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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 “손 위의 가장 빛나는 액세서리”

(4) 번역가 박상미 책은 나의 어둠을 정당화해주는 절친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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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채널예스>에서는 책과 관련한 일을 하는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4편의 주인공은 최근 『나의 사적인 도시』를 펴낸 번역가 박상미다.

『나의 사적인 도시』의 저자 박상미는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갤러리스트다. 1996년 대학 졸업 후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 뉴욕으로 건너가 낯선 도시에 적응했다. 새로운 말을 배우기 위해 글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 읽기는 자연스레 책을 쓰는 일로 확대됐다. 그동안 『뉴요커』『취향』을 썼고, 문학 서적 『빈방의 빛』, 『이름 뒤에 숨은 사랑』, 『그저 좋은 사람』, 『어젯밤』, 『가벼운 나날』 등과 미술 서적 『미술 탐험』, 『여성과 미술』,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 『우연한 걸작』, 문화 서적 『사토리얼리스트』, 『페이스헌터』, 『킨포크 테이블』 등을 번역했다. 요즘은 서울 창성동에서 프라이빗 갤러리 토마스 파크(Thomas Park)를 운영하며, 서울과 뉴욕을 오가고 있다.

 

『나의 사적인 도시』는 난다에서 출간하는 ‘걸어본다’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저자 박상미가 15년 동안 뉴요커로 살아가며 뉴욕에서 본 것, 느낀 것, 생각한 모든 것을 정리해나간 ‘진짜배기’ 뉴욕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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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박상미

 

 

곁에 남는 책은 나를 바꾸는 책


번역가 박상미는 어려서부터 공부하는 걸 좋아했다. “펼쳐진 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언제나 약간 흥분이 됐다”는 그. 독서량이 엄청났다기보다는 집안 여기저기에 책들을 쌓아놓는 것을 즐겼다. 펼쳐진 책에 다가가고 책을 만지고 보는 행위 자체를 즐긴 그는 늘 곁에 두는 몇 권의 책들을 자주 펼쳐보는 습관이 있다.

 

“책은 손 위에서 가장 빛나는 매력적인 액세서리인 것 같아요. 많이 꽂히고 쌓여서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만들어주는 데코레이션이랄까요? 가방 속의 든든한 읽을 거리이고, 나를 다른 곳, 다른 장소로 데려다 놓는 미지의 통로도 되고요. 나의 어둠을 정당화해주는 절친한 친구이기도 해요. 책은 아름다운 오브제이자 깊은 내면의 소통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매체이니까요.”

 

절친한 친구로만 여겨졌던 ‘책’은 어느 순간 박상미를 번역가로 만들어줬다. 뉴욕 생활을 하며 영어로 책을 읽던 중, 읽히지 않는 문장들을 스스로 번역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줄씩 번역을 하다 보니, 안 읽히던 문장이 읽히더라고요. 그러다 결국 책까지 번역하게 됐어요. 책을 번역하다 보니 번역이 글쓰기라는 걸 알게 됐어요. 원 텍스트가 있다는 점에서 번역은 내 글을 쓰는 일과 차이가 있지만, 머릿속에 있는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점은 같잖아요. 요즘은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니 머리가 복잡하지만, 번역은 여전히 행복한 책 읽기에요. 물론 때로는 괴로운 책 읽기고요(웃음).”

 

박상미가 좋아하는 독서 공간은 서재, 그리고 침대 위다. 가장 느긋하게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서재에 꽂힌 책들을 보면 한 사람의 맥락을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내 곁에 남는 책은 나를 바꾸는 책이에요. 동공이 커지게 하고, 가슴을 뛰게 하고, 근육을 긴장시키고, 시선의 각도를 돌려놓으니까요. 또 때로는 상상력이 날아가는 방향을 바꾸고, 마음에 들여놓을 수 있는 세상의 부피를 늘리는, 나를 변화시키는 존재에요.”

 

도시마다 회자되는 책이 달라서일까. 서울에서 지낼 때와 뉴욕에서 지낼 때, 그가 관심을 갖게 되는 책들도 달라진다. 때때로 이동이 잦을 때는 ‘취향의 공황’을 겪기도 한다고.

 

“요즘도 그런 느낌을 가질 때가 있어요. 서울에서 크게 회자되는 책들에 대해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없을 때도 있고, 미술 책들이 자주 눈에 보이지 않는 게 답답하기도 해요. 그래서 사실 갖고 있는 책을 계속 보기도 하고, 미국에서 책을 직접 주문해서 보기도 하죠. 서울에 와서 한가지 좋은 건 한문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뉴욕에 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학교에서 한문을 더 배울 수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생각만 했지 따로 노력을 하지 않았었는데, 요즘 우연한 기회에 한문 공부를 시작했고, 관련 서적도 보고 있어요. 이런 책들을 쉽게 구해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워요.”

 

『나의 사적인 도시』를 펴내고 새로운 독자들과 만나고 있는 지금. 박상미는 “모든 것의 출발은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며, “이 책이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을지라도 관심을 갖고 읽는다면 의외의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미가 운영하는 갤러리 토마스 파크(Thomas Park)에는 지금, 던컨 한나의 작품 10점이 걸려 있다. 프라이빗 갤러리이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해야 관람할 수 있지만,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조용히 미술 감상을 할 수 있다.

 

 

‘책의 날’을 맞아 번역가 박상미가 추천한 책

 

 

동사의 맛

김정선 저 | 유유

글쓰기에 대한 문제를 독창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글쓰기는 나의 지속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에 재밌게 읽었다.

 

 

 

 

 

 

 

 

 

 

 

나를 만지지 마라

장-뤽 낭시 저/이만형,정과리 공역 | 문학과지성사

내가 거의 같은 제목의 짤막한 노트를 쓴 적이 있어서('나를 만지지 마시오' 최근 출간된 책에 실려있다) 관심을 가진 책이다. 내가 그 글을 쓸 당시 궁금해 했던 문제('예수는 막달라 마리아에게 왜 만지지 말라고 했을까?')를 다룬다. 에세이란 이런 것이지, 하며 읽고 있다.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최진석 저 | 소나무

도덕경 관련 세 번째 책이다. 언젠가 도덕경을 한문으로 직접 읽고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도덕경 읽기를 도울 뿐 아니라 저자의 철학적 사고를 따라 가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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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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