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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통신
오늘의 상처를 털어버리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한 치유서
여러분, 혹시 옥상달빛이 부른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가사 중에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말이 있는데요. 전 개인적으로 야근으로 지친 하루의 끝, 퇴근길에 이 노래를 들으면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요. 여러분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안녕하세요. 이번 회에 소개해드릴 책 『회사에서 왜 나만 상처받는가』를 만든 편집자 박지수라고 합니다. 우선 제목을 보고 공감 가실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나 동료는 괜찮은데 유독 나만 상처받는 것 같은 순간들이 있잖아요. 이 책은 어제 회사에서 상처받더라도 오늘 아무렇지 않은 듯 출근해야만 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심리서입니다.
여러분, 『따귀 맞은 영혼』 혹은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라는 책을 기억하시나요? 이 베스트셀러들의 저자 배르벨 바르데츠키는 ‘마음 상함’ 관련 심리 치료 전문가로 유명한데요. 『회사에서 왜 나만 상처받는가』에서는 우리가 가장 마음 상하기 쉬운 장소인 회사에서 어떻게 자신을 지켜내야 하는지 안내하고 있습니다.
우선 저자는 묻습니다. 우리가 마음이 상할 때 드러내는 것이 진짜 감정일까요? 반항심과 복수심, 무력감 등의 대체감정 뒤에는 분노, 수치심, 불안 등의 진짜 감정이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진짜 감정을 인식해야 문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자신은 늘 피해자이고 회사나 동료들은 가해자일까요? 상처입히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상처받았다고 느끼는 나 자신의 감정이라고 합니다. 피해자의 함정에 빠지면 행복과 고통의 결정권을 상대에게 내어주는 것이 되고 맙니다. 갈등에 내 몫도 있음을 인정해야 객관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죠.
사실 회사는 위계상의 불평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정보의 미흡한 공유, 불분명한 업무 위임, 소문과 오해의 확대재생산, 부당한 비판과 시기심이 종종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관계처럼 신뢰와 우정으로만 이루어진 관계를 기대하거나, 모든 갈등에서 권리와 정의가 늘 승리하리라 기대하면 결국 나만 상처받게 됩니다.
전 이 책을 만들면서 신입사원 시절이 떠오를 때가 많았는데요. 제가 스물네 살 때였을까요. 회사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눈이 반짝반짝하던 때였죠. 가끔 회사 내 인간관계가 내 마음 같지 않거나, 기본이나 가치가 무시되는 일을 접하면 속상하곤 했습니다. 그러면 팀장님이 술을 한잔 권하시며 말씀하시곤 했죠. “회사란 게 원래 그래. 마음 주고 상처받지 마.” 그 당시엔 그 말이 그렇게 와 닿진 않았는데요, 직장 생활을 어느 정도 한 지금은 조금 알 것 같답니다.
『회사에서 왜 나만 상처받는가』에서는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마음의 급소를 알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애적 균형을 잡아야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이 길러진다고요.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도 이미 2천 년 전에 말했습니다. 당신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고, 그 사실을 알아야 문제를 장악할 수 있다고. 여러분에겐 회사 일로 상처받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마음 상한 감정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마시길 바랍니다
소리 나는 책
이번에는 147번 품목입니다. 굉장한 물건이죠. 경매인의 시선이 왼쪽 벽으로 향했다. 녹색 앞치마를 두른 흰 족제비처럼 생긴 짐꾼이 물건을 가리켰다. “이 물건입니다. 자, 100파운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어느 분이 먼저 하겠습니까?” 나는 축축한 손으로 카탈로그를 꼭 쥐고 무관심한척 방 왼편에 서있었다. 방 안에는 쉰 명 가량의 참석자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 있거나 플라스틱 컵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빨간 깃털이 달린 모자를 쓴 중년 부인이 잔뜩 흥분해서 카탈로그를 허공에 흔들며 나오는 물건마다 값을 불러댔고, 뒷줄에서는 은발의 신사 한 분이 나지막한 소리로 어린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레밍턴스파의 우리 동네 경매장에서는 매 주 골동품에 준하는 가구를 판매했다. 그곳에서 이상하게 생긴 석탄 바구니나 흔들의자. 올이 들어난 낡은 동양산 융단을 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나는 이따금 초판본이 한두 권 섞인 책무더기를 10파운드에 사들이곤 했다. 그렇게 입수한 물건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저택들이 들어선 부유한 동네에서 종종 흥미로운 골동품을 토해내곤 했으니까.
- 『게코스키의 독서 편력』 (릭 게코스키/뮤진트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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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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