠. 인터넷 할 시간이 없을 거예요.(웃음) 사람을 사귀는 법을 알게 되고, 사람을 사귀는 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 상태로 사회 구성원이 되면 그 사회는 지금보다 아름다워지겠죠.

 

꿈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야기네요.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상상하는 꿈이요.


지인에게 독일 사회에 관한 얘기를 들었어요. 이민을 가서 중소도시 마을에 정착했는데 이삿짐을 푼 첫날 오후에 누가 찾아와서 보니까 마을 할머니였대요. 자기가 대학 교수 출신인데 와서 독일어를 가르쳐주겠다고요. 그렇게 세 번이나 마을 사람의 방문을 받았대요. 외국에 정착하느라 힘들 텐데 도와주겠다고요. 이미 그런 나라들이 많단 말이죠. 그곳은 교육이 다르죠. 가정교육이 다르고, 마을 공동체가 다르니까 그곳의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배우는 거죠. 우리는 그런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가 경험한 교육은 친구를 적으로 만드는 교육, 돈이 많으면 이기는 교육이었죠. 돈을 많이 들여 족집게 과외를 받아 남들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간다, 이건 비겁한 거잖아요. 그렇지만 그런 걸 가르치는 거죠. 또 어떻게 합니까? 교사를 무시하게 만들어요. 학원 선생님을 더 존중하게 만들고요. 학원 선생님을 더 존중하는 이유가 뭐예요? 나를 더 좋은 대학에 보내준다는 거잖아요. 인격이 더 좋다거나 사회적으로 훌륭한 분이어서가 아니라 말이죠. 이 교육 구조는 인간을 병들게 하는, 영혼을 파괴하는 구조예요. 이걸 바꾸지 못하고 사회가 바뀌길 바라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거예요. 뿌리를 바꾸지 않고 꽃 색깔만 바꿀 수는 없으니까요. 

 

‘조급하면 지게 된다’(200쪽)고 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 사회는 늘 서두르고, 결과를 빨리 찾으려고 하잖아요.


해보자는 거예요. 최소한 10년 정도는 해보고, 바꾸려는 노력은 해보자고요. 결과에 집착하는 것도 학교 교육에서 나온 거예요. 조급한 결과로 평가받는 교육이었기 때문에요. 그래서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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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을 했더니 좋은 배우자를 만났다


종교가 작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궁금해요. 꼭 특정 종교를 믿는 행위가 아니더라도 ‘종교적 마음’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인문학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인문학만 했다면 과연 이런 활동을 했을까 생각해요. 우리나라에 인문학 잘하시는 분들 많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이 이런 활동 했다는 얘기를 많이 못 들어봤거든요. 제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신앙이 있는 거죠. 그래서 최근 뉴스펀딩으로 한국 교회에 대해서도 비판한 기사를 썼어요. 우리나라 많은 문제들이 삶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을 말과 글로만 푸는 건데요. 교회에서도 설교만 그럴싸하게 하죠. 그렇다면 그 종교에 희망이 있나요? 제가 삶을 잘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삶을 강조하고 싶어요. 예수님도 삶을 강조하셨으니까요. 기독교인으로서, 환원하는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제게는 있어요. 교회 밖에서의 삶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그건 가짜 신앙인 거죠. 삶이라는 건 종교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는 삶이어야 하지, 부록의 가치들에 매몰되는 종교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죠.

 

대형 교회 비판처럼 민감한 문제들에 발언하는 것이 조심스럽진 않으세요?


작가가 이런 말 해야죠.(웃음) 작가가 할 일을 하는데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얼마 전에도 스티브 잡스 비판을 했는데, 그것도 작가가 비판하지 누가 합니까. 그런 것들도 받아주고 말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는 거예요. 자기와 다르다고 무조건 비난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침묵하는 대중이 훨씬 무섭죠. 악플을 남기는 분들이 글의 기준이 되면 안 되거든요. 이번에 뉴스펀딩을 하면서도 굉장히 큰 용기를 얻었어요. 후원금액이 무척 높거든요. 옳은 말을 하면 진짜 침묵하는 다수는 저를 지지하시는구나, 아직 우리 사회에는 희망이 있다, 어떻게 이분들과 좀 더 관계 맺고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자신감도 갖게 되었어요.

 

그분들과 좀 더 소통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저는 작가니까, 좋은 글을 쓰는 거죠.(웃음) 그분들은 무서운 분들이에요. 조용히 평가하고 끝내는 분들이죠.

 

조금 후면 결혼을 하시잖아요.(결혼식 사흘 전에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축하를 드립니다. 결혼과 사회적인 신념을 어떻게 함께 이끌고 가실 생각이신가요? 


유람도 무척 좋아해요. 더 도움을 못 줘서 미안해하고 있어요. 함께 봉사활동도 다녀왔고요, 제 관심사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어요. 좋은 일 하니까 주님이 보내주신 것 같아요.(웃음) 최근 인터뷰에서 배우자 기도를 했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안 했거든요. 성경에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면 더 주신다고 했는데, 그 말씀만 믿고 좋은 일 하다 보니 좋은 배우자를 주셨다고 그렇게 얘기했어요.(웃음) 본질을 말하고 싶었어요. 제가 늘 그렇게 사는 건 아니지만 중심과 본질을 많이 생각하다보니 가슴 설레는 일이 많아요. 저는 아마 자기계발의 대표적인 사람일 텐데요, 독자들이 보실 때 자기계발이란 저런 것이구나 생각하실 수 있도록 살려고 해요. 어쩌다보니 대중 인문학의 물꼬도 트게 되었는데 그분들에게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인문학이란 저런 것이라는 것을 말이에요. 결국 삶으로 귀결되는 것 같아요.

 

참 편안해 보이세요.


네. 저도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 만나면 날이 서있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며 살았던 거죠. 하지만 사람은 계속 성장해야 하니까요. 다행히 주님께서 성장을 시켜주셨고(웃음) 늘 재미있어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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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이지성 저 | 차이
이 책은 이건희가 거둔 성공을 미화하거나 이건희 개인의 신변잡기를 다루지 않는다. 독자가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이건희로부터 추출한 자기계발 노하우들을 정리한 책이다. 지난 10년간 누적판매부수 1위(CEO 관련 서적)에 오른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의 최신 개정판으로,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건희의 생각 시스템을 만든 도서목록’ ‘삼성 가문 100년을 만든 인문학 독서법’ ‘이건희 어록’)을 통해 이전보다 더욱 풍성하고 구체적인 자기계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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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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