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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위대한 왕실 유산 버킹엄 궁전, 웨스트민스트 사원

‘왕실’이라는 이 시대 최고의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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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 대신 비행기를, 전보 대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21세기에 아직도 왕실을 존경하며 군주제를 계승하는 영국. 박물관이나 동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여왕이 21세기에도 여전히 건재한 이유는 무엇일까? 런던을 여행한다는 것은 이 같은 의문으로 시작해 막연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일지 모른다.

마차 대신 비행기를, 전보 대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21세기에 아직도 왕실을 존경하며 군주제를 계승하는 영국. 박물관이나 동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여왕이 21세기에도 여전히 건재한 이유는 무엇일까? 런던을 여행한다는 것은 이 같은 의문으로 시작해 막연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일지 모른다. 여행자라면 런던에서 마주할 건축물과 유적, 애프터눈 티와 정원, 앤티크와 스포츠 문화 모든 것이 왕실, 즉 ‘로열티royalty’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어느 도시보다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는 런던이지만 이 눈부신 현재를 뒷받침하는 것은 ‘과거’다. 로열패밀리로 상징되는 전통 가치를 이해하면 더욱 깊이 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근위병 교대식으로 유명한 ‘버킹엄 궁전’은 영국 왕실의 사무실이자 국빈을 맞이하는 공식적인 장소이며, 유럽 최대의 장식박물관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Victoria & Albert Museum’은 빅토리아 여왕이 개발 당시 주춧돌을 직접 올리기도 했다. 셰익스피어가 글로브시어터에서 <햄릿>같은 불멸의 작품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전폭적인 후원이 있기에 가능했으며, 천여 년 전통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윌리엄 왕세손의 결혼식이 거행된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로열 헤리티지Royal Heritage는 런던 여행의 근간이 되는 클래식 중의 클래식, 가장 본질적인 주제다.

 

 

근위병 교대식에 빛나는 여왕의 집무실

버킹엄 궁전 Buckingham Palace

 

버킹엄궁전.jpg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속담을 런던에 적용한다면 그 귀착점은 버킹엄 궁전이다. 서머셋  하우스, 웨스트민스터 사원 등 런던의 내로라하는 왕실 문화유산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뻗어있기 때문. 당초 버킹엄 공작의 저택으로 지어졌으나 1762년 영국 조지 3세가 매입하며 현재는 왕실 건물로 사용 중이다. 궁전에 도착하자마자 살펴봐야 할 것은 건물 중앙 상층부! 여왕이 궁전에 머물 시 ‘로열 스탠더드The Royal Standard’라 불리는 우아한 깃발이 펄럭인다. 이후에는 빨간 제복에 독특한 털모자 차림의 근엄한 근위병을 찾아보자. 드라마 <셜록>의 열성팬이라면 시즌 3 ‘빈 영구차The Empty Hearse’에서 홈스가 궁전 잠입을 위해 ‘베어스킨Bearskin’을 착용한 것을 기억할 듯. 이 커다란 털모자는 17세기 영국 군사들을 위협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데 사용됐다.

 

영국 근위병.jpg


절도 있는 행렬이 인상적인 ‘근위병 교대식’은 버킹엄 궁전의 하이라이트다. 오전 11시 30분부터 30분 남짓 이뤄지는 퍼포먼스를 제대로 관람하기 위해선 1~2시간 전 미리 도착하는 것이 필수. 가장 ‘전망 좋은’ 자리는 궁전 입구 주변이며, 일정이 변동되는 경우가 많으니 사전에 홈페이지를 확인하도록 한다. 궁전 일부를 관광객에게 개방하며 왕실 미술관과 마구간을 포함한 22개의 방을 돌아볼 수 있다. 런던 마라톤 결승지, ‘로열베이비’ 탄생 공표장소 등 영국의 주요 역사를 쓰고 있는 21세기 살아 있는 궁전을 만나보자.

 

tube Green Park, Hyde Park Corner, Victoria, St James’s Park
add. London SW1A 1AA
contact www.royal.gov.uk

 

 

천 년을 이어온 왕실 행사의 주무대

웨스트민스터 사원 Westminster Abbey

 

웨스트민스터 사원.jpg


언뜻 노트르담 사원을 닮은 이 건물은 세인트 폴 성당과 함께 런던을 대표하는 종교 건축물로 꼽힌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고딕 양식이 특징으로 그 역사만 자그마치 천 년이 넘는다. 오늘날 모습으로 단장을 마친 것은 헨리 3세 시절인 1269년.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영국 왕실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것은 1560년으로 당시 엘리자베스 1세가 사원을 군주에게만 귀속된 ‘왕실 특수교회Royal Peculiar’로 지정하면서 부터다. 이후 역대 잉글랜드 왕 40여 명의 대관식, 로열 웨딩 같은 영국 왕실의 특별한 행사를 열어왔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또한 이곳에서 왕관을 받았다. 건물 서쪽 입구 위편을 올려다보면 왕실 소유임을 증명하는 정교한 왕실문장을 확인할 수 있다.


사원에 들어서면 최근 2년간의 보수를 마친 서른 개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눈에 들어온다. 색색의 유리 조각을 투과한 빛이 실내를 은은하게 감싸며 마음에 평화를 준다. 왕실 무덤으로도 사용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는 실내 도면을 통해 조지 2세, 헨리 7세, 엘리자베스 1세 등이 묻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영국을 지배한 군주들이 잠든 곳에서 대관식이나 결혼 같은 왕실 주요 의식을 치르는 셈인데, 결국 삶과 죽음이란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대문호 셰익스피어,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 윈스턴 처칠 등 위인들의 무덤과 기념비를 만날 수 있다. 일찍이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open 월~금요일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 토요일 오전 9시30분~오후 1시30분, 일요일 휴무
tube Westminster
add. 20 Deans Yd, SW1P 3PA
contact 020 7222 5152, www.westminster-abbey.org

 

* 이 글은 『런던 클래식하게 여행하기』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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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클래식하게 여행하기박나리 저 | 예담
왕실, 애프터눈 티, 정원, 앤티크, 펍과 스포츠, 서점과 갤러리 등 클래식 테마를 중심으로 밀도 있게 정리한 내용을 통해 오랜 세월을 견뎌 영원불멸한 진리로 굳어진 것들, 유행을 타지 않아 언제 꺼내 봐도 부족함이 없는 영국의 전통미를 충분히 음미할 수 있다. 이 책 한 권이면 런던 구석구석에서 근교까지, 우아한 브리티시 문화의 감수성을 체득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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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박나리

4년째 영국에 살고 있지만 런던 방문은 언제나 설레는 여행자. 이야기가 있는 삶과 사람을 동경하는 서른 중반의 둥근 인격체. 문청文靑의 꿈을 안고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나왔으나 낯선 도시와 문화를 마주하는 일에 매료돼 오랜 시간 여행&라이프스타일지 기자로 근무했다. 네이버 윙버스 [트래비] [럭셔리] 에디터를 거쳐 2012년 영국에 정착했다. 비 오는 날의 얼 그레이, 평일 오후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주디 덴치의 영국식 악센트와 장미향 가득한 리젠트 파크는 언제 즐겨도 좋다. 해를 거듭할수록 ‘클래식’이야말로 영국의 참 멋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중이다. 가끔씩 노루와 꿩이 출몰하는 정원 딸린 작은 집에서 생활하며 [매거진B] [디자인] [아레나 옴므] 등에 크고 작은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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