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예술의 일부가 되다
『뜻밖의 미술』
공공장소에 가려고 티켓을 살 필요는 없다. 그곳은 당신 것이다. 어떤 타입의 예술을 접할지 스스로 선택해서 가는 극장이나 미술관과는 다르다. 공공장소를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다면, 예술가로서 내 일은 내 작품을 관객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공공장소에 가려고 티켓을 살 필요는 없다. 그곳은 당신 것이다. 어떤 타입의 예술을 접할지 스스로 선택해서 가는 극장이나 미술관과는 다르다. 공공장소를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다면, 예술가로서 내 일은 내 작품을 관객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그러자면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관객은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예술의 일부가 된다.
최근에 고향에 다녀왔다. 내 고향은 마을 사람 모두가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이웃들은 나를 만나 기뻐했다. 그들은 내가 내 작업으로 점점 유명해지는 과정을 지켜봐왔다. 한 이웃이 다가와 말했다. “기억나니, 플로렌테인? 네가 비누 상자로 장면들scenes을 만들고는 우리더러 네가 만든 것을 구경하라고 돌아다녔던 것 말이야.” 예닐곱 살 정도의 아이였을 때 나는 비누 상자로 작은 세상, 모험의 나라, 판타지 랜드 같은 것을 만들어서 그것들을 들고 이웃들에게 “내가 뭘 만들었는지 봤어요?” 하고 묻고 다녔다.
나는 내가 예술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크기가 커야 하며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여겼다. 미술학교 학생이었을 때 두 명의 친구들과 함께 여름마다 벽화를 그려주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나는 공공미술에 자연스레 끌렸다. 졸업 후에도 공공장소에서 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나는 그 일에 감이 있었고 애정도 있었다. 나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일할 때 부과되는 독특한 도전 또한 사랑한다. 이런 영역의 작업을 할 때는 분명히 실행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서류 작업과 지역 정부를 상대해야 하고, 작품이‘양아치 저항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네덜란드에서 쓰는 말인데, 파괴 행위에서 작품을 보호해야 한다는 뜻이다. 공공 설치작품이 맞닥뜨리는 도전-허가, 안전 기준-은 내가 좀 더 창의적이 되도록 나를 밀어붙인다. 풀어야만 하는 문제들이 있고 극복해야 할 이슈들이 있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협력 과정이 된다. 작품이 가지는 힘의 일부는 그것에 관여한 많은 사람들의 협력에서 나온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나는 우선 해당 장소를 방문한다. 그럴 땐 모든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장소의 역사, 인구 통계, 그곳에 사는 사람들, 건물들…… 이 모든 것들이 모여서 그 장소를 만들어낸다. 사람들은 공공장소가 너무나 친숙한 나머지 그곳을 더 이상 눈여겨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전에 수십 번, 심지어 수백 번 그 공간을 지나다녔으면서도 그곳이 완벽하게 눈에 보이지 않고 완전히 낯선 곳이 될 수 있다. 그 공간에 나는 새로운 오브제를 집어넣음으로써 보는 사람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그들이 주위 환경을 다시금 돌아보며 신선한 경험을 하게 한다.
공간의 존재감을 변화시키는 것은 익숙한 것을 신선하고새롭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다. 내가 쓰는 재료들-나는 플립플랍, 타일, 비닐봉지, 지푸라기 같은 것들을 사용해왔다-은 예상외의 것을 제공하는 또 하나의 열쇠다.무엇보다 내가 스스로를 놀래고자 노력한다면, 설치물에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를 불러올 자신이 있다. 프랑스 앙제르에 설치된 「느린 민달팽이Slow Slug」는 완성하는 데 많은 사람의 손이 필요했다. 수십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일했는데 그들은 교회 계단을 기어 올라가는 민달팽이 형태의 프레임에 4만 개의 비닐봉지를 묶었다.
앙제르의 이 장소, 교회를 향해-신을 향해, 종교를 향해, 죽음을 향해-오르는 계단은 교회 뒤쪽의 상업지구로 향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 길을 보면 마음속에 완주를 위한 경주가 떠오른다. 교회 계단을 오르는 민달팽이들의 느린 경주는 비닐봉지와 상업주의의 숨 막힐 듯한 효과와 결합하여 이 공공 작품에 구현된다. 많은 공공 작품들이 그렇듯이 이 또한 단 며칠에 불과한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했지만, 내가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그 공간을 바꿔내는 데 성공했다면,그 작품은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작품은 출판물과 인터넷에서 계속 살아 있게 된다.
12년 전에 나는 세계지도를 한 장 샀다. 나는 고무 오리 모양의 스티커를 만들어 언젠가 나의 「고무 오리」 프로젝트-유아용 목욕놀이 인형의 거대 버전-를 데려가리라는 희망을 품고 지도 전체에 스티커들을 붙였다. 이제 그 일이 실현되고 있다. 「고무 오리」는 11개국 20개 이상의 장소에 갔고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 작품을 경험하는 관객들은 기쁨, 유대감 같은 감정으로 반응한다. 우리 모두는 놀라고 싶어 하고 충격받고 싶어 한다. 친숙한 물건.거대한 고무 오리.을 강렬한 시각적 요소로 사용함으로써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고무 오리」의 스케일은 항구, 만, 강을 거대한 목욕통으로 만들면서 우리 스스로가 무척 작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 순간 관객들은 설치작품의 일부가 되고, 그들의 반응이 이 작품에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작품을 보는 관객은 어느 회사의 CEO일 수도, 푸주한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 작품 앞에서 모두 평등하다. 이 작품은 사회 모든 층위의 사람들과 소통한다. 그것은 세상을 작게 만들어버린다. 내 작품에서 나는 스케일을 갖고 노는 것이다. 내 작품의 효과는 당신의 현실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예술이 늘 어려울 필요는 없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진땀을 흘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자유롭게 바라보고 살펴보고 발견하면서 관계 맺는 것만이 전부인 작품도 있을 수 있다. 내 조각들은 현실을 바꾸지 않는다. 그것들은 이미 그곳에 있는 것을 드러내어 당신이 그 일부가 되게 할 뿐이다.
제니무사 스프링
뜻밖의 미술제니 무사 스프링 편저/손희경 역 | 아트북스
‘러버덕’이라 불리는 이 오리 인형은 네덜란드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 플로렌테인 호프만의 대표작으로, 이제는 11개국 20개 이상의 도시를 누비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완소’ 작품이 되었다. 뿐만 아니다. 건물 벽에 붙은 요상한 오두막, 쓰레기통의 화려한 변신, 두 줄기의 빛기둥으로 만든 기념비, 방 안을 떠도는 흰 구름, 아드리아 해를 항해하는 쓰레기 뗏목, 도시 속으로 들어온 알루미늄 빙산 등 예상치 못한 장소에 불현듯 나타나는 다양한 설치작품들이 속속 우리 일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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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무사 스프링> 편저/<손희경> 역17,100원(5% + 2%)
현대 미술가들의 새로운 놀이터, 예측 불가의 미술 탐험이 시작된다! 지난 가을, 석촌호수가 커다란 욕조로 변신했다. 난데없이 등장한 거대 오리 인형 때문이다. 처음에는 오리 인형을 두고 “저것도 미술 작품이라고?”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터. 하지만 ‘러버덕’이라 불리는 이 오리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