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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능력도 개발이 가능하다고?
만날 공감 타령만 하지 말고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 로먼 크르즈나릭(Roman Krznaric)의 『공감하는 능력』
공감이란 상상력을 발휘해서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시각을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서 자신의 행동지침으로 삼는 기술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는 동정심(sympathy)과 다른데, 이는 어떤 이에 대해서 연민이나 불쌍하다는 마음을 가질 뿐 그 사람의 감정이나 시각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담고 있지 않다.
추천하는 심리책 이야기, ‘하지현의 마음을 읽는 서가’가 연재됩니다.
“공감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흔히 듣는 질문이다. 하물며 나 또한 아내에게 간혹 핀잔을 듣는다.
“정신과의사라는 사람이 같이 사는 사람 마음을 이렇게 몰라? 공감능력이 실망스러워.”
정말 못 알아챘다기보다 공감적 인식을 했지만 다양한 면들을 종합해 볼 때, 차라리 모른 척하는 것이 낫다고 결정을 내리고 채널을 꺼놓은 것이라는 깊은 뜻을 아내는 몰라줄 때가 많다. (물론 사실은 전혀 모르고 넘어간 적이 더 많았겠지만 말이다)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을 하지만, 상대방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실망을 할 때도 분명히 있다. 그럴 때 서로는 상대방에게 야속함을 느끼고, 벽치기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 실제로는 애써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채널을 열어놓고 공감을 한다고 하고 있기 때문일 때가 많다. 그래서 버나드 쇼는 이런 말을 했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해줬으면 하는 방식대로 그들에게 해주지 마라. 취향이 다를 수 있으니까.”
공감 능력, 자라면서 개발되는 것
실제 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한다. “남들이 너한테 해주기를 바라는 것만큼 남에게 해줘. 그러면 돼”라고. 하지만 실제 살아가다보면 그 말이 꼭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매번 느낄 때가 많다. 나는 나대로 열심히 내가 원하는 대로 그만큼 열심히 해주지만 상대는 다른 곳을 목말라 하다가 화를 내거나 실망을 하니 말이다. 내가 아내와 소소한 말싸움을 하게 되는 것도 아마 그런 면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일단 원인은 알았다. 그런데, 어떻게 해결을 할까?
영국의 자폐증 연구가 배런-코헨에 따르면 공감능력은 상당히 타고난 면이 강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의 공감능력 저하는 원래 약하고 대인관계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고 그냥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일종의 소통과 관계의 핸디캡으로 몇 점은 접고 살아가야하는 것인가. 그냥 좌절하고 살아야만 하기에 우리 인생은 아직 많이 길다. 나 또한 정신과의사로 사람과 만나 상담을 하는 것이 업인 사람이라 오랜 기간 훈련과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공감능력이 처음보다는 나아진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훈련을 받을 수는 없는 법. 일상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공감의 능력을 향상시켜서 관계와 소통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여기에 도움을 줄 만한 책을 하나 발견했다. 로먼 크르즈나릭(Roman Krznaric)의 『공감하는 능력』(Empathy Handbook of Revolution, 더 퀘스트)이다. 크르즈나릭은 영국의 철학자이나 문화사상가로 유명한 알랭 드 보통과 함께 런던 인생 학교를 창립해서 운영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관계의 핵심이 공감이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누군가의 처지가 되어 보면서 그들이 어떤 기분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이해하는 능력은 우리가 상대방에게 반응하고 소통하며 삶과 삶 사이의 연대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인류 공통의 본능적 특성이고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고, 또 자라면서 개발되는 것이다.
공감이란 상상력을 발휘해서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시각을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서 자신의 행동지침으로 삼는 기술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는 동정심(sympathy)과 다른데, 이는 어떤 이에 대해서 연민이나 불쌍하다는 마음을 가질 뿐 그 사람의 감정이나 시각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담고 있지 않다.
저자는 1979년 뉴욕의 디자인 회사 레이먼드 로위에서 일하던 디자이너 패트리샤 무어의 일화를 소개한다. 그녀는 85세 노파의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하고 분장사의 도움을 받아 분장을 하고 지팡이를 들고 약 3년간 북미의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노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어떤 장애물이 힘들게 하고, 계단, 버스, 물건 이용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몸소 경험을 해보았다. 그 공감적 몰입체험의 결과를 디자인에 도입을 해서 두꺼운 고무손잡이가 달린 조리용품과 같은 일련의 노인 생활친화적 제품을 디자인하며 ‘공감모델’로 유명해졌다.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여섯 가지 특징
저자는 공감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뛰어난 사람들의 습관을 여섯 가지로 소개하고 있다.
6) 대규모의 공감을 이끌어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주변의 변화까지 만드는 능력
이런 습관은 교육을 통해서도 얻어질 수 있다. 1995년 캐나다 부모문제 전문가 매리 고든 (Mary Gordon) 이 자선활동의 일환으로 시작한 ‘공감의 뿌리(roots of empathy)’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캐나다 초등학교 교실에 갓난아기를 안은 부모가 교실로 들어오는데, 프로그램시간에 아기의 발달과정을 함께 지켜보고 감정반응과 세상을 바라는 태도에 대해 논의하고 아기와 부모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아기의 감정과 관점을 이해하는 공감능력이 향상되며, 동급생과 학급, 또래 괴롭히기까지 이어진다.
이 프로그램은 확산되어 약 50만 명이 참여했고 영국, 뉴질랜드까지 퍼져나갔다. 이 프로그램을 시행한 곳에서는 실제로 학생들 사이의 괴롭힘이 줄어들었고, 아이들 사이의 협력행동이 늘었고, 부모와 아이사이의 갈등이 줄어들었다는 연구가 있었다. 즉, 책을 기반으로 한 학습보다 공감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이런 인간 대 인간의 실제접촉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이지만 동시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은 자신밖으로 나가서 세상을 보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통해 ‘내가 누구이고 어디에 서있는지’를 확인하고 이해하는 작업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나의 변화가 시작되고 더 나아가 나와 대화하는 상대의 변화가 오며, 확산되면 사회의 변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공감하는 능력이 없어서 상대를 힘들게 했던 경험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어떤 관점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이 책을 펼쳐보고 나면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975년 하버드 대학 졸업식에서 축사를 한 세계적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에게 한 청중이 시를 읊어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간결하게 화답했다.
“나, 우리 (Me, We)"
그렇듯이 우리는 모두 더 큰 전체의 부분이고, 타인과 연대를 통해 인간성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공감능력을 위해서 항상 간직해야할 메시지인 것이다.
공감하는 능력로먼 크르즈나릭 저/김병화 역 | 더퀘스트(길벗)
공감이란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시각을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 당신의 행동지침으로 삼는 기술”이다. 공감 전문가이자 《옵저버The Observer》지에서 영국의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철학자’로 거명한 대중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은 ‘삶의 기술Art of Life’로서 ‘공감’의 힘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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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읽는 것을 좋아했다. 덕분에 지금은 독서가인지 애장가인지 정체성이 모호해져버린 정신과 의사. 건국대 의대에서 치료하고, 가르치고, 글을 쓰며 지내고 있다. 쓴 책으로는 '심야치유식당', '도시심리학', '소통과 공감'등이 있다.
<로먼 크르즈나릭> 저/<김병화> 역14,250원(5% + 5%)
공감이란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시각을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 당신의 행동지침으로 삼는 기술”이다. 공감 전문가이자 《옵저버The Observer》지에서 영국의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철학자’로 거명한 대중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은 ‘삶의 기술Art o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