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서울 공연 시작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프랑스 오리지널 팀이 한국을 찾았다. 1월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본 공연은 2월 27일까지 계속된다. 이후 울산, 광주, 부산을 거치며 월드투어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 초연 10주년, 오리지널 버전 선보인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아 오리지널 공연을 선보인다. 2005년 국내 첫 공연 당시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던 주연 배우들은 물론, 극작가 뤽 플라몽동과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를 필두로 한 크리에이지티브 팀이 의기투합했다. 이번 공연은 <노트르담 드 파리> 월드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이후 중국, 대만, 일본 등의 아시아를 거쳐 2016년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내린다.
지난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종문화회관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향한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이 새겨져 있는 공간이다. 2005년 초연 당시 무려 8만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으며 ‘세종문화회관 최단기간 최다 입장객 기록’이라는 영예를 <노트르담 드 파리>에 안겨주었다. 이어진 앵콜 공연은 1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기록을 재경신하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에 거는 관객들의 기대가 큰 까닭은 작품의 상징적인 존재라 할 수 있는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1999년 콰지모도 역으로 데뷔한 이후 13년 동안 900번 이상 콰지모도로 무대에 선 맷 로랑과 2005년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에서 그랭구와르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모은 리샤르 샤레스트, 2005년과 2006년 내한공연에 연달아 출연하며 폭발력 있는 보컬 실력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객석을 압도한 클로팽 역의 로디 줄리엔느와 가르디 퓨리 등 쟁쟁한 배우들이 선보이는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공연을 주최한 마스트 엔터테인먼트의 김용관 대표는 “이렇게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작업하는 것은 뮤지컬계에서 예외적인 일인 것 같다”며 기대와 흥분을 드러냈다. 이어 “<노트르담 드 파리>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한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일례”라고 덧붙이며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월드투어 팀에 8명의 한국 무용수들이 합류하게 된 점은 더없이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은 ‘프렌치 오리지널 버전’으로 <노트르담 드 파리>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프렌치 오리지널 버전’은 지난 9년 간 프랑스에서도 잠정적으로 중단되어 만나볼 수 없었다. 그러나 <노트르담 드 파리>를 논하는 데 있어 음악을 빼놓을 수 없고, 그 음악은 프랑스 원어로 들었을 때 가장 아름답다는 사실을 상기해 볼 때 ‘프렌치 오리지널 버전’과의 만남은 가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OST는 발매와 동시에 17주 동안 프랑스 내 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1,000만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특히 에스메랄다를 향해 사랑을 노래하는 콰지모도, 프롤로, 페뷔스의 노래 ‘Belle(아름답다)’는 프랑스 차트에서 44주간 1위에 머무르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놀라운 기록들을 탄생시킨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음악을 작곡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작품 속의 의미와 감성을 꼽았다. 그는 극작가 뤽 플라몽동과 함께 <노트르담 드 파리>를 오페라로 만들기로 결심했고, 뮤지컬적인 요소와 언어를 가진 ‘현대적인 모습의 오페라’를 지향했다고 밝혔다. 코치안테가 <노트르담 드 파리>를 두고 ‘피플 오페라(People Opera)’라 일컫는 이유다. 그는 “뮤지컬에서는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려는 노력들이 있는데 우리는 때로 비극적인 부분의 끝까지 가려고 노력했다”며 “미국적인 뮤지컬의 요소를 배제하고 서정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명불허전’이란 말이 아깝지 않은 무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화려하고 강렬한 시각적 자극으로도 관객들을 압도한다. 30톤이 넘는 압도적인 무대가 끝없이 움직이며 모습을 바꾸고 현대무용, 아크로바틱, 브레이크 댄스가 접목된 안무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분출한다. 무대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래츠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상징적인 공간으로써 노트르담 성당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인간들이 돌로 성당을 만드는 내용의 노래 ‘대성당의 시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많은 동작들과 안무가 가능하도록 단순하고 개방적이면서도 큰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대로 무용수들은 광활하게 펼쳐진 무대를 갖게 되었고, 그 위에서 크리스티앙이 설계한 ‘살아있는 벽’과 함께 하나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안무가 마르티노 뮐러 역시 “음악과 이야기는 무용을 하는 이유가 된다”고 덧붙였다. 공간과 조명도 무용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밝힌 그는 “무용수들은 움직임을 통해서 자신의 경험과 내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공연을 볼 때마다 감동을 받는다”며 소감을 전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는 현대 무용가, 브레이크 댄서, 아크로바터가 등장한다. 특히 현대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10년 이상 한국에서 사랑받게 되어 뿌듯하다”는 감상도 잊지 않았다.
마르티노 뮐러가 지적한 대로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조명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극대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조명 디자이너 알랭 로르띠의 말은 이 사실을 잘 보여준다. “‘괴로워’라는 제목의 노래가 나오는 장면에서 조명은 댄서로 하여금 강렬한 에너지를 뿜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리고 가사를 잘 전달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것은 공연 전체에 중요한 에너지를 표현하는 장면이었다”. 그의 바람처럼 ‘괴로워’가 울려 퍼지는 무대 위에서 음악과 안무는 마치 마법처럼 어우러지는 호흡을 보여준다.
이 모든 요소들-음악과 무용, 무대, 조명을 조율한 연출가 질 마으는 그동안 <노트르담 드 파리>가 거쳐 온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작품은 파리 초연과 런던 초연 사이에 상연 시간, 음악, 연기, 무대 세트 등 많은 부분에 걸쳐 수정이 이루어졌다.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런던 초연 이후라고 밝힌 그는 “하지만 여전히 디테일이나 안무 등 작은 부분들에 변화를 주고 있다. 가수, 배우, 안무가들에게는 새로운 이미지와 접근 시각이 필요하다. 기계적으로 동작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전체 극을 지속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이 들려주는 작품의 뒷이야기와 함께 공개된 <노트르담 드 파리>의 주요 장면들은 취재진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극히 일부만을 보았을 뿐이지만 ‘명불허전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차원이 다른 무대, 가슴을 뛰게 만드는 육체의 움직임, 극장을 나온 뒤에도 귓가에 맴도는 음악,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남긴 메시지까지, 이 모두를 아우르는 작품 <노트르담 드 파리>와의 만남을 추천한다. 공연은 2월 27일까지 서울에서 계속되며 이후 울산, 광주, 부산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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