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최고의 기록을 세운 EDM 아티스트 - 프릭하우즈 인터뷰
세계적인 파티 몬스터도 그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아티스트 프릭하우즈를 만나다.
말로 듣기엔 엄청나지만 우리가 만난 프릭하우즈는 알고 지내던 동네 형 같았다. 자유롭고 느슨했다. 인터뷰보단 수다에 가까웠다.
한국에서 EDM(Electronic Dance Music)의 존재는 근래에 친근해졌다. 그렇다고 없던 것이 생겨난 건 아니다. 프릭하우즈가 증명한다. 이미 15년 전부터 디제잉을 시작했고, 비트포트와 트랙잇다운에서 한국 최초,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최근엔 슈퍼스타 DJ, 스티브 아오키를 SBS 파워FM, < 애프터클럽 >의 게스트 믹스에 섭외했다. 세계적인 파티 몬스터도 그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의미다.
말로 듣기엔 엄청나지만 우리가 만난 프릭하우즈는 알고 지내던 동네 형 같았다. 자유롭고 느슨했다. 인터뷰보단 수다에 가까웠고, 중간 중간 미공개 곡을 들려주거나, 스크래치를 보여주기도 했다. 끝낼 시간이 넘어간 줄도 모르고 즐겁게 진행되었다.
‘프릭하우즈’ 검색하면 국적부터 뜹니다. 실례지만 국적이 어떻게 되나요?
한국 사람인데, 외국에서 오래 살았어요. 싱가폴, 오래있진 않았었지만 미국, 유럽 쪽... 어렸을 때부터 외국 생활했어요.
음악은 언제 시작하셨나요?
외국에서 시작했죠. 열여섯 살이었던 것 같아요.
그럼 제일 먼저 시작한 음악이 EDM이었나요?
아뇨. 그때는 블랙음악이었어요. 재즈, 힙합, 소울, R&B 많이 했었어요. 당시 EDM이 알려지지 않았었어요.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이유가 없어요. 그냥... 어느 날 갑자기 하고 싶었어요.(전원 웃음)
블랙 뮤직에서 EDM으로 넘어간 계기는요?
제가 원래 빠른 비트를 좋아해서요. 시기는 2002년 월드컵 전부터 많이 듣기 시작했죠. 15년 전에. 제가 DJ 생활 15년이에요. DJ 스케줄원, 소울스케이프, DJ 렉스와 같은 클럽에서 일 했었어요. 그 때에는 브레이크 비트, 비보이 음악을 틀었었죠. 그때엔 다 힙합이었어요. 저만 먼저 EDM을 한 거고요.
당시 주변 반응은 어땟나요?
신기하게 쳐다봤죠. ‘될까 말까’ 라는 눈빛으로. 근데 저는 선택을 잘한 것 같아요.
그때 장비 마련을 어떻게 하셨나요?
그때엔 하나하나 구했죠. 해외에서 배송 받고.
음악은 어떻게 배우셨나요?
저는 독학이에요. 음악 배운 적 없어요. 혼자서 만져보고, 하다 보니 된 거죠. 배워서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음악, 예술은 타고나야 ‘할 수 있구나’를 발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단, 타고나는 건 1%, 노력은 99%죠. 아무튼 독학이에요.
저 디자인도 하는데 배운 거 없어요. 돈 주고 배우는 건 하나, 요리!(전원웃음) 혼자서 살다보니 저를 챙겨줄 사람이 없어서요.
여러 레이블에 소속되어 계신데 설명 좀 해주세요.
저는 레이지 리치의 빅 피쉬 소속이에요. 스카우트된 거죠. 레이지 리치는 존경했던 아티스트였고요. “레이지 리치 정말 멋지다.” “베이스사운드 죽인다.” “꼭 레이지 리치와 함께 할 거다.” 라고 했었지만 사람들은 비웃었어요. “레이지 리치가 왜 너랑 하냐?” 지금 아비치, 마돈나랑 같이 하는 아티스트니까요. 결국엔 제가 레이지 리치와 공동 작업했죠. 그때 빅피쉬 레코딩에는 제드도 있었고 레이지 리치가 키운 포터 로빈슨도 있었죠.
「Get up」이라는 제 노래가 있어요. 비트포트에서 5위, 아시아인이 처음으로 비트포트 차트에 올라간 역사적인 곡이에요. 그 곡으로 제가 이름을 알렸죠.
비트포트 차트 설명 부탁드려요
EDM의 빌보드? 물론 빌보드 정도는 아니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그렇죠. 비트포트에서 탄생한 아티스트, 스타가 많아요.
EDM이 대세인 걸 언제 실감하세요?
한국에서도 쉽게 EDM을 접할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외국도 아직까지는 아니에요. 많은 페스티벌이 생겼지만 유럽은 옛날부터 있었던 문화니까. 아시아는 지금부터가 시작인 것 같아요. 지금은 적응, 준비기간.
근데 EDM을 잘 이해하셔야 되요. EDM은 다 포함되는 거잖아요. 하우스는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테크 하우스, 딥 하우스, 미니멀 하우스... 트랜스는 프로그레시브 트랜스, 싸이 트랜스... 거기서 또 나뉘고요. EDM은 엄청 큰 장르에요.
갈수록 페스티벌 많이 열리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은 거죠. 페스티벌 없으면 EDM시장 죽어요. 페스티벌이 음악뿐 아니라 많은 콘텐츠가 뭉쳐서 문화를 만드는 거잖아요. 더 좋은 거죠. 그래야 DJ 아티스트들도 먹여 살리고... 잘나가는 사람들은 한정적이지만요.
우리나라에서 아쉬운 EDM 문화는 무엇인가요?
공짜를 좋아해요. 술은 사 마시면서 왜 문화에는 돈을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당연한 건데... 그러면 경제가 돌아가지 못하죠. 소비를 해주셔야 돼요.
생소하신 분들은 DJ와 EDM 프로듀서를 혼동하기도 하죠?
완전히 다르죠. DJ는 음악을 잘 틀면 되고 프로듀서는 음악을 잘 만들면 되는 거죠. 저는 DJ에 먼저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DJ로 시작은 어떻게 하셨나요?
그땐 CDJ가 없었어요. 턴테이블부터 시작했어요. 이렇게 순식간에 장비들이 업그레이드 될 줄 몰랐죠. 근데 신경 안 써요. 음악은 소울이고...(전원웃음)
흉내 낸다고 뮤지션이 되는 것 같지 않아요. 요즘 어린친구들이 컨트롤러 하나사서 DJ라면서 “아저씬 누군데?”(전원웃음) 스물두 살 애들이 그래요. 아는 만큼 보이는 거죠. 그렇게 해서 성공할 수 없어요. 디제이나 프로듀서를 쉽게 보시면 안돼요. 진짜 음악인은 달라요. 저는 모르는 악기가 없거든요. 안 만져본 장비가 없고요.
DJ로서 믹싱할 때는 어디에 초점을 두시나요?
스토리를 만들어요. 영화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흐름을 만들어요.
프릭하우즈 씨에게 좋은 클럽은 어떤 클럽인가요?
팬들과 소통 할 수 있는 클럽이요. 사람들이 제 음악에 즐겁게 논다면 사운드, 크기, 인테리어 상관없어요. 여기가 강남 무슨 클럽이라고 특별해요? 절대 아니에요. 소통을 해야 해요. 같이 즐기고, 끝나면 술도 같이 마시고.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거죠. 정이 있는 분위기.
프로듀싱 할 때는 어디에 초점을 두시나요?
사운드 메이킹. 자기만의 사운드가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스크릴렉스는 자기만의 사운드가 있잖아요.
음악을 어떻게 만드세요?
방법은 없어요. 그냥 잘 만들면 돼요.(전원웃음)
저는 술 마시면 잘 만들어요. 둔해지는 사람도 있지만 제 경우는 감성적이고 예민해져요.
최근 시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요?
트랩, 요즘 유행하는 일렉트로 힙합을 해보고 싶어요. 100정도의 BPM에 릴 존의 「Bend Ova」 같은...
SBS 파워FM, < 애프터클럽 >을 진행 중이십니다. 믹스셋의 개념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Pre Recording이죠. 그냥 미리 녹음한 거를 여기에 내보내는 거 에요. 게스트 믹스는 와서도 할 수 있지만 한 번할 때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인터넷으로 교류해요. 보내주면 멘트 넣어서 방송하는 거죠. BBC Radio 1처럼 됐으면 좋겠어요.
섭외는 어떻게 하시나요?
그냥 메시지, 이메일 보내고, 오면 술 사주고.(전원 웃음) 요즘 클럽에도 해외 DJ들이 많이 와요. 아시아가 새로운 시장이기 때문이죠. 외국에서 받는 것보다 더 주기도 하고요.
우리나라 대중음악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엄청 좋아하죠. 관심 있고요. 주로 옛날 사람들을 좋아해요. H.O.T, S.E.S, 젝스키스...
빅뱅 리믹스도 몇 곡 하셨던데 좋아하시나요?
리스펙트하죠.
개그맨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샘 헤밍턴 씨와 「이태원 이장님」은 어떻게 작업하게 된 건가요?
샘 형의 기획사 대표님이 제 친한 형이에요. 그래서 친해지게 됐고요. 「이태원 이장님」은 코믹하게 만들고 싶다는 제의가 들어와서, 퀄리티있게 만들어보자 했지만 의견충돌이 있었던 노래죠.
박명수 씨는 어떤 인연인가요?
함께 MBC에 출연하면서 친분을 쌓게 되었어요. 명수 형은 열정이 넘쳐요. 그 나이에, 그렇게 바쁜데...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 형은 DJ를 정말 하고 싶어 해요.
그렇다면 셀레브리티 DJ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셀레브리티 DJ와 오리지널 DJ는 완전 별개에요. 오리지널 DJ들은 목숨을 걸고 하는 거잖아요. 비난하는 게 아니라 셀레브리티 DJ들은 그들의 일을 하면서 DJ를 하는 거고요. 정말 진지하게 하고 싶다면 일을 포기하고 해야죠. 실력 괜찮은 사람은 많지만 진짜는 없다는 거예요.
DJ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일단 잠을 줄이고, 목표를 세워야 해요. 어린 친구들이 꿈이 없어요. 그냥 잘나가는 DJ들 보고 “아 DJ되고 싶다”라고 하는데 그건 꿈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한 목표들이 있어야 해요. 큰 계획을 세워서 한 발씩 나아가야죠. 그게 가장 큰 문제에요. 또 열심히 하는 걸로는 안돼요. 목숨 걸어야 해요. ‘성공하냐, 마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성공하기위해 하고 있는가, 아닌가’ 가 중요해요. 현실이 중요해요
프릭하우즈 씨의 꿈은 무엇인가요?
저는 꿈이 많아서 문제에요.(전원웃음) 뮤직 비즈니스를 더 다양하게 해볼 생각이에요. 후배 양성이라든지... 금전적인, 시간적인 투자를 더 하고 있어요.
구체적인 향후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이미 잡혀져 있지만 깜짝 공개를 해야 해서...(전원웃음) 좋은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인터뷰 : 김반야 이수호 전민석
정리 : 전민석
2014/09 전민석(lego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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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