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히말라야, 아마존, 다음에 도전할 곳은”
『당신은 도전자입니까』펴낸 청춘 챌린저 이동진 진짜 나의 상태는 내 정신력이 말해준다
누군가는 『당신은 도전자입니까』의 저자 이동진을 모험가라 부를지 모른다. 아마존 정글 마라톤을 완주하고, 히말라야의 고지에 오르고, 자전거로 미국 횡단에 성공한 이력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도전자’라 부른다.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든 도전들은 ‘열등감’과 ‘변화에 대한 갈망’에서 시작되었다.
아마존 정글을 달린 힘은 ‘절박함’
히말라야 5800m 고지에 오르고, 222km의 아마존 정글을 달렸으며, 100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미국 횡단에 성공했다. 『당신은 도전자입니까』의 이야기다. 일생에 한 번도 해내기 어려운 ‘도전’들을 연이어 이뤄낸 그의 이름은 이동진. 아직 서른도 채 되지 않은 청년이다. 짧은 시간 동안 굵직한 기록들로 자신의 ‘도전 리스트’를 채운 그의 앞에서 ‘나는 도전자입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그는 ‘여러분은 모두 도전자입니다’라고 말한다. “기존의 내가 하기 어려웠던 일을 해내려고 하는 것은 뭐든 도전이 될 수 있다고”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에게는 히말라야 정상에 오르는 일과 지각하는 습관을 고치는 일의 무게가 다르지 않다. 다 똑같은 도전일 뿐이다.
그의 첫 도전 역시 거창하지 않았다. 1년간의 재수 생활이 시작이었다. ‘죽기 살기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뛰어들자 스스로도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를 얻게 됐고, 그래서 알게 됐다. 나도 몰랐던 가능성이 사실은 내 안에 잠자고 있었다는 것을. 그렇게 이동진은 ‘잠든 고래를 깨우는 즐거움’에 눈을 떴다. 그 즐거움을 좇아 종횡무진하다 보니, 어느덧 그의 무대는 히말라야가 되었고 아마존이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자신은 어제의 이동진이 아니었다. ‘새로운 나’를 만나는 기쁨을 알게 되자 ‘변화에 대한 절박함’이 다음 도전을 부채질했다. 그 모든 여정이 기록된 『당신은 도전자입니까』 안에서 저자는 말한다. 재수는 자신의 인생에 전환점을 만들어준 사건이었고, 지금까지의 모든 도전은 절박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절박함을 변화로 이끈 또 다른 원동력은 ‘액션’이었다. 그는 생각하기보다 행동하기를 선택했고, 할 수 없는 이유들을 생각하는 대신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다. 그리고 자신이 찾은 방법들을 ‘3스텝’으로 단순화시켰다. 실제로 그는 해병대에 지원할 때도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내가 버틸 수 있을까?’와 같은 걱정에 매여 있지 않았다. 대신 ‘포털사이트에서 해병대를 검색하고, 해병대 홈페이지에서 지원하기를 클릭하고, 지원서를 제출하는’ 3단계를 행동으로 옮겼다. 이후의 모든 도전들의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가슴이 뛰는 대로 행동하며 사는 그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먼저 미디어가 반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를 TV CF 모델로 섭외했고, CBS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은 그를 강연자로 초청했다. 최근에는 EBS 스페셜에서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떠난 그의 이야기를 방송하기도 했다. 왜, 지금, 그들은 이동진의 도전에 주목할까. 그 이야기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채널예스>는 『당신은 도전자입니까』와 함께 이동진을 만났다.
우리는 모두 가슴속에 고래 한 마리를 품고 살아간다. 그 고래는 절대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일에 무모하게 덤빌 때,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맞설 때 나타난다. 그게 얼마나 사소한 것이든 기존의 나를 넘어서려고 노력하면 내 안에서 아주 작은 변화의 싹이 트고,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내 안에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를 알게 된다. 그 순간, 당신 안에 잠들어 있던 고래가 깨어나기 시작한다. ( 『당신은 도전자입니까』 10~11쪽)
진짜 나의 상태는 내 정신력이 말해준다
『당신은 도전자입니까』를 통해서 책을 쓰는 일에 새롭게 도전하셨습니다. 어떠셨나요?
처음에는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쓰려고 했는데 『당신은 도전자입니까』를 쓰면서 배운 게 있어요. 책은 자신을 위해서 쓰는 게 아니라, 세상과 독자를 위해서 쓰는 거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렇다면 내 안에 있는 것 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고민하게 됐죠. 그러다보니 시작은 저를 위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제가 가진 것을 독자들에게 주는 책을 쓰게 됐어요.
최근에는 EBS 스페셜 프로젝트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를 통해 타클라마칸 사막에 다녀오신 이야기가 방송됐습니다.
『당신은 도전자입니까』 원고를 다 쓰고 일주일 동안 다녀왔어요. 처음 출연 제의를 받은 건 CBS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할 때였어요. EBS 작가 분께서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출연자를 찾으려고 강연장에 오셨다가 저를 보게 되신 거죠.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는 성찰에 대한 다큐멘터리였다고 생각해요. 20대인 제가 극한 환경에서 어떤 생각을 할지를 지켜보고, 현실과 다른 문제에 부딪혔을 때 제3자의 입장에서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관찰하는 게 포인트였거든요. 그런 고민이 담겨있는 다큐멘터리였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나’가 되고 싶어서 도전을 선택했다고 하셨습니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겠지만, 누구나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는데요. 책에서 말씀하신 ‘될 대로 돼라 정신’이 없어서일까요?
‘될 대로 돼라 정신’이 있다고 해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와 함께 ‘절박함’이 있어야 하죠. 변하고 싶지만 노력을 못하겠다면, 아직은 살만 한 거예요(웃음). 현재의 모습이나 상황이 부족하고 답답하기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자괴감에 빠지거나 절망하지는 않는 거죠. 다시 말해서 절박하지 않고 잘 살고 있는 상황인 거예요. 지금에 만족하면서 조금 더 우위에 서고 싶은 거죠.
저자님의 도전을 가능하게 한 절박함은 무엇이었나요?
10대 때 저는 가끔씩 거울도 보지 못했어요. 말주변도 없고, 굉장히 소심하고 우유부단했어요. 그런 제 자신을 때려눕히고 싶을 정도로 싫었죠.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보는 저는 멀쩡해보였지만 속은 달랐어요. 나를 죽이고 새로 태어나고 싶었어요. 사춘기 때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웠었는데 그것도 제가 소심해진 하나의 이유였던 것 같고요. 『당신은 도전자입니까』에 쓴 것처럼 초등학생 때 친구들에게 괴롭힘 당했던 경험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겉으로는 당당한 척 했지만 속은 곪아가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하게 되면서 ‘나라는 놈도 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 소재의 대학은 못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경희대 건축공학과에 장학생으로 뽑혔으니까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증명했던 것 같아요. 이동진도 뭔가를 할 수 있다고요. 그래서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저에게 기회를 주자고 생각했어요. ‘20대의 10년은 남들을 따라가지 말고 나의 기준에서 나를 바꾸는 데 투자하자’고 마음먹었죠. 사람들 앞에 서서 말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뮤지컬 동아리에 가입했고, 체력을 길러보고 싶어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어요. 처음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서 이건 기적이라고 생각했죠. 내가 해냈다는 게 믿기지 않는 거예요. 그 후에 해병대에 자원했는데, 전역한 후부터 나를 강하게 몰아세울 수 있는 힘이 생겼던 것 같아요.
자신을 뛰어넘는 경험은 해병대에서 충분히 하셨을 것 같은데요(웃음). 계속 새로운 도전을 이 나가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성취감을 맛보고 나니까 내가 분명히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지금의 상태가 곧 나는 아닌 거예요. 10대 때의 저는 소심하고 나약한 모습이 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나의 머릿속에 있는 정신력이 내 상태더라고요. 그때와 마찬가지로 저는 여전히 왜소하고 돈도 없지만, 이제는 자신이 있어요. 내 삶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자신, 무슨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해서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이 생긴 거예요. 어떤 분은 저에게 왜 육체적인 도전만 했냐고 물으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경험들에서 모든 걸 배운 것 같아요. 누군가는 책을 읽으면서 경험한다면, 저는 눈으로 본 게 아니라 피부로 배운 것 같아요. 그렇게 직접 부딪히면서 자신의 한계에 계속 도전했던 거죠.
『당신은 도전자입니까』 속의 표현에 따르면 ‘잠자는 고래를 깨우는 일’을 경험하신 거군요.
고래는 원래부터 제 안에 있었는데 저는 없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모든 사람들이 그렇죠. 자신이 어마어마해질 수 있는 상태인데 그걸 모르거나 거부하는 것뿐이에요. 그걸 알아가는 과정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3스텝’도 결국 시작하는 법이에요. 『당신은 도전자입니까』를 보고 당장 마라톤을 신청했다는 독자 분들도 많아요. 책에 나와 있는 대로 인터넷 켜고, 등록하고, 결제하는 3단계를 실천했다는 거죠. 그게 시작이에요. 그리고 마라톤을 완주한 후에 자기를 알게 되면 모든 분들이 저와 같은 과정을 거치실 수 있어요. 그런데 모두가 저와 똑같은 과정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마라톤을 뛰고 아마존에 가는 건 저의 욕망이지 그 분의 욕망은 아니니까요.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따라서 시스템을 맞춰야 하잖아요. 지금 내 안에 있는 욕망에 맞는 ‘3스텝’을 시작해야죠.
내 안의 고래를 깨우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행동하는 것이겠네요.
그렇죠, 일단 시작하는 거예요. 우리가 시작이 어렵다고 말하는데, 사실 시작하면 더 큰 어려움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건 시작한 사람들만이 아는 거죠.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도전은…
도전을 멈추지 않게 만드는 열정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뿐이에요. 사실 대학교 4학년이 되면서 취업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어요. 앞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집을 사고, 그런 일들을 생각해 보니까 지금까지 꿈꿨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현실이더라고요. 어릴 때는 꿈을 좇았지만 결국은 남들과 똑같은 길을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때가 되면 그렇게 따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도전은 가정보다 중요하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지금 저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책임져야 할 가정도 없잖아요. 누군가는 취업을 준비해야할 때라고 말하겠지만, 조금 늦춘다고 해서 제 인생이 10년씩 미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들, 지금이니까 가능한 일들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도전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가정이 생긴 뒤에도 상황에 맞춰서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족과 함께 도전할 수도 있을 거고, 더 큰 도전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어떻게 포기하지 않고 성공했는지’ 믿기지 않는 도전이 있나요?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은 항상 있었어요. 사실 모든 도전들이 ‘어떻게 했나’ 싶죠(웃음). 두 번은 못할 것 같아요. 아마존에서는 악어가 살고 있는 강을 건너기도 했고 손바닥만 한 거미가 있는 숲속을 달리기도 했어요. 미국 횡단을 할 때는 다른 무엇보다 사람이 제일 무서웠죠. 저 사람이 나를 해치지는 않을까 싶었어요. 그리고 독도까지 수영할 때는 죽을 뻔 했던 적도 여러 번 있었어요. 해병대에서는 적응하는 데 1년이나 걸렸고요. 『당신은 도전자입니까』를 쓰면서도 반복해서 원고를 수정하는 게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한 번만 더 해보자’라고 생각하면서 고치다 보니 책이 완성됐어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잘 곳을 구해야 하는데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거절하는 거예요. 그러다가 해가 지고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나가던 차를 세웠는데, 함께 가자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사람들은 제가 지금까지 많은 도전을 했으니까 앞으로의 도전은 쉽게 해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마라톤을 100번 뛰었어도 101번째 마라톤은 또 힘든 거잖아요. 조금 더 익숙해졌을 뿐이지 근육의 고통은 여전히 느껴지거든요. 그런데도 참고 하는 거죠. 지금 저도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한 발판이 없지만, 시도해보는 일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편안하게 도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일은 하나도 없다는 말씀이신가요?(웃음)
정반대의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웃음). 제가 히말라야에서 고산병에 걸렸었거든요. 그때 옷을 여섯 겹 껴입었는데도 ‘여기서 잠들면 죽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때 ‘돌아가면 두 번 다시 히말라야에는 오지 않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했어요(웃음). 저는 5,800m 밖에 안 갔는데 8,000m 가신 분들은 정말 목숨을 걸고 가시는 거예요. 5,800m에서도 숨을 내쉴 때 피가 온몸을 채 한 바퀴도 못 돌거든요. 피가 돌다가 멈추는 게 느껴져요. 한 발자국을 내딛기 위해서 호흡을 세 번씩 해야 되죠. 그렇게 힘든 환경에서 무 산소 등정을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도전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내 인생에서 또 다시 이걸 할 수 있을까’하고 자신에게 물어봐요. 그 질문에 대해서 머리가 아닌 가슴이 ‘정말 하고 싶다’고 대답하면, ‘지금 할 수 있을까, 나중에 할 수 있을까’를 물어보죠. 언제 도전하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하는 거예요. 그 일에 도전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가늠해보고, 지금 포기해야 하는 것이 더 적다면 도전하기로 결정하는 거죠.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는 것도 도전이죠
취업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으로서 『당신은 도전자입니까』 안에서 꿈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지셨습니다. 또래의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취업 후 자신의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라고 묻기도 하셨고요. 저자님께서는 답을 찾으셨나요?
제 삶의 목표는 가슴 뛰는 일을 계속 하는 거예요. 지금은 조종사라는 직업을 꼭 갖고 싶고요. 제가 욕심 부리는 건 딱 두 가지예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는 거예요.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을 하면서 살다보면 내가 바뀌고, 주변의 사람들이 바뀌고, 그러다 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제가 해온 도전들은 모두 가슴 뛰는 일을 했던 것뿐이에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소년원에서 강연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때 만난 친구들이 이제는 자신의 삶을 살겠다고 편지를 보내와요. 그걸 보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한 것뿐인데 누군가가 변하고, 그렇게 세상이 바뀌어가는 걸 느꼈어요. 저희 부모님과 누나도 예전에는 취업 준비하라고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제가 가는 길이 맞다고 말해주고요. 이미 취업을 한 친구들이 자신도 꿈을 갖고 싶다면서 저를 찾아오기도 해요.
『당신은 도전자입니까』의 끝에는 저자님과 아홉 명의 청춘들이 나눈 대담이 실려 있습니다. 별도로 지면을 할애하신 이유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함께 토론한 친구들은 모두 20대이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직업군에 속해 있어요. 대학생, 대기업 사원, 작가, 취업준비생 등 다양하죠. 모두 저의 지인인데 서로 만난 건 처음이었어요. 그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 안에서 제 생각을 보여주고도 싶었고요. 제가 가진 생각과 가치가 현실적인 상황 안에서는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 친구들은 『당신은 도전자입니까』의 시선과는 다르게 저를 바라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이야기를 보면서 독자들이 ‘그러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꿈을 찾으라는 조언은 많이 듣지만 그만큼 잘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저자님께서도 『당신은 도전자입니까』에서 그 부분을 걱정한다고 밝히셨죠. 독자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책장을 덮은 후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습관을 바꾼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죠. 제가 도전을 하면서 저를 변화시키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쓸 수 있었던 건, 앞서 말했다시피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만약 『당신은 도전자입니까』의 책장을 덮은 후에 자신을 바꾸지 않는다면, 변화가 절박하지 않은 거예요. 그런 분들에게는 아직은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는 절박함의 깊이가 인생 역전의 깊이라고 생각해요. 절박할수록 바꿀 수 있는 부분도 많다는 거죠. ‘아직은 못 바꾸겠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덜 절박한 거예요.
하지만 변화가 절박하다면 결핍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는 ‘내가 못하는 걸 어떻게 잘할 수 있게 바꿀까’를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것에 포인트를 두고 ‘3스텝’으로 나아가면 돼요. 제가 소심함을 버리기 위해서 뮤지컬을 시작했듯이, 혼자 밥을 못 먹는 사람은 혼자 밥 먹기를 시도해 보는 거예요. 이성에게 고백을 못하는 사람은 용기내서 고백을 해보고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지금 아주 작은 걸 시작할 수 있다면 이미 다 이룬 거라고 생각해요.
『당신은 도전자입니까』에서 ‘도전자로 살기 위해 맞서야 하는 것들’에 대해 설명하셨는데요. 그 중에서도 독자들이 반드시 행동으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첫 번째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사람들은 가치가 어마어마한 일이라 하더라도 모두가 하는 일은 도전이라고 말하지 않아요. 그리고 특별한 사람들을 보면서 박수를 치거나 높이 치켜세우죠. 제가 영국에 갔을 때 이런 일이 있었어요. 어떤 사람이 제가 했던 도전에 대해서 듣고 난 뒤에 ‘그게 뭐가 대단해? 나는 그 시간에 책 읽고 차 마시면서 인생을 돌이켜보고 가족과 시간을 보냈어. 나한테는 그게 더 큰 도전이고 행복이야’라고 말하는 거예요.
제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죠. 그때 알았어요. 주변과 세상이 만든 틀 속에서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이 있는 것이지, 그 기준이 바뀌어버리면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의 기준과 그에 따른 평가를 신경 쓰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내가 하고 있는 일 자체가 도전이니까, 그것에 대한 긍지를 갖고 당장 시작해서 ‘3스텝’을 밟으면 되는 거예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은 모두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다음 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장기적인 도전 목표도 갖고 계신가요?
예전부터 정말 멋있는 조종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꿈을 1~2년 미루더라도 세상을 더 많이 알고 많은 것들을 경험해 보고 싶어요. 저는 조종사가 서로 다른 세상을 이어주는 커넥터라고 생각하거든요. 세계를 이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 깊이가 다른 조종사, 바라보는 시야가 다른 조종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의 20대는 고정관념 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들을 융합시킬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제가 한 도전들은 멋있는 조종사가 되기 위한 준비의 하나이기도 했어요. 조종사가 되면 단독 비행으로 세계 일주를 하고 싶고요. 1년 동안 세계 일주를 하면서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디스커버리 같은 채널과 같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어요. 그때 저를 알리기 위해서는 무언가 필요할 것 같아서, 대학 졸업 전의 마지막 방학인 지금은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몽골에서 말을 타고 2700km를 달리면서 영화를 촬영하는 거예요.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시도는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스폰서를 찾기 위해 제안서를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함께 영화를 제작할 감독님을 찾고 있죠.
이동진 저자는 “여러분이 모두 도전자입니다”라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아울러 그는 ‘살아가는 것 자체가 도전’이라는 울림 있는 한 마디를 남기고 갔다. 그는 『당신은 도전자입니까』의 독자들이 도전과 꿈과 삶에 대해 스스로 정의 내려 보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우리도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모두 도전자입니다”라는 해답을 얻게 될까.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당신도 도전자”라고 말하는 이동진 저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아마도 이 이야기가 자고 있던 당신 안의 고래를 꿈틀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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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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